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피플 (양장)

TV 피플 (양장)

$17.50
Description
1989-1990,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의 세계
작가가 자신의 최고 단편으로 꼽은 〈TV피플〉〈잠〉 등 6편의 짧은 소설
어느 날 집으로 정체불명의 TV가 배달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표제작 〈TV피플〉, 자상한 남편과 사랑하는 아이, 넉넉한 살림 등 나무랄 데 없이 행복하다는 유부녀와의 불륜을 담은 〈비행기-혹은 그는 어떻게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나〉, 이탈리아에서 조우한 고등학교 동창의 기묘한 연애담을 옮겨 적은 〈우리 시대의 포크로어-고도 자본주의의 전사〉, 산속 집 안에 틀어박힌 채 몸의 물소리를 듣는 언니와 그를 도우며 지내는 동생의 이야기 〈가노 크레타〉, 한 달 후 결혼을 앞둔 연인의 기이한 산책을 담은 〈좀비〉, 십칠 일째 잠들지 못하고 깨어 있는 주부의 각성을 따라가는 〈잠〉 등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9년-1990년에 발표한 단편 6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무라카미하루키

저자:무라카미하루키
1949년교토에서태어나와세다대학교문학부연극과를졸업했다.1979년《바람의노래를들어라》로‘군조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데뷔했고,1982년《양을둘러싼모험》으로‘노마문예신인상’을,1985년《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로‘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했다.1987년에는현재도뜨겁게사랑받는대표작《노르웨이의숲》을발표하여하루키신드롬을낳았다.1994년《태엽감는새》로‘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했고,2005년《해변의카프카》가아시아작가의작품으로는드물게〈뉴욕타임스〉‘올해의책’에선정되었다.2009년에는《1Q84》로제2의하루키신드롬을불러일으키며‘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수상하는한편,이스라엘최고문학상인‘예루살렘상’을수상했다.장편《애프터다크》《기사단장죽이기》《도시와그불확실한벽》,단편《도쿄기담집》《여자가없는남자들》등신작소설도활발히집필하는동시에《샐러드를좋아하는사자》등‘무라카미라디오’시리즈를비롯한《무라카미하루키잡문집》《오자와세이지씨와음악을이야기하다》《무라카미T》《고양이를버리다》등개성적인문체가살아있는에세이역시꾸준히발표하고있다.또한안자이미즈마루그림의《후와후와》,카트멘시크그림의《버스데이걸》,이우일의그림으로완성한《양사나이의크리스마스》,프랑스아티스트콤비와함께한‘무라카미하루키단편만화선’(전9권)등다채로운시도를통해독자들과만나고있다.

역자:홍은주
이화여자대학교불어교육학과와동대학원불어불문학과를졸업했다.일본에거주하며프랑스어와일본어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무라카미하루키의《개구리군도쿄를구하다》《타일랜드》《기사단장죽이기》《도시와그불확실한벽》《양사나이의크리스마스》,이요하라신의《달까지3킬로미터》《8월의은빛눈》,마스다미리의《여탕에서생긴일》《엄마라는여자》,미야모토테루의《등대》,미야베미유키의《안녕의의식》,델핀드비강의《실화를바탕으로》등다수가있다.

목차


TV피플007
비행기_혹은그는어떻게시를읽듯혼잣말을했나053
우리시대의포크로어_고도자본주의전사(前史)073
가노크레타119
좀비133
잠143

출판사 서평

1989-1990,무라카미하루키단편소설의세계
작가가자신의최고단편으로꼽은<잠>등6편의짧은소설

어느날집으로정체불명의TV가배달되며벌어지는일을그린표제작,자상한남편과사랑하는아이,넉넉한살림등나무랄데없이행복하다는유부녀와의불륜을담은<비행기-혹은그는어떻게시를읽듯혼잣말을했나>,이탈리아에서조우한고등학교동창의기묘한연애담을옮겨적은<우리시대의포크로어-고도자본주의의전사>,산속집안에틀어박힌채몸의물소리를듣는언니와그를도우며지내는동생의이야기<가노크레타>,한달후결혼을앞둔연인의기이한산책을담은<좀비>,십칠일째잠들지못하고깨어있는주부의각성을따라가는<잠>등무라카미하루키가1989년-1990년에발표한단편6편이수록되어있다.

