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진한의 정치와 사회

마한·진한의 정치와 사회

$52.33
Description
이현혜 한림대학교 명예교수가 그동안 발표한 마한 백제국伯濟國과 진한 사로국斯盧國에 대한 글들을 보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1984년 출간된 『삼한사회형성과정연구』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진·변한의 목관묘, 목곽묘 자료가 집중적으로 조사되고, 과거 영남 지방에서만 주로 출토되던 금공제 관모冠帽나 착장 유물들이 서남부 지방 각지에서도 속속 발굴되었다. 또한 10여 년 전부터 마한의 무덤 자료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2000년대 이후 삼한에 대한 연구는 문헌연구자들보다 고고학자들의 것이 더 많다. 문헌기록상으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각 단계별, 지역별 변화상을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백제 국가와 신라 국가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도 비슷한 추세이다. 그만큼 이 시기의 연구에서 고고학자료의 중요성이 높아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발굴된 고고학자료들과 고고학자들의 활발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삼한, 특히 백제와 신라로 성장하는 마한과 진한에 대한 기왕의 연구들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삼한 소국의 구체적인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삼한에서 백제·신라 국가로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저자

이현혜

李賢惠
1949년대구출생.영남대학교에서학사·석사를마치고이화여자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한림대학교사학과에서정년을마치고현재한림대학교명예교수이다.문화재청문화재위원을거쳐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을역임하였다.주요연구분야는삼한의형성과정치·사회적발달과정,고대사회의농업기술과교역체계등한국고대의정치사,경제사이다.『삼한사회형성과정연구』,『한국고대의생산과교역』,『백제의왕권은어떻게강화되었나』(공저),『현대한국사학과사관』(공저),『한국사시대구분론』(공저),『한국고대의수전농업과수리시설』(공저),『강원도사』(공저)등의저서와다수의논문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Ⅰ부한반도초기철기시대의사회와문화
1장초기철기시대정치체수장의성격
1.초기철기시대의정치체
2.초기철기시대정치체에대한용어
3.초기철기시대‘읍락집단’수장의성격
4.맺는말
참고문헌

2장충청·전라지역초기철기시대의청동기생산활동
1.한반도의세형동검문화
2.충청·전라지역세형동검문화의전개과정
3.세형동검관련청동기의원료산지
4.위만조선우거왕의대외교역로장악
5.맺는말
참고문헌

Ⅱ부마한에서백제로의발전
1장마한사회의형성과발달
1.한韓의등장
2.마한소국의형성
3.마한소국의성장과소국연맹체의형성
4.맺는말
참고문헌

2장3세기마한과백제국
1.마한과백제국의관계
2.초기백제국의중심지와목지국의세력범위
3.백제국의하남이주시기와배경
4.백제국의성장과목지국소국연맹체의쇠퇴
5.맺는말
참고문헌

3장『삼국사기』백제본기에나타난마한에대한인식
1.백제본기온조왕대의마한기록
2.백제국의물질문화
3.3세기중엽마한지역소국연맹체의변화
4.고이왕대의정치·사회적통합수준
5.맺는말
참고문헌

4장백제고이왕대연맹왕국(부체제)설검토
1.한국고대의국가형성과발전과정
2.소국연맹체와연맹왕국(부체제)의개념
3.고이왕대는‘연맹왕국’단계인가?
4.고고학계의백제국가성립에대한연구
5.‘연맹왕국’단계의통치형태와물질자료
6.맺는말
참고문헌

5장백제국가형성과정을둘러싼중요쟁점
1.문제제기
2.고이왕대는부체제단계였나?
3.근초고왕대는중앙집권적귀족국가단계였나?
4.맺는말
참고문헌

6장4~5세기영산강유역토착세력의성격
1.영산강유역의옹관고분
2.영산강유역토착세력에대한연구동향(1980~1990년대)
3.4세기후반옹관고분축조집단의정치·사회적성격
4.5세기영산강유역정치체의실상
5.영산강유역토착세력과백제의관계
6.맺는말
추기追記
참고문헌

