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없던 감각 :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내게 없던 감각 :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18.06
저자

수전배리

저자:수전배리SusanBarry
마운트홀리요크칼리지생명과학과명예교수.전공분야는신경가소성과입체시이다.1981년프린스턴대학교에서생물학박사학위를받았다.미시건대학교의과대학재활의학과조교수를거쳐1992년부터마운트홀리요크칼리지에서가르쳤다.2012년,교육서비스회사‘프린스턴리뷰’에서선정한‘미국에서가장뛰어난학부교수300명’에뽑혔다.
어렸을때부터두눈이교대로코쪽으로돌아가는교대성내사시증상이있어2,3,7세에안구근육교정수술을받았다.겉보기에는정상적인눈으로보였지만,사시로인해세상을입체가아닌평면으로보게되었다.교수가된후학생들에게뇌는한번배선된후에는바뀌지않는다는당시의신경가소성개념을가르치며어릴적부터입체맹이었던자신의사례를들기도했는데,그러던중40대중반에새로운시훈련치료를받고마흔여덟살의나이에입체시를처음으로경험하였다.이이야기는신경의학자이자작가인올리버색스의글<스테레오수>를통해널리알려졌으며,여덟살무렵이되면더이상새로운감각을발달시킬수없다는기존의‘결정적시기’에대한통념이깨지는계기가되었다.
지은책으로는노벨생리의학상수상자에릭캔델이“한편의시이자과학이며,우리모두에게희망을불어넣어주는마법같은책”이라고극찬하고,아마존과학분야최고의책에선정된《3차원의기적FixingMyGaze》(2009),올리버색스와의서신교환을담은《친애하는올리버에게DearOliver》(2024)가있다.

역자:김명주
성균관대학교생물학과와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에서공부했고,지금은주로과학,역사,인문분야의책을우리말로옮긴다.옮긴책으로《호모데우스》《사피엔스:그래픽히스토리》《리처드도킨스,내인생의책들》《인간이만든물질,물질이만든인간》《자궁이야기》등이있다.

목차

서론:축복인가저주인가?

1부리엄
1장엄마는어디까지보여요?
2장리들리박사의발명품
3장뇌를들여다보는창
4장얼굴
5장물건찾기
6장시각의가장위대한스승
7장흐름타기
8장자기만의방식을찾다
9장잔디밭에켜진크리스마스조명

2부조흐라
10장모든것에는이름이있다
11장끈기가결실을맺다
12장기이한느낌
13장끽소리,쾅소리,웃음소리
14장다른사람들과대화하기
15장혼잣말하기
16장음표
17장칵테일파티문제
18장닥터조흐라담지

결론:지각의운동선수

감사의말
도판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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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명료하고명쾌하며종종시적으로쓸뿐만아니라
과학자로서설명과해석에도많은공을들이는작가”_올리버색스

인간의회복탄력성과학습하고적응하는능력에대한찬가
보고듣는다는심상한능력을완전히새롭게받아들이게만드는책

내게없던감각이생기면어떤느낌일까?
보고듣는것은저절로일어나는일일까?
신경생물학자가들려주는감각과지각의본질

유년기내내앞을보지못하다가앞을볼수있게된다면어떨까?또는난생처음소리를듣게된다면?많은비장애인들은시력이나청력을회복한성인들이큰기쁨을느낄거라생각하지만보통은그렇지않다.오히려그들은무의미한장면과소리에시달리게된다.어쩔줄모르고비관하여계속살아갈의지를잃는사람들도있다.여기태어날때부터시력이거의없었던소년리엄과청각장애를안고태어난소녀조흐라가있다.이들은각각십대초중반에감각을회복하는외과수술을받은후보고듣는법을배우기위해좌충우돌하며건강하고독립적인삶을살아가고있다.리엄과조흐라는어떻게보고듣는법을스스로깨우쳤을까?두사람의사례가‘우리모두가세상을인식하는방법’에관한새로운관점을제시할수있을까?

