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철학사〉시리즈제4권출간!★★
★★독일아마존베스트셀러철학분야1위!★★
이책은철학서가아니다.
그렇다고단순한철학사서도아니다.
칸트의표현을빌리자면,〈철학하는철학사〉다!
현대철학의아이콘,리하르트다비트프레히트의
흥미진진한서양철학사
2015년독일에서첫권이나온이래,〈철학하는철학사〉시리즈는서양철학전체를새로쓰는작업을수행했다.한국에서도2018년『세상을알라』와『너자신을알라』가잇달아출간되며〈철학사를소설처럼풀어낸다〉는평을얻었다.이후2024년『너자신이되어라』로6년만에돌아왔고,이제2년만에20세기현대철학을다루는『세상을만들어라』에이르렀다.
고대인은세계의질서를발견하려했고,근대인은자기자신을이해하려했다.그러나20세기철학자들은전혀다른질문을마주한다.〈세계는관찰되고발견되는것이아니라,인간이언어와행위와해석을통해만들어가는것이지않은가.〉저자는이책에서20세기철학이왜유독〈구성〉과〈해석〉,〈언어〉와〈실존〉이라는개념에매달렸는지를역사적격동과철학자들의구체적인삶속에서추적한다.
베르그송의웃음,프로이트의무의식,
후설의현상학,하이데거의존재,
그리고언어라는유리병에갇힌파리
저자는20세기철학사의문을철학자가아닌화가로연다.그주인공은1907년아프리카가면으로부터영감을받아「아비뇽의처녀들」을완성한피카소다.전통적인서양미술이고수해온원근법과단일한시점이무너지고여러개의시선이한화폭에공존하게된입체주의라는사건은,뒤이어등장할베르그송의〈시간〉과후설의〈다층적의식〉,프로이트의〈무의식〉등철학진영이공유하게될인식,즉〈고정된절대적관점은더이상없다〉는공통인식을회화의언어로미리증언한다.이도입부는,이책이철학계를넘어한시대전체의감각으로철학을다루겠다는선언이기도하다.
이어서책이공들여다루는장면은지크문트프로이트가1916~1917년겨울빈에서정신분석은코페르니쿠스와다윈에이어인류에게가한〈세번째모욕〉이라고규정한순간이다.그런데저자는이선언을곧이곧대로받아들이지않는다.프로이트이전에이미셸링과카루스,하르트만이〈무의식〉을이야기했다는사실을근거로,프로이트가정말코페르니쿠스나다윈에견줄개척자였는지를되묻는것이다.다만미묘한차이는있다.그들에게무의식이신적이고생명력넘치는힘이었던데반해,프로이트의무의식은어둡고동물적인것이었다.저자는이차이를통해정신분석이라는20세기의신화가조립되는과정을보여준다.다음에는현상학의대부에드문트후설이등장한다.〈사태자체로!〉라는구호아래,선입견을버리고인간의식에직접주어지는것으로부터다시세계를인식하자는제안이다.당대철학계의슈퍼스타였던베르그송과후설의묘한라이벌관계도흥미롭다.후설은베르그송에별감흥을얻지못했다고알려져있지만,〈깊은자아〉에천착한다는점에서는그와놀랍도록닮아있다.경쟁자로여겨진두철학자가실은같은길잡이별을바라보고있었다는아이러니가드러나는대목이다.
에른스트카시러의〈상징형식의철학〉과한스바이힝거의〈마치~인것처럼의철학〉이뒤를잇는다.상징을만들어내는동물로인간을재정의하는카시러,종교와철학과과학모두가유용한허구위에서있다고주장하는바이힝거가나란히등장하면서,20세기초의철학이〈진리〉라는개념자체를다시심문하기시작했음을보여준다.이어지는장의주인공은마르틴하이데거다.제1차세계대전기의프라이부르크에서심장질환으로징집을면한청년하이데거가스콜라철학의실재론,유명론논쟁에몰두하고있다.책의초점은〈이청년이어떻게『존재와시간』이라는20세기의가장논쟁적인저작에도달했는가,그리고〈전향〉의꼬리표가붙은그의후기사유가그의정치적선택과어떻게얽혀있는가〉에있다.철학과정치적책임이라는문제가가장직접적으로부딪히는대목이다.뒤따르는장들은마르크스주의가파시즘이라는재앙으로굴절되는과정을추적하며,그람시와크로체를거쳐발터베냐민을주목한다.기술적복제시대에예술작품의〈아우라〉가사라져간다는그의진단은이책에서가장인상적인대목중하나로꼽을만하다.
