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반양장)

보다 (반양장)

$16.00
Description
열린책들의 새로운 단편소설집 <하다 앤솔러지>의 세 번째 이야기 『보다』는 소설가 김남숙, 김채원, 민병훈, 양선형, 한유주가 함께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는 것>에 관한 단편소설로 구성된 이 책은 자신만의 독특한 글쓰기를 선보여 온 다섯 소설가의 개성으로 가득하다. 오키나와 모토부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한 소설가와 그의 언니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는 김남숙의 「모토부에서」를 시작으로, 할아버지와 손녀들이 함께 바라보게 된 어느 <발>에 관한 김채원의 「별 세 개가 떨어지다」, 누군가의 내밀한 속마음을 세심하게 풀어낸 민병훈의 「왓카나이」, 하얀 손님을 자신의 트럭에 태우게 된 한 운송 기사의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인 양선형의 「하얀 손님」, 내가 이사 나온 집에서 나와 똑 닮은 사람과 마주하게 된 기묘한 경험을 다룬 한유주의 「이사하는 사이」가 차례대로 우리를 기다린다.
저자

김남숙,김채원,민병훈,양선형,한유주

저자:김남숙
2015년문학동네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아이젠』,『파주』,산문집『가만한지옥에서산다는것』등이있다.2024년젊은작가상을,2025년이효석문학상우수작품상을받았다.

저자:김채원
2022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서울오아시스』가있다.

저자:민병훈
2015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재구성』,『겨울에대한감각』,중편소설『금속성』,장편소설『달력뒤에쓴유서』,『어떤가정』이있다.

저자:양선형
2014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감상소설』,『클로이의무지개』,『말과꿈』,중편소설『V섬의검은짐승』이있다.2025년김현문학패를받았다.

저자:한유주
2003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연대기』,『나의왼손은왕,오른손은왕의필경사』,『얼음의책』,장편소설『불가능한동화』등이있다.2009년한국일보문학상을,2015년김현문학패를받았다.

목차

모토부에서김남숙
별세개가떨어지다김채원
왓카나이민병훈
하얀손님양선형
이사하는사이한유주

출판사 서평

「보다」를주제로한새로운앤솔러지소설집

다섯명의소설가가하나의주제로함께글을쓴새로운앤솔러지소설집『보다』가열린책들에서출간되었다.「하다앤솔러지」는동사「하다」를테마로우리가평소하는다섯가지행동즉걷다,묻다,보다,듣다,안다에관해모두25명의소설가가같이한단편소설집이다.그세번째앤솔러지『보다』편에는김남숙,김채원,민병훈,양선형,한유주가함께한다.날것의감성과타고난감각을바탕으로어떻게든결국살아가고자하는이들의이야기를써오는김남숙은어느자매와그들의연인들이함께한여행에관해글을시작한다.김남숙의「모토부에서」는실제로바탕화면에「모토부에서」라는첫마디를쓰고는글을진척시키지못하는한소설가의과거와현재를오가며오키나와모토부에서있었던일,그리고그후이소설가의언니에게벌어진일이덤덤한말투로서술된다.언니를보면서,모토부의바다를보면서,써지지않는컴퓨터화면을바라보면서「나」는그너머에무엇이있는지알려고한다.

상실과부재의쓸쓸한세계를그리면서도그안에서희망과긍정을찾아내어섬세하게전달하는김채원은「별세개가떨어지다」를통해다시한번독자에게슬픔과따뜻함을동시에느끼게끔한다.석달간소식이없어할아버지에게무슨일이생긴건아닐지걱정하게된외손녀와친손녀는홀로사는할아버지의종묘원을사이좋게방문하게된다.다행히도할아버지는종묘원에서혼자재미있는걸하고있고,두사람역시안심하는마음으로할아버지와즐겁게시간을보낸다.하지만할아버지의종묘원에서누군가의「발」을보게되는데…….