선천적입체맹이었다가중년에들어서야세상을입체로보게된신경생물학자수전배리는리엄과조흐라를10년동안가까이서지켜보며이들의이야기를들었다.자신의경험과두사람의사례를통해저자는지각을이해하는새로운방법을발견한다.우리는눈을카메라처럼,귀를마이크처럼여기면서지각을수동적,객관적,기계적인과정으로생각하지만,이책에서저자는지각을지극히개인적인행위로놓고탐구한다.우리의환경,관계,행동은삶전반에걸쳐감각을형성하고재구성한다.저자는왜어떤사람들은새로운감각에적응하고어떤사람들은그러지못하는지,왜두사람이같은세계를다르게지각하는지에대한해답은단순히당사자의생리적특성에좌우되지않고개인의역사와인생행로에달려있다고이야기한다.

리엄과조흐라는10년에걸쳐내게자신들의이야기를들려주었다.그이야기들은지각이개인적이고사적인성질을갖고있다는것,그리고우리들모두가함께공유하는물리적,사회적세계에맞추어각자의지각체계를바꾸고적응시킬수있는힘을가지고있다는것을보여준다._30쪽

선척적감각장애가있던이들이
성인이되어감각을회복한다면어떤느낌일까?
감사와기쁨으로충만할까?
‘결정적시기’이후에는새로운감각을발달시킬수없는걸까?

책은‘SB’라불린환자의이야기로시작한다.생후10개월에실명진단을받은그는52세에각막수술을받고난생처음으로귀나손이아닌‘눈으로’세상을볼수있게되었다.하지만흥분과호기심도잠시,볼수있게된후에도그는소리가들리는곳으로눈을돌리거나사람들의얼굴을쳐다보지않았고,정상시력을가진사람들이하듯이주변환경을탐색하지않았다.건강하고외향적이었던그는점점더우울해지고의기소침해지더니병을얻어2년만에사망하고말았다.30년넘게귀가들리지않는상태로살다가인공와우를이식받고청력을회복한작가베벌리비더만도새로운감각이버거웠다고말한다.그는수술후소리가들리는상태에“모든것이무너져내리는”느낌을받았고,“딱죽고싶은기분”이라고썼다.이렇듯유년기이후감각을새로얻은시각및청각장애인에게쏟아지는감각입력들은반가운선물이아니라,이전까지는자신감도있고사회에서유능하게활동했던성인들을우울과좌절에빠지게만드는감각의폭격이되는경우가많다.독일의심리학자마리우스폰센덴은유년기를지나시력을회복한사례66건을검토한결과거의항상심리적위기가뒤따랐다고보고했다.갓태어난고양이나원숭이의한쪽눈을한동안가리면뇌연결이바뀌어양안시를잃게된다는연구는이런비관적보고에과학적힘을싣는다.그렇다면생애초기의중요한발달시기에감각을잃어버리면뇌는더이상새로운감각을발달시키지못하는걸까?신경생물학자수전배리는이질문에대한대답으로리엄과조흐라의사례를제시한다.그리고두사람이새로운감각에적응하기위해시도하는일들은우리모두가하는일이기도하다는사실을일깨운다.

주로21세기에실시된연구들은성인의뇌가애초에생각했던것보다훨씬가소적이라는사실을보여주었으며,이런가소성을가능하게하는새로운신경생물학적메커니즘이속속밝혀지고있다.성인의뇌는어린이의뇌만큼유연하지는않지만,시력과청력을상실한나이든성인들에게도훈련이도움이된다는사실을뒷받침하는임상논문과과학논문이점점늘어나고있다._292쪽

우리는‘지각의운동선수’들이다
태어날때부터거의시력이없었던소년리엄과
청각장애를안고태어난소녀조흐라가수술후얻은
새로운감각에적응해가며자기만의방법을찾는이야기