책의문을닫는인물은비트겐슈타인이다.세계를완벽한논리와명제로서술하겠다던『논리철학논고』의젊은철학적야심은,후기에이르러〈유리병에갇힌파리에게나가는길을보여주는것〉이철학의일이라는정반대의결론에도달한다.교사와정원사,병원조수를전전하며철학의언저리를맴돈이기이한이력을두고,저자는〈그방랑이야말로그의후기철학이언어게임과삶의형식,세계상이라는개념에이르게된조건이었다〉고해설한다.〈내가멋진삶을살다갔노라고친구들에게전해다오〉라는,1951년에비트겐슈타인이마지막으로남긴말은,정언명령의확실성에서출발한근대철학이,20세기라는극적인드라마를지나자신의말년에이르러,비로소현대철학으로제련되었음을암시하는것같다.
두차례의세계대전이폭발한시대,
철학자들의삶은어떻게위대한사유를낳았는가!
철학계를생각하면세미나실에서점잖게토론하는학자들의모습이떠오르지만,이책이그리는20세기전반부는마냥평온하지않다.1900년파리만국박람회의낙관,1914년과1939년의두차례세계대전,그사이에짧게존재했던바이마르공화국의정치실험과좌절,나치즘과파시즘의부상등시간을이책에등장하는거의모든철학자가온몸으로통과했다.베르그송은나치에복무한프랑스비시정권이유대인등록을강행하자개종계획을접고스스로〈학자,철학자,유대인〉이라써서등록했으며,강제이송을겨우피하고얼마뒤기관지염으로눈을감았다.프로이트는나치를피해런던으로망명했고그곳에서생을마쳤다.하이데거는프라이부르크대학총장으로서나치당에입당했다.저자는이철학자들의사유를시대와분리된순수한논증의결과로보지않는다.그들이몸담았던대학과도시,그들이내린정치적선택을총체적으로서술하며,20세기철학이왜그토록언어의확실성과존재의근거를캐물었는지설득력있게그려낸다.
〈철학하는철학사〉시리즈의미덕은철학자를연대순으로나열하고학파와사조로분류하는대신,인물들사이의호의,경쟁,오해등관계성을통해각자의사상이형성되는과정을보여주는데있다.베르그송과프로이트가같은해에각자의대표작을준비하던사정,후설의제자였던하이데거가스승과결별하기까지의과정,빈학파의논리실증주의자들이비트겐슈타인이라는반쯤신화적인인물을오독하고다시이해해나간궤적이뒤엉켜한시대를흔든다.〈세상을만들어라〉는철학사를인물중심의지적드라마로읽고싶은독자,대학교양철학강의에서스치듯배운이름들이실제로누구였는지궁금했던독자모두에게〈위대한지적성취〉로통하는탁월한입구가되어줄것이다.
책속에서
〈흑인가면들은……모든것에,특히미지의위협적인악령들에맞서고있었다.〉가면은〈무기였다.……보호하는무기이자자유로운독립을돕는도구였다.〉반골기질의이화가를건드린것이바로이지점이었다.그역시〈모든것에저항했고〉모든것에서자유로운독립적인삶을원했다.그는훗날이렇게말했다.〈「아비뇽의처녀들」은바로그날떠오른게분명하지만,《거기전시된가면들》의형상때문이아니라어쩌면그게나의첫엑소시즘그림이었기때문일지모른다.〉
이젊은스페인화가의이름은파블로피카소(1881~1973)였다.
―23~24면
프로이트가잘츠부르크에서구상한제18강강의안에는저자가자부심에차서자신의중요성을기술하는유명한문장이적혀있었다.
