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들

암전들

$18.80
Description
2023년 전미 도서상 수상작
〈그 어떤 책과도 닮지 않은, 미국 문학의 강력하고 새로운 목소리〉
검열된 욕망과 정체성, 어긋난 기억의 매혹적인 복원
퀴어 문학의 가장 강렬한 현재
삭제되고 억눌린 것들에 의해 길을 잃는 것 또는 흡수되는 것 ─ 때로는 홀리는 것, 때로는 넘치는 것 - 373면

데뷔작 We the Animals(2011)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로 올라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퀴어 작가로 자리매김한 저스틴 토레스의 장편소설 「암전들」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데뷔작으로 『뉴욕 타임스』 선정 〈21세기 가장 중요한 책〉에 올랐으며, 단 두 편의 소설로 영미권 문학에서 〈퀴어 문학〉을 다시 한번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했다는 평을 듣는 그는 1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암전들』로 2023년 전미 도서상을 거머쥐었다.  『암전들』은 〈문화적 유산의 시적이고 풍부한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이끌어 낸 걸작이다. 역사 속에서 지워지고 검열된 퀴어들의 목소리에 관한 아카이브 자료를 독특하게 재구성하는 이 소설은 실존하는 연구서 『성적 변종들: 동성애 패턴 연구Sex Variants: A Study in Homosexual Patterns』에서 출발한다. 20세기 초 퀴어 사회학자 잰 게이가 실제 퀴어들로부터 수집한 인터뷰를 담고 있는 이 획기적인 연구는 이후 〈성적 변종 연구 위원회〉에 의해 전용되었고, 그의 이름은 묻혀 버렸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떠돌이들의 집, 사막의 〈팰리스〉에 살고 있는 노인 후안 게이는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이름 없는 화자에게 검게 칠해진 페이지로 얼룩진 이 연구서를 넘겨준다. 후안이 죽음을 기다리는 동안, 세대가 다른 두 퀴어는 암전된 역사 위로, 수많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오가며 자신들의 삶과 사랑을, 기억과 이야기를 이어 가기 시작하는데…….
저자

저스틴토레스

JustinTorres
〈그어떤책과도닮지않은,미국문학의강력하고새로운목소리〉라평가받는퀴어작가.1980년미국뉴욕에서푸에르토리코인아버지와이탈리아-아일랜드계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2011년히스패닉계혼혈과빈곤계층,퀴어정체성에관한자전적인유년기를담은데뷔작WetheAnimals로출간즉시미국베스트셀러에올랐고,다수의문학상을수상하며가장주목받는신인작가로떠올랐다.이작품은전세계15개언어로번역되었으며,2018년동명의영화로도만들어져선댄스영화제에초청되었다.또한『뉴욕타임스』선정〈21세기가장중요한책〉에이름을올렸다.단두편의장편으로,영미권문학에서〈퀴어문학〉이다시한번중요한위치를점하게했다는평을받는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람다문학상최종후보에올랐으며,『암전들』로2023년가장권위있는미국문학상인전미도서상을수상했다.현재로스앤젤레스에거주하며UCLA영어학과부교수로재직중이다.
『암전들』은〈문화적유산의시적이고풍부한재발견〉이라는찬사를이끌어
낸걸작이다.역사속에서지워지고검열된퀴어들의목소리에관한아카이브
자료를독특하게재구성하는이소설은실존하는연구서『성적변종들:동성애패턴연구SexVariants:AStudyinHomosexualPatterns』에서출발한다.역사와정체성,기억과욕망을둘러싼공백을매혹적으로전유하는이소설은어둡게꺼진곳,쓸린흔적들로부터이야기를다시상상하게만든다.그리하여모호함속에서길을잃으면서도충만해질수있는방법을,퀴어적인의미의〈다시읽기〉를,우리가물려받은과거와만들어낸과거사이,유령같은그림자와진실의번뜩이는순간들로가득한세계를바라볼수있는새로운방법을쥐여준다.

출판사 서평

삭제된텍스트,조각난기억,구멍난역사를가로지르며
어둠속에서경로를다시짓기

아무페이지나열어젖히면그속에과거로부터솟아오른어떤삶의스케치가끝없이펼쳐지고,그하나하나는등장한인물이극복했거나극복하지못했음을토로하는단하나의증언인것을.-117면

