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사상 (‘다시 붓질’·겸애의 순간들_섬진팔경 | 양장본 Hardcover)

강의 사상 (‘다시 붓질’·겸애의 순간들_섬진팔경 | 양장본 Hardcover)

$50.00
Description
작가는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처음으로, 섬진강 전체를 부감하며 잡아낸 8장면의 사계를 총 32장의 대형 화폭으로 그려냈다. 이 그림들과 함께 강의 덕성과 품성을 드러낸 작가의 사유어린 창작 과정을 잔잔한 글에 담아 완성한 책이다. 이름하여 ‘섬진팔경’이다.

유장하게 흐르는 섬진강처럼 작가의 그림은 크고 웅장하다. 21m 길이의 〈새벽 강〉과 24m 길이의 〈언 강〉은 수묵의 절정미를 보여 준다. 골짜기 골짜기를 굽이굽이 낮게 흐르며 뭇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깃들게 하면서 ‘스스로 그러하게’풍광과 자연을 만드는 강물의 행행지도(行行之道)를 겸애(兼愛) 정신이라 사유하며 그 스스로 강물이 되어 간 과정을 담담히 담아냈다.
저자

송만규

한들송만규(宋滿圭)

ㆍ1955년전북에서태어나원광대학교에서한국화를전공했다.
ㆍ사람에대한호기심과삶의가치에대한관심은대학을졸업한후에시민사회단체활동으로이어졌다.
ㆍ1993년에〈이바닥에입술을대고〉라는주제로첫번째개인전을가졌고,서민들의일상적인삶을세밀하고따뜻한시선으로그려냈다.이를계기로붓을잡고창작에집중하게되었다.
ㆍ2002년에는섬진강이내려다보이는구미마을에작업실을마련하고장장21m,24m등에이르는긴그림〈새벽강〉,〈언강〉등을발표하였으며섬진강물길을수없이걸으며자연의아름다움과물이건네는메시지를한지와수묵으로담아냈다.
ㆍ20여차례의국내외개인전과다수의단체전에참여했다.
ㆍ물과강,인간과의호흡이라는화두로여러강물을따라사색하며또다른강물에붓을적시고있다.
ㆍ현재는‘한국묵자연구회’를맡으면서학당을운영하고있다.
ㆍ저서로는⟪섬진강,들꽃에게말을걸다⟫를간행하였다.

목차

《강의사상》을펼치면서:낮은곳에서자유를찾는강물

蟾津1景_붕어섬
신선이살것같은비현실적인아름다움

1붉은땅의고랑에돋은새기운
2‘외앗날’의지느러미하나라도소실되지않기를ㆍㆍㆍ

蟾津2景_구담
구담(龜潭)구담(九潭),그냥흘려보내기아깝다

1섬진강에붓을담그다
2지난삶을돌아본다

蟾津3景_장구목
섬진강중에서도가장빼어난곳

1붓을다시움켜쥐다
2화풍도달라지는구나

蟾津4景_사성암
지리산과섬진강을두루두루조망할수있는결정적인곳

1새처럼날아올라세상을부감(俯瞰)하다
2맑은품성은강을,강직한성정은산을닮은사람들

蟾津5景_왕시루봉
섬진강을가장높은위치에서멀고길게볼수있다

1밤낮구분없이몇번이고오르내린이유
2오늘의선비정신은무어냐

蟾津6景_평사리
들녘이다!섬진강육백리물길중가장너른들

1목마른넓은들이물먹는소리
2너른들판을온전히보고싶어발걸음이바쁘다

蟾津7景_송림공원
천연기념물제445호‘하동송림(河東松林)’

1수목(樹木)의군자,소나무
2나의‘세한삼우(歲寒三友)’

蟾津8景_무동산
가장가까이에서넓고긴섬진강을보여주는옹골찬매력

1새세상이펼쳐지는,강가의아침
2강,물의품성을받아,오늘도붓을담근다!

추천평_
송만규의섬진강팔경과겸애(兼愛)정신_윤범모
섬진강,경관의경계를넘어서_조은정

출판사 서평

출간의의)

①섬진강8장면을사계절총32개의대형화폭으로그려내다
역사의강,호남의젖줄인섬진강전체를그려낸최초의대서사화라할만하다

섬진강600리길을“언젠가,온몸이아리도록매서운꽃샘추위를안고섬진강강변을종일토록헤맸습니다.나의삶,나의존재라는새삼스러운화두를잡고물길따라걸어다녔습니다.”
작가에게는추운날더운날,궂은날도없었습니다.새벽의강풍경을보려고작은불빛에의지하여산을오르내리기를수없이했습니다.“강언저리에잠시머무르려고했던것이어느덧25년동안강물에붓을적시게되었습니다.”