〈인류는시간이지나면서과학으로부터자신의순진한자기애에상처를입히는크나큰모욕을두번감수해야했습니다.첫번째모욕은우리의지구가우주의중심이아니라헤아리기어려울만큼광대한세계체계의미미한일부라는사실을알았을때였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과학자들도그전에유사한주장을펼친바있지만,우리에게이모욕은니콜라우스코페르니쿠스(1473~1543)의이름과연결됩니다.두번째모욕은생물학연구를통해인간의창조적특권이박탈되고,인간은동물계에서유래한존재로서그동물적본성은결코제거할수없다는사실이
드러났을때였습니다.이재평가는찰스다윈과월리스를비롯한그이전선구자들의영향아래우리시대에도동시대인들의격렬한저항을무릅쓰고이루어졌습니다.그런데가장뼈아픈세번째모욕은심리학연구를통해위대함에대한인간의광적집착이받게될상처입니다.이연구는자아가자기집에서조차주인이
아니고,무의식적으로작동하는내면세계에서온빈약한정보에의존하고있다는사실을자아스스로에게증명하고자합니다.〉
말인즉슨코페르니쿠스,다윈,그리고프로이트,이세명의과학자가각자의위대한발견으로인류를〈모욕〉했다는것이다.
―79~80면
그폭탄은슈트라스부르크와할레의서랍속에서른세해동안잘숨겨져있었다.1911년,이폭탄이마침내터졌을때그걸만든사람은이미예순셋의노인이었고,눈도거의보이지않는상태였다.그렇다면은퇴한철학자한스바이힝거로서는이걸출판한다고해서더는잃을게많지않았다.이렇게해서그의책『마치~인것처럼의철학DiePhilosophiedesAlsOb』이세상의빛을보게되었다.부제는〈관념적실증주의에기반한인류의이론적실천적종교적허구성의체계〉였다.그런데바이힝거는20대중반에쓴이청춘의저작에여전히거리를두었다.자신과더이상일치하지않는이낯선텍스트의발행인정도로만이해되길바랄뿐이었다.
―165면
알베르트-루트비히대학의새본관은1911년개관당시이미박물관처럼보였다.붉은사암으로지은외관,구리지붕,돔건물과탑(이탑에는실제로불온한학생들을가두는〈감옥〉이있었다),이모든것은역사주의의생생한상징이었다.1915년부터는호메로스와아리스토텔레스의조각상이정문을장식했고,서쪽면에는요한복음의한구절이금언처럼크게새겨져있었다.〈진리가너희를자유롭게하리라.〉도시의지붕너머로시선을돌리면슈바르츠발트숲이보였고,자잘한언덕들위로샤우인슬란트산이우뚝솟아있었다.제1차세계대전초에여기프라이부르크에서공부하던3천여명의학생들은낭만적인자연과중세의목가적인분위기,대도시의대학생문화가한데어우러진풍경을만끽했다.그러나이런목가적인분위기는겉모습에지나지않았다.시립공원에서는날카로운음이흘러나왔고,행진곡이귀청을울렸으며,공항에서는포병훈련이실시되었고,대학역시떠들썩한선동의함성으로이런분위기에동참했다.이제는학생들의가슴을활짝열어젖혀자유롭게하는것은진리가아니라총성이었다.우아한정신의대변자를자처하는이들조차열정적인연설로학생들을〈숙적〉프랑스와의전쟁터로내몰았다.
―209면
이철학들에서인간은사회적영장류라기보다마치가끔만무리짓는고독한표범에더가까워보인다.그러나실제인간은타인없이는자신이누구인지알지못하고,신이나운명이아닌무리에의해자신의자리를배정받는뼛속깊이사회적인존재다.가령후설과하이데거의철학에서처럼철학의사회적역할이그렇게강조되고있음에도정작그들의철학안에서사회의역할은미미하다.
―307~308면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철학의목표는무엇인가?그는1938년케임브리지의학생들에게이렇게답한다.〈유리병에갇힌파리에게거기서나가는길을보여주는것〉이다.빛에현혹되어출구를찾지못하는,덫에걸린파리처럼사람들은매혹적인표상과개념을찾지만,그것들은빛이파리에게그랬듯도움을주기는커녕오히려인간을잘못된길로이끈다.반면에철학자는유리병의뚜껑을열고사도로이끄는광원을제거함으로써사람들이올바른출구를찾도록돕는다.그게철학자의임무다.
―479면
비트겐슈타인은1930년대후반과1940년대에수많은단상을기록했지만,이것들을하나의완성된작품으로묶지는않았다.여기서도그냥노트와쪽지의형태로남기는것에만족했다.그는제1차세계대전때처럼제2차세계대전에도자원했지만,이번에는영국편이었다.한병원에서조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