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누구나시인이다.그시를내가대신해서쓸뿐이다.”
별을바라보고인간에대한사랑을노래한정호승의시275편!
한시인의서정은어떻게싹터서꽃피고무르익는가.정호승시인의경우에는《내가사랑하는사람》이그대답이될수있을것이다.1979년출간된첫시집《슬픔이기쁨에게》,시대의어둠이만져지는듯한《서울의예수》(1982)《새벽편지》(1987),대중의사랑을받은《사랑하다가죽어버려라》(1997)《외로우니까사람이다》(1998),《눈물이나면기차를타라》(1999),2000년대에출간된《이짧은시간동안》(2004)《포옹》(2007),오늘의정호승을만날수있는《당신을찾아서》(2020)등모두13권의시집에서가려뽑은275편의시가발표순으로실려있어시인이걸어온길을한눈에보게한다.2014년출간된동명의시집의개정증보판으로,130편이상의시가교체되거나새로실렸다.곧등단50년을맞는시인의목소리는여전히맑고,그안에자리한서정성은깊고단단하다.
시인김승희는권말에실린해설에서정호승의시를“자본주의적사창가를처단하는참혹한맑음”이라정의하며“50년동안한결같은시를써왔고한결같이슬픈것에슬퍼하고고결하고맑은것을꿈꾸는시인의곧은자세를한결같이지켜왔다”고썼다.문학평론가이숭원은“정호승은50년동안줄기차게사람에대한연민과사랑으로시를써왔다”며“현실의부정에서사랑의화합으로”라는제목을붙였다.총7부로나뉜이시집을읽으며,정호승시인의한결같음과한결같음속에서이루어진내적성숙을좇는것도또하나의즐거움이될것이다.정호승시인은‘시인의말’에이렇게썼다.“나를떠나버린시들을불러모아몇날며칠어루만져보다가/다시세상밖으로떠나보낸다.(중략)잘가라./고통이인간적인것이라면시도인간적인것이겠지.”
표지에실린〈내가사랑하는사람〉캘리그래피는글씨예술가강병인의작품이다.
<추천사>
정호승의텍스트는자주낯익은것에서출발하되선시처럼‘단번에’낯익은진부함을처단하고‘단숨에’새로운미지로뛰어오르게하는그순간의명멸에서하나의깨달음을준다.세속을정화하기까지한다.그는그렇게낯익은것에서낯선것의상상력을길어올리는,아주오래된시인이자동시에아주새로운시인이다.
_김승희(시인?서강대학교명예교수)
그의지향점은뚜렷하다.‘사랑할수없는것을사랑하고용서할수없는것을용서하는’일에그의에너지가집중된다.이일을제대로수행하기위해서는비속하고가변적인거짓의사랑에서벗어나야한다.용서보다증오를앞세우는각박한현실과거리를두어야한다.이두가지요구사항이그의시에끝없이긴장을일으키고시인의윤리의식을자극했다.
_이숭원(문학평론가?서울여자대학교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