어두운 시대에도 도덕은 진보한다 (양장)

어두운 시대에도 도덕은 진보한다 (양장)

$25.00
Description
「모든 위기는 위험과
더불어 사회를 개선할 기회도 품고 있다.」
현대 철학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
우리 삶을 위한 보편적 가치를 고찰하다

새로운 실재론을 추구하며, 오늘날 가장 중요한 현대 철학자로 불리는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이번에는 『어두운 시대에도 도덕은 진보한다』를 통해 〈새로운 도덕적 실재론(도덕적 신실재론)〉에 관해 탐구한다. 그에 따르면, 도덕은 실재하며 사실에 근거하고, 또 과학 기술 발전은 윤리에 의해 인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진리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뿐만 아니라 강력한 학제 간 협력이 필수 불가결하다.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부터, 만연한 인종 차별, 전 세계적 기후 재앙, 고삐 풀린 디지털화, 그리고 포퓰리즘의 확산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다양한 문제가 퍼져 있다. 혼란이 가속되는 시대 속에서 가브리엘은 희망을 밝히고 전한다.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비가역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존재하며, 이를 우리 행동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모두가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우리는 도덕적 이유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마땅한지를 과거보다 더 많이 숙고해야만 눈앞에 닥친 커다란 난관들을 넘어설 수 있다. 보편적 가치가 위협받는 오늘, 이 책은 새로운 계몽을 위한 철학적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새로운 도덕적 실재론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새로운 도덕적 실재론의 개요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도덕적 실재론은 객관적으로 존립하며 우리가 알아챌 수 있는 도덕적 가치가 존재한다는 관점이다. 그 주장의 세 기둥은 실재론, 인본주의, 보편주의다. 우리의 개인적, 집단적 견해로부터 독립적인 도덕적 사실들이 존재한다. 이 사실들은 객관적으로 존립한다.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이를 〈도덕적 실재론〉이라고 칭한다. 또 인본주의에 대해 이렇게 서술한다. 객관적으로 존립하는 도덕적 사실들은 본질적으로 우리에 의해 인식 가능하다. 즉, 정신 의존적이다. 그 사실들은 인간을 향해 있으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마땅한지, 해도 되는지, 혹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도덕적 나침반이다. 한편 보편주의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객관적으로 존립하는 도덕적 사실들은 인간이 존재했고 존재하고 존재할 모든 시대에 유효하다. 그 사실들은 문화, 정치적 견해, 종교, 성별, 혈통, 외모, 나이로부터 독립적이며 따라서 보편적이다.
도덕적 사실은 모든 인간을 향한 보편적 요구를 통보하고 우리의 행동을 평가할 기준을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널리 퍼져 있는 오해와 달리, 도덕적 사실은 정당화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다만 그 사실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인식을 필요로 할 뿐이다. 도덕적 가치 역시 마찬가지다. 도덕적 가치는 주관적이지 않다. 바꿔 말해, 도덕적 가치는 사람들이 내린 평가에 근거를 두고 실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장소와 시간에서 모든 인간에게 유효하다. 물론 당연하게도, 도덕적 가치에 관하여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부터 도덕적 가치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귀결되지는 않는다.

21세기의 도덕적 진보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
도덕적 진보란 우리가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마땅한지 더 잘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덕적 진보는 인식을 전제하며, 부분적으로 가려졌던 도덕적 사실을 우리가 들추어내는 것이 일반적인 도덕적 진보의 핵심이다. 우리가 속한 복잡한 상황은 체계적인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지만 우리가 윤리적으로 옳은 판단을 내리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지 않는다. 윤리적 질문 앞에서 우리는 오류를 범할 수 있지만, 우리 인류는 수천 년에 걸쳐 꽤 많은 도덕적 앎을 축적했다. 왜냐하면 도덕적 사실은 결코 우리에게 완전히 은폐되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과학 만능주의와 경제주의가 사회를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세태를 맹렬히 비판하며 21세기의 새로운 계몽을 촉구한다. 그 계몽에 이르려면 자연 과학, 기술 과학, 정신과학, 사회 과학의 다양한 분과가 지닌 나름의 힘과 지식을 한 다발로 묶어 내고, 인간으로서 우리는 누구이며 누구이고자 하는가 하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 시대의 정치적 혼란이나 경제적 위기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인류가 도덕적 나침반을 상실한 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더는 알지 못하게 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절망적인 비관주의에 빠질 필요가 없다. 인간은 여전히 도덕적 가치와 진보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브리엘은, 우리에게 도덕적 진보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신시켜 준다. 도덕적 진보가 무엇인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빼어난 논증과 통찰을 통해, 우리는 어두운 시대에도 여전히 도덕적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 인류의 중요한 과제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마르쿠스가브리엘

