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반양장)

평범한 인생 (반양장)

$9.36
Description
〈2025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선정
정수만을 담아 간결하고 간편하게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시즌 3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들을 엄선해 선보인 모노 에디션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세계문학 전집의 정수만을 담아 한층 간결하고 간편한 형태로 펴낸 모노 에디션은 작품 선정에서 책의 장정까지, 덜어 내고 또 덜어 내 고갱이만을 담았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이 풍성한 목록과 견고한 하드커버 장정으로 독자들과 만나 왔다면 모노 에디션은 엄선한 목록과 가벼운 장정, 8,8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좀 더 친숙하고 쉽게 고전들을 만나는 기회를 열어 준다. 최대한 덜어내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고민은 깊게 녹여 내 최소한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완결성을 추구했다. 영원한 청춘, 부조리와 반항의 작가 카뮈부터 인간의 자유를 노래하는 카잔차키스의 대작과 고전 SF의 명작들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세계 문학으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 모노 에디션을 더욱 풍성해진 목록으로 다시 만나자.

토마스 만이 극찬하고 밀란 쿤데라에게 영향을 준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카렐 차페크의 장편소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우리의 삶을 노래한 걸작

체코의 국민 작가 카렐 차페크의 장편소설 평범한 인생????이 송순섭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75번째 책이다.
카렐 차페크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차페크는 흔히 〈로봇〉이라는 신조어를 도입하고 과학 기술의 오용과 통제되지 않는 이윤 추구를 풍자한 디스토피아 희곡 「R. U. R.」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지식인이자 작가로서 차페크의 지평은 그보다 훨씬 넓다. 첫 독자적인 단편소설집 ????그리스도 수난비????(1917)를 발표한 이래 마지막 작품인 희곡 「어머니」(1938)를 쓰기까지 그의 창작 기간은 20여 년에 불과했지만, 작가 외에도 언론인, 평론가, 연출가, 사진작가로서 다양한 재능을 보이며 철학적 깊이와 해박한 지식을 보여 주었다.
????평범한 인생????은 차페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죽음 앞에서 자신의 〈평범한 인생〉을 돌아보며 새로운 〈자신들〉과 조우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사망한 한 철도 공무원이 자신의 삶에 대해 남긴 기록을 통해, 한 개인의 삶 속에 숨겨진 다양한 자아들을 조명하며 정체성의 진실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르두발????, ????별똥별????과 함께 차페크의 〈철학 3부작〉 소설 중 하나로, 세 소설은 각자 독립적인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평범한 인생????은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이며,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서술로 삶에 대한 물음을 진솔하게 녹여낸 걸작으로 평가된다.
주인공은 정년퇴직한 철도 공무원인 평범한 한 남자다. 그는 심장병이 악화되자 죽음을 예감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서전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평소 주변을 완벽하게 정돈하는 습관이 있던 그가 자신의 삶을 마지막 정돈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온 자신이 이런 기록을 남기는 게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지만, 〈정상적이고 평범한 삶은 영광스러울 수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자신의 인생사를 들려준다. 소목장이의 아들로서 시골에서 보낸 유년기와 도시의 학창 시절, 대학에서 철학 공부를 하다가 중단하고 철도청에 입사한 일, 결혼하고 승진한 일 등이 차례로 기록된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평범하고 〈깨끗이 쓰인 듯한〉 삶이다.
그런데 회상의 기록이 전개되면서, 점차 서술이 변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인생사에서 작은 에피소드처럼 다뤘던 사건들,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탈들이 새로운 의미를 얻기 시작하고, 새로운 자아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영웅적인 자아, 낭만적인 자아, 우울증 환자 같은 자아 등등. 새로운 자아들은 각자 나름의 스토리로 인생을 재구성하고, 그는 자신이라 규정했던 〈평범한 자아〉는 유일한 나가 아닌 여러 자아 중의 하나일 뿐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에 빠진다. 그리고 마침내 〈나〉란 존재는 어쩌면 내가 관계 맺어 온 모든 사람, 나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 심지어 내가 관계 맺을 가능성을 갖고 있었던 모든 것의 총합일지도 모른다는 혼란에 사로잡힌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이처럼 이 작품은 일견 평범하고 단일해 보이는 하나의 삶에 숨겨져 있는 깊고 섬세한 면면들을 탐구한다. 죽음 앞에서 발굴되듯 떠오르는 낯선 자신들, 자신의 삶에 들어 있었거나 있을 수 있었던 다양한 가능성들을 마주하게 한다. 이를 통해 〈인생은 여러 상이하고 가능한 삶들의 집합〉이며, 그것이 특별한 누군가의 삶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모든 이들의 이야기임을 보여 준다. 그것이 〈진정하고 평범한 인생이며, 가장 평범한 인생〉이고, 〈내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우리 모두의 광대한 생명〉임을 말한다. 회상의 각 장면들은 하나하나 치밀하면서도 간결한 구어체로 삶의 국면을 따뜻하고도 익살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삶의 소중한 순간순간들에 등장하는 부모, 친구, 동료 등 수많은 타인들, 그리고 그만큼 수많은 자신들과 더불어 존재하는, 그렇기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삶을 찬미하는 작가의 발견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을 번역한 송순섭 씨는 우리나라에 몇 없는 체코 문학 전공자로서 카렐 차페크의 은유적이고 섬세한 문장들을 작가의 의도를 살리면서 유려하게 읽히는 우리말로 옮겼다. 번역 대본으로는 Karel Čapek, Obyčejný život, in Karel Čapek: Spisy VIII (Praha: Československý spisovatel, 1985)를 사용했다.
저자

