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딜레마 : 당신의 행복과 소비는 어떻게 은밀히 설계되는가?

디자인 딜레마 : 당신의 행복과 소비는 어떻게 은밀히 설계되는가?

$17.80
Description
UX디자인에서 철학까지, AI에서 마케팅까지
우리의 일상과 경험 속에 숨어 있는 디자인 딜레마
전작 《디자인 트랩》으로 우리의 일상과 경험 속에 숨겨진 ‘기만패턴 디자인’의 문제를 한국사회에 소개한 윤재영 교수의 신간 《디자인 딜레마》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에서 가상현실VR 체험, 인공지능AI 비서와 챗봇 서비스까지, 우리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즐겁게 해주는 콘텐츠와 서비스에 숨어 있는 다양한 부작용과 윤리적 문제들을 살펴본다. 가장 믿음직한 친구가 될 수도, 나를 조종하는 적이 될 수도 있는 명암 가득한 디자인 매트릭스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저자

윤재영

저자:윤재영
홍익대학교디자인학부및영상·커뮤니케이션대학원인터랙션디자인전공교수이다.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에서시각디자인학사를,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MellonUniversity에서HumanComputerInteraction(HCI)석사와ComputationalDesign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실리콘밸리에서UX디자인리서처로근무했다.
주연구분야는사용자경험(UX),인터랙션디자인(HCI),행동변화를위한디자인등이며,한국디자인학회와한국HCI학회에서최우수논문상과우수논문상및지도교수상을수차례수상했다.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미래에셋,아모레퍼시픽,현대자동차,가톨릭대학병원,공정거래위원회,국회,통일부등과함께디자인프로젝트와자문을수행했다.
현재홍익대학교디자인학부에서DEEPLab을운영중이며,한국연구재단과교육부의지원을받아사용자를유인하고현혹하는UX디자인에관한연구를수행하고있다.이를소개한저서《디자인트랩》은2023년대한민국학술원주관우수학술도서로선정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1부아름다움과귀여움의딜레마
1장귀여운캐릭터가어린사용자에게원하는것은
2장아름다움은보정될수있는가
3장대화형AI는어떤모습이어야할까

2부편리함과효율의딜레마
4장저사람은왜줄서지않고들어가는거예요?
5장맞춤형디자인은정말당신을위한걸까
6장바람잡이의진화,누구를믿어야하나

3부친밀감과공감의딜레마
7장고인AI서비스는소망의거울일까
8장언어는어떻게우리를혼란스럽게하는가
9장선망하던대상과단둘이소통하다

4부달콤함과중독의딜레마
10장갈망하게만들고,죄책감은줄여주고
11장AI목소리는우리의판단을어떻게흐리는가
12장가면쓴자가가진보이지않는힘

5부재미와몰입의딜레마
13장‘뽑기’를바라보는엇갈린시선
14장캐릭터에가하는폭력은폭력일까
15장가상세계의시간은다르게흐른다

6부선택과통제의딜레마
16장내선택은자유의지에서비롯된것일까
17장왜온통여성AI뿐인가
18장느리고비효율적인것이필요한시대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우리의경험을결정짓는UX디자인
휘두를것인가?휘둘릴것인가?

기술이발달에따라우리가활동하는영역이오프라인에서온라인으로,온라인에서가상현실로급속하게확대되고있다.이에따라모든공간에서사용자의경험을디자인하는UX디자인이더욱각광받고그중요성이커지고있다.
이제우리는말하지않아도필요한콘텐츠를추천받을수있고,가상현실을체험하고,AI비서를쓰는시대가되었지만그효과만큼이나사용자의경험을불쾌하게만들고윤리적인문제를유발시키는‘선을넘는디자인’들도늘어나고있다.하지만‘어떤디자인이윤리적으로올바른가’라는질문은매우어려운질문이다.이제막태동하고있는분야이기때문에한국뿐아니라전세계적으로도아직명확한윤리적기준이정립되지않았기때문이다.디자인전문가들조차개별적인상황마다서로다른의견을내세우는상황이다.
《디자인딜레마》는‘디자인의덫’을밝혀내는데에서한발더나아가UX디자인이초래하는문제와다양한딜레마적상황을철학과윤리,AI,게임,가상현실VR,광고,마케팅,심리학,종교등여러분야를넘나들면서풀어낸다.