저자:마르쿠스가브리엘
21세기현대철학의새로운흐름을주도하는세계적인철학자.1980년독일라인란트팔츠주의소도시진치히에서태어난그는2009년독일본대학교철학과석좌교수에올라19세기셸링이후독일최연소철학교수라는타이틀을얻으며주목받았다.현재본대학교에서인식론과근현대철학을강의하고있으며,동대학교국제철학센터와과학및사상센터소장을겸임하고있다.미국의뉴욕대학교와버클리대학교,프랑스의파리1대학교,일본의도쿄대학교등에서객원교수로도활동했다.2020년뉴욕의사회연구뉴스쿨NSSR내철학및새로운인문학연구소IPNH설립에기여했으며,2021년부터는함부르크의뉴인스티튜트TheNewInstitute에서실용적인철학에관한연구를이끌고있다.
마르쿠스가브리엘은우리삶을위한보편적가치를다룬『어두운시대에도도덕은진보한다』외에도『왜세계는존재하지않는가』,『나는뇌가아니다』,『생각이란무엇인가』로이어지는〈21세기를위한새로운인본주의〉3부작,『허구의철학』,『예술의힘』,『초예측,부의미래』(공저),『신화,광기그리고웃음』(공저)등다수의저서를발표했다.

역자:전대호
전대호서울대학교물리학과를나와동대학원철학과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고,독일쾰른대학교에서철학을공부했다.1993년조선일보신춘문예시부문에당선되어등단했으며,현재는철학및과학분야의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철학저서로『철학은뿔이다』,『정신현상학강독(1·2)』이있고,시집으로『내가열린만큼너른바다』,『가끔중세를꿈꾼다』,『성찰』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허구의철학』,『생각이란무엇인가』,『나는뇌가아니다』,『신은주사위놀이를하지않는다』,『유물론』,『더브레인』,『인터스텔라의과학』,『로지코믹스』,『위대한설계』외다수있다.

목차

머리말

1장가치들은무엇이며왜보편적인가
좋음,나쁨,중립:도덕적기본규칙들|도덕적사실|표현의자유:민주주의는얼마나관용적일까?|다수보다도덕이먼저다|문화상대주의:강자가옳다|폴보고시언과탈레반|유대교-기독교적가치는존재하지않으며이슬람교는명백히독일에속한다|북한과나치타임머신|가치다원주의와가치허무주의|니체의섬뜩한혼란

2장왜도덕적사실은존재하지만윤리적딜레마는존재하지않는가
보편주의는유럽중심주의가아니다|아동에게불이익을주는나이차별과기타일상의도덕적결함들|도덕적갈등|오류가능성,허구적메시아,터무니없는탈근대적임의성|도덕적느낌들|의사,환자,인도경찰관|사회적접합제로서의정언명령|〈H?〉:자기모순을범하지마라!|도덕적으로자명한것과윤리학의서술문제|독일총리메르켈이지도자가아닌이유|최후의심판:우리는도덕적사실들을어떻게알아챌수있을까?|목적들의나라에서|아동구타는선한행위였던적이없으며1880년에도마찬가지다

3장사회적정체성:인종주의,외국인혐오,여성혐오가악한이유
기품과전형:모든자원은빠듯하다|비인간화의베일을걷어내기:정체성정치에서차이정치로|코로나:실재의반격|과거엔달랐던튀링겐:인종주의를반박하는예나|진실의가치|전형,브렉시트,독일민족주의|사람들이믿는공동체의작용력|포퓰리즘사회|좌파정체성정치의모순들|누구나타인이다:정체성정치에서차이정치로(그리고그너머로)|차이없음정치:색맹을향하여

4장21세기의도덕적진보
노예제와자라친|(소위)다양한인간상은노예제를비롯해서아무것도정당화하지못한다|코로나시대에도덕의진보와퇴보|경제주의의한계|생물학적보편주의와바이러스대유행|형이상학적판데미를위하여|도덕≠이타주의|인간:우리는누구이며누구이고자하는가|모두를위한윤리학

맺음말


옮긴이의말
개념찾아보기
인명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우리는오로지도덕적진보를통해서만민족주의의강화에따른새로운전쟁의위험과수억명의인구를위협하는생태위기에맞설수있다.인간이자신의도덕적능력을자각하는것,그리고민족국가의이기주의를넘어선지구적협력만이세계사적구렁텅이를향해꾸준히가속하는움직임을멈출수있음을인정하기시작하는것은시대의명령이다.-26면

우리가도덕적질문앞에서오류를범할수있다는것으로부터도덕적진보는존재하지않는다는것이도출되지는않는다.-50면

우리인간은해야마땅한행위를주로한다.그러면서우리는도덕과무관한새로운사실을거듭발견하고도덕적으로유의미한새로운사실(예컨대인공지능과오늘날우리의생활세계에속한디지털제품들)을만들어낸다.그리하여새로운윤리적질문들이제기되고,이로써다시금도덕적진보의가능성이열린다.우리는본성상단지이기적이며심지어폭력적인충동을따를뿐이라는의미에서근본적으로악하지않다.인간은본성상선하지도않고본성상악하지도않다.인간은본성상자유롭다.그리고도덕과관련해서자유는우리가옳은행위나그른행위를할능력이있다는것을의미한다.-139~140면

