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이웃을보살피는마음을낼때
일어나는마법같은일들
이자를내고싶은만큼만내는은행이있다면?
십년넘게한끼에천원만받는식당이있다면?
플라스틱쓰레기로만든고속도로가있다면?
오줌을전기에너지로바꾸는화장실이있다면?
깜깜한밤에스스로빛을내는횡단보도가있다면?
채소밭을통째로들여놓은슈퍼마켓이있다면?
나만잘사는것이아니라모두가잘사는세상을꿈꾸는사람들이빚어낸,‘살림아이디어’와‘아우름디자인’90여가지.과학기술이하루가다르게발전하면서우리삶은어느때보다풍족해지고편리해졌다.그러나경제적·정치적격차로그혜택에서소외된이웃들이여전히존재하며,넘쳐나는쓰레기와뿜어대는온실가스로지구는몸살을앓고있다.시장지상주의가놓치거나외면한것들을따뜻하게살피고보듬는일을업으로삼으며삶을일구는사람들이있다.이책에는그들이결고운마음으로빚은기술과아이디어로가득하다.독자들이소개된기술이나조직에관해보다자세한내용을접할수있도록동영상및홈페이지로연결되는QR코드를생생한컬러사진과함께수록했다.따뜻하고기발한기술의세계를만나보자.
힘든이웃을향해성큼내딛는한걸음
1부에서는소외된이웃을보살피는적정기술과사회적기업,협동조합,착한가게들을소개한다:재정사정이어려운청년에게정해진이자없이돈을빌려주는은행‘토닥’,묶어둘수록화폐가치가떨어져쉼없이돌수밖에없는지역화폐‘킴가우어’,10년넘게한끼에천원만받는식당‘해뜨는식당’,형편껏돈을내는식당‘문턱없는밥집’,값을매기지않는채소가게‘피드잇포워드’,전기없이어두운방안을환히밝히는전구‘모저램프’,말라리아균으부터수만명의목숨을살린‘폴드스코프·페이퍼퓨지’,노숙자를보듬는‘보금자리수레’,오갈데없는난민과도와주려는사람을이어주는애플리케이션‘리퓨지웰컴’,말이통하지않아도환자들이쉽게자신의통증을구체적으로드러낼수있도록돕는‘통증픽토그램’,시각장애인을위해깨알로점자를새긴‘윔피버거’,시각장애인과비장애인모두읽을수있는문자‘브라유노이에’.언제든지마음대로도수를바꿀수있는안경‘어드스펙스’와‘튜너블안경’,파킨슨병환자의손떨림을막아주는장갑‘자이로글로브’…
아픈지구를향해내미는따뜻한손길
2부에서는제로웨이스트,에너지하베스팅,플라스틱프리,지속가능한개발등지구를살리려는노력을다룬다:멸종위기에놓인꿀벌을앞장서서키우는자동차기업‘롤스로이드·벤틀리·포르쉐·BMW·토요타’,오줌을전기에너지로바꾸는화장실‘피파워’,포장재를전혀쓰지않는가게‘오리지널운페어팍트·더피커·알맹상점·일점오도씨’,플라스틱쓰레기를아스팔트원료로탈바꿈시켜수천킬로미터의도로를낸기업‘KK플라스틱’,사탕수수로만든브릭을선보인장난감기업‘레고’,버려진휴대폰을모아불법벌목감시장치를만든기업‘레인포레스트커넥션’.메인보드와카메라·배터리등을모듈형으로설계해오래도록쓸수있는스마트폰‘페어폰’,남은식재료를이웃과나누는공유냉장고,버려지는식빵가장자리로만든맥주‘에일토스트’,찢어서땅에심으면그려져있는채소가그대로자라나는씨앗포장지‘에덴스페이퍼’,비누로만든샴푸용기‘소팩보틀’,폐페트병을재활용해만든신발‘네이티브슈즈’,바다에버려진쓰레기로만든운동화를만든‘아디다스’…
우리삶을드높이는기똥찬아이디어
3부에서는우리가보다안전하고느긋하고건강한삶을누릴수있도록만드는아이디어를살펴본다:이산화탄소배출량을줄이는동시에느긋하게풍경을즐길수있는택시‘거북이택시’,낮에햇빛을받아충전한에너지로밤에빛을내는자전거도로‘루미노퍼길’,몸이불편한사람을위해파란불시간을늘려주는건널목카드‘그린맨플러스’,취객들의노상방뇨를막고도시미관을살린소변기‘위리트로투아’,채소밭을통째로들여놓아보다신선한식재료를제공하는슈퍼마켓‘알버트하인’,치즈와채소를직접생산하며순환농법을이룬피자가게‘피자포피스’,축산으로인한탄소배출을낮추고영양가는더높인곤충푸드기업‘에센토’,어르신이원하는가게에서원하는식료품을대신사다가보내주는서비스‘인스타카드’,환자대신처방전까지받아정해진날짜와시간에맞춰약을배송해주는온라인약국‘필팩’,제때에약을먹도록알려주는스마트약병‘필시’,담장을없애재범률을크게낮춘‘코스타리카카르타고교소도’…
모든것의시작이된물음
돈에는왜이자가붙어야할까?
사정이어려운이들이굶주리지않게할수있을까?
이통증을어떻게설명해야할까?
한뎃잠을자는이들이떨지않게할수는없을까?
시각장애인들이비장애인못지않게삶을누릴수는없을까?
죄짓기를되풀이하지않도록할수는없을까?