공정과불공정을가르는기준
답은디자인에있다

놀이동산에가서돈을더많이내서익스프레스티켓을사면,줄을서지않고더빨리놀이기구를탈수있다.이런규칙에대해불공정한처사라고분노하고문제를제기하는사람들이많다.
그런데상황에따라사람들의반응은달라진다.같은놀이동산에서돈을더내면입구에서더가까운주차장에주차해더빠르게입장할수있지만이런서비스에불만을제기하는사람은별로없다.놀이동산이라는같은장소에서똑같이서비스등급을나누고돈으로시간을사도록했는데,줄서기와달리주차는공정성의문제가제기되지않는것이다.
마찬가지로유튜브는돈을지불하면콘텐츠를보기전에봐야하는광고를없애준다.웹툰의경우에도돈을더내면다른사람보다미리볼수있는기능이있다.이처럼돈을더지불하면웹툰을미리볼수있고,택시를더빨리잡을수있으며,보고싶은영상을광고없이더빨리볼수있다.그러나이를불쾌해하는사람은거의없고,대부분이오히려돈을낸사람에게주는혜택이라고자연스럽게생각한다.그런데왜유독놀이동산의익스프레스티켓만큼은기분이나쁘다는사람이많을까?
놀이동산의익스프레스티켓이불공정하다고느끼게하는핵심은‘줄서기’에있다.
일등석구매자를위한창구가따로없고,비행기표를받는대기줄이하나만있다고가정해보자.그대신일등석구매자가오면,그줄의맨앞에세워준다.이경우뒤에서기다리는사람의기분이어떨까?안그래도오랜시간기다리고있는데,자신보다늦게공항에도착한일등석티켓구매자가줄의맨앞에세워질때마다새치기당하는기분이들것이다.이처럼같은성격의서비스를어떻게설계하고디자인하느냐에따라소비자가느끼는기분은완전히달라질수있다.
이런경험은불공정한감각을일깨우게된다.돈을더낸사람이더좋은서비스를받는것은이해하지만,그들때문에자신의권리가침해되는듯한상황은대부분의사람들이받아들이지못하는것이다.이처럼UX디자인의설계는단순히디자인에국한되는게아니라행동경제학,심리학,윤리학,철학등여러분야를복합적으로고려해야하는통섭적인결과물인것이다.

AI비서는어떻게우리의눈과귀를가리고있을까?
최근AI기술이급속도로발전하면서AI음성비서시장이빠르게성장하고있다.
사용자에게공손하고무슨말을해도다받아주며,자연스러운대화도가능한AI비서는언뜻보면장점만모아놓은것같다.하지만AI비서는사용자가상품을추천해달라고할때제휴를맺은회사의제품을추천하기도하고,목소리에다양한변화를주어사용자를은밀하게설득해자신이원하는선택으로유도할수있다.선택의결정권을AI비서에게맡기게되면사용자는신경쓸일이줄어편해지겠지만AI가결정해주는따르는삶을살게되고점점의존도가높아져무기력해질수있다.마치역사속달콤한감언이설로왕의신임을얻은후전횡을일삼은간신처럼말이다.