그렇게오르내리며깨닫습니다.“작고가느다란도랑의물은구담,장구목을지나며이도랑,저계곡에서모여드는물줄기들과함께어우러져더힘차게흐릅니다.강물은이곳저곳,이일저일에구시렁거리지않고묵묵히기웃거립니다.메마른곳,목마른사람은적셔주고,있어야할곳이라면잠시머물다가기꺼이섬세하게배려하며낮은곳으로만흐른다는당연한사실을깨닫습니다.”

섬진강을부감하기위해오르내려야했던지리산,작가는또다른역사의식과감흥을불러내며섬진강과하나가되기위해사력을다했다.
“저아래로굽이굽이길게늘어진강줄기를보러오릅니다.구름이나안개가산아래를가리지않은시간에도착하려고서두릅니다.해가뜨기시작하면고요하던대기가요동친다는것도알게되었습니다.지리산남부능선을오르면평사리들녘이광활하게펼쳐집니다.광양무동산에도수없이올라봅니다.”

“계절마다산기슭에서산꼭대기로오르내리며가슴에던져주는메시지가유난히남아있는여덟곳에집중하였습니다.섬진팔경의사계절이그림이된것입니다.이렇게한매듭을짓고싶었습니다.”


②송만규화백,이제그를‘강의사상가’라부르자

‘강의사상’이라니!
작은물한방울을발견하기란작가가아니면힘든일일것이다.무심히흘러가는물줄기속에수많은방울방울이모여있고,다시모여강물이되고바다로흘러들어대해를이루어가는‘물의길’은작가에게지금까지의화폭을바꿀만큼큰깨우침을주었고,잠시머뭇거리던붓이‘다시붓질’을시작하였으니가히개벽이라할것이다.
‘물의길(水之道)’이‘인간의길(人之道)’이어야하고‘세상의길(天地之道)이되어야한다는생각으로나아갔으니그물이란게참으로가상하다.

이책은단순풍경과개인의고통을넘어,현실과시대의과제상황으로돌아온내력이‘강의사상’으로체화된작가의깊고따뜻한시선이머물렀던곳을통해물을따라강을따라유유하게구도의발걸음이되어간과정이다.독자는‘스스로그러한’자연에한몸을묻은작가의젊은날처럼격하지만각은조금부드러워진목소리도듣고생명의물이전하는깊은자각의차랑한소리도들을수있을것이다.

작가는현재한국묵자연구회회장직을맡고있다.묵자사상의핵심인겸애(兼愛)는‘더불어함께살아가기’‘대동사회’를일컫는다.젊은날미술운동을통해우리사회의부조리에온몸으로맞서싸웠던혈투는어느날섬진강의작은물방울을발견하며삶과그림의전환을가져오게되는데작가는이를‘다시붓질’이라표현한다.
조은정미술평론가는작가의이고뇌어린과정을이렇게평했다.
“21m길이의〈새벽강〉과24m길이의〈언강〉은‘단숨에미친듯이’그려냈던것인데‘지난한세월을담아피토하듯매달려그린것’이라고자평한다.이간단한몇마디에우리모두경험한사회였고세월이었지만이른바미술운동을한그가치렀을혹독한세월이어떤것이었는지고개를주억거리게된다.”

작가는섬진강의풍경을잡아내기위해산을오르기전에그에깃들어사는사람과자연의생명에눈길을먼저돌린다.
“정읍댁과할매들이툇마루에서무릎세우고옹기종기얼굴마주하며웃는소리가너나구분없이한줄기로흐르는물소리와어우러져평화롭기만하다.”
“이른봄시린손을불어가며걷다보면논두렁사이로가녀리게,조용히,아주맑게흐르는물소리가들려온다.산능선에쌓였던눈과얼음이녹아내리는물이다.갓돌지난사내아이의오줌누는소리와같다.새생명,희망의소리다!”

작가의사유는노자의상선약수나예수의부활을생각하며강물의덕성과물의근원을깨닫는다.낮게더낮게자신을낮추며강을만나는작가의몸과마음은어느덧강물과하나가되어간다.
“벗이있어좋고,동이술통옆에두고달빛아우르니신명은잔을가볍게비운다.두다리쭉뻗으면발등위를스치며흐르는물살의느낌도부드러운애무처럼흐뭇하고!”
강에서놀고있는작가를상상해보라.이미그는자유자재한상태다.

강물과합일한작가는이제충만한기운으로화폭을마주하게되었다.“강물은나에게다가오고있다.강,물의진정성을지닌품성이있기에오늘도붓을담근다!”
그의‘다시붓질’이시작된것인데앞으로달려가는혈기왕성한젊은청년이그려진다.“여기강가의사람들이흘린서러움과눈물,절망까지모두받아안고바다가보이는광양만으로간다.”