Ⅲ부진한에서신라로의발전
1장고고학자료로본사로국6촌
1.사로국의구성
2.사로국6촌에대한이해의방향
3.대규모집단묘역墓域의등장
4.경주일원의목관묘·목곽묘유적과6촌
5.맺는말
참고문헌

2장진한사로국의성장
1.사로국의내부구성
2.고고학상으로나타난사로국의변화
3.이사금시기사로국의성장
4.진한소국연맹체와사로국
5.맺는말
참고문헌

부록
부록1원삼국시대론검토
1.원삼국시대란?
2.원삼국시대개념정리
3.문헌사에서본1~3세기
4.원삼국시대의문화적성격
5.맺는말
추기追記
참고문헌

부록2옥저의기원과문화성격
1.문제제기
2.연구현황과문제점
3.옥저의기원
4.‘옥저’문화와단결-크로우노프카문화
5.옥저의공간적확대
6.북옥저의지리적범위
7.맺는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장별원출처

출판사 서평

마한백제국과백제,진한사로국과신라는죽순과대나무의관계로비유된다.죽순이자라서대나무가된것은분명하지만죽순과대나무는엄연히다른존재이다.그분기점을어디로잡느냐하는것도중요한문제이다.하지만보다근본적인의문은마한소국연맹체와진한소국연맹체가백제와신라라는질적으로다른새로운정치조직체로탈바꿈하는내적·외적원인이다.고분,성곽,토기,위세품등의고고학적자료는이러한변화의결과물이다.우리는지금결과물을토대로변화의현상을추적하고시기를추정하는작업을진행하고있다.
지금까지한국고대국가형성과정에대한대부분의연구에서는백제가신라보다무려100년이상앞선것으로설명하고있다.그렇다고해서마한백제국이진한사로국과달리단기간에질적·양적으로급성장을이룬배경이나토대에대한구체적인연구가있는것도아니다.백제나신라모두삼한으로부터성장하였음에도불구하고백제가신라보다성장시기가빠르고문화수준이앞섰다는인식은문헌중심연구가일반적일때형성되어지금까지이어지고있다.그러나아쉽게도문헌사가들이제시한백제국가형성과발전단계에대한기왕의인식을검증하거나의문을제기하는경우는많지않다.오히려일부에서는문헌사가들이설정한백제국가의발전도식을염두에두거나이를의식하면서고고학자료를해석하는경향마저있다.
저자는신라국가역시진한소국들중하나였던사로국이진·변한의다른소국들을병합하여성립하였기에백제의국가형성과정과공통요소를많이가지고있다고말한다.문헌기록상3세기말까지도마한과진한소국들의정치·사회적발달수준은크게다르지않았으며,대중국활동이나문화교류의기회도비슷하였다는것이다.고고학자료를통해확인되는기술이나문화적수준도진한소국들이앞설지언정뒤지는형세는결코아니었다는것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마한백제국은3세기후반고이왕대에,진한사로국은4세기후반내물마립간대에연맹왕국단계에도달하였다는것은합리적으로이해되지않는다고저자는말한다.
저자는이러한문제의식에서출발하여증가된고고학적물질자료와연구성과를토대로삼한의발전과정,즉마한백제국과진한사로국의성장과정을다루고있다.특히백제나신라의국가형성과정을연구할때백제와신라에서로다른잣대가적용되고있는것은아닌지살폈다.이는한국고대국가형성에관한기왕의발전도식을보완하고완성도를조금이라도높이기위함이다.고고학자료가크게늘어난현시점에서문헌자료를토대로한백제와신라국가형성에대한발전도식의검증은나름대로의미가있을것이다.앞으로이러한논의가적극적으로진전되어체제변화의속도와메커니즘을밝혀한국고대국가형성사의핵심과제들을하나씩해결해나갈수있기를기대한다.

