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 : 플뢰르 펠르랭 에세이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 : 플뢰르 펠르랭 에세이

$13.40
저자

플뢰르펠르랭

생후6개월에프랑스로입양되어파리교외에서성장했다.에섹경영대학교(ESSEC),파리정치대학(SciencesPo),국립행정학교(ENA)를졸업하고프랑스감사원에서경력을시작했다.2002년사회당연설문작성업무를맡으며정치권에입문한이래프랑수아올랑드정부에서2012년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특임장관으로입각,아시아계최초로프랑스장관에임명되었다.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특임장관시절프랑스정부의스타트업육성정책‘라프렌치테크(LaFrenchTech)’를출범시켰고,2014년부터2016년까지통상·관광·재외교민담당국무장관,문화·커뮤니케이션부장관을지냈다.퇴임후글로벌투자기업코렐리아캐피탈(KorelyaCapital)을세워경쟁력있는스타트업을발굴하고투자하며한국·유럽스타트업들의글로벌시장진출을돕고있다.2022년레지옹도뇌르기사장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이국으로나아가기
1.서울의거리에서파리의교외로
2.거울에비친백인여자아이
3.평등이라는기회
4.진화하는진보를위하여
5.폭풍의눈으로더가까이
6.돌아오는방식
7.유예없는시작
8.치명적행운
에필로그.우리는다시만나는선택을했다

출판사 서평


★이미경CJ그룹부회장추천★
★이해진네이버창업자추천★

아시아계최초의프랑스장관에서스타트업투자자로
경계를허물고한계를뛰어넘은플뢰르펠르랭의첫책한국최초출간!

2013년,한프랑스장관이콘퍼런스참석차한국을찾았다.검정치마를입고검은단발머리를한그의이름은플뢰르펠르랭.인천공항에서부터국내외취재진에게둘러싸여질문공세를받았다.그프랑스장관의답“나는프랑스인입니다”는생후6개월때프랑스로입양된지40년만에한국땅을다시밟았다는소식과함께언론에특필됐고,아시아계최초프랑스장관에오른플뢰르펠르랭에대한대중의관심은폭증했다.그는몇년이지나서야그때기자들에게받았던질문을되새기게된다.“당신은한국인이라고느낍니까,프랑스인이라고느낍니까?”

《이기거나혹은즐기거나》는이질문에서부터시작한다.“나는뭐라고답해야할지몰랐다.기자들은내게한국인의정서가있다는대답을기대했을것이분명했기때문이다.어떻게내가2013년에한국에애정이있다고말할수있겠는가.한국은나를어두운골목길모퉁이에내버린나라가아니었던가.반면프랑스는나에게여권이상의것을주었다.밑바닥에서시작해정부고위직에오를수있는놀라운가능성을말이다.이를알면서어떻게내가두나라를단순하게저울질할수있겠는가.”

플뢰르펠르랭은프랑수아올랑드정부에서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특임장관으로발탁된후통상·관광·재외교민담당국무장관,문화·커뮤니케이션부장관을지내고퇴임후코렐리아캐피탈을세워벤처투자자로변신했다.한국에서최초출간되는그의첫에세이《이기거나혹은즐기거나》는그가프랑스에“도착”한날로부터정치인과사업가로서의최근활동까지담았다.동시에2013년자신을마치“딸처럼”환영했던한국인에게그때는말하지못했던자신의정체성에대한고민과,삶의궤적을진솔하게이야기하는책이다.

누군가는그가운명을극복했다고말한다.그러나플뢰르펠르랭은운명을탓하지않았을뿐이라고말한다.“유전자는우리가어찌할수없이그냥주어진것일뿐이다.”“중요한것은선택이다.”입양아,동양인,여성이라는정체성에갇히지않고자신의세계를확장해온한사람의작은이야기는자신의자리에서분투하고있는누군가에게“사회가만든경계라는게사실아무것도아님을,넘어설수있음을깨닫는데큰힘”(네이버창업자이해진)과“여성리더가나아갈방향이라는시대적요구에대한답(C”J그룹부회장이미경)을줄것이다.

“멋진방법으로한국에돌아오고싶었다”
종숙과플뢰르사이,처음으로공개하는내면의이야기

서울의판자촌에서발견된갓난아기는홀트아동복지회를통해이듬해프랑스에도착했다.‘종숙’이라는이름외에‘플뢰르’라는이름을얻는순간이었다.연거푸두아이를잃은부부가지난한입양절차를거쳐부모가되는순간이기도했다.그들은아이의교육에열과성을다했다.그덕분에플뢰르는명문그랑제콜에섹경영대학교(ESSEC),파리정치대학(SciencesPo),국립행정학교(ENA)를졸업하고프랑스감사원에서경력을시작했다.교육에관해엘리트코스를밟은것이상으로문화적으로도완전히프랑스에동화되었다.

사회적으로왕성하게활동하고스포트라이트를받던바로그시기,플뢰르펠르랭은우울증을앓고있었다.남편과이혼하면서딸에게서아버지를빼앗았다는생각이자신의출생과관련된상처를건드렸을거라고,지금에서야그이유를말할수있게됐다.하지만프랑스장관으로서한국을방문할때까지만해도자신의뿌리를궁금해한적도없었고한국이자신에게열광하는것이이상하기까지했다.

