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 (반양장)

듣다 (반양장)

$16.00
Description
열린책들의 새로운 단편소설집 〈하다 앤솔러지〉의 네 번째 이야기 『듣다』는 소설가 김엄지, 김혜진, 백온유, 서이제, 최제훈이 함께한다. 우리가 일상에서든 마음속에든 혹은 상상 속에서 듣게 되는 것, 그리고 〈듣다〉라는 행위에 관한 이 책은 단편소설의 정수를 살린 다섯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로 엮여 있다.

〈사송〉으로 오라는 헤어진 여자 친구의 연락을 받고 그곳으로 가지만 차마 그녀에게 묻지 못한 이야기, 그리고 듣고 온 이야기를 그린 김엄지의 「사송」을 시작으로, 속 깊은 말을 하며 서로 가까워진 두 여성의 관계에서 그려지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거리를 다룬 김혜진의 「하루치의 말」, 도시와 고향, 그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고 참고 버티는 게 생존 방식이라고 여기는 〈영지〉라는 인물이, 내면의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이야기를 그린 백온유의 「나의 살던 고향은」, 가출한 고등학생 조카를 돌보는 어느 삼촌의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낸 서이제의 「폭음이 들려오면」, 자신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주인공이 들려주는 어느 왕국에서 일어난 말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인 최제훈의 「전래되지 않은 동화」가 각각 〈듣다〉라는 일이 어떤 것이지를 우리에게 알려 준다.
저자

김엄지

2010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미래를도모하는방식가운데』,『위리』,장편소설『주말,출근,산책:어두움과비』,『겨울장면』,『폭죽무덤』,『활도』등이있다.2016년김준성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사송김엄지
하루치의말김혜진
나의살던고향은백온유
폭음이들려오면서이제
전래되지않은동화최제훈

출판사 서평

〈듣다〉를주제로한새로운앤솔러지소설집
다섯명의소설가가하나의주제로함께글을쓴새로운앤솔러지소설집『듣다』가열린책들에서출간되었다.〈하다앤솔러지〉는동사〈하다〉를테마로우리가평소하는다섯가지행동즉걷다,묻다,보다,듣다,안다에관해모두25명의소설가가같이한단편소설집이다.그네번째앤솔러지『듣다』편에는김엄지,김혜진,백온유,서이제,최제훈이함께한다.자신만의독창적인문학세계를구축하고있는김엄지는「사송」에서헤어진연인사이에서해야할말,하지만묻지못하는말,그리고들어야할말이서로에게떠도는가운데〈사송〉이라는곳에서듣고싶은소리가무엇인지를그린다.소외된사람들의마음을찬찬히들여다보며누구보다섬세하게인간내면을담담하게표현하는김혜진은〈애실〉과〈현서〉라는두여성의관계를보여주는「하루치의말」에서말하는사람과듣는사람의거리를다룬다.주인공의삶뿐아니라주변인물들의일상도입체적으로그리며단단한글쓰기를선보이는백온유의「나의살던고향은」은도시와고향,그어느곳에도마음을두지못하고참고버티는게생존방식이라고여기는〈영지〉에게벌어진예상외의일을그리면서그녀가어떻게자기내면에서들리는소리에반응하는지를펼쳐보인다.동시대청춘의자화상을솔직하게그리며평단의찬사를받은서이제는가출한고등학생조카를돌보는어느삼촌의감정을그린「폭음이들려오면」에서들리지않는소리뿐아니라들려도쉬이파악할수없는소리에귀를기울인다.〈일상의판타지〉를통해현실과환상의경계를어긋나게하는독특한서사를그리는최제훈은「전래되지않은동화」를통해,어느왕국에서일어난마법사의말의저주와그저주를풀려고애쓰는왕이이야기를들려주며,너무많은말이오가는이세상에서정작내안의목소리는무엇인지를말하고있다.


김엄지,「사송」
들을수있는가장아름다운소리를쓰고싶었다.
무엇도듣고싶지않다는생각도있었다.

김혜진,「하루치의말」
우리가일상에서귀기울여듣는것은단순한소리가아니라,누군가의말,내밀한이야기인경우가많은데그때의〈듣기〉는단순히소리를받아들이는행위로끝나지않는다.상대의감정을헤아리고,공감하려애쓰고,적절한반응을건네는것까지포함되니까.그런의미에서〈듣는일〉은절대수월하지않다는생각을하게되었다.때에따라서는말하는사람과듣는사람사이의균형이무너지는순간도생길수도있다.

백온유,「나의살던고향은」
처음에는송이버섯을훔친어머니의문제를딸이수습하는,엉뚱하고유쾌한이야기를써야겠다고생각했는데이야기를쓰면쓸수록적당한선에서마무리짓는게어려울것같다는생각이들었다.그렇다면끝장을보자고마음먹었고,영지가끝이라고말할때까지계속이야기를이어서쓰게되었다.영지는도시와고향,그어느곳에도마음을두지못하는인물이다.참고버티는것만이생존방식이라고여기던인물이,내면의목소리가이끄는대로움직이는이야기를그려보고싶었다.

서이제,「폭음이들려오면」
언제부턴가매일같이울던대던옆집아이의울음소리가더이상들려오지않는다는걸알게되었다.이사를갔던것이다.그런데이상하게도그고요함이좋지만은않았다.고요는나를다른곳으로이끌었다.또다른울음소리가들려오기시작한것이다.이렇게고요하고평온한일상을이어가고있는한편,지구반대편에서는전쟁으로매일수많은사람이죽어가고있다는사실이기이하게느껴졌다.너무멀리있어들리지않는소리와언어로구체화되지못한울음소리사이에는어떤연결점이있는것같았다.나는들리지않는소리에,들려도쉬이파악할수없는소리에귀를기울이고싶었다.

최제훈,「전래되지않은동화」
매일무수히많은말들이오가는세상에서정작내안의목소리에귀기울이지못하는게아닌가,하는단상에서구상하게된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