이책에담긴이야기는모두뭇생명과더불어살아가기위한물음에서시작되었다.그리고이는그동안너무당연하게여겨왔던기존시스템을뒤집는아이디어로이어졌고,여러시행착오와변화를거치며지속가능성을높여오고있다.이러한움직임들을하나둘살피다보면,기후위기·생태파괴·빈곤문제·노인문제등이따로떨어져있는것이아니라는사실과그해법은곧‘나’가아닌‘우리’가되어함께희망을지어나가는것임을깨닫게된다.이책은‘일자리’를찾기보다새로운‘일거리’를찾는사람들에게,우리아이들이다리쭉뻗고살아갈수있는세상을꿈꾸는사람들에게따스하고다정한영감을불어넣어줄것이다.
책속에서
*킴가우어는독일뮌헨가까이있는프리엔,로젠하임,트라운슈타인같은작은도시에서쓰이는지역화폐입니다.이돈은일반돈과는사뭇다릅니다.쓰지않고묶어두면이자가붙기는커녕석달마다화폐가치가2%씩줄어듭니다.1년이면8%가사라지지요.이렇듯돈이돈을버는투자수단이아닌적극소비수단이됩니다.‘돈이실물경제를튼튼히이어주는구실을해야한다’는데밑절미를두는통화제도이지요._p.21
*도쿄진보초에있는미래식당에서는누구라도50분알바를하면‘밥한끼’를먹을권리를줍니다.(…)한끼알바는낯모르는사람과사이를잇는일입니다.‘밥한끼주기’와‘밥한끼먹을권리’는얼마나다를까요?권리는다른사람에게넘길수도있습니다.알바를하고나서굳이한끼를먹지않아도되는사람들은받은식권을벽에붙여두고갑니다.땀흘려얻은밥먹을권리를낯모르는배곯는이에게내어준다는말이지요._p.27
*시각장애인들을보듬으려고점자버거를내놓은햄버거가게가있습니다.남아프리카공화국에있는햄버거체인점윔피가그곳입니다.윔피점자버거는다른햄버거와그리달라보이지않습니다.그러나햄버거빵을자세히보면시각장애인들을보듬는깨알같은배려가새겨져있다는것을알수있습니다.윔피셰프들은“당신을보듬으려고만든100%쇠고기햄버거”라는점자를깨알로박아넣었습니다._p.91-92
*더피커에놓인모든것은포장하지않고벌거벗은채로가지런합니다.사는사람이가져온그릇에사고싶은만큼만담아무게를달아셈을치릅니다.(…)가게에서는스테인리스빨대를쓰고,사서나갈때는옥수수추출물,대나무펄프로만든생분해성그릇에담아줍니다.화장실휴지는되살린종이로만들어진것을쓰고,세제또한커다란통에서쓸만큼만덜어쓰는등가게살림을하면서쓰레기를줄이려고애쓰고있습니다._p.133-134
*KK플라스틱은다섯해동안연구한끝에새로운분자구조를지닌비투멘을찾아내어플라스틱쓰레기를아스팔트로탈바꿈시켰습니다.이비투멘은이제까지나온비투멘보다튼튼합니다.공사에들어가는돈도절반가까이낮습니다.비닐쓰레기100톤이면비투멘40톤을만들어낼수있어,도로도깔고쓰레기도줄여일석이조랍니다.인도정부는KK플라스틱이개발한비투멘으로벵갈루루에2,000km가넘는도로를내었습니다._p.142
*토스트에일은처음마을제빵사에게서가장자리빵을거둬들여썼으나,이제는대형슈퍼마켓에샌드위치를납품하는생산업자들과도거래하고있습니다.말려서잘게부순빵한조각과맥아와물,홉과이스트따위를섞어끓인뒤일주일쯤삭히고나면맛있는맥주가빚어집니다.하루에영국에서버려지는식빵끄트머리2,400만장이면,식빵맥주2,400만병을빚을수있다는얘기입니다._p.171
*거북이택시에는운전석뒤쪽에‘느릿느릿달림’단추가있습니다.손님이천천히가고싶을땐이단추를누르면됩니다.단추를누른손님에게‘고마움카드’를주는데,이카드에는‘에코주행안내’가적혀있습니다.(…) 알맞은속도를지키고급브레이크를밟지않으면차연비가좋아지고이산화탄소도덜생깁니다.이러한것들은손님을편하게할뿐 아니라에너지를아끼고환경을살리는좋은운전버릇을기르는데도도움을줍니다._p.199
*싱가포르에는어르신과장애인을보듬는‘건널목카드’가있습니다.늙거나장애가있어걸음걸이가느린사람들이마음놓고건널목을건널수있도록푸른빛불이켜지는시간을더늘려주는신호등연장카드입니다.어르신이나장애인처럼여리고힘이달리는이들만받을수있습니다.신호등에붙어있는단말기에카드를대면건널목길이에따라푸른빛불이켜지는시간이짧게는3초에서길게는13초까지늘어납니다._p.209-210
*슈퍼마켓알버트하인에가면채소밭이있습니다.(…)농부가채소를거둬들이듯,손님들은먹고싶은나물이나채소를직접따서바구니에담으면됩니다.채소를딴손님은손에묻은흙을싱크대에서씻고계산대에무게를달아값을치릅니다.직접딴채소를바구니에담은손님들은텃밭을가꿔거둔것같은재미가쏠쏠합니다.밭에서따서바로음식에얹어먹으니시들어서버려지는채소도한결줄일수있습니다._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