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피 (아멜리 노통브 장편 소설 | 반양장)

첫 번째 피 (아멜리 노통브 장편 소설 | 반양장)

$13.80
Description
폭력과 사랑, 눈물과 농담, 그리고
강렬하고도 격렬한 〈살아 있음〉 그 자체를 향한 찬사
프랑스 4대 문학상 〈르노도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문단의 찬사와 독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아멜리 노통브의 『첫 번째 피』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빛나는 애도이자 헌사인 이 소설은, 서른 권이나 되는 그녀의 저작 중에서도 언론으로부터 〈노통브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빼어난 작품성과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데뷔 이래 매년 하나의 작품을 발표하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노통브는 잔인함과 유머를 탁월하게 다루며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로 이름이 높다. 그러나 아버지 파트리크 노통브의 삶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이 책, 『첫 번째 피』에서는 평소의 노통브와는 조금 다른 문장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노통브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바치는 가장 개인적이고 애틋한 애도와 같은 책으로, 그 방식은 매우 특별하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되어서〉, 즉 일인칭 관점으로 이야기를 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아버지 파트리크 노통브의 삶을 이어나가는 이 책은 글쓰기 속에서 상실한 존재의 삶과 기억, 존재를 가장 빛나는 방식으로 되살리며 우리에게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소설은 아버지 파트리크 노통브가 머리에 들이밀어진 총구 앞에서 지나온 삶의 풍경을 회고하면서 시작된다. 외교관인 그는 1964년 콩고 인질극 사건에서 1천5백 명이나 되는 인질들과 자기 자신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죽음의 위기 앞에 서 있다. 그가 돌아보는 인생은 폭력과 사랑, 농담과 눈물, 그리고 찬란할 정도로 강력하고 격렬한 생명력 그 자체로 가득 차 있다. 이 작품은 언제나 삶 속에 매복해 있는 상실과 죽음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관한 노통브의 경쾌한 화답이자, 삶을 향한 눈부신 용기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아멜리노통브

저자:아멜리노통브
잔인함과유머가탁월하게어우러진작품으로현대프랑스문학계에서커다란반향을일으킨벨기에출신의작가.본명은파비엔클레르노통브로,1967년일본고베에서태어났으며외교관이었던아버지를따라일본,중국,미국,동남아시아등지에서유년기와청소년기를보냈다.스물다섯살에발표한첫소설『살인자의건강법』(1992)이<천재의탄생>이라는비평계의찬사를받으며단번에10만부가판매되는성공을거뒀고,이후노통브의작품은발표될때마다화제를불러일으키며전세계적인베스트셀러에올랐다.그는『두려움과떨림』(1999)으로프랑스학술원소설대상을받으며작가로서의입지를굳혔고그외에도르네팔레상,알랭푸르니에상,자크샤르돈상,르노도상등수많은문학상을수상했다.30년이넘는세월동안한번도빠짐없이해마다하나의작품을발표해온것으로도유명하다.2015년벨기에왕국남작작위를받았으며현재브뤼셀과파리를오가며작품활동을이어가는중이다.

역자:이상해
한국외국어대학교와동대학원프랑스어과를졸업하고프랑스스트라스부르대학교,릴대학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현재한국외국어대학교에출강한다.『측천무후』로제2회한국출판문화대상번역상을,『베스트셀러의역사』로한국출판평론학술상을수상했다.옮긴책으로아멜리노통브의『비행선』,『갈증』,『너의심장을쳐라』,『추남,미녀』,『느빌백작의범죄』,『샴페인친구』,『푸른수염』,『머큐리』,에드몽로스탕의『시라노』,미셸우엘벡의『어느섬의가능성』,델핀쿨랭의『웰컴,삼바』,파울로코엘료의『11분』,『베로니카,죽기로결심하다』,크리스토프바타유의『지옥만세』,조르주심농의『라프로비당스호의마부』,『교차로의밤』,『선원의약속』,『창가의그림자』,『베르주라크의광인』,『제1호수문』등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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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세기최대규모의인질극실화를바탕으로
유쾌하게삶의아이러니를파고드는
〈블랙코미디의대가〉노통브가그려낸빛나는걸작

아니,나는내죽음이라는불의를거부한다.―9면

살아흐르는〈피〉를보면정신을잃는독특한약점을지닌스물여덟의벨기에외교관파트리크노통브.그는1964년스탠리빌의한호텔에서20세기최대규모의인질극참사를지연시키기위해셰에라자드처럼끝없이말을늘어놓아야하는위기를맞게된다.어쩌다가여기까지오게된것일까?어째서〈피〉를보면정신을잃는것일까?마침내그의머리에총구가겨누어지자,지나온삶의풍경이눈앞에서펼쳐지기시작하는데…….

