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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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스스로를 작은 섬에 유폐한 남자가 있다. 일흔 살 새뮤얼은 등대지기이자 섬의 유일한 주민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외롭지 않으냐고 묻지만, 새뮤얼은 고립된 삶에 만족하며 살아왔다. 난민임이 분명한 한 남자가 표류해 오기 전까지는. 2021 부커상 후보작인 소설 《섬》은 이 가상의 섬에서 일어나는 나흘 동안의 사건을 그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가 캐런 제닝스는 새뮤얼의 고된 삶을 통해 식민지 시대 이후 아프리카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들여다보며 아름답고 절제된 언어로 묻는다. 폭력은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을 낳는가. 자유는 어떻게 억압되는가. 연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방인은 얼마나 쉽게 배척되는가…. 어디에도 없는 섬에 사는 노인과 낯선 타인의 이야기가 어디에나 있는 우리의 이야기로 변화하는 순간, 작가가 획득한 리얼리티는 오늘의 안온함을 날카롭게 겨냥한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1 부커상 노미네이트 ★ 〈뉴욕타임스〉 에디터스 초이스

저자

캐런제닝스

저자:캐런제닝스
1982년남아프리카공화국케이프타운에서태어났다.케이프타운대학교에서영문학및문예창작석사학위를,콰줄루나탈대학교에서문예창작박사학위를받았다.요하네스버그대학교에서역사학박사과정을밟았으며,브라질고이아스연방대학교에서과학과문학의역사적관계연구를수행했다.2013년에티살랏아프리카소설상후보에오른첫소설《수벡을찾아서FindingSoutbek》를발표하며작가로데뷔했다.주요작품으로는소설《뒤집힌지구UpturnedEarth》와시집《메아리로살아가는공간SpaceInhabitedbyEchoes》,에세이《아버지와의여행Travelswithmyfather》등이있다.
《섬》은제닝스의세번째장편소설이다.영국에서는일찍이이름을알리고마일스몰런드재단의지원도받았으나정작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작가의이름은거의알려지지않았고,역사의상흔을직접적으로다루었기에선뜻출간하겠다고나서는출판사가없었다.케이프타운의신생출판사‘캐러밴’이계약에나선끝에2021년젊은남아프리카공화국작가에게수여하는셀로뒤커상을수상하며자국에서주목받고싶다는작가의오랜희망도실현되었다.그리고같은해부커상후보에오르면서전세계의주목을받으며화제가되었다.

역자:권경희
한국외국어대학교영어과를졸업했다.옮긴책으로는데버라리비《핫밀크》,마티아스에드바르드손《거의평범한가족》,나탈리골드버그《뼛속까지내려가서써라》,거트루드스타인《앨리스B.토클라스자서전》,마이크둘리《우주를여행하는초보자를위한안내서》등이있다.

목차


첫째날
둘째날
셋째날
넷째날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날카로운역사인식과이방인을향한섬세한사유
국제적주목을받은캐런제닝스의화제작국내첫출간

작가캐런제닝스는남아프리카공화국케이프타운에서태어나케이프타운대학에서영문학과문예창작을,요하네스버그대학원에서는역사학을공부했다.이후브라질로이주하여과학과문학의역사적관계를연구했다.《섬》은식민주의와그상흔을다룬작품들을발표해국제적인주목을받고있는제닝스의세번째장편소설로,브라질에서집필되었다.코로나19감염자가급증하고팬데믹이선언되며도시가봉쇄된브라질에서외국인인제닝스는완전히고립될수밖에없었다.외딴섬에서홀로살아가는새뮤얼만큼이나지독한외로움속에서글을썼다고작가는회상한다.

첫소설《수벡을찾아서》로영국등지에서일찍이이름을알린캐런제닝스는정작모국인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거의알려지지못했다.역사의질곡을적극적으로다룬《섬》역시남아프리카공화국판출간은요원해보였지만,신생출판사‘캐러벤’이이책을내겠다고나섰다.출간이후《섬》이2021년부커상후보작으로오르면서자국에서주목받고싶다는작가의오랜희망도마침내실현되었다.모국의역사를파헤치는날카로운역사인식과이방인을향한섬세한사유가결속되는본작은제닝스자신의발자취와도맞닿아있다.명료한문체로전개되는서늘한서사가비애롭고도아름답다는감상으로이어지는까닭은작가의한계없는주체적사유에서비롯되었으리라.