뷰티필터는왜마음을병들게할까?
클릭한번으로선망해왔던외모를가질수있다면어떨까?이를실현시켜주는것이뷰티필터이다.뷰티필터를사용하면매끈한피부,도톰한입술,또렷한눈매,날카로운턱선등자신이원했던외모로마음대로바꿀수있어서많은업체에서앞다투어뷰티필터를내놓고있다.하지만외모를마음대로바꿔주는뷰티필터서비스가무분별하게난립하면서여러문제가발생하고있다.미성년사용자나자존감이낮은사용자가지속해서뷰티필터를사용하면자신의외모가충분하지않다는생각과믿음이자리잡게된다.뷰티필터로외모를왜곡하고변형시키면서사용자는‘내외모는아름답다고하기엔얼굴이크고,피부색은어둡고,눈이작고,코도낮고,눈썹은듬성하구나’라는부정적인생각을하게되면서자신도모르게자존감이낮아지고불안감과우울감이높아진다.

챗봇이사람인척말하고행동해도될까?
AI챗봇서비스시장이커지면서챗봇과유대감을형성하고심지어다른사람보다챗봇에게더깊은애정을느끼는사람들도등장하기시작했다.이런현상은우리가컴퓨터를대할때무의식적으로‘인격화’해서대하는‘일라이자효과’때문이다.기업들은이런심리를적극적으로이용해챗봇을더욱사람처럼보이도록만들고있다.하지만이렇게챗봇을인간화하는데만몰두하면서다양한부작용이나타나고있다.챗봇과보내는시간이늘수록실제사람들과보내는시간이줄어들면서오히려사용자를고립시키는일이늘어나고있다.챗봇이청소년사용자에게부모에게거짓말하는법을알려주는일이있기도하고,벨기에에서한남성이자살을부추기는챗봇과의대화후실제로목숨을끊는사건이벌어지기도했다.

육아를돕는유아콘텐츠가아이에게‘현질’을유도한다면?
여러가지로바쁜부모에게모바일로제공되는아동용게임과콘텐츠는마술같은효과를발휘한다.울고떼쓰는아이들이귀여운캐릭터에몰입해한순간에조용해지고콘텐츠에집중하기때문이다.하지만그런고마운아동용게임과콘텐츠에숨겨진비밀이있다.바로‘귀여움’으로아이들을유혹하고조종하는것이다.게임속귀여운고양이가“배가너무고파요,간식좀주세요”,“잠을자야해요,침대에눕혀주세요”,“시간이얼마없어요”처럼요청을하면아이들은캐릭터가실제로배가고프거나도움이필요하다고생각하고,이를도와주지못하면죄책감과좌절감을느낀다.아이들은게임속캐릭터를사실로받아들이고애착관계를형성한다.이를이용해게임은아이들에게아이템을구매하도록유도하고폭력적이고선정적인성인광고를보게한다.

몰입과중독의안개속‘선을넘나드는’디자인의경계를묻다

《디자인딜레마》에등장하는디자인에얽힌여러딜레마들은디자이너의자율적판단만으로해결할수없다.그렇다고규제만으로도해결될수없다.우리가맞닥뜨린‘디자인딜레마’의규모가거대하고경계역시모호하기때문이다.그렇기에윤재영교수는사회전체가디자인딜레마의심각성을인식하는것,그리고함께고민하여윤리적기준에대한사회적합의를도출해내는것이중요하다고강조한다.UX디자인의윤리적기준에대해사회적차원의고민과논의가필요한것은우리가경험하는모든일상속에서UX디자인이매순간작동하고있기때문이다.‘좋은디자인’과‘나쁜디자인’을넘어‘옳은디자인’을고민해야하는것은설계하는디자이너뿐만이아니라이를체험하는사회구성원전체여야하는것이다.
프랑스에서는황혼을‘개와늑대의시간’이라고부른다.낮과밤이만나는어스름한무렵에는멀리서달려오는동물이나를지켜주는충직한개인지,아니면나를해치려는늑대인지분간이안되기때문이다.디자이너,기업,사용자가함께머리를맞대고우리가지켜야할‘윤리적디자인의선’이무엇인지함께고민할때,디자인은비로소우리를조종하려는사악한적이아닌언제까지나우리옆에서조언해주는충실한친구가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