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삼각 (반양장)

이인삼각 (반양장)

$16.00
Description
두 사람이 나란히 함께 뛰는 일에 관하여
열린책들은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에세이 시리즈 〈둘이서〉의 네 번째 책을 출간한다. 영화감독 남순아와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인 백승화가 1년 반 동안 함께 쓴 『이인삼각』은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일 이야기부터 두 사람의 오랜 우정과 사랑에 관해 솔직하게 풀어낸 책이다. 동종 업계인으로서, 함께 살게 된 연인으로서,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타인으로서 두 사람은 속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하고 나눈다. 그리고 이 일이 얼마나 기쁘고 멋진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도 고스란히 드러나, 『이인삼각』을 읽는 우리도 덩달아 그 감정에 합류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오랜만에 쓴 자기만의 일기이자, 그 글을 돌려보는 둘만의 교환 일기, 더 나아가 평소 서로에게 보내지 못한 연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솔직하게 쓴 글들이 읽는 사람에게도 전파된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글을 통해, 평소 영화감독이 촬영장에서 언제 초조해지는지, 어떤 행복과 고난에 빠지는지, 그리고 얼마나 관객을 직접 만나고 싶은지를 속속들이 알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동종 업계 연인이 하루 24시간 붙어 있을 때 갖게 되는 장단점뿐 아니라 혼자 있고 싶지만 막상 혼자 있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친구이자 동료이자 가족 같은 사람에 대한 지극한 사랑도 그대로 전해진다.
저자

남순아,백승화

저자:남순아
수도권에서서울을동경하며자랐다.극영화와다큐멘터리를넘나들며활동하며,극영화로는호러를,다큐멘터리로는코미디를지향한다.「아빠가죽으면나는어떡하지?」,「해피해피이혼파티」,「추석연휴쉽니다」,「유산」,「탄생」등을연출했다.

저자:백승화
영화「걷기왕」,「오목소녀」,웹드라마「식물생활」등을연출했으며,소설『성은이냥극하옵니다』,『레시피월드』를출간했다.이야기를만드는것에관심이많아집밖으로잘안나가는집사람이기도하다.

목차


들어가며
1어찌저찌
허세의역사
찍먹의역사
공포영화못보는감독의공포영화
웃기지않는감독의코미디영화
예상밖커플의탄생
영화인×영화인커플의탄생
뽀뽀필름

2우당탕탕
동종업계연인의공(公)과사(私)
동종업계연인의장(長)과단(短)
말하는해골이되어줘
동종업계연인의사명
영화제라는로망
첫영화제와삼천포
취미는다큐
나의다음영화는
그저그런감독의자부심은무엇이어야하는가
SC#1인생영화란무엇인가?

3이모저모
빵구와나
요가와나
혼자서1
둘이서
우리가사랑한카페들
내가사랑한극장들
아마추어찬양론자
기념일찬양론자
출근이싫어서
산책이좋아서
혼자서2
SC#2영화꿈과새벽의촬영장

4갈팡질팡
5시부터7시까지의울기
비타민먹는법
왓츠온마이데스크
집사람과개똥벌레,그리고우주의섭리
너는랩하면성공해
성덕의다짐
가지마,오!재미동
홀수가아니면안돼
질문살인마
임플란트와아빠
내가죽으면승화를같이묻어주세요
리뷰와코멘트
그냥쓰는일
SC#3I’mmyfan
마치며

출판사 서평

동종업계연인이들려주는공(公)과사(私)에관하여

영화감독이라는직업에맞게이책은공동시나리오를바탕으로만든한편의영화와같다.CGV 상영관에서제일먼저우리를맞이하는극장대피도광고처럼두사람의유쾌한책안내를시작으로,총네개의챕터로나눈<글영화>가상영된다.첫파트<어찌저찌>는남순아,백승화가어떻게성장했는지,두사람모두영화를왜시작하게되었는지,어찌저찌이렇게영화감독으로살고있는지입담좋은내레이션을듣는듯재미있다.허세가득한중3시절영화감독을장래희망으로삼고는차마진로를바꾸지못한남순아감독의옛과거를아시는지?애니메이션학과에진학했지만너무비효율적인작업이라생각해<카메라만세워두면>되는줄알고영화판에뛰어든백승화감독의비화를아시는지?그야말로어찌저찌하고있다.그렇게두사람은공포영화를무서워하지만공포영화를찍게되고,평소웃기지않는사람이끝내주게재밌는코미디영화를만든다.<우당탕탕>은그어찌저찌를지나영화를업으로삼고영화를찍는일의즐거움에관하여,혹은어려움에관하여영화감독으로서일상과생각을솔직하게적고있다.어찌저찌우당탕탕을지나<이모저모>로오게되면두사람은생활인으로서그들이좋아하는일상에대해들려준다.파트사이사이로두사람이직접<인생영화란무엇인가>와<영화꿈과새벽의촬영장>에대해대화를나눈시나리오가부록처럼들어있다.마지막파트<갈팡질팡>에서는요즘사는이야기를한다.비타민먹는법이서로다르고,홀수에집착하는성격에대해,미친듯이물어보는질문살인마가된이야기도말한다.이러한질풍노도의과정이1년반동안고스란히담긴것이바로『이인삼각』이다.둘이서매일매일나눈수많은대화가글이되고사랑이되며의리로바뀐『이인삼각』은그자체로아주잘만든다큐멘터리가되었다.

