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봄날에 다시 만나면 : 나는 죽음을 돌보는 수행자입니다

우리 봄날에 다시 만나면 : 나는 죽음을 돌보는 수행자입니다

$18.80
Description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선한 일도 못 하고 일상에 쫓겨 죄만 짓고 살았는데…
저는 어떻게 되나요?”

수천 명의 마지막을 돌보며 깨달은 삶과 죽음의 아름다운 여정
국내 불교계 최초로 호스피스 전문병원을 만들어, 말기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평안을 돕고 있는 능행 스님이 30여 년간 죽음의 현장에서 겪고 느낀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삶과 희망의 이야기.
늙고 병든 부모 앞에서 재산만 탐하는 자식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자식을 가슴에 품고 보내지 못한 부모, 한국전쟁 때 사람을 죽인 트라우마를 죽음의 순간에도 내려놓지 못한 할아버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마지막 순간까지 미련을 남기고 떠난 인연들…
삶의 굴레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았더라도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에게 탄생과 죽음은 공평하다. 비록 생명은 유한하지만 죽음으로 가는 길에 진정한 참회와 발원으로 새 삶을 희망한다면, 죽음이 영원한 단절이 아니라 다음 생에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잡은 능행 스님의 손이 미덥고 따뜻하다.
저자

능행

저자:능행스님
“죽음도삶의한여정”이라는신념으로,능행스님은환자들이인간으로서존엄성을유지한채마지막순간을편안하게맞이할수있도록지난30년간수천명의죽음을배웅하였다.우리나라불교계에제대로된호스피스시설이없음을가슴아파하던그는간절한서원과희망을모아불교계최초독립형호스피스정토마을을세웠고,이후불교호스피스전문병원인자재병원을울산시울주군에건립했다.그는오늘도이생과저생의간이역에서병으로통증을호소하는사람들과더이상살수없음을선고받은사람들과더불어어떻게죽을것인지,그마무리를아름답게준비하고돕는일을하고있다.
2021년말기암환자와불치병으로고통받는이들을돕는데앞장선공로를인정받아암예방기념식에서대통령표창을받았다.저서로《섭섭하게,그러나아주이별이지는않게》《환자를위한불교기도집》《불교임상기도집》《이순간》《숨》등이있다.

목차


서문_오래된이야기

1.꽃이피고지는것처럼
또다른생을향해
어머니떠나던날
나의기도안의아이
이별에서의이별
한창웃고공부할스물한살
극락에는치과가없소?
그리움
백금귀고리를하고떠난그녀
파도가들려주는법문
별이되어빛나는스님을기억하며
별처럼아름답게

2.지금이순간이얼마나소중한가
무소유가소유
기러기아빠
인연과보
다이아몬드반지가담긴보따리
할아버지의용서
잿빛이재로흩날리는날
가난한사람들의꿈
새털처럼가벼운인생

3.아름다운이별,아름다운만남
좋은몸받아다시오기를
인간세상에도육도가있다
다음생으로의길에전략이필요하다
아름다운돌봄
삶의끝까지함께하는종교
다시태어나면아기를낳고싶어요
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가
언젠가이세상에없을당신에게
집으로온다

4.언젠가이세상에없을당신에게
희망은우리를춤추게한다
슬기로운삶과죽음
죽음에도배움이필요하다
그대가원하는곳으로
아버지무덤가에서인사를올립니다
태조산금강이도힘을보태고
언양땅에닻을내리고
다시봄이다

출판사 서평

“오늘하루우리는무엇과이별했는가”

생의모든현상은꿈같고환상같고물거품같고그림자같고
반짝이는이슬같고번갯불같으니,
그대마땅히그와같이알아야할지니라.
_<금강경>

시작이있으면마지막도있다.태어났으므로누구나죽는다.잘살았든힘들었든죽음은누구에게나공평하지만,그마지막모습은모두똑같지않다.한평생이고지고온이삶을어떻게내려놓을지,얼마나아름답게떠날지는마지막여정을준비하는이의마음에따라달라진다.

“죽음도삶의한여정일뿐”이란마음으로,30여년간말기암환자들이마지막길을편히갈수있도록보살펴온정토마을자재병원능행스님이그간의경험에서길어올린생각들을묶어한권의책으로새롭게내놓았다.이책은저자의기출간도서인베스트셀러《섭섭하게,그러나아주이별이지는않게》와《이순간》《숨》에수록된이야기중에서독자들에게많은사랑을받은글을가려내용을보완하고,새로쓴글을추가하여엮었다.이세권의도서는죽음과소생이라는불교의희망적인내세관來世觀을많은독자들에게쉽게소개하여출간당시수십만독자들을가슴을울리고감동을몰고왔다.

죽음은살아있는이아무도경험해보지못한일이고,우리는사후死後어떻게되는지알지못하기에막연히두렵고생이끝나는시점에겪는고통이무섭다.태어남이그러했듯죽음의길은혼자가야하기에더불안하다.깜깜한밤길을혼자걸어야할때,등불을들어주고손을잡아주는안내자가있다면그작은불빛에의지하며위안을얻는다.숨이꺼져가는순간의고통은오롯이환자의것이지만,마음의고통은호스피스영적돌봄가의도움을받아덜수있다.현생의사람,재산,지위등의관계는죽으면다부질없으니이제모두내려놓고자신의주변을돌아보며다음생을기원하며잘정리하고홀연히떠나는것이중요하다.그길의끝에서능행스님이등을들고배웅한다.