책의1부는‘보는법을배운소년’리엄매코이의이야기이다.리엄은1990년생으로,태어났을때부터시력이거의없었다.그가또렷하게볼수있는범위는코에서3인치(약7.5센티미터)정도로,멀리있는사물은흐릿하게보이는정도가아니라아예보이지않았다.이는심한근시,사시,백색증이복합적으로작용한결과였는데,근시는“떨어뜨리면안경이망가지는대신안경이떨어진곳이손상되는”두껍고튼튼한안경으로교정했고,사시는세차례에걸친안구근육수술로치료했다.세살때첫번째사시수술을받고리엄은“엄마뒤에있던재미있는다른엄마는어디갔어요?”라고물었다.사시로인한복시(doublevision)때문에리엄의눈에는엄마가둘로보였는데,이두번째엄마는테이블위를걷거나공중을떠다니는것처럼보였던것이다.이런조치들에도불구하고이미심하게좋지않았던눈은점점나빠져서리엄은사실상실명상태에이르렀다.결국리엄은15세에인공수정체이식수술을받았다.이수술로시력자체는극적으로개선되었지만그가보는것은사물이아니라파편화된선과색뿐이었다.예를들어길을걷다가선이보이면“그것이보도블록사이의경계인지,시멘트에금이간것인지,막대기의윤곽인지,가로등이나전봇대가드리운그림자인지,보도에계단이나타난것인지”매번집중해서판단해야했다.하지만어렸을때부터남다른균형감각과운동능력을보이며도전앞에서주눅든적이없었던리엄은새로얻은시각을적극적으로시험하며상황에따라흰지팡이,휴대용GPS,점자읽기를활용해세상속에서더잘기능하기위한자기만의방식을만들어나간다.

이어지는2부에서는‘듣는법을배운소녀’조흐라담지의이야기가펼쳐진다.시각과청각모두주변사물을인식하는데사용되지만,공간속에서자신의위치를파악하고움직이기위한힌트를제공하는것이시각이라면,사람들과이야기할때사용하는감각은청각이다.1988년탄자니아에서태어난조흐라는아주어렸을때부터청력에문제가있어총소리,항공기엔진소리정도인90데시벨이하의소리는듣지못했다.보청기도결국소용이없어져서12세가되던해에인공와우이식수술을받았다.수술비는친척들이십시일반돈을모으고대출을받아지불했다.하지만수술뒤그의귀에들리는것은목소리,자동차소리,빗소리등모든소리가뒤섞여알아들을수없는불협화음이었다.처음에는모든소리가무섭기만했지만수많은시행착오와너무어렵고힘들어서눈물범벅이되곤했던훈련끝에조흐라는소리를편안하게받아들이게되었다.볼수있는것만인식했던조흐라에게보이지않는것을들을수있다는것은갑자기벽을뚫고볼수있는능력이생긴것처럼기묘한경험이었다.리엄과마찬가지로,조흐라또한듣기로부족할때는입모양읽기를활용하며세상과소통하는자신만의방식을찾는다.

리엄과조흐라는우리모두가어렸을때자신도모르는사이에그랬던것처럼“지각의운동선수”가되어,운동선수가훈련을하듯이보고듣는법을스스로익혔다.저자는두사람이수술후겪는혼란과어려움,그리고이를극복하고새로운감각에적응하며성장하는모습을차분하고군더더기없는필치로생생하게그려낸다.영유아기에자동적으로학습하지못한감각과지각을의식적으로익혀야했던두사람의이야기를통해저자는아기들이보고듣는것을어떻게배우는지,뇌는이런감각입력들을어떻게처리하는지,왜새로운감각을얻기위해서는뇌의재구성이필요한지,과거의경험과개인적인성향이감각과지각에어떻게영향을미치는지에대해중년에입체시를얻은자신의경험과신경생물학적지식을보태알기쉽게설명한다.인공수정체와인공와우의개발과보급에얽힌흥미로운이야기도소개한다.리엄과조흐라의감각회복여정을따라가다보면독자는그동안당연하게여겼던감각이단순한생리적현상이아니라우리의경험과환경,관계속에서형성되는복합적인과정임을깨닫고,우리가이렇게많은정보를그토록쉽게처리할수있다는사실에놀라게될것이다.보고듣는다는심상한능력을완전히새롭게받아들이게만드는책이다.