카렐차페크

카렐차페크KarelCapek
카프카,쿤데라와함께체코문학의길을낸국민작가카렐차페크는1890년1월9일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보헤미아북동부지역에서태어났다.김나지움을우수한성적으로졸업하고프라하카렐대학에입학했다.대학시절베를린과파리의대학을오가며수학했고,1915년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20대초반강직성척추염이라는희귀질환을진단받았지만,더욱왕성한집필작업으로체코문학의기린아로부상했다.1916년산문집『빛나는심연외(外)』를시작으로소설,희곡,에세이,동화,번역작품에이르기까지여러장르에서뛰어난작품들을발표했다.동시에체코주요일간지『나로드』,『나로드니리스티』등의편집자로일했다.몇차례노벨문학상후보에올랐던차페크는독일이프라하를점령하기몇달전인1938년12월25일인플루엔자합병증으로사망하였다.
1934년에출간된『평범한인생』은『호르두발』,『별똥별』과함께철학소설3부작의대미를장식한다.회상형식으로전개되는이작품은현재(顯在)하는자신에게는겉으로드러나지않는여러개의자아가존재하며,그내면에있는자아들을통해자신의정체성에대한진실을찾아간다는이야기다.그럼으로써자신뿐만아니라타인도이해하게된다는함의를담아내며,서로의차이점과다양성을인정하고형제애를실천하는것을지향하는차페크문학의본질인휴머니즘의정수를보여준다.
그밖의작품으로는<로봇robot>이라는신조어를세상에알린희곡를비롯하여<곤충극장>,<마크로풀로스의비밀>,<하얀역병>,<어머니>등과소설『도롱뇽과의전쟁』,『절대성공장』,『크라카티트』외다수의동화와에세이집이있다.

송순섭
한국외국어대학교독일어교육과를졸업하고독일프라이부르크대학슬라브어문학과에서체코문학을전공했다.1993년부터한국외국어대학교체코슬로바키아어과에서강사로재직했다.공동저서로학술진흥재단의지원으로『한국문학의외국어번역』(2004)과『한국문학의해외수용현황』(2005)이있다.옮긴글로는밀란쿤데라의희곡<야곱과그의주인>과바츨라프하벨의희곡<재개발>,보후밀흐라발의단편과리보르코발의시집,레나타푸치코바의『드보르자크의삶과음악』등을번역했다.그외프란치스카비어만의『책먹는여우와이야기도둑』,『잭키마론과악당손』등현재까지독일아동문학작품50여편을번역했다.

