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의 처음 만나는 고고학이라는 세계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의 처음 만나는 고고학이라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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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인욱

저자:강인욱
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에서학부와석사를졸업하고러시아과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초등학교때부터꿈꾸던고고학을평생의업으로살고있으며,현재경희대학교사학과교수및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소장이다.시베리아를중심으로하는‘변방’을연구하며우리의과거를좁은한반도의틀을벗어나서넓게보고자한다.주요저서로《황금:불멸의아름다움》(2024),《세상모든것의기원》(2023),《우리의기원》(2022),《테라인코그니타》(2021),《강인욱의고고학여행》(2019),《유라시아역사기행》(2015)등이있다.연구와저서이외에도JTBC〈차이나는클라스〉,EBS〈클래스ⓔ〉KBS<역사저널,그날>,tvN<책읽어주는나의서재>등에출연하여고고학의진정한매력을많은이에게알리기위해힘쓰고있다.지금은<동아일보>에칼럼을연재하며고대유물과현대를잇는새로운관점의고고학이야기를들려주고있다.

목차


들어가며:고고학의세계로여러분을초대합니다

1장|고고학,익숙하지만낯선세계
1고고考古,오래된것을생각하다
2과거,영원한화두
3엄청나게오래되고,믿을수없을만큼광대한

2장|발굴의과정,고고학자의시간여행
1땅위의흔적을추리하다
2“보이지않는것은보이는것의실상”
3보존,발굴의마침표

3장|그림자찾기
1퍼즐,깨진유물로맞추는역사
2시간,수만년을뛰어넘어
3문화,파편들의집합
4형식,유물과대화하는법
5이미테이션게임

4장|유물뒤에숨겨진역사
1고고학자의유물분류법
2돌에담긴250만년인간의역사
3청동기가증명하는국가의탄생
4토기의깨진파편이보여주는역사의퍼즐

5장|뼈와흙속에서캐내는이야기
1동물뼈,과거의일상을밝히는타임캡슐
2인골,사람은죽어서뼈를남긴다
3식물,먼지속에서찾아내는문명의흔적

6장|경계와역설을넘어서
1발굴의역설
2고고학자의특별한해외답사
3상상을뛰어넘는발굴의세계

7장|가짜와진짜,고고학을바라보는또다른시선
1가짜고고학,그위험한유혹
2태초에창조론이있었다
3가짜라고다나쁜것은아니다
4공인된유적,유네스코세계유산

8장|고고학,미래를꿈꾸다
1타임머신보다강력한AI의등장
221세기의디지털유물들
3인류세를발굴할미래의고고학자

마치며:다시과거로

출판사 서평


엄청나게오래되고믿을수없이광대한
과거에서현재로계속되는삶의이야기

가깝고도멀게느껴지는고고학이라는학문을소개하는데앞장서왔던고고학자강인욱교수(경희대학교사학과)가황금과보물,혹은외계인으로는설명할수없는진짜고고학이야기를들려주는《사라진시간과만나는법》으로돌아왔다.
강인욱교수는한국고고학의미답지였던시베리아와중앙아시아초원지역을발굴하는북방고고학을전공했다.초원에서한반도로이어지는역동적인상호교류의역사를밝혀냄으로써한국고고학의영역을유라시아로확장시키는데결정적역할을했다.뿐만아니라EBS<클래스ⓔ>,JTBC<차이나는클라스>,유튜브<보다BODA>등여러매체와강연을통해최신고고학의성과를대중의눈높이에서쉽게풀어주는스토리텔러이기도하다.
이책에서강인욱교수는고고학의본질을시간여행이라고말한다.고고학의범위는인간이살던모든시대를대상으로한다.가장오래된고인류가활동했던400만년전부터현재까지수백만년의광대한시간을연구하는것이다.파편이되어서침묵하고있는유물에끊임없이질문하고답을얻는과정을거쳐그속에잠들어있던인간의모습을밝히고그들이바로지금의우리처럼‘살아있었음’을밝혀낸다.우리와똑같이밥먹고,일하고,놀고,욕망하며살았던옛사람들의이야기를구성하는과정이바로고고학인것이다.그렇기에고고학자는열악한발굴현장에서풍토병과모기에시달리면서도,강물에빨래를하고,도끼로장작을패는고생하면서도땅을파는숙명을포기할수없는것이다.
저자는“과거가지금보다찬란했는지또는미개했는지를평가하는것은의미가없다”고말한다.과거와현재는뫼비우스의띠처럼끊임없이이야기를더하고대화한다.익숙하지만낯선,가깝지만먼고고학의세계를밀착해서보여주는이책을통해독자는살아숨쉬는고고학의숨결을생생하게느끼게될것이다.

