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소설의 문학법리학적 연구 (양장본 Hardcover)

한국 현대소설의 문학법리학적 연구 (양장본 Hardcover)

$32.47
Description
이 책은 개화기 신소설에서부터 21세기 과학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설 작품을 문학법리학적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다. 개화기 이래 오늘날까지 우리 문학이 법과 관련하여 어떤 문학적 상상력을 작동시켰고 또 어떤 대안적 세계를 탐색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본다.
저자

김경수

서울에서태어났다.서강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현재서강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는『현대소설의유형』(솔출판사,1997),『염상섭장편소설연구』(일조각,1999),『염상섭과현대소설의형성』(일조각,2008),『한국현대소설의형성과모색』(소나무,2014)등이있으며,역서로는『영화와소설의서사구조』(민음사,1990),『소설구성의시학』(현대소설사,1992)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서론문학법리학이란무엇인가

제1장근대법의이입과신소설
1.신소설의배경으로서의개화기사법현실
2.이전시대사법현실비판과법적정의의희구
3.인물로서의판·검사의등장과법적단죄
4.법률/법제안내서로서의신소설
5.맺음말

제2장김동인의법인식과소설의발상
1.식민지법과근대소설
2.초기소설에나타난근대법이해의수준
3.재판의‘이면’에대한인식
4.맺음말

제3장변호사의탄생과법정의발견:이광수와염상섭을중심으로
1.신사법제도하의근대소설
2.근대소설과변호사의탄생
3.이야기-공간으로서의법정의발견
4.맺음말

제4장일제의문학작품검열의실제:압수소설세편을중심으로
1.식민지시대와검열
2.압수소설의소재
3.압수소설의구체적검토
4.맺음말

제5장『죄와벌』의수용과이태준소설
1.도스토옙스키현상
2.식민지시대『죄와벌』의소개와수용
3.이태준장편소설과『죄와벌』
4.맺음말

제6장식민지시대법과문학의만남:모의재판극
1.모의재판의연극적기원
2.식민지모의재판의성격
3.법학교학생들의모의재판극
4.맺음말

제7장일제말기징용체험과그소설화:박완의『제삼노예』
1.징용수기의소개
2.징용체험에대한사실적증언
3.소설로의변형과정과상호텍스트
4.맺음말

제8장대항적법률이야기로서의이병주소설
1.이병주의소설과법에대한관심
2.대항적법률이야기의창조
3.법적정의에대한문제제기
4.작가-인물과소설의위상

제9장1970년대노동수기와근로기준법
1.1970년대노동수기의출현
2.노동법에대한인식과노조설립을위한투쟁
3.기원으로서의전태일이야기와문학적연대
4.맺음말

제10장대안적법으로서의소설과소설의윤리:조세희의『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
1.노동소설의등장과법의문제
2.법적정의에대한문제제기
3.연민과공감의확산
4.맺음말

제11장과학소설의법리적기초와법리소설의세계:복거일소설을중심으로
1.복거일소설의상상력
2.대체역사소설의법률적기초
3.과학소설과법의문제
4.저작권법에대한문제제기
5.맺음말

결론법리소설에서생애서사로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문학법리학이란무엇인가
‘소수의견’.소수의견이란“대법원등의합의체재판부에서판결을도출하는다수법관의의견에반하는법관의의견”을일컫는말이다.낯설수도있는법률용어가대중적으로알려지게된데에는2015년개봉된영화‘소수의견’의역할이큰데,이영화는손아람작가가2010년발표한소설을원작으로한다.이소설에서작가는작품의제목은물론각장의소제목도법률적용어를사용할정도로법의문제에초점을맞추고있다.작가는이작품을통해법의허구성을인식하고전향적인법의식을가져야만우리의현실을건강하게만들수있다는메시지를전한다.그런데이러한법에대한우리문학의관심은개화기신소설에서부터이어지고있다.따라서우리문학작품을문학법리학적시각에서해석하는것이필요하다.
한국문학연구에서는낯선용어인‘문학법리학literaryjurisprudence’은문학과법리학의합성어이다.법은인간공동체의질서유지를위해마련된규율이며,법리학은법의본질및법체계에대한이해를목적으로하는연구를뜻한다.문학은사람들이경험이나상상의세계를탐구하고그것에형태를제공하는문화적실천의하나로이해된다.문학법리학이란법과문학의상보적관계에주목하여문학작품을해석하는방법론을말한다.문학법리학은우리시대의지배적인가치들을문제삼는문학의문제제기적성격에주목하며,나아가대안적법리를개진할문학의가능성에주목한다.문학법리학의대상이되는작품은법제도와관련된인간삶의드라마에초점을맞추는서사문학이지만,정의,분배,인권,행복등과같이삶의의미를넓히고자하는주제를지닌작품들도연구대상이될수있으며,나아가법과문학의상관관계를고찰하는철학적작품들도포함될수있을것이다.
학제적학문으로서‘법과문학’이자리잡고있음에도문학법리학이라는별도의방법론이제안된것은,문학작품을법리탐구의대상으로국한시키는‘법과문학’과는달리문학작품이담고있는시민의식을함양시키는문화적실천으로서의성격을강조하기위해서이다.다시말하면,문학법리학은인생과예술이불가분적으로연관되어있다는믿음을회복하고,그위에서문학본래의문화변용적인힘을다시발견하려는방법론이다.