작가가앞으로그려낼역사와사상으로서의강의그림은어떤모습일까궁금하다.
“이제600리섬진강은버려라.그리고바다의시원(始原)이되어야한다.그렇게자기를버린물방울은강이되어바다의시원으로거듭나강들의유토피아,대동세상(大同世上)일바다에서자유와평화를누릴것이다.”

“왕시루봉은섬진강을젖줄삼아말없이자양분을나르고있다.백두대간을적시며더높은곳의영산백두산으로향하리라.”

출판사서평)

“화가로서강물을드러내고싶은욕망이치솟았죠.”

송만규화백은어떻게‘강의화가’‘강의사상가’가되었는가?

작가의눈길은범인과다른가보다.그가처음섬진강을찾았을때본것은작은물한방울이었으니말이다.그리고지리산을끼고도는섬진강가에서식하는사람과뭇생명을생각한다.역사의현장으로서지리산과섬진강을불러내는일또한그로서는당연한일이었다.젊은날미술운동을하며사람사는세상에대한갈망에애태워야했던작가는지친몸과마음의휴식을위해찾았던섬진강이었다.그런그에게제일먼저들어온것이작은물한방울이계단식논두렁사이로흘러조그만물줄기가되고,그물줄기는아래로내려가면서도랑을이루고강물이되고계곡이되는것을보았다.화가의감성은그강물에가닿았다.소리없이,말없이묵묵히흐르는강물처럼작가는묵언의사유를시작한다.

“나는왜여기에서있는가?”
현장을강으로옮겨도되는가?무엇을다시그릴수있는가?작가는무려25년동안을섬진강을맴돌며작업의결과들을만들어간다.아픈역사의기억을틈틈이불러내며사람과세상사에간섭하기도한다.자연과생명의아픔에공감하며바른자리를찾아야한다는갈망에목이타기도한다.욕심없이나누어주고,살리고,베푸는넉넉한강이되기를욕망한다.작가의그림과글을따라가다보면25년동안의구도의길을같이걷는듯한착각을불러일으킨다.그만큼작가의그림과글은절실해서당장섬진강으로달려가걷고강물에발을담그고그곁에깃든사람을만나얘기하고싶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인윤범모는이런작가의심정을대변한다.

“‘현장’을섬진강으로옮기고나서송만규의눈을자극한것은무엇일까.크게는자연이라고대답해야맞겠지만,자연하면의미가너무크다.자연도어떤자연?화가의눈길을오랫동안잡아끈것은바로물,물이었다.그것도강물과같은거대한덩치가아닌왜소한물방울이었다.계단식논에서,혹은조그만도랑에서,몇낱의개체로흐르는물방울,그물방울에화가의감성은흡입하여들어갔다.덩치가작은물방울은오순도순손잡고흐르면서노래를불렀다.소리를내는물방울의무리들.하지만이들도거대한강물의하나로바뀌면묵언수행자가된다.강물은소리없이흐르기때문이다.화가는강가에서작업하면서,특히새벽강가를산책하면서,물방울과강물사이의색깔을온몸으로받아들이게되었다.이는결코예사스러운일이아니었다.

산과산은서로만나계곡을만들고,계곡은물의길을만들어준다.물은메마른곳을적셔주면서낮은곳으로만흘러간다.베풀어주면서낮은데로만흐르는물.그러면서도자신의상(相)을고집하지않는다.바다에모인강물은자신의이름을내세우지않는다.물처럼만살수있다면,세상은평화로울것이다.누가말했는가.상선약수(上善若水).물과같은존재로살수있다면,그곳은바로천국이고극락이지않을까.게다가물은만물의근원이지않은가.

송만규의섬진팔경에서묵자사상의하나인겸애정신을읽어낼수있다면,이는과외의안복이리라.화가는섬진강에서묵자의사상을체득하고자했기때문이다.바로섬진팔경의원천이다.지금섬진강에가고싶다.”

작가는이제600리섬진강을떠나자기를버린작은물방울들이강이되어바다의시원이되기를바란다.그리하여강들의유토피아,대동세상(大同世上)일바다에서자유와평화를누릴것을바란다.백두대간을적시며더높은곳의영산백두산으로향하리라고그자신섬진강이되어섬진강의말을대신한다.그의‘다시붓질’은이미다른강에붓을적시고있다.

독자는이책을통해섬진강의진면목을보게될것이다.아울러강에깃들어사는사람과생명들의살림살이를살피게될것이다.이를통해강의덕성과품성이무엇인지를작가의고심을대신하여지금여기를살아가면서‘물의삶’을자각하고어떻게살아야하는가도돌아보게될것이라믿는다.‘물의삶’이곧사람과생명의삶이되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