“여섯이야기의질감이제법서늘하지만
어딘가로향해나아가기시작하는
온기의예감이담겨있는소설집입니다.”
_무라카미하루키

1988년《노르웨이의숲》(혹은《상실의시대》)으로사회현상이될만큼붐을일으키고다음해에뒤이어발표한장편소설《댄스댄스댄스》까지엄청난베스트셀러가되는영예를안은무라카미하루키.그러나당시일본문단의주류와다른스타일을표방한다는이유로박수보다는차가운시선을마주한경우가많았고,큰성공을이뤘음에도깊은허무에빠졌다고한다.그럼에도무라카미하루키는주류흐름에맞추기보다는자신만의글쓰기를밀고나가는쪽을택했다.그결과로선보인소설집이바로《TV피플》이다.
《TV피플》을향한작가의애착은남다르다.과<잠>은자신의최고단편으로,단한권의베스트단편선을기획한다면이둘은반드시수록될작품이라고귀띔하는가하면,<가노크레타>의주인공자매는이후장편《태엽감는새연대기》에서또한번소환했고,평소책을출간한뒤다시잘들춰보지않는다던작가가<우리시대의포크로어-고도자본주의의전사>는십년도더훌쩍지나서애정을담아대폭개고작업을거치기도했다.
비채의한국어판《TV피플》은1990년분게이슌주에서펴낸단행본《TV피플》을저본으로삼되,<우리시대의포크로어-고도자본주의의전사>는작가가전면개고해수록한《무라카미하루키전작품1990-2000①:단편집1》(고단샤,2002)의수정판본을기준해,이른바결정판《TV피플》로서오늘의독자를찾는다.작가자신을지난한슬럼프에서구원한치유의소설집이자,무라카미하루키스타일이순도높게담긴하루키단편문학의지향점.독자는책장을펼치는순간무한한상상력의향연속서늘하면서도어떤출발을격려하는따뜻한예감을느낄수있을것이다.

출판사리뷰

소니컬러TV를나눠들고집으로들이닥친의문의세남자,시를읽듯혼잣말을계속하는청년,십칠일째잠들지못하고깨어있는주부,너를사귄이유는너를잡아먹기위해서라는남자……현실과환상의균형이이지러진세계속수수께끼에둘러싸인듯은연하고묘려한일상.혼란과고독,상실을헤쳐나가는사람들의이야기!마흔살무렵의무카라미하루키가그린어둡고단단하고고요한세계.

TV피플
“나는발언하고싶다.무언가말해야한다.내게는해야할말이있다.그러지않으면나는작아지고,메말라버리고,이윽고돌이되고만다.다른모두와마찬가지로.”
__p.50
봄날의어느일요일해질녘,세명의TV피플이찾아온다.몸집이조금작고파란색옷을입은수수께끼의남자들,그들은나의존재는전혀신경쓰지않는듯슬며시내방으로들어와소니컬러텔레비전을두고말없이떠난다.평소책을쌓아둔모양이조금만흐트러져도불편한내색을보이는아내는어째TV의존재따위괘념치않는다.그리고그날부터TV피플이내일상에스며들기시작한다.

비행기_혹은그는어떻게시를읽듯혼잣말을했나
“사람마음은깊은우물같은것아닐까싶어.바닥에뭔가있는지는아무도모르지.
때로거기서떠오르는것의생김새를보고상상하는수밖에.”
__p.66
얼마전스무살이된그는,아이가있는일곱살연상의유부녀와만나고있다.매번여자는가정에문제가있는건아니라고했다.남편은자상하고아이는사랑스럽고자신은행복한것같다고.그때마다그는생각한다.그럼나랑왜잘까?여자는자주운다.그는자기도모르게혼잣말을한다.먼하늘의비행기처럼곧사라질흔적을남기며지나가는젊은날의이상한오후.

우리시대의포크로어_고도자본주의전사
“너라면어떻게했어?”그가내게물었다.나는고개를저었다.
그런어려운질문에는정말이지대답할수없었다.
__p.115
소설가인나는이탈리아에머무를때루카라는중부마을에서고등학교동창과조우했다.학창시절나는딱히그를좋아하진않았다.어디에나한명쯤있는,흠잡을데없는모범생타입.그러나우연히만났고,모처럼이고,이탈리아루카이고,맛있는레드와인도있다.우리는대화가길어졌다.

가노크레타
“서둘러선안돼.귀를기울이는거야.
그러는사이답이들리니까.”마르타는말했다.
__p.127
내이름은가노크레타.나의일은언니가노마르타가물소리듣는걸거드는것이다.언니는물소리듣는일을직업으로삼고있다.언니는귀띔한다.“네몸속물소리를듣게되면네문제는해결되는것이나마찬가지야.”언니는나를진심으로걱정한다.그러나남자들은나를함부로대한다.결국우리는어느날남자한명을죽이기에이른다.이이야기는그이후에벌어진일의기록이다.

좀비
“사마귀싫어해?”
“품위없는사마귀는싫어.그런걸좋아하는녀석이세상에어디있어?”
__p.137
결혼을앞둔한커플이한밤중묘지옆길을걷고있다.안개탓인지불길한예감이감도는분위기에서남자가불쑥말했다.“너한테하고싶은말이산더미인거알아?안짱다리,암내,꾀죄죄한목깃,귓속의사마귀…”여자는잠자코있었다.화가나서말도나오지않았다.이사람이왜이러지,이건꿈일까?그렇다면깰수있을까?


“시계가시간을새기는소리를들으면서,
밤의어둠이조금씩깊어지고이윽고다시옅어져가는광경을나는지그시바라보았다.”
__p.171
잠을못잔지벌써십칠일째다.그런데아무문제가없다.졸리지않고의식도명료하고피로도느끼지않는다.몸은오히려더욱젊어지는것같다.나는평범하게장을보고수영을한다.남편과아들을위해밥을해준다.모두가잠든밤에는래미마르탱을마시고《안나카레니나》를읽는다.나는원래어떤사람이었나?나는점점깊은생각에잠기고,예전과는다른사람이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