문학법리학적시각에서본한국문학
이책에서는법이문학과의미있게교섭하고있는작품들을중심으로문학법리학적시각에서한국문학을살펴본다.개화기의신소설에서부터이광수와김동인,염상섭으로대표되는초기작가들의작품및1930년대이태준의대중소설,일제말기의징용체험을기록한박완의소설,해방이후의이병주와조세희,복거일의작품이대표적인예이다.근대법과사법제도에열렬한환호를보인신소설에서부터시작된한국현대소설은,100년에걸친격동의시간을거치면서법과정의혹은인권의문제등을탐구하거나법리자체를소설적주제로삼아왔다.근대법과사법제도가우리현실에어떻게뿌리를내렸는지에관한개화기최찬식의탐구,근대법과소설장르가어떻게대척적인입장에설수있는지에관한김동인의탐구는우리소설이근대법과관련하여작동시킨초기적관심이었고,이후이광수와염상섭,이태준과같은작가들은근대적이야기를생성하는공간으로서법정의의미를인식하고변호사라는근대적인물을발견하여형상화했다.
식민지시대작가들의이런관심은해방후작가들에게로이어져법에대한보다본격적인탐구가이루어지는데,대표적인작가로이병주와조세희,복거일을들수있다.이병주는분단이데올로기가맹위를떨치던1970년대의현실을배경으로동시대법의맹목을대항적법률-이야기를통해고발했으며,조세희는산업화시대삶의터전을빼앗긴도시빈민들의이야기를통해소설이지닌대안적인법제정의권능을보여주었다.복거일은대체역사소설과과학소설의세계를개척했는데,그의작업은가상의가능세계를구축하기위해서는법에대한인식이기초가되어야한다는것을분명히보여주었다.
한편우리나라에서는본격적인법리의탐색이다른나라에비해비교적늦게나타났는데,이는법의주권을빼앗겼던역사적사실과무관하지않다.국권의상실로법의제정및집행과관련된권리가식민통치자들에게넘어간상황에서,식민지조선인들이자신들의삶을규율하는통치법에대해문제를제기하기란불가능했다.뿐만아니라일제의검열에걸려원본이사라지고줄거리만전해지는윤기정과최서해의작품에서알수있듯이,작가들이식민지의법과정의의문제에다가서려했을때식민통치당국이자행한검열은,식민지작가들이공적인상상력을작동시키는일이결코쉽지않았음을단적으로보여준다.이태준의소설작업과법전학생들이주최한모의재판극은이점에서예외적인성취이다.이태준은식민지조선인들의삶의고난이식민지법에대한무지및무관심과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분명히인식하고있었으며,식민지현실을규율하는법과정의의문제를본격적으로소설화했다.당시법전학생들이중심이되어개최했던모의재판극또한가혹한검열로인해식민지사회의법과정의의문제를소설화하는것이여의치않았던현실과무관하지않아보인다.전문작가들이창작을통해식민지현실을고발하고정의를요구하는목소리를내는것이근본적으로제약된상황에서,법전학생들은법과정의,인권이문제가되는사건이나작품을무대에올림으로써법과예술에대한일반사람들의관심을환기시켰다.
또한이책에서는1970년대노동자로일했던노동자들의수기를다루고있다.비록소설은아닐지라도이들의체험수기가우리사회에서법적존재로성장하는,혹은법과더불어자아를인식해가는이야기로매우소중한기록이기때문이다.이들의수기는유신치하에서노동자들의삶에미처눈을돌리지못했던기성작가들에게문학본연의존재이유를되돌아보게하는계기를제공했다.일제강점기규슈탄광으로징용당했던자신의체험을담은박완의소설또한체험수기를바탕으로하고있다는점에서같은맥락에서논의할수있다.일제강점기는물론이거니와해방후에도정치적으로억압받고육체적으로핍박받은사람이많았다.위안부들과징용노동자들의존재가그렇고,군사독재시절정권에의해조작되었던수많은간첩사건의희생자들이그런데,이런고통받는개인들은용산참사및세월호참사의희생자들에이르기까지계속발생하고있다.그리고이들중적잖은사람은개인적으로자신이겪은고통의역사를개인적인회고록이나증언으로남기고있다.비록소설의형식을갖추진않았다하더라도이런글들은법에의한인권유린의문제를다룰뿐만아니라소수자권익의법제화와역사적상처의문화적치유를요구하는이야기라는점에서문학법리학이도외시할수없는‘서사적지위’를확보하고있다.

