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방 (반양장)

우리 같은 방 (반양장)

$16.00
Description
각자의 방에서 방에 관한 얘기를 쓰고 나누다
열린책들은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새로운 에세이 시리즈 〈둘이서〉의 두 번째 책을 출간한다. 시인 서윤후와 한문학자 최다정이 함께 글을 쓴 『우리 같은 방』은 〈방〉을 주제로 그동안 두 사람이 지내 온 모든 방뿐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공간을 다시 한번 찬찬히 둘러보는 책이다. 처음 〈둘이서〉를 제안받았을 때, 최다정은 서윤후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서윤후는 최다정의 책을 다듬어 세상에 내놓은 편집자이자 최다정이 예전부터 좋아하던 작가였다. 두 사람은 두 권의 산문집을 함께 만들면서 서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이 사람과 글을 나누고, 함께 읽고, 나란히 이름을 적는다면 솔직하고 꾸밈없이 글을 쓸 거로 생각했다. 그 덕분에 『우리 같은 방』은 밀도 높은 산문집이 되었다. 동갑내기 친구로서, 글을 쓰는 동료 작가로서, 그리고 자신만의 방을 가진 이웃으로서 두 사람은 〈방〉에 관한 이야기를 사계절이 넘는 시간 동안 공들여 써냈다. 〈방〉이라는 큰 틀 안에서 각자 자유롭게 자신의 산문을 담고, 마치 거실에서 만나듯 서로에게 〈방과 방 사이의 글〉을 쓰거나, 같은 제목 아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때로 서로의 글을 살펴봤지만 각자의 글에 개입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여러 번 읽을 수 있는데, 우선 두 사람이 쓴 글을 교차하여 읽는 듀엣 작품집으로, 그다음에는 방 안에서도 방을 만들어 옛 현인들이 남긴 한자를 새로 해석하고 사유하는 최다정의 운치 있는 수필로, 마지막에는 서윤후가 들려주는 삶에 관한 담백한 에세이로 모두 세 번의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살아온 시절의 우리를 닮은 그 많은 방에 대하여
〈우리 같은 방〉의 방문을 먼저 여는 사람은 최다정이다. 단 하루를 묵었든 몇 년을 살았든, 지금까지 머물렀던 각양각색의 방들은 모두 그에게 문장으로 각인되어 그의 삶 서사에 일부분 기여했다. 최다정은 여행하는 동안 머무르는 낯선 호텔 방에서도 혹은 공부를 위해 잠시 빌린 작은 방에서도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방처럼 방 안에 온기를 불어 준다. 그리고 그 방의 책상 앞에 앉아서 방과 관련한 것들을 사유한다. 의자, 화분, 창문, 하다못해 누군가에게 보내지 못한 엽서마저 떠올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자신의 미덥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깊게 와닿기에 우리는 각자 과거의 어느 방으로 소환되기도 한다. 말도 안 되게 작던 고시원 방 한편, 바로 옆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도시에서의 쓸쓸한 방이 떠오르면서 우리 역시 언젠가의 방을 잘 떠나왔음을, 그 방문을 열고 잘 닫고 왔음을 깨닫게 된다.
한편 서윤후의 〈방〉은 목적 없이 자유롭다. 그는 방문을 꼭 열어 둬야 하는 고양이 희동이를 바라보면서도 훌쩍 오래전 어느 방으로 넘어간다. 체리색 화장대가 있는 엄마의 방으로, 친구가 편의점 커피를 꼭 두 개 사 들고 놀러 오던 옥탑의 방으로, 통돌이 세탁기 옆에서 시를 쓰는 어느 수강생의 공간으로, 그리고 오래도록 글을 올리는 자신의 블로그 방으로. 우리는 작가와 같이 이동하며 그 공간에서 일어난 일뿐 아니라 살아온 이야기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게 꼭 내 이야기처럼 눈물이 나고 웃음이 난다. 최다정이 열어 둔 방 안에서 두 사람이 차를 마시고 고양이를 사랑하고 하루하루를 살아냈다면 이제 그 방문을 서윤후가 살며시 닫고 나온다. 그들이 방문을 열고 뚜벅뚜벅 걸어와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므로, 이 책을 읽는 우리도 이다음 찾아갈 방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거라고 믿는다.
저자

서윤후,최다정

저자:서윤후
시인.2009년『현대시』를통해등단했다.시집『어느누구의모든동생』,『휴가저택』,『소소소小小小』,『무한한밤홀로미러볼켜네』,『나쁘게눈부시기』와산문집『햇빛세입자』,『그만두길잘한것들의목록』,『쓰기일기』,『고양이와시』등을펴냈다.2018년제19회박인환문학상을받았다.

