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

앤서

$14.80
Description
“모른다. 나는 모른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는 모른다.
그래도 찾고 싶었다. ‘끝이 와도 슬프지 않을 삶’을.”
《훌훌》, 《지켜야 할 세계》 문경민 작가가 선보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
죽음이 새삼스럽지 않은,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가 된 시대에 각자의 가치와 기준으로 선택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 줄거리
대전쟁 이후, 황폐화한 2086년. 사람들은 생체 병기 아르굴을 피해 방벽 안에 고립됐고, 유이 역시 연합 셸터 ‘앤서’에서 삶을 이어가는 중이다. 막막한 삶 속에서 대통령 파비언이 하이난섬 진출을 선언한 어느 날, 앤서 포털에 〈킨의 일지〉가 업로드된다. 모두에게서 희미해진 과거의 일들이 갈등의 불씨를 지피며 하나씩 던져지고, 앤서는 커다란 혼란에 빠지는데…….
지키기 위해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기 위해 머무르려는 자. 살기 위해 변하려는 자와 살기 위해 외면하는 자. 삶 속의 절망만을 바라보는 자와 그 안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자. 다시금 삶을 향한 태도 중 하나를 정해야만 하는 유이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저자

문경민

저자:문경민
《지켜야할세계》로제13회혼불문학상,《훌훌》로제12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과제14회권정생문학상,〈곰씨의동굴〉로제17회중앙신인문학상,《우투리하나린》으로제2회다시새롭게쓰는방정환문학공모전대상을받았다.그밖의작품으로장편소설《화이트타운》,청소년소설《나는복어》,어린이소설《딸기우유공약》,《우리들이개를지키려는이유》,《용서할수있을까》,《나는언제나말하고있었어》,《열세살우리는》,'우투리하나린'시리즈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8/1부앤서(ANS)·27/2부킨의일지·107/3부유이의선택·175
작가의말·304

출판사 서평

“모른다.나는모른다.앞으로어떤일이벌어질지나는모른다.
그래도찾고싶었다.‘끝이와도슬프지않을삶’을.”
《훌훌》,《지켜야할세계》문경민작가가선보이는포스트아포칼립스세계
죽음이새삼스럽지않은,살아남는것만이유일한목표가된시대에각자의가치와기준으로선택하고나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혼불문학상수상문경민작가신간
-한없이절망적이고더없이현실적인포스트아포칼립스세계에서그려내는삶의형상들
-희미한생을붙들고살아가기만도버거운,살아남은사람들의이야기
바다위로떠오른햇빛에눈이시린새벽녘의모습.어제도,그제도똑같았을고요하고일상적인광경에이질적인것이섞여있다.세워진지오래인듯다부서져빛이바랜방벽,그리고부서진벽사이로보이는풍경을꼿꼿이마주하고선어떤인물이다.적막마저풍경의일부가되어버린듯한이곳은대체어디인가.또보이지않는무언가를찾으려는것같기도,오지않는무언가를기다리는것같기도한이인물은대체누구일까.
독자와장르를넘나들며누군가의‘삶’을꾸준히들여다봐온문경민작가의새소설이김영사에서출간되었다.그동안우리가직시해야할현시대의화두를주요소재로삼았던저자는이번신간《앤서》에서전에없이커다란시공간의변화를시도하며황폐해진미래의이야기를담아냈다.‘나로부터도,다른사람의삶으로부터도시작된것이아닌서사그자체가중심인이야기’라는저자의말처럼이번작품은상상을자극하고읽는재미를느끼게하는동시에,‘나는,그리고우리의삶은어떤이유로계속되어야만하는가’라는가장근본적이고원론적인대답을갈구하게만든다.아무리고민해도알수없고영영찾아헤매기만할것같은‘삶의이유’를표지속인물은과연발견했을까?

“정식명칭은‘동아시아국가연합셸터’,별칭은‘앤서’”
지키려는자와빼앗으려는자가극렬하게부딪는세계에서시작되는서사
대전쟁이후,황폐화한2086년의근미래.사람들은인간을압도하는생체병기아르굴을피해높은방벽안셸터에모여고립된삶을이어가고있다.모든것이부족하고희박한때이기에갈등과격차는분명하지만거짓과진실의경계는모호하다.
유이는동아시아국가연합셸터'앤서'에서쿠니로18년을살았다.생을유지하는데에딱히미련은없지만좋은사람들을몇몇만나그럭저럭살아왔고,자연스레기여포인트를쌓아앤서의정식시민으로도올라섰다.하지만혼자인밤이면여전히과거에시달린다.18년전,공습을받아하루아침에무너진고향과살해당한아버지,이모든일을일으켰으면서갑작스럽게붕괴한마낙셸터,그후헤어져생사조차알수없게된연인킨까지.우울감은밀려오는파도처럼,불어오는바람처럼시도때도없이찾아와이미미약해진생의의지마저조금씩갉아먹는다.
그날의진실이응어리진채표류하던어느날,구조요청을받고출동했던유이는주하중사와재회한다.주하중사는과거발안셸터의사령관이었던아버지의부하였고,킨과라리를돌보는보호자였다.유이는과거의유일한실마리인주하중사를살리기위해온갖위험을감수하고,그사이앤서의대통령파비언의하이난섬으로이주계획이발표된다.그로부터일주일뒤,앤서포털에글이업로드되기시작한다.18년전발안셸터가무너지기직전에있었던일들이‘킨의일지’라는제목을달고서.