윤리비평으로서의문학법리학
법에대한우리소설의관심은2000년대에도지속되고있다.공지영과손아람같은작가가대표적이다.이들은한국사회를지탱하고있는법적체계에의문을제기함으로써법의허구성에대해인식할것을요청한다.이를통해우리작가들의현실탐구가리얼리즘의차원을넘어삶을규율하고해석하는사회적허구전반에대한탐구로나아가고있다는것을알수있다.그런데공지영과손아람같은작가들의작업은,지난세기동안꾸준히이루어져왔던작가들의법에대한소설적탐구를바탕으로이루어진것이다.즉,이들의작품은지난100년에걸친우리소설사의전통을잇는것으로,우리시대가요구하고있는소설의존재의의를다시한번확인시켜준다.소설은미학적구축물이기이전에인간삶의모순을발견하고문제를제기하는사회적형식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오랜세월동안소설은미학적인견지에서만집중적으로논의의대상이되어왔다.문학법리학은소설에대한이런편향된시각을교정하기위한방법론이기도하다.법질서에대한작가들의문제제기가더많은공감을얻을수있다면,소설은시민사회의성숙을견인할수있는문화적장르로그역할을재정립하게될것이고,다양한개인들의생애-서사는인간적곤경을표현하는특별한양식으로새로운의미를부여받게될것이다.그리고그에따라문학법리학또한우리시대의윤리비평적방법의하나로그위상이보다분명해질것이다.

[책속으로이어서]

복거일의소설들은그것이동시대현실을배경으로한것이건가상의현실을배경으로한것이건간에,소설적가능세계를구축하는데에법이중요한관건이며또한소설의중요한주제일수밖에없다는것을분명히보여주고있다.대체역사소설과공상과학소설에서복거일은특정시대의가상의법질서를구축하는데,그런허구적법질서는우리시대법을변형하거나확장한것이다.그리고이런확장과변형은현재우리사회를규율하고있는법또한고정불변의것이아니라시대적요구에따라언제든지조정될수있는허구이기때문에가능한것이다.그가『보이지않는손』에서우리사회의저작권에관한새로운이해를촉구하고있는것은바로이런근거에서인데,이를통해복거일은법적허구가현실세계의안정성만을목적으로해서는안되며,과학기술의발전과더불어빠르게변모해가고있는현실을따라잡을수있는적극성을발휘해야한다는점을강조하고있는것이다.-327쪽-

소설은하나의미학적구축물이기이전에동시대인간삶의모순을발견하고문제를제기하는사회적형식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오랜세월동안소설은미학적인견지에서만집중적으로논의의대상이되어왔던것이사실이다.이책에서검토한작품들,그리고그에대한해석이보여주듯문학법리학은소설에대한그런편향된시각을교정하기위한방법론이기도하다.동시대의법질서에대한작가들의문제제기가공감의폭을넓히게되면,소설은소설대로시민사회의성숙을견인할수있는문화적장르로서그역할을재정립하게될것이고,다양한개인들의생애-서사는그것대로인간적곤경을표현하는특별한양식으로서새로운의미를부여받게될것이다.그리고그에따라문학법리학또한서론에서말한것처럼,우리시대의윤리비평적방법의하나로서그위상이보다분명해질것이다.-3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