책속에서

동종업계연인과함께일하게되었을때장점과단점은명확하다.장점은우리가함께라는것이다.단점은우리가함께라는것이다.조금더자세하게설명해보겠다.아침에눈을뜨면우리는함께출근한다.함께일하고함께쉬고함께퇴근한다(〈함께〉라는말을이렇게많이쓰니게슈탈트붕괴가오는것같다).일을마치고집에왔는데,직장동료가집에가질않는다.그의집이우리집이기때문에,우리집이그의집이기때문에.ㅡ순아,71p

온갖아이디어와써야한다는부담감으로머릿속이혼란스러울때,내가자주사용하는방법하나는다른누군가에게내생각을떠드는것이다.그누군가는거의,대부분,항상순아다.「잠깐만들어볼래?」ㅡ승화,74p

얼마전,「아빠가죽으면나는어떡하지?」를정말오랜만에상영할기회가있었다.홍보차SNS에10년전에만들어진영화의예고편을올리면서,다큐멘터리를찍는다는것은이시절의나와내가족과친구들을오려낸다는것이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많은다큐멘터리가한편의에세이처럼우리삶의다양한이야기를오려내들려주고있다.나는더많은사람이자신의이야기를들려주기를바란다.ㅡ순아,106p

영화로만들어지기어려운이야기라고해서그이야기를그만두고싶지않다.어렵다는것은필요하다는이야기가되기도하기때문이다.ㅡ승화,113p

내가아는많은친구가각자의인생극장에서영화인의꿈을키웠다.그렇다면극장은단순히영화를틀어주는공간이아니라,그공간에켜켜이기억들이쌓인장소일것이다.그리고그러한기억들은나를구성하기도한다.어쩌면한장소의상실은,단순히그장소가사라졌다는뜻을넘어우리의일부를상실했다는뜻일지도모른다.ㅡ순아,163p

나는늘아마추어이고싶다.얼마나그러고싶냐고묻는다면내영어이름을〈아마추어백〉이라고짓고싶을정도다(농담이다).일반적으로아마추어라는단어는프로의반대말이나,프로가되기전벗어나야하는미진한단계정도로여기지만내생각엔그렇지않다.프로가그일을직업으로삼아돈을받아생계를유지하는사람이라면,아마추어는돈을받지도않고꼭해야할의무도없으며심지어아무도하라고하지않았는데도,오로지하고싶어서그일을하는사람들이다.ㅡ승화,164~165p

겨우일어나서대사한줄을썼는데너무구리다.창문밖으로뛰어내리고싶은걸꾹참는다.나는이것만큼잘하고싶은게없는데잘하질못해서괴롭다.훌쩍이며시작했던울기는점점서러워져서나는그만엉엉울고만다.이렇게까지울려고했던건아니었는데,이왕이렇게된거그냥속이시원해질때까지계속운다.ㅡ순아,205p

비단친구와의관계뿐만은아닐것이다.연인간에도가족간에도그렇다.우주의섭리대로멀어지지않기위해서는어떻게든잡아당겨야한다.관계라는건노력하지않으면안되는것이다.억지스러운비유라는걸안다.하지만누군가와멀어지는것이우주의섭리라고생각하면마음이좀나아진다.흔한안부연락도서로를당기기위한중력같은거라고생각하면더의미있고그럴싸하게느껴지기도하고말이다.ㅡ승화,217p

결국나는최근에아주큰결심을했다.마치이결심을하려고최근몇년을몹시괴로워한것처럼.그건바로최선을다해내가되겠다는결심이다.동시에그건내가아무리최선을다해도나밖에안된다는뜻이기도하다.모두에게사랑받지않으면내가갈수있는길이생긴다.나는나자신이랑싸우느라너무많은고생을했다.ㅡ순아,26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