실험적이고전위적인단편작업뿐아니라자전적경험을바탕으로내면세계를세심하게글로풀어내는민병훈은새로운단편「왓카나이」에서한사람의숨겨진마음을우리에게고백하듯이아름다운문장으로들려준다.일본의최북단도시인왓카나이에오게된한남자는소야곶에서서내내바다를바라본다.하지만그는뭔가를보기위해온게아니다.눈이내리는왓카나이를여행의종착지로삼은이유는단하나,살아갈이유를찾기위해서다.정작그가바라보고싶으나바라볼수없는것은무엇일까.그리고그는그걸찾게되는것일까.

현실과환상의경계를넘나드는실험적소설과자신만의독특한글쓰기방식을선보이는양선형은「하얀손님」을태우게된어느운송기사의몇시간을마치카메라로쫓듯따라다닌다.조수석에하얀손님을태운채교통체증에시달리게된기사는그순간자신의과거를떠올리고,우리는그의지나온삶에대해조금씩알게된다.그리고하얀손님역시자신의친구이야기를시작하는데…….결국그들이함께한몇시간은둘이함께어딘가를여행한것임을깨닫게된다.

「아귀가들어맞는듯하면서도미묘하게어긋나는시간과사물,사람의관계를그려내며삶과존재에불가피한모순을건드려온소설가」한유주는「이사하는사이」에서그만의경계가풀어지거나모호해지는세계를다시한번보여준다.옆동으로이사를막마친「산희」는이삿짐에서청소기가없는것을발견하고다음날전에살던집을찾아간다.그런데벌컥문을열고나온새로운세입자는산희와똑닮아있었다.산희는그를바라보고,그도산희를바라보는데,서로바라보는이들은도대체누구인가.

김남숙,「모토부에서」

오키나와모토부에서맥주를마시던일화를떠올리다가문득시작하게된소설이다.일어나지않은일에대한염려와불안으로쓰인소설이라고할까.소설은원래내가살고있는세계에또다른세계를짓는것같다.그세계는불완전하고불안하지만이상하게그게위안이된다.요즘은폭력이후의삶에대해자꾸만나도모르게쓰고있는듯하다.사람은고무같이무르고약해서한번망가지면절대원래의모습으로돌아갈수없다는말을자주되새기게되는데,그런소설을요즘쓰고있는것같다.괜찮아지고싶지만,온전히돌아갈수는없는,그런소설.이소설은그런기로에있는「언니」에대한죄책감으로쓰인소설이다.

김채원,「별세개가떨어지다」

「보다」라는주제로단편을쓰기로했으니까그주제로단편을써야지,결심하고보니본다는것이무엇인지처음부터다시생각해보지않을수없었다.그러다보니어떤것을본다는것은동시에그외에다른것은보지못한다는걸포함하는일이라는생각이들었다.그렇다면무언가를의도적으로보지못하려고할때사람은어떤행동을할까?라는질문이생겼던것같다.그질문에대한내나름의대답은「숨겨주기」였다.무언가를숨겨주고자한다면내소설에서그랬던것처럼종종들킬때도있겠지만결과적으로다른이에게보이는빈도가현저히적어지게되지않는가.숨겨주는사람에게조차도.

민병훈,「왓카나이」

홋카이도여행중왓카나이소야곶에간적이있다.바다를보고싶었지만눈보라가강하게불어눈을뜨기가힘들었다.하얀수평선그너머를상상하며소설을구상했다.

양선형,「하얀손님」

응시의주변,다시말해「시야의가장자리」라고불리는어떤불확정적이고모호한공간에대해써보고싶었다.이주변적인가장자리는죽음이나삶의바깥,신비,혹은욕망의진실을드러내는공간인것도같다.「하얀손님」은응시할수없는어떤인물을조수석에태운채자신만의「교통체증」에시달리는한사람의이야기라고할수있다.

한유주,「이사하는사이」

있을수있는일이지만막상경험하게되면기이하기짝이없는상황에대해쓰고싶었다.나와똑같이생긴사람이세상에복수로존재한다면?이질문에서출발했던것같다.외모가닮지않았더라도이력이나취향등에서복사붙여넣기를한게아닐까싶은사람을만날수도있고.그러면자신의소위정체성에대해의문을가지게될것같다.또소설의주인공이경험하는일들이실제로는주인공의착시로인해벌어질수도있겠다는생각도했다.여러모로재미있게썼던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