가깝고도먼고고학에던지는두가지질문과고고학자의답
과거를연구하는고고학은우리의현실과삶에무슨의미가있는가?

이책은두가지질문에서비롯되었다.
첫번째질문은방송에서쉬운고고학개론서를알려달라는진행자의질문이었는데,저자는막상바로답을할수없었다.한국에고고학자가참조할개론서는나와있지만전문용어와기술적인내용이많아고고학을전혀모르는일반인이읽기에는적당하지않고,저자가쓴이전저서들역시개별적인유적과유물중심이었기에고고학의전반을폭넓게이해하기에아쉬움이있었기때문이다.
두번째질문은고고학개론교양수업에서나왔는데,강인욱교수는수업을듣던한법대생으로부터고고학이현재우리삶에무슨소용이있느냐는질문을받았다.이도발적인질문은비단대학생한명의개인적인질문이아니라고고학(혹은인문학전반에대한)은현실에서쓸모없으며,학문적유희에불과하다는오늘날많은이들이은연중에품고있는생각을상징적으로보여준다.
사실두질문은하나로연결된다.고고학이발굴한유적과유물에스포트라이트가집중된나머지고고학은무엇인가에대한근본적이고총체적인설명이없었기때문이다.
신간《사라진시간과만나는법》에는이두가지질문에대한고고학자강인욱교수의답이담겨있다.스포트라이트를받는유적과유물너머로존재하는고고학이라는학문과이를연구하는고고학자의세계가어떻게구성되고돌아가는지그기반부터시작해서고고학을포함한인문학의가치와인문학이세상에대한이해를어떻게향상시켜주는지까지모두담아냈다.

격변하는고고학의최전선,
새로운기술과함께하는혁신적발견들

학문중에가장빨리그리고많은변화가있었던학문은무엇일까?일률적으로순위를정하기어렵겠지만수위를다투는후보로반드시들어가는학문이있다면바로고고학일것이다.
우리가중고등학교에사실이라고배웠던많은이론들이새로운고고학적발견을통해논박되고퇴장당했다.멸종된줄알았던네안데르탈의DNA가호모사피엔스피에서흐르고있다는충격적인사실부터4대문명설,신석기혁명등통념으로여겨졌던생각들이최신고고학의발견과분석을통해그힘을잃었다.책은고고학이DNA분석,방사성탄소연대측정,AI의활용등새로운기술을활용하여어떻게혁신적인발견을이뤄냈는지설명하고,지금이순간에도데니소바동굴,괴베클리테베같은발굴현장에서실시간으로교과서를바꿔야하는새로운발견이계속되고있다는사실을통해가장‘컨템퍼러리’한학문으로서의고고학의매력을잘보여준다.저자는새로운기술과조응하여끊임없이혁명적변화가일어나는고고학이야말로당대와맞춰가는학문이자인문학중에서도현대와가장잘조응하는학문이라고강조한다.

유물들에숨겨진기상천외한이야기

저자의체험과유물에숨겨진이야기들을읽다보면어느새황금과보물,혹은외계인으로는설명할수없는진짜고고학의세계로빨려들어간다.그리고그세계의이야기들이결코과거에그치지않고현재까지도이어지고있음을발견하게된다.

휴대폰으로이어진주먹도끼의감각
보통석기라고하면털북숭이원시인이거칠게돌을깨는모습을생각하지만저자는석기를만드는조상의감각이최첨단스마트폰으로이어지는것같다는생각이든다고말한다.스마트폰을고를때가장먼저직접손에집어들고흔히말하는‘그립감’을느껴본다.무겁지않은지,손에착감기는지오감으로감촉을느낀다.과거고인류도마찬가지였다.현재우리가핸드폰을다루듯이돌을들고이리저리깨고손으로수십번잡으면서그감으로주먹도끼를만들었다.그렇게만든주먹도끼로사냥을하고땅을파고물건을만들면서험난한세상에서살아남아후손인우리에게‘그립감’을전해줄수있었던것이다.