[이책의구성]
I부에서는삼한소국형성의토대가되었던초기철기시대읍락집단을다루었다.1장은이들이삼한소국의읍락과어떻게다른지를설명하는데주력하였다.읍락집단수장의권력기반이종교적인권위에바탕한것임을논증하기위해다양한고고학자료와민족지자료를활용하였다.2장은초기철기시대충청·전라지역에서크게번성하던읍락집단과청동기들이기원전2세기말부터급격히쇠퇴하는이유에대해살펴보고있다.저자는청동기원료산지에주목하였고위만조선우거왕대에일어난중국과서남해안을잇는교역로경색이쇠퇴의중요원인이라는결론에도달하였다.이는삼한소국형성의여명기내지는삼한소국으로넘어가는분기점을찾는작업이기도하다.
Ⅱ부에서는마한사회의형성과마한백제국이성장하여백제국가에이르는과정을다루었다.1장에서는마한의기원과정치적성장과정을다루었다.2장과3장에서는백제국의초기중심지와하남이주시기,그리고『삼국사기』에나오는마한과백제국의상호관계에대한인식을다루었다.그러나기원전1세기~기원후2세기에해당하는고고학자료의부족과공백으로백제국형성의주도세력이나초기백제국의중심지에대해서는아직도많은부분이의문으로남아있다.그뿐만아니라서울·경기지역의3세기이후의주거지와무덤자료들조차도문헌기록과일정한괴리가있다.하지만조금씩축적되고있는중부지방의고고학적성과를통해3세기백제국의문화적토대와정치적위상을조금이나마추론하고있다.4장에서는3세기고이왕대백제국의정치·사회적통합수준에대한기존의견해를재검토하였다.저자는고이왕대(234~286)는연맹왕국(부체제)을확립한것이아니라마한지역에서가장우세한소국연맹체의맹주국지위를확립한단계였다고말한다.고이왕대는신라의내물마립간이아니라진한사로국의미추왕(262~284)과비슷한발전단계로이해하는것이역사의실상에가깝다는것이다.진晉에보낸견사기록과서남부지방을능가하는경상도지역의목곽묘와부장품자료들이이를뒷받침한다.5장에서는고고학자료들을근거로백제근초고왕대는신라내물마립간대(356~402)와비슷한연맹왕국단계였음을서술하고있다.근초고왕과내물마립간의중국견사및두지역에서동일하게나타나는4세기대의고고학적변화들은당시백제와신라의정치·사회적발전수준에큰차이가없음을보여주고있다는것이다.6장은근초고왕남정(369)이후의영산강유역옹관묘사회와백제중앙정부와의관계에대한내용이다.이문제에대해서는그동안많은연구업적들이축적되었으나아직까지도연구자들사이에견해차가크다.영산강유역의정치체들은4세기이후북방으로부터의물리적위협에직면하여통합과체제개혁이불가피했으나소국통합과새로운정치체제확립에실패한것으로보이며,결국백제의통제권안에들어가서타협과견제를통해생존전략을모색해나간것으로저자는추정하고있다.
Ⅲ부에서는진한사로국의구성과신라국가로의성장토대를살피고있다.1장에서는신라건국신화에나오는6촌이라는정치체가후대에부회된허구적인존재가아니라경주일대에서조사된목관묘·목곽묘자료와출토유물들을근거로역사적실체임을논증하였다.6촌은사로국에만국한되는것이아니라진한지역소국읍락의공간적분포상태나성장과정을파악하는디딤돌이라고볼수있다.2장에서는석씨昔氏이사금시대를중심으로사로국이진한소국연맹체의가장우세한맹주국으로성장하는배경을철생산,농업생산력발달,교역로확보등을통해설명하였다.
부록의‘원삼국시대론’과‘옥저’관련논고는본문과는다른맥락이지만두편모두삼한과시간대를공유하는주제로서함께살펴보는것도연구사적으로의미가있지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