성인이나청소년이보거나듣는법을배우는것은단지눈과귀를기계적으로재조정하거나일군의기술을개발하는일이아니다.새로운감각을얻는다는건한사람의지각세계를근본적으로바꾸는사건이다._293쪽

10년이넘는깊은유대가빚어낸
감각,장애,학습에관한감동적이고놀라운통찰
배우고,실패하고,다시시도하는것의아름다움과
평범한사람들의굳세고선한의지에가슴따뜻해지는과학책

신경의학자이자작가인올리버색스는수전배리를두고“명료하고명쾌하며종종시적으로쓸뿐만아니라과학자로서설명과해석에도많은공을들이는작가”라고했다.저자의이런특징은리엄과조흐라의인간적인이야기와시각과청각의작동원리등과학적인설명을균형있게서술하고있는이번책에도잘드러난다.특히담당의사나보호자가아니면서이들과10년이넘는장기간의유대를맺어온저자의분석적이면서도따뜻함을잃지않는균형잡힌태도가인상적이다.2010년에우연히리엄과조흐라를알게된저자는오랫동안가까이서이들을지켜보며성장과변화를기록했다.2014년4월,저자는편지를나누며우정을쌓아가던올리버색스에게조흐라의이야기를했고,다음과같은답장을받았다.“인공와우를이식한그학생을놀라게한소리들의상세한목록에매료되었습니다.무섭고이해하기어렵고난생처음겪는감각부터의미있는(때로는아름다운)소리의세계에이르는전체과정에대한당신의묘사와그학생의경험에빠져들었어요.당신이그이야기를짧은책이아니더라도한편의글로‘자세히써야’한다는생각이‘강하게’드는군요.놀라운소재예요.(성인에서)인식의기원,소음이신호가되도록연마하는일에관한(읽을만한)글도별로없고요.”

올리버색스의강권과격려에힘입어저자는리엄과조흐라,두사람과수없이많은이메일을주고받고,이들의집을방문해가족을만나고,일상에서겪는좌절과즐거움을함께하여이책을썼다.이처럼깊은유대가빚어낸이들의이야기는단순한의료적성공담을넘어감각과장애에대한이해의폭을넓히고,인간의회복탄력성과학습하고적응하는능력에대한깊은울림을준다.리엄과조흐라는새로얻은감각을통해세상을다시배워야했다.그과정은우리가다른무언가를배우고,실패하고,다시시도하는일과크게다르지않아서비장애인독자라도이들의성공과실패,목표와도전,기쁨과슬픔에공감할수있을것이다.
또이책을읽다보면내주위에있을것만같은평범한사람들의선한마음에가슴따뜻해지기도한다.리엄은자신처럼시력을잃은사람들을돕고싶어서생물의학분야에서일하기로결심하고눈과시각에대해가능한한많은것을배우고있다.시력이나쁘거나백색증이있는사람들을지원하고변호하는시민단체에도가입했다.조흐라역시다른사람을돕고싶어고국탄자니아로돌아가의대를졸업하고의사가되었다.환자들과소통하기위해스와힐리어를배우는데도힘쓴다.특히리엄의어머니신디와조흐라의이모나즈마가보여준용기와헌신,강인함은헤아려보는것만으로도뭉클한감동을준다.

두사람모두가족,의사,치료사의지원,그리고특히리엄의어머니신디와조흐라의이모나즈마의끊임없는헌신덕분에보고듣는것을당연하게여기는사회에적응하고,일반학교에서학업에성공했으며,새로운감각에적응할수있었다.신디와나즈마는리엄과조흐라를지지하고지도와훈련을제공했을뿐만아니라,보고듣는법을배우는데필요한것을가르쳤고,할수있다는자신감을심어주었다._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