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의 시선

슈퍼리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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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에번 오스노스

저자 : 에번 오스노스
2008년부터 〈뉴요커〉 전속기자로 일하고 있다. 가장 최신 저서인 〈와일드랜드: 미국적 분노의 형성〉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야망의 시대: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시카고트리뷴〉 해외 통신원으로도 일하며 두 차례 퓰리처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한 아시아를 주제로 탁월한 저널리즘을 발휘한 기자에게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오즈번 엘리엇상, 젊은 저널리스트에게 수여하는 리빙스턴상, 그리고 뛰어난 기사를 쓴 기자에게 수여하는 미러상 등을 수상했다.

역자 : 유강은
국제문제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AI 시대, 전쟁의 미래〉,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냉전〉, 〈특권계급론〉, 〈야망계급론〉 등이 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 번역으로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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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중고가 9,000만 달러짜리 요트에는 무엇이 딸려 올까?
“요트 위에 더 큰 요트, 부자 위에 더 큰 부자가 있다”

9,000만 달러짜리 중고 요트를 판다고 상상해 보자. 우리 돈으로 1,200억 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그런데 이 요트에는 소소한 물건들이 딸려 온다. 스타인웨이 피아노 한 대, 다양한 프레스코화, 지문 인식 보안 시스템, 보조 보트 몇 척과 가구 일체까지.
2022년 미국 플로리다의 팜비치 보트 쇼에 매물로 나온 슈퍼요트 ‘시아울’ 호의 이야기다. 길이만 62미터에 이르는 이 요트의 주인은 헤지펀드 거물이자 공화당의 정치 후원자인 로버트 머서였다.

놀라운 사실은 이 정도 요트가 슈퍼리치의 세계에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 크고, 더 비싸고, 더 호화로운 요트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돈이 많아지면 사람은 무엇을 할까? 더 좋은 집과 자동차를 사고, 더 멀리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렇다면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만큼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뉴요커』 기자인 에번 오스노스는 바로 이 질문을 들고 미국 초부유층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궁전, 종말을 대비한 지하 벙커, 돈으로 구매하는 유명인의 공연 등 상상을 뛰어넘는 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것은 사치의 끝이 아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져도 끝나지 않는 경쟁과 불안이다.

세상이 무너져도 부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종말을 대비하는 사람들, 유명인의 시간까지 사는 사람들”

세계적인 재난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식량을 비축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이다. 그러나 초부유층에게는 전혀 다른 선택지가 있다. 외부 세계가 혼란에 빠져도 평소와 같은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호화로운 지하 벙커를 마련하는 것이다.
돈으로 유명인의 시간까지 구매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한 메가요트에서 공연을 위해 초대받은 가수는 갑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 그들을 위한 무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관객은 조용히 앉아 있는 어른 세 명이었다.
초부유층에게 돈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수단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경험과 안전, 특별한 지위를 얻는 수단이 된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을 더 원할까? 그리고 무엇을 두려워할까? 오스노스는 기이한 소비의 풍경에서 부와 지위, 인정과 불안이 뒤얽힌 인간의 욕망을 발견한다.

억만장자의 이웃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헤지펀드 거물들이 모여 사는 동네의 수상한 풍경”

미국 코네티컷주 그리니치는 월스트리트의 금융 거물들이 모여 사는 부촌이다. 잘 가꾼 정원과 거대한 저택이 이어지는 평화로운 동네지만, 주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한쪽에는 고객들의 돈 수십억 달러를 사기꾼 버니 메이도프에게 맡긴 자산운용가 월터 노엘의 집이 있었다. 다른 쪽에는 내부자 거래 사건으로 체포된 헤지펀드 매니저 라즈 라자라트남의 저택이 자리했다.
라자라트남은 한때 가수 케니 로저스를 전용기에 초대해 그가 포기할 때까지 「갬블러」를 반복해서 부르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웃들이 하나둘 금융 스캔들에 연루되자 동네에는 ‘로그스힐 로드(Rogues Hill Road)’, 곧 악당들의 거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화려한 성공의 상징인 저택들 뒤에는 탐욕과 사기, 권력을 둘러싼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오스노스는 이 부촌의 풍경을 통해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구에게 집중되며, 어떤 방식으로 권력이 되는지 추적한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자는 무명 배우였다?
“6억 9,000만 달러짜리 거짓말과 부자의 몰락”

어느 날 아침, 한 남자의 집에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남자의 이름은 잭 호르위츠.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영화 투자 사업을 내세워 엄청난 돈을 끌어모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의 성공은 거대한 거짓말이었다. 수백 명의 투자자를 속여 끌어모은 돈은 무려 6억 9,000만 달러 이상(약 9000억 원). 할리우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였다. 영화에서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배우가 현실에서는 수많은 사람을 속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부유층의 세계에서는 성공했다는 이미지 자체가 또 다른 자산이 된다. 화려한 생활과 유명 인사들과의 교류, 막대한 재산은 그 사람을 믿을 만한 인물로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그 이미지가 허상이라면 어떻게 될까?
오스노스는 모든 것을 가졌던 사람들의 몰락을 통해 부의 세계가 가진 취약성을 드러낸다. 부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부자로 남는 일 역시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부자들은 돈을 벌었다. 이제 세상을 움직인다.
“황금은 넘쳐나지만, 황금시대는 아니다.”

슈퍼요트와 호화로운 지하 벙커, 유명인의 개인 공연, 금융 거물들의 스캔들과 할리우드의 거대한 사기 사건. 『슈퍼리치의 시선』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부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러나 오스노스가 추적하는 것은 부자들의 기이한 사치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돈이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하는 문제다.
19세기 미국의 거대 자본가들은 철도와 석유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눈부신 번영의 이면에 불평등과 부패가 자리했던 이 시기를 마크 트웨인은 ‘도금시대(Gilded Age)’라고 풍자했다. 황금으로 치장했지만 속까지 황금인 것은 아닌 시대였다.
21세기에는 디지털 기술과 금융이 철도와 석유를 대신했다.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억만장자들은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경제와 정치는 물론 사회의 규칙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슈퍼리치의 시선』은 이 새로운 도금시대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욕망과 선택을 추적한다. 부자들의 삶을 통해 부와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읽어 내는, 흥미진진하고도 불편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