반도체강국의조상이탄생시킨초정밀청동거울
청동기에기하학적무늬를새겨넣은것은한국이처음이아니다.하지만한국의다뉴세문경(정문경)은특별하다.다른지역에서흉내낼수없는매우정교한새김이들어있기때문이다.다뉴세문경은손바닥보다조금큰정도의크기이지만그표면에는0.2밀리미터의미세한선이무려1만3,000개나들어있다.이정교한청동거울은21세기대한민국의주력산업인반도체의발전을연상시킨다.반도체를찍어내는실리콘으로만든동그란웨이퍼는마치청동거울을찍어내는거푸집을떠올리게한다.형태와크기뿐아니라당대최고의집약적인기술을구현한다는점에서시대를달리하는두기술이한국을대표한다는사실은2,400년의시간을뛰어넘어묘한동질감을느끼게해준다.

죽음조차갈라놓지못한고대인의반려동물에대한사랑
독일베를린의오베르카셀Oberkassel에서약1만4,000년전의무덤이발견되었다.무덤안에는남녀가묻혀있었는데,놀랍게도남녀사이에개한마리의유골이발견되었다.고고학자들이무덤을자세하게분석한결과는더놀라웠다.남녀와함께묻힌개는사망당시19주정도밖에안되는강아지였으며,뼈에남은흔적으로볼때죽기몇주전까지보살핌과치료를받았다는사실이밝혀졌다.인간과개의감정적공유를상징적으로보여주는가장오래된고고학적자료인것이다.신석기시대에접어들면개무덤은상당히광범위하게발견된다.이처럼인류의반려동물에대한사랑은비단현대에시작된것이아니며,그중에서도개와인간의교감은인류의역사초기부터확고했음을고고학은보여준다.

기이한풍습에담긴변하지않은인류의욕망
종종길쭉한두개골을한외계인의유골이발견됐다고뉴스가나오곤한다.이런길쭉한머리형태는외계인이아니라‘편두’라고하는수천년간인간이만들어낸풍습이다.편두를하는이유는계급사회가되면서지배계층이나제사장이자신의선민의식을강조하기위하여스스로하늘에서내려온자를자처하기위해서이다.편두를하기위해서는갓난아기부터두개골을변형시켜야되는데,지배계층은피지배계층과차별화하기위해그런노력과고통을감내했던것이다.편두풍습은이제사라졌지만인류의권력에대한욕망은고대에나지금이나변하지않았다.

가짜와의전쟁,
누적되고반복되는증거의의미

고고학에는항상따라붙는짙은그림자가있다.바로가짜고고학의음모론이다.오래된유적과유물을고대외계인이남겼다는주장은우리주변에서널리퍼져있다.그레이엄핸콕이나폰프란케는우주인과고대문명에대한이야기를주장해서유명해진대표적인물이다.최근에는유튜브나SNS를통해그럴듯한이미지와함께이런주장이널리퍼지고이를그대로믿는사람들도늘고있다.
강인욱교수는고대문명에대한다양한음모론의사례들을하나씩논박한다.외계인의유골이라고주장하는길쭉한두개골은인간의권력에대한갈망이만들어낸편두라는지독한풍습의부산물이었다.카라콜유적의파충류외계인같은벽화는우리가본영화속외계인의이미지가만들어낸상상력의결과이다.투탕카멘의저주나알타이미라의저주는이런음모론의주장들이유물과진실에어떻게해악을끼치는지잘보여준다.고고학자들의연구를통해알타이미라가살아생전에겪었던삶과병으로겪었던고통까지도모두밝혀낼수있었음에도저주를믿는사람들에의해미라는재매장될위기에처해있다.
고대문명에대한통설은빠르게바뀌고있다.하지만이러한전환은갑자기이루어지지않으며,수십년간의꾸준한연구와교차검증을통해서이뤄진다.50년에걸친연구와논쟁으로구석기시대에토기가만들어졌는다는사실이증명되었고,괴베클리테페유적역시30년간의연구를통해검증됐다.저자는수만점의증거는외면한채예외적이거나잘못인용한증거한두개로사실을왜곡하는태도는과거뿐아니라현재의삶까지왜곡시킬수있는위험한사고방식이라고말한다.온갖음모론의숙주가된오늘날의현실에서저자의이야기는비단고고학이라는영역에한정되지않고사회전체로확장할수있는통찰과울림을준다.

과거를꿈꾸며오늘을살아가는
고고학으로의초대

《사라진시간과만나는법》은유물에얽힌이야기와역사를들려주는데그치지않고과거의유적과유물을발굴하는고고학이라는학문이어떻게현재를반추하게하고,우리의삶과맞닿을수있는지보여준다.독자는과거와현재,그리고다시현재와미래를이어주는새로운미지의세계로한발내딛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