“우리는빼앗김이무엇인지압니다.
그런우리가어떻게다른이들에게똑같은일을할수있는걸까요?”_캐런제닝스

고요하고검은바다위,등대에서뻗어나온빛줄기는
어느곳에도이르지못한채끝없이표류하고,표류했다

소설은일흔살노인새뮤얼의고독한아침으로시작된다.새뮤얼은작은섬의등대지기이자유일한주민이다.2주에한번오는보급선이세상과의유일한접점이고,섬은온전히새뮤얼의것이었다.난민임이분명한그남자가표류해오기전까지는.새뮤얼의나라는식민지시대,부패정권,군부독재로이어지는아픈역사를지녔다.어린시절새뮤얼은나라가식민지가되면서대대로살아온땅에서가족과함께쫓겨났다.도시에서는구걸로생계를연명했고,독립운동하던아버지는장애를갖게됐다.그러나그토록바라던독립을쟁취한후에도좋은시절은오지않았다.부패한권력자들이정권을잡은데다정세가불안정한이웃나라의난민까지몰려든것.군부는그틈을교묘히파고들고,젊은혈기에취한새뮤얼은외국인들을몰아내는소요에가담하지만곧수치심을느낀다.쿠데타가일어나고군부독재가시작되자새뮤얼은동지들과연대해민주화운동에나선다.그러나그는용감한투사도,권력의개도되지못한채체포되어23년동안감옥살이를한다.마침내독재자가실각하고,자유의몸이된새뮤얼은등대지기에자원한다.섬은외로운곳이고바다는사나웠지만그의삶보다거칠수는없었다.그리고낯선타인과맞이한아침,고립과평화가동시에깨진다.그는남자와공존할수있을까.

한사람이‘섬’이되기까지
되풀이되는폭력과야만의역사

난민:당신은나와다르다
《섬》은남자가표류해온날아침부터나흘동안의궤적을담는다.홀로외로이지키던섬에등장한낯선남자는새뮤얼로하여금과거를회상하게만들고,새뮤얼은낯선남자를먹이고보살펴주며자신안에있는줄도몰랐던친절을발견한다.생김새가다른데다말도통하지않는두사람사이에약간의온기가움트는듯했다.이튿날보급품을싣고온선원들은난민을잔뜩싣고오던배가침몰했다며바다로가라앉는배와속절없이죽어가는사람들을찍은동영상을보여준다.문득새뮤얼의마음속에의심이싹튼다.통성명조차할수없는이소통불가의남자를정말여기에두어도괜찮을까.만약그가나이든나를죽이고이섬을차지하려든다면,그땐어떻게해야할까?오랫동안잠들어있던폭력성이새뮤얼의마음을서서히잠식한다.

섬:이땅은나의것이다
《섬》의원제는‘TheIsland’가아니라‘AnIsland’이다.캐런제닝스는제목을통해이‘섬’이가상의공간임을시사한다.처음에는마치우화처럼읽히던소설은새뮤얼의개인사가드러나면서점점강렬한리얼리티를얻는다.어디에도없던가상의섬이어디에나있는땅으로,이야기로탈바꿈하는지점이다.새뮤얼은특히땅에집착한다.잡초를뽑고채소를심고땅을길들이려한다.섬은이미바다로둘러싸여있건만,에두르는돌담까지쌓아세상을차단한다.가끔해안에떠밀려온시신을돌담아래에묻어주기도한다.‘이땅은나의것이다.’이민자추방을외치며폭력을휘두를때도,독재자를끌어내리자며가두시위에나설때도,그의마음속에는항상땅이있었다.그러나낯선이방인이표류해오며그는섬을온전히소유할수없게된다.누군가와나눠갖기에그의땅은너무나빈곤하다.

역사:삶은곧치욕이었다
식민지배와빼앗긴땅,독립후맞이한부패한정권,이어진쿠데타와폭력적인군부독재…새뮤얼세대는부모의독립운동을실패로여겼고,보통사람들의삶은정치적상황과무관하게늘극심한빈곤속에있었다.새뮤얼은고향에서쫓겨난분노로이민자를소탕하는소요에가담했던치기어린시절에부끄러움을느끼고정의의편에서서민주화운동가가되고자했다.그러나이후이어진긴감옥살이는그의젊음과꿈,희망을남김없이앗아갔다.출소후선택한등대지기로서의삶은그에게처음으로주어진평온함이며,치욕스럽게살아온과거에서벗어날기회였다.그의굴곡진생애는남아프리카공화국및다른아프리카국가들의비극적인역사와연결된다.비단아프리카뿐만아니라아시아와남아메리카등식민지배를겪은국가들대부분이비슷한상처를갖고있으며,일부는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