선택을마주하고답을내리는일이가능할까,
그답(ANSWER)의옳고그름은누가판단할수있을까.
하이난섬에서보내온킨의일지는잔잔하고지루했던앤서에파문을일으킨다.어디까지가진실이고거짓인지의견이분분한가운데,킨과그시절을함께했던유이조차자신의기억을확신하지못한다.스스로를보호하기위한자기방어인지아니면너무오래전의일이어서인지,그때의기억이이미희미해질대로희미해진상태였기때문이다.하지만단하나,확실한것은있었다.이제와서킨이자신을드러낸데에는‘분명이유가있다’라는것.
애초부터없었다는듯자신의존재를지워버린것은둘째치고,함께보살피던어린라리의죽음을내세워이야기를극적으로포장한이유가대체무엇일까?또,아직사그라지지않은아르굴의포악함을사람들에게내보이는의도는대체무엇일까?잊고싶었지만억지로떠오른과거에답을알수없는질문까지유이를괴롭히는와중에유이는주하중사에게서답을얻는다.‘킨에게는지켜야할것이있다’.
이로써명확해졌다.킨의등장과킨이올린일지및영상은파비언대통령의하이난섬진출계획과관련이있었다.하이난섬에대체무엇이있는걸까.앤서가하이난섬으로이주하면킨이지키려던것은어떻게되는걸까.반대로킨이끝끝내파비언을저지한다면유이가아끼는사람들과앤서의미래는어떻게되는걸까.지키기위해빼앗는자,지키기위해빼앗기지않으려는자,살기위해변하려는자,살기위해변하지않으려는자,삶속의절망만을바라보는자,그럼에도그안에서희망을발견하는자…….또다시삶을대하는수많은태도중하나를정해야하게된유이는과연어떤선택을내릴까?

“유이야,살아.사는것처럼살아.행복하게살아.사랑하면서살아.”
끝이와도슬프지않은삶,삶의이유를찾아헤매는당신에게전하는메시지
‘나는왜살아가는가?’열자도되지않는이문장만큼사람을괴롭히는질문이있을까.‘생존’은삶을영위하는사람이가지는가장기본의욕구이다.그어떤욕구도생존보다우선하지않으며그무엇도생존을위협받는상황에서는의미를주지못한다.《앤서》속인물들의삶이유독야성적으로느껴지는이유도바로이때문일것이다.사람은물론함께살아가던생명체가모조리끝장나버린폐허,내일은커녕오늘의목숨도보장할수없는절망적인상황,간혹발견하는실낱같은희망을동아줄마냥붙들어야하는지난한삶.그안에서유이와킨,파비언이하는고민은모두타당하다.
그러나고민끝에내린모든선택까지정당할수는없는법.어지러운세상에도나름의규칙과지켜야할선이있다.물론그기준은여러이유에서기울어지나다른쪽으로옮겨가기십상이라킨과파비언이라는두대척점사이에선유이는마지막까지답을내리지못하고망설인다.

‘모른다.나는모른다.앞으로어떠한일이벌어질지나는모른다.’
유이는속으로되뇌며가야할곳을바라보았다.하이난섬에무엇이기다리고있을지알수없으나그곳에서유이가맞이할모든것이삶의이유가되리라는확신이들었다._본문302쪽

결국유이는먼미래를그리지않는결정을내린다.그렇게할수없는세상이라면더더욱현실에집중하기로한다.모두가그렇듯유이도나름의답을구하려했지만100명이가진100가지삶에동등하게적용할수있는진리가있을리없다.‘우리의삶은살아내려는수많은의지의충동적인힘으로꾸려진다’,그렇기때문에‘인간은오로지현재를살아야한다’라고말했던니체처럼,‘삶의의미는사람과시기,시간에따라다르기때문에주어진상황속에서한개인이갖고있는고유함이중요하다’라고말했던프랭클박사처럼자신만의삶에초점을맞추기로한다.
‘이유와목적을찾지말고살자.그냥살자.미래가어떻게될지모르겠지만흘러가는대로살다보면어딘가에닿을것이고,길이막혔다면그때다시고민을해보자’.몰아치는인물들의생각에함께휩쓸리며책장을넘겨보자.극한의상황에서더욱현현해지는생의의지를들여다보자.그러면“‘나는어떻게살아가야할까’.붙잡고살아가는것만으로도충분한이질문은우리의시선을현재에맞춘다”라는작가의말처럼‘보편적’인삶을잠시내려놓고‘자신’만의삶을고민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