그의생각은조금씩바뀌기시작한다.자신이애써무시해오던다름,그래서프랑스에동화되기위해고군분투했던것이자신의출신때문이었음을깨달은후부터였다.잘못된경로로세상에진입한사람이라는부끄러움,부모가원하지않은열등한사람이라는수치심을완벽하게지우지못하고살아왔다는것을인정하게된것이다.플뢰르펠르랭은“부모님과프랑스에또다시거부당할이유를만들지않기위해”타고난기질을거스르면서까지어릴때부터늘규칙을지키려노력했다.아니,더정확히는늘신경을곤두세웠다.

플뢰르펠르랭이한국에“다시돌아오는”방식은다른많은입양아가그랬듯생물학적부모를찾는것일수도있었다.하지만“부모가누구인지안다고해서더완전한사람이되거나마음이더평온해지는것은아니”라고믿었기에,그는자신만의방식으로한국에되돌아왔다.

선택은어떻게나의세계를확장하는가
경계에갇히지않고넘어서는방법

프랑스감사원에서일하던그가정치에입문한것은2002년사회당대선후보의연설문작성을담당하면서부터다.2007년대선때는IT정책보좌관으로서디지털경제전문가로활약했고,2011년당시올랑드사회당후보대선캠프에합류했다.

플뢰르펠르랭이올랑드정부에서장관직을맡게된것은한국에서뿐아니라프랑스에서도대단한뉴스였다.그는정치계스타로센세이션을일으킨다.얼마간의운이작용했다고는하지만플뢰르펠르랭은자신이설자리,적어도자신이원하는자리를차지하기위해싸워야했다.올랑드후보선거캠프합류당시플뢰르펠르랭이처음제안받은것은‘다양성’분야업무였다.

“나는그럴생각이전혀없었다.다양성문제가내게의미가없어서가아니었다.오히려그것은내게매우중요한문제다.그러나경제,재정분야에서내가쌓아온경력을볼때외모가내능력을가리는것은내게수치스러운일이었고후보의이미지에도좋지않았다.”

그는‘디지털’분야를맡고싶다고피력했다.디지털이미래핵심분야가될것이라확신했기때문이다.대선캠프에서의담당업무는대선승리이후에도이어져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특임장관시절프랑스의디지털역량을강화하는‘라프렌치테크(LaFrenchTech)’를이끌어높은평가를받았다.하지만동양인외모가아니었다면남자였다면겪지않아도될폭력도온몸으로겪었다.그를두고‘가사도우미’‘게이샤’등의모욕적인표현이나돌았다.

선거운동에서부터장관으로임명되기까지대통령선거판의막전막후,정책의방향을설정하고실행하는단계에서의치열한이해관계,정권교체에따른분주한이합집산등공직자로서는알수없었던정치판의경험은그가새로운사업을시작하면서겪은일에비하면아무것도아니었다.

무한한세계가우리앞에있다
프랑스에서한국으로다시국경을넘는선택

문화·커뮤니케이션부장관을맡을때까지만해도플뢰르펠르랭은정치계에서승승장구하는듯했다.기류가바뀐것은그가한방송에서노벨문학상을받은프랑스작가의작품을읽지않았다고말한때부터였다.부적절하게편집된탓이라는말을할사이도없이문화부장관자격이없다는비난에시달려야했다.

<샤를리에브도>편집국,축구경기장과공연장에서발생한테러를수습하느라정신없는몇달을보내고나서정부각료교체시간이다가왔다.플뢰르펠르랭은장관직에서내려와힘든시간을보내야만했다.“장관이일상으로돌아가면적응하기가쉽지않다.흔하지않은경험을한뒤다시혼자가되는것,더이상울리지않는테이블위전화기를바라보는것,나를예전처럼존중하지도않고아예거리를두는주변사람등모든것이견디기쉽지않았다.”

그것도잠시,장관시절한국과맺은인연으로한국기업과미팅을몇차례하고나서스스로도생각지못한완전히새로운모험을시작하게된다.스타트업에투자하는벤처캐피탈을설립하기로한것이다.퇴임후감사원으로돌아갔을때대사직을제안받기도했지만과감하게공직에서물러나기로결심한다.이모험을제대로즐기기위해서였다.“실패는온전히내책임이고다른사람에게돌릴수없었다.특히공직을떠남으로써파트너들에게앞으로열심히임하리라는신호를보낸셈이어서결정을내리고흡족했다.사직서에서명하면서나는실패해도돌아갈자리가없고고위공직자의넉넉한월급과는영원히안녕이라는것을잘알고있었다.”

하지만사업시작전파트너와작성한‘의향서’가‘계약서’로오인되면서공직자의윤리를위반했다는혐의로가택수색을당하고수십명이조사를받았다.무혐의로결론이나기까지장장18개월이걸렸다.예상하지않았던도전에따라붙은,역시나예상하지못했던사고였다.이제코렐리아캐피탈은한국스타트업에투자할준비를하고있고,플뢰르펠르랭은장관시절보다더자주한국을방문한다.

생후6개월당시한국에서프랑스로이동했을때처럼그는한번더국경을넘었다.차이점은이번에는프랑스에서한국으로,그리고그가선택한운명이라는점이다.“내수치심은사라졌고우리의운명은얇은트레이싱페이퍼여러겹을포개그린조화로운그림처럼겹쳐있다.보이지않는여러개의선이만나한국과나사이에무언가중요한것,유전자로정해지지않은것이만들어지고있다.멀어짐과망각,무관심의시간이지나고우리는다시만나는선택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