“마음을내면낼수록힘겨워지고,쌓으면쌓을수록무거워지는것이삶.무소유의삶으로이세상에가볍게머물다가홀연히떠나야하는것이진정충만한삶의기쁨이라는것을알고있는이얼마나될까.”-167쪽,<새털처럼가벼운인생>

“스님은할수있어.
내가죽어서라도도와줄게.원만세워!원만세우면다돼.”

청주정토마을에서병든환자들을돌보다병원건립을반대하는사람들로인해어려움을겪던능행스님은우연히타종교병원에서폐암말기로죽어가던한스님을만나고,그가사력을다해불교호스피스전문병원을만들어달라고한당부앞에서마음을다잡는다.그리고마침내국내불교계최초호스피스전문병원을만들었다.불교신자들이나스님들이부처님의뜻에따라자존감을지키며여법如法하게마지막을맞을수있는전문병원의필요성이절실했고,능행스님의서원과고행그리고수많은사람들의기도와염원이모여정토마을자재병원에이르렀다.
그사연많은30년세월동안스님이겪은마지막이야기는산과바다를이루고하나같이가슴절절하다.큰오빠처럼든든하던환자가떠나던날의아픔은뼈에사무치고,채피지도못하고떠난스물여섯살아가씨의죽음은파도에쓸려가지않고밀려오고또밀려온다.

“그토록애타게가족이어디있느냐고물었건만늘내일말해준다며미루더니이리도허무하게떠나버린자운거사님을다시생각하니,아!말할수없이가슴이저몄다.행려병동에서만난뒤4년의세월동안자신이고아라는말을그렇게하기어려웠을까.고아란사실이자운거사님에게는아픈상처로,삶의어두운그림자로남아있었나보다.매년명절때마다가족을만나러간다던거사님은어디에서무엇을하고다녔던걸까.너무가엾고불쌍해서눈물이멈추지않았다.”-62~63쪽,<극락에는치과가없소?>

죽음을코앞에둔환자의병실로찾아와아픈환자는거들떠보지도않고돈이될만한것을뒤져가지고간가난한형제들의후안무치한행동은어떤말로도이해가되지않고,재산이많은부모의죽음앞에서아웅다웅만하는자식들의모습은오늘날세태를보여주는것같아입맛이쓰다.

“환자가임종하기일주일전,고향에서친구한명이찾아왔다.나는그친구에게지나가는말로환자에게돈이조금있는데형제가모두어디에사는지환자가말을하지않으니통알수가없다고했다.그날저녁늦게택시한대가정토마을로들어왔다.그때부터벌어진사태는말로표현할길이없다.누워서꼼짝도못하는환자방에형제들이들이닥쳐환자의소지품을찾아짚이는대로가지고갔다.(…)눈이뒤집혀형제도주변사람도안중에없는것같았다.”-183~184쪽,<인간세상에도육도가있다>

“막내딸의패악을들으며누운할머니는빙긋이웃었다.나는할머니의얼굴을보면서할머니가자식들에게원하는게무엇일까생각했다.이세상에서부모와자식으로만나서뼈와피를나누었지만,인간은역시별개인존재인가싶어졌다.(…)할머니는손자손녀나며느리가오면미리바꿔두었던현금을뭉텅뭉텅주었다.‘내가이렇게돈이많은사람이야.너희는나를함부로하면안돼.나를잘보살펴야해.’이런뜻이담긴돈이었다.”-112~113쪽,<무소유가소유>

죽음은사라짐이아니라또다른생의시작,
인과연으로피고질뿐

이별과상실의아픔,관계의굽이를지나스님의이야기는다시만날수있다는희망의약속으로끝을맺는다.이생이고달프고힘들더라도사람들은이지구라는별로다시돌아오고싶어한다.그러므로수행자인저자는정토에태어나는길로사람들을안내한다.

“정토에태어나기위한방법으로염불수행을권한다.(…)어떤종교적신념을가지고있더라도가장중요한것은이믿음과발원이다.마지막순간이올때조금의의심도없이다음생에대한믿음으로죽음의여정에임해야한다.죽음에가닿는순간이야말로다음생으로이어지는최고의기회이며,이것을아는것이참으로중요하다.”-245쪽,<희망은우리를춤추게한다>

가을이되면한여름푸르렀던나뭇잎은검붉게변하고마침내나무에서떨어진다.한겨울나무는가지만남아생장을멈춘채마치죽은것처럼보인다.하지만이듬해봄이되면나무에서작은싹이트고생명의순환을다시시작한다.죽음은겨울을지나는나무와같다.“죽음은끝이아닌또다른시작이다.”(250쪽)
부처님이찾아오라한겨자씨를통해‘이세상의모든생명은모두다죽는다’란진리를깨달은여인처럼,우리도꽃이피고지고다시피어나는자연의순리를알아이듬해봄날에아름다운모습으로다시만날수있도록오늘하루도감사히살아야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