『첫번째피』는20세기최대규모의인질극실화를바탕으로한작품으로,기상천외하고기묘한시트콤같은에피소드와긴장감넘치는극적인역사사건을짜임새있게가로지른다.파트리크는태어날때부터존재의아이러니한쾌감인〈불손한기쁨〉을느낀다.아버지의죽음과마치맞바꾸듯태어났기때문이다.기억속가장괴이하고강렬한시기는일찍이전쟁중죽음을맞이한아버지가나고자란곳,바로노통브가문의가족이거주하고있는퐁두아성에서보낸유년시절이다.그곳에서는가장나이많은이가가장많은음식을차지하고,나머지아이들은거의굶는지경에이른기이한〈다윈주의〉속에서거칠게〈살아남아야〉만한다.마치사냥개들처럼먹을것을차지하기위해서로에게달려드는괴팍하고우스꽝스러운상황속에서어떻게<살아남는법>을배우게될까?

속도감있게넘어가는전개속에서노통브는복잡하게얽혀있는삶의아이러니를〈블랙코미디의대가〉답게유쾌하게파고든다.또한잔인함과부드러움,폭력과사랑,농담과눈물을교차시키는가운데〈피〉에얽힌기묘한상징을의미심장하게엮어나가며독자의흥미를끝까지놓치지않는다.웃음이날정도로부조리한폭력속에서어떻게〈살아남는가〉에대한묵직한질문을노통브는특유의간결하고경쾌한문체와유머로깊숙이찔러우리에게또한번놀라움을선사한다.

지금바로살아숨쉬는<현재>를
감각하는가장생생하고강렬한시간

나는살아있고,계속살아있을것이다.얼마나?2분,두시간,50년?그건중요하지않다고단언한다.그런식으로살아야한다.나는그의식을영원히간직하길희망한다.―190면

〈살아있음〉의감각은언제가장생생해질까?수많은이들이〈카르페디엠〉을외치지만,삶속에서〈현재〉를느낀다는것은쉽지않지않다.작품의후반부는인질극의팽팽한긴장감이가득한〈현재〉로돌아온다.그는어느때보다복잡한아이러니에처해있다.평생말수가적었던그가〈말〉을무기로하는외교관으로부임하여오로지끊임없이〈말〉을반복하여참극을막아야만하는아이러니와,인질과반군사이의묘한역학관계가만들어진나머지〈모진학대에서제외되었다는이유만으로자신이사랑을받고있다고착각하게되는〉역설적인마조히즘의쾌감을느낀다는또다른아이러니가그것이다.그러나그중에서도가장강렬한아이러니는머리에겨누어진총구앞에서〈삶〉을향한애정이팽창한다는것이다.〈스탠리빌에서그것을몸과마음으로경험하는기회가주어졌다.바닥에누워하늘을올려다보며잠을청하고,숨을쉬고,시큼한새똥냄새를맡고,실재하는세계를바라보고,허공에귀를기울이며기뻐하는기회가.〉(179면)노통브는실제역사적사건을활용하여극렬한긴장감을유지하면서도자유롭게사실과허구를가로질러이야기를넘나들며,통렬한역설과유머를놓치지않는다.이작품은삶과현재,살아있음의시간이무엇인지질문하며삶속의중요한현재라는시간을눈앞에강렬하게다시펼쳐보인다.〈살아남고자하는격렬한열망을과소평가해서는안된다〉는전언처럼,죽음만큼이나확실하고맹렬한〈살아있음〉의힘에주목하는이책은다시〈현재〉를살아갈우리에게〈살아있음〉그자체의의미를찬란하게되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