원제〈블랙아웃blackouts〉은소설속에서암전,일시적기억상실,글씨를검게지우는것등여러가지의미를띤다.책을펼치면우리는가장먼저검은마커로칠해진페이지들을마주한다.이삭제된텍스트의중심에는실존연구서『성적변종들』과그뒤편의잊힌이름,잰게이가있다.1930년대퀴어연구가이자레즈비언이었던사회학자잰게이는3백명이넘는동성애자들을상대로그들의삶과욕망에관한증언들을수집한다.권위있는남성의사의이름으로만출판할수있었던제도적한계로인해게이는자신의연구를타인의손에넘기게된다. 그는이연구를마침내세상에꺼내놓는것이라생각했지만,실제로그순간증언들은어둠속으로들어간다. 잰게이의이름은지워지고,퀴어들의증언은병리학적진단들로채워지며욕망은장애로번역된다.자신을증언하러온이들은흐릿하게처리된누드사진으로남는다.소설은바로그지워진자리에서이야기를시작한다.어둠,구멍,암전으로부터생겨난공백을매혹적으로전유하는이소설은허구를통해억압된역사의빈틈사이로이야기를감각적으로복원해낸다.수많은이미지와사례연구,영화대본과플래시백이얽히는독특한형식은독자를순식간에끌어들이고,삭제된텍스트사이불안정하게잘려나간말들은낯설음과더불어시적이고어긋난음조로되살아난다.소설은바로그러한어둠속에서만드러나고다가설수있는것들의생명력을다채롭게그려낸다.

우리의이야기는침묵,은둔,누락,공백속에서살아남는다
퀴어적인의미의〈다시읽는〉방법

그러나약속해주렴,네네.뒤틀고,거짓말하고,지어내서비활성인것을세공하겠다고.약속할게요,후안.-147면

떠돌이들의집이자사막의폐허인〈팰리스〉의작은방안,오갈곳없는이름없는화자는죽어가는노인후안게이를돌보게된다.후안은검게칠해진페이지로얼룩진연구서『성적변종들』을〈네네〉라는애칭으로불리는화자에게넘겨준다.후안이죽음을기다리는동안,세대가다른두퀴어는이암전된역사위로수많은텍스트와이미지를오가며자신들의삶과사랑을,기억과이야기를이어가기시작한다.정신병원에수감되어있던시절에나누었던〈교정〉하는말들에관한지독한농담,후안이유년시절잰게이와함께했던나날,네네가어린성노동자로남성들을거침없이유혹했던것들과같이조각난기억들을주고받는다.네네는자신의존재와욕망을질문하고,후안은광범위한퀴어역사-푸에르토리코인종과이민,병리화와차별의역사를드러내며또하나의증언을이어간다.한편그들의대화를채우는것은사소하고감각적인것들이다.머릿속을맴도는동요,빛나는아버지의목걸이,이곳아닌다른어딘가로나를데려가줄것같은경찰관의이미지,비싼재킷을입고짖는개,더없이〈퀴어적〉으로다가왔던동화의아름답게속삭이는구절들…….마치부분이날아간『성적변종들』의페이지처럼,그들은조각나고어긋난이야기들을어둠속에서부드럽게엮어낸다.
수시로암전되었다가완전히다른곳에서새로시작되는이소설은복잡하게얽혀있는욕망과기억이라는장소를다시바라보게한다.후안과네네의이야기들은허구를지어내는일이다.이〈뒤틀고,지어내는거짓말〉들은고정된것처럼보이는과거를,침묵으로강요받은역사를,삭제되고누락된것들을다시움직이게만든다.기억과욕망,정체성사이로떠오르고충돌하는불협화음같은말들은그자체로〈내내노래하는,그러므로내내불타오를수있는〉복원의기록이기도하다.그리하여잰게이의누락된역사를포함하여접근할수없을것처럼보였던장소로다가가는새로운경로를,역사와과거를퀴어적인의미로다시읽는방법을,〈삭제되고억눌린것들에의해길을잃는것.때로는홀리는것,때로는풍요로워지는〉방법을우리에게펼쳐보인다.

내내노래하도록,내내타오르도록
우리는말하기를멈추지않아야한다

네가잊지말아야할걸하나알려줄게.모호한것이모조리해소될필요는없어.-274~275면

토레스는『암전들』에관해다음과같이언급한다.〈잰게이의역사와마찬가지로,퀴어역사에관해가장불편함을느끼는것은병리적인설명이가득하단점이다.또한그역사속에서마주치는수많은것들-이모든일시적유물들,사진들,편지들,어떻게해석해야할지,어떤맥락에놓아야할지잘모르는것들에관한어려움이있다.(……)그러나나는독자들로하여금모호함속에그저머무르게만들면서,모든것을명확히하려들지않는상태를유지하고싶었다.더불어과거가지닌서사적인잠재력에관한호기심을불붙이고싶었다.과거가현재에말을거는방식에깊이빠져드는느낌을받을수있도록.〉나아가송섬별역자는말한다.〈이책은침묵을강요받은역사를말하는법에관한책이자,작은목소리로전해지는그이야기를듣는법에관한책이다.우리의진짜이야기는침묵,은둔,누락,각주,공백속에서살아남는다는것을,그리고암전속에서그것들을구해내기위해서는말하기를멈추지않아야한다는것을줄곧생각하며옮겼다.퀴어의역사는곧회복과복원의역사이며,우리는그다정한수수께끼를서로전한다.〉이처럼『암전들』은어둡게꺼진곳,쓸린흔적들로부터이야기를다시상상하게만든다.그리하여모호함속에서길을잃으면서도충만해질수있는방법을,우리가물려받은과거와만들어낸과거사이,유령같은그림자와진실의번뜩이는순간들로가득한세계를바라볼수있는새로운방법을쥐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