목차

평범한인생

역자해설:세상은내가아닌우리가있어좀더따듯하다
카렐차페크연보

출판사 서평

토마스만이극찬하고밀란쿤데라에게영향을준
20세기최고의이야기꾼카렐차페크의장편소설
평범하지만평범하지않은우리의삶을노래한걸작

체코의국민작가카렐차페크의장편소설『평범한인생』이송순섭씨의번역으로열린책들에서출간되었다.열린책들세계문학시리즈의275번째책이다.
카렐차페크는프란츠카프카,밀란쿤데라와함께체코를대표하는세계적인작가다.차페크는흔히<로봇>이라는신조어를도입하고과학기술의오용과통제되지않는이윤추구를풍자한디스토피아희곡의작가로알려져있지만,지식인이자작가로서차페크의지평은그보다훨씬넓다.첫독자적인단편소설집『그리스도수난비』(1917)를발표한이래마지막작품인희곡<어머니>(1938)를쓰기까지그의창작기간은20여년에불과했지만,작가외에도언론인,평론가,연출가,사진작가로서다양한재능을보이며철학적깊이와해박한지식을보여주었다.

『평범한인생』은차페크의대표작중하나로,죽음앞에서자신의<평범한인생>을돌아보며새로운<자신들>과조우하게되는한남자의이야기다.사망한한철도공무원이자신의삶에대해남긴기록을통해,한개인의삶속에숨겨진다양한자아들을조명하며정체성의진실을탐구하는내용을담고있다.『호르두발』,『별똥별』과함께차페크의<철학3부작>소설중하나로,세소설은각자독립적인줄거리로이루어져있다.『평범한인생』은3부작의대미를장식하는마지막작품이며,어렵지않으면서도깊은울림을주는서술로삶에대한물음을진솔하게녹여낸걸작으로평가된다.

주인공은정년퇴직한철도공무원인평범한한남자다.그는심장병이악화되자죽음을예감하고,자신의삶을돌아보며자서전을쓰기로마음먹는다.평소주변을완벽하게정돈하는습관이있던그가자신의삶을마지막정돈의대상으로삼은것이다.지극히평범한삶을살아온자신이이런기록을남기는게의미가있을까생각하지만,<정상적이고평범한삶은영광스러울수없는것인가?>라는질문을던진다.그는유년시절부터자신의인생사를들려준다.소목장이의아들로서시골에서보낸유년기와도시의학창시절,대학에서철학공부를하다가중단하고철도청에입사한일,결혼하고승진한일등이차례로기록된다.여기까지는비교적평범하고<깨끗이쓰인듯한>삶이다.

그런데회상의기록이전개되면서,점차서술이변하기시작한다.자신의인생사에서작은에피소드처럼다뤘던사건들,자신과는어울리지않는일탈들이새로운의미를얻기시작하고,새로운자아들이하나둘씩목소리를내기시작한다.영웅적인자아,낭만적인자아,우울증환자같은자아등등.새로운자아들은각자나름의스토리로인생을재구성하고,그는자신이라규정했던<평범한자아>는유일한나가아닌여러자아중의하나일뿐이지않았을까하는의문에빠진다.그리고마침내<나>란존재는어쩌면내가관계맺어온모든사람,나의조상의조상의조상,심지어내가관계맺을가능성을갖고있었던모든것의총합일지도모른다는혼란에사로잡힌다.과연<나는누구인가?>

이처럼이작품은일견평범하고단일해보이는하나의삶에숨겨져있는깊고섬세한면면들을탐구한다.죽음앞에서발굴되듯떠오르는낯선자신들,자신의삶에들어있었거나있을수있었던다양한가능성들을마주하게한다.이를통해<인생은여러상이하고가능한삶들의집합>이며,그것이특별한누군가의삶에만해당되는것이아닌,모든이들의이야기임을보여준다.그것이<진정하고평범한인생이며,가장평범한인생>이고,<내것이아닌우리의삶,우리모두의광대한생명>임을말한다.회상의각장면들은하나하나치밀하면서도간결한구어체로삶의국면을따뜻하고도익살스럽게묘사하고있다.삶의소중한순간순간들에등장하는부모,친구,동료등수많은타인들,그리고그만큼수많은자신들과더불어존재하는,그렇기에아름다울수밖에없는삶을찬미하는작가의발견이엿보이는작품이다.
이책을번역한송순섭씨는우리나라에몇없는체코문학전공자로서카렐차페크의은유적이고섬세한문장들을작가의의도를살리면서유려하게읽히는우리말로옮겼다.번역대본으로는Karelapek,Obyejnyivot,inKarelapek:SpisyVIII(Praha:eskoslovenskyspisovatel,1985)를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