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9.90
Description
SF 역사를 새로 쓴 ‘그랜드 데임’,
옥타비아 버틀러가 다다른 가장 장엄한 세계
흑인 여성 SF 작가로서 선구자적 활동을 펼친 ‘그랜드 데임’ 옥타비아 버틀러의 디스토피아 소설. 버틀러가 남긴 마지막 시리즈(‘우화’ 시리즈)의 시작을 여는 작품이다. 기후 변화로 폐허가 된 2024년을 배경으로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초공감자’ 로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30년 전 쓰였다고 믿기 힘들 만큼 현실의 비극을 정확히 담아낸 예지가 이목을 끌어, 2020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시대를 뛰어넘어 공명하는 걸작의 가치를 증명했다.

극심한 기후 변화와 잇따른 경제 위기로 황폐해진 2024년 미국. 총성과 마약, 방화와 살인이 들끓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 열다섯 살 로런은 장벽으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목사인 아빠와 가족, 이웃과 함께 살고 있다. 로런이 보기에 이 세상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로런은 자신이 믿는 것을 글로 기록하고, 장벽 안에서 안주하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목소리를 낸다. 로런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타인의 고통을 자신도 똑같이 느끼는 ‘초공감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바깥세상에서 생존하기는 더욱 힘들겠지만, 로런은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꿈꾸며 장벽 밖으로 나가겠노라 결심한다.
저자

옥타비아버틀러

OctaviaE.Butler
1947년미국캘리포니아주패서디나에서태어났다.일찍이아버지를잃어가난한환경에서자란데에다난독증에시달렸지만책과이야기에대한애정을잃지않았다.어린시절부터이야기창작을즐기던버틀러는열살에작가가되겠다고결심했으며,성인이된이후에는여러대학과워크숍을거치며작가의길로성큼다가섰다.
1976년첫작품《패턴마스터》를출간하며작가로서의삶을시작했다.아프리카와아메리카의역사,판타지,과학을융합한‘아프로퓨처리즘’의대표작《와일드시드》,출간수십년이지난오늘까지도웰메이드SF로첫손에꼽히는《킨》《블러드차일드》,이외에도《내마음의마음》《생존자》《진흙방주》《새벽》《성인식》등을선보였다.흑인여성작가로서인종과젠더문제를작품에완벽하게녹여낸그는,백인남성의전유물로인식되던SF계에서문학적성취와상업적성공을모두거두며독보적인위치를점유했다.
1993년출간된《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는《은총받은사람의우화ParableoftheTalents》로이어지는‘우화’시리즈의첫머리에놓이는작품이다.출간된해〈뉴욕타임스〉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으며,미래에관한날카로운통찰력으로꾸준히주목받으며2020년에다시금〈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리스트에오르는기염을토했다.그래픽노블과뮤지컬콘서트로도제작되었으며,제작사A24와개릿브래들리감독이영상화작업을진행중이다.
맥아더펠로십을수상하며SF계의‘그랜드데임GrandDame’으로추앙받은옥타비아버틀러는2006년2월,워싱턴주시애틀에서58세로생을마쳤다.

목차

2024년
2025년
2026년
2027년

출판사 서평

절망과슬픔의2024년,타인의고통을함께느끼는‘초공감자’소녀
변화의힘을믿는단단한목소리

열다섯살로런은장벽으로둘러싸인소도시‘로블리도’에살고있다.폐쇄적공동체의삶은일견평온해보이지만,죽음의그림자는장벽을비껴가지않는다.로런이보기에이세상에는변화가필요하다.혐오와배제의논리로움직이는고통가득한세상에서,로런은자신이꿈꾸는변화를이뤄낼수있을까.

“세상은지금도변하고있어.우리동네어른들은전염병에걸려싹사라지지않은덕분에,아직도과거에매달려살아가면서좋았던옛시절이다시돌아오길기다리지.하지만세상은이미꽤많이변했고앞으로더변할거야.세상은늘변하고있어.지금은조금씩한발한발나아가는쉬운방식의변화가아니라,크게성큼뛰어넘는방식의변화가일어나고있는것뿐이야.”
_본문99쪽

《1984》《시녀이야기》그리고《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
30년의시간을건너온가장현실적인디스토피아