새로운도덕적실재론은도덕적진술이,느낄줄알고생각하는생물들이연루된실재하는사정(事情)을다룬다는것을출발점으로삼는다.그실재하는사정은결코최대로객관적이거나최대로주관적이지않다.오히려그사정은이양극단사이어딘가에위치한다.정확히어디에위치하는지는우리행위상황의구체적형편에달려있다.-196면

자유로운정신적생물이존재하지않는다면,윤리는존재하지않을것이다.우주안에생명이아예존재하지않는다면,가치들을어떤역할도하지못할것이다.그러나이는가치들이존재하지않음을의미하지않는다.왜냐하면바로지금우리는자유로운정신적생물이없는우주안에있지않기때문이다.가치관과가치에서관건은인간으로서의우리와기타생물들이기때문에,가치들은항상우리와도관련맺으며그런점에서자연상수와구별된다.하지만이로부터가치들은사실이아니라는결론은결코나오지않는다.다만,가치들은자연과학적으로밝혀지는한낱자연사실이아니라는결론이나올따름이다.-247면

도덕적사실은자연적사실이아니다.또한도덕적사실은반자연적이거나비자연적이지않다.도덕적사실은행위선택지를선,중립,악을기준으로분류하는문장으로표현된다.이분류는관찰자의개인적관점에좌우되지않는다.이분류는취향의문제가아니며,모든각각의유의미한관점에서볼때객관적이다.-266~267면

도덕적으로성공적인인간사회의목표는,우리인간들이민족,문화,집단으로분열하여마치몸과몸속이물질이맞서듯이서로맞서는결과를자아내지않는,도덕적으로정당화될수있는환상들을산출하는것이다.21세기의도덕적진보를위한관건은,사회적정체성을덮어씌우는관행은위험한(왜냐하면늘암묵적으로또는명시적으로폭력적이기때문에)전형들에기초를두며그것들은소셜미디어를통해강화된다는점을깨닫는것이다.디지털시대는고유의미디어주목(注目)경제때문에사람들을각자의본성과상관없는집단들로분류하는정체성정치를생산한다.본성에따르면우리는실제로모두같다.우리는동일한종의존속및환경적응과정들에종속되어있으니까말이다.그과정들은우리를인간동물Menschentier로,곧특정한생물학적종인동물로만든다.-323~324면

우리는제각각다른지식수준,관점,경험,느낌,관계를가지고사회의역동적구조안에서제각각다른위치를차지하면서삶의의미를조금씩다르게규정한다.그렇기때문에모든각자는다른모든각자와다르다.그러나바로이사정이우리모두를결합하는인간학적상수다.왜냐하면우리모두가자기를제각각다르게규정할때,우리는정확히동일한능력을,곧자기규정능력─즉,정신─을발휘하는것이기때문이다.우리가타인들과아주많은공통점을가지지않았다면,우리는타인들과다를수없을것이다.우리의보편적인간성의핵심,곧인간임은생물학적보편성을훨씬넘어선다.-373~374면

도덕적사실을열역학의기법이나기타자연과학적방식으로인식할수있다는뜻은아니다.도덕적사실은역사적으로인식된다.즉,행위상황에놓인사람들에의해인식된다.무언가가자연과학적으로탐구될수없다는것으로부터그것이실존하지않는다는결론은당연히도출되지않는다.모든인식의진보가물리적사실의발견인것은아니다.당장수학의진보도있고,다름아니라도덕의진보도있지않은가.어두운시대에는우리가무엇을해야하는지가명백히드러난다.하지만그때는너무늦은경우가많다.그럴경우도덕의진보는힘겹게쟁취되고감수된다.-407면

행동경제학이비합리적이라고평가하는측면은실제로는진화를통해형성된우리의합리성이다.그합리성은우리가사회적생물이기때문에형성되었다.그리고그합리성은우리의수준높은도덕성의원천이다.우리의합리성은경제학적이익과부가가치를추구하는경제적계산능력이아니다.인간의이성을그런계산능력으로간주하는자기이해는윤리와논리를도외시하며따라서충분히예상할만하게도비윤리적이며비논리적인(곧비정합적인)귀결들을낳는다.-439면

우리에게는시스템수준에서지속가능한도덕적경제질서가필요하다.그질서안에서창출되는경제적부가가치는모든인간을위한도덕적진보라는이상과체계적으로결부된다.그질서는무한성장을위해설계되지않은도덕적인간적시장경제다.-48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