저자:최다정
한문학자.오래된문자를단서삼아옛날을탐구한다.특히청나라시대에한문경서를만주어로번역한문헌을발굴해연구하고있다.고전을공부하며줍는과거의찬란한조각들을문학의언어로나누고싶어산문을쓴다.고려대학교고전번역전공박사과정을수료했고,산문집『한자줍기』와『시가된미래에서』를펴냈다.

목차

프롤로그우리를닮은방

1우리의방
내방사용설명서
내방의자에앉아서
내방에없어도되지만있는것들
내방창문이준선물
내방에서함께자라난식물들

2다정의방
밤이조명을들추면
벽너머의주소
손님이떠나고
자취의의미
장(欌)에숨겨둔사랑
사이글다정의방을떠올리며

3윤후의방
옥탑의방
쓰기의방
엄마의방
기억력의방
바람이문을세게닫은방
들어갈수없는방
각인으로새긴방
사이글윤후의방을떠올리며

4다시다정의방
와유(臥遊)하는방
혼자에게부끄럽지않은방
영추문(迎秋門)이내다보이는방
흐린기억의방
이름이다른두개의방

5다시윤후의방
비밀기지
가구옮기기
금요일의의기
여름이열고비가닫는
앤보이어와메이사튼의방을생각함

에필로그노크도없이

출판사 서평

각자의방에서방에관한얘기를쓰고나누다
열린책들은두사람이함께쓰는새로운에세이시리즈<둘이서>의두번째책을출간한다.시인서윤후와한문학자최다정이함께글을쓴『우리같은방』은<방>을주제로그동안두사람이지내온모든방뿐아니라지금살고있는공간을다시한번찬찬히둘러보는책이다.처음<둘이서>를제안받았을때,최다정은서윤후를자연스럽게떠올렸다.서윤후는최다정의책을다듬어세상에내놓은편집자이자최다정이예전부터좋아하던작가였다.두사람은두권의산문집을함께만들면서서로어떤사람인지알게되었고,이사람과글을나누고,함께읽고,나란히이름을적는다면솔직하고꾸밈없이글을쓸거로생각했다.그덕분에『우리같은방』은밀도높은산문집이되었다.동갑내기친구로서,글을쓰는동료작가로서,그리고자신만의방을가진이웃으로서두사람은<방>에관한이야기를사계절이넘는시간동안공들여써냈다.<방>이라는큰틀안에서각자자유롭게자신의산문을담고,마치거실에서만나듯서로에게<방과방사이의글>을쓰거나,같은제목아래서로다른이야기를풀어내기도한다.때로서로의글을살펴봤지만각자의글에개입하지는않았다.그래서이책은여러번읽을수있는데,우선두사람이쓴글을교차하여읽는듀엣작품집으로,그다음에는방안에서도방을만들어옛현인들이남긴한자를새로해석하고사유하는최다정의운치있는수필로,마지막에는서윤후가들려주는삶에관한담백한에세이로모두세번의색다른경험을하게된다.

살아온시절의우리를닮은그많은방에대하여
<우리같은방>의방문을먼저여는사람은최다정이다.단하루를묵었든몇년을살았든,지금까지머물렀던각양각색의방들은모두그에게문장으로각인되어그의삶서사에일부분기여했다.최다정은여행하는동안머무르는낯선호텔방에서도혹은공부를위해잠시빌린작은방에서도자신이현재살고있는방처럼방안에온기를불어준다.그리고그방의책상앞에앉아서방과관련한것들을사유한다.의자,화분,창문,하다못해누군가에게보내지못한엽서마저떠올리고인간관계에대해,자신의미덥지못한부분에대해솔직하게털어놓는다.그글은읽는사람에게도깊게와닿기에우리는각자과거의어느방으로소환되기도한다.말도안되게작던고시원방한편,바로옆에누가사는지도모르는도시에서의쓸쓸한방이떠오르면서우리역시언젠가의방을잘떠나왔음을,그방문을열고잘닫고왔음을깨닫게된다.
한편서윤후의<방>은목적없이자유롭다.그는방문을꼭열어둬야하는고양이희동이를바라보면서도훌쩍오래전어느방으로넘어간다.체리색화장대가있는엄마의방으로,친구가편의점커피를꼭두개사들고놀러오던옥탑의방으로,통돌이세탁기옆에서시를쓰는어느수강생의공간으로,그리고오래도록글을올리는자신의블로그방으로.우리는작가와같이이동하며그공간에서일어난일뿐아니라살아온이야기도알게된다.그런데그게꼭내이야기처럼눈물이나고웃음이난다.최다정이열어둔방안에서두사람이차를마시고고양이를사랑하고하루하루를살아냈다면이제그방문을서윤후가살며시닫고나온다.그들이방문을열고뚜벅뚜벅걸어와자신들이가장좋아하는이야기를들려주므로,이책을읽는우리도이다음찾아갈방에서자신만의이야기를누군가에게들려줄거라고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