《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는드넓은우주를열망하는SF소설이자,어린주인공로런이새로운세상을찾아가는성장소설이며,예리한시선으로몰락직전의세상을그려낸디스토피아소설이다.뛰어난디스토피아소설은때로는시대를예견한예언서처럼느껴지기도한다.사회문제를현미경으로보듯확대하여묘사하는문학의특성을생각해본다면당연한일이다.작중미래의모습은버틀러가1993년에서2024년으로건너와시대를직접보고쓴것처럼생생하다.초능력(《와일드시드》)이나타임슬립(《킨》),외계인(〈블러드차일드〉)등과같이초현실적인요소가주가된전작과는다르게,《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의세상은다분히현실적이다.기후변화와경제위기로무너진국가,노동자를착취하는거대기업,이방인을차단하기위해장벽을세우는사람들,차별과혐오가만연해진2024년의풍경은지금우리에게도낯설지않다.버틀러는초능력이나마법으로문제가해결되는소설이아니라,실현성높은미래이야기를쓰고싶었다고밝힌바있다.이작품은버틀러가현실감있게미래를담아낸결과물인셈이다.다층적인서사를유려하게꿰는버틀러의강점은이번소설에서도빛난다.크고묵직한이야기를다루지만서사적긴장감이끝까지팽팽히유지되는덕분에,책을펼친순간그자리에서단숨에읽어내리게된다.

새로운세상을만드는여성인물
차별과혐오를이겨내는공감과변화의힘

소설의주인공‘로런오야올라미나’는어린흑인여성이며,‘초공감증후군’이라는일종의장애를가진소수자이다.중첩된소수자성을지닌로런의모습은버틀러가매작품에서내세우는주인공의특성이자,SF문학이백인남성의전유물로여겨지던시대에흑인여성작가로서길을개척한버틀러본인의특성이기도하다.《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속여성들은실존적위협에처해있다.장벽밖여성에게강간은일상이며,장벽안여성은돈많은남성의소유물처럼사고팔리기도한다.나이도어리고흑인인데에다신체적인한계까지안고있는로런에게생존은더욱힘든일이다.하지만로런은좌절하지않는다.로런은침례교목사인아버지의종교를떠나‘변화’를신으로믿는‘지구종Earthseed’의창시자가된다.자신의믿음을글로기록하고,소수자와연대하며새로운공동체를만든다.로런은약자의자리로내몰린희생자에서새로운세상을만드는주체의자리를되찾은여성의모습을단적으로보여준다.로런이앓는초공감증후군은고통의시대를살아가는독자에게건네는버틀러의제안이다.작가는아픈자와함께아파할줄아는감각,즉공감의감정이종말의시대를살아가는이들에게필수적이라말한다.나아가,버틀러는재앙에대항할힘으로변화를내세운다.변화의힘을믿고,더나은세상을위해행동하는것이재앙을이겨낼유일한방법이라말하는SF거장의전언은깊은울림을선사한다.

“모든이가다른모든이의고통을함께느낀다면,(중략)누가남에게쓸데없는고통을가하겠는가?전에는내가앓는병이어떤식으로든좋은효과를일으키리라생각한적이한번도없지만,지금세상이돌아가는꼴을보면내문제가도움이될것도같다.남들에게초공감증후군을나눠주면좋겠다.”
_본문200~201쪽

종교와신화를아우르는풍부한시선
《은총받은사람의우화》로이어지는‘우화’오디세이

《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에는전분야에걸친버틀러의사유의유산이곳곳에녹아있다.‘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라는제목에서부터알수있듯,버틀러는성경의인용과비유를작품적재적소에배치해두었다.변화를중요시하는지구종의사상은불교와일면비슷한부분이있으며,작중로런이쓴시는《도덕경》의형식을차용한것이다.주인공로런의중간이름인‘오야’는서아프리카요루바족의토속신앙에서유래했다.오야는영리하면서도위협적인나이저강의여성신인데,버틀러는이신의특성을로런에게녹였다고설명한다.풍성한은유로가득한이작품은오늘날의우화가되기에충분하다.
버틀러의‘우화’시리즈는총두권으로구성되어있다.다음권인《은총받은사람의우화ParableoftheTalents》는극우주의성향의대통령이등장하며소수자탄압이더욱심해진2030년대의모습을그린다.소설속대통령이내세운선거구호는어쩐지무섭도록익숙한‘다시미국을위대하게만들자(makeAmericagreatagain)’.희망과는다르게더욱나빠진세상에서,로런의의지가어떻게이어질지기대해봐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