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17.80
Description
식물을 사랑하는 다정한 마음과 제대로 지키려는 절박함으로,
집요하게 추적하고 꼼꼼히 들여다본 풀의 기록(草錄), 나무의 기록(木錄)
자신을 ‘초록(草錄) 노동자’로 규정하는 식물분류학자 허태임 박사가 풀과 나무를 따라가며 얻은 기록들을 엮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이 땅의 사라져가는 식물을 지키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는 저자는 ‘제대로 지키려면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전국의 산과 들과 강을 누비며 식물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의 언어로 꼼꼼히 옮기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나무의 심장과도 같은 겨울눈과 암그루 홀로 후대 생산이 가능한 종자를 맺는 ‘무수정결실’, 암수한그루도 아니고 암수딴그루도 아닌 ‘기능적암수딴그루’ 같은 식물들의 놀라운 생존 전략은 물론, 지구상에서 오직 한반도에만 사는 고유식물 모데미풀과 댕강나무와 눈측백 같은 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까지 우리 땅 식물들의 놀랍고 절박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식물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비무장지대나 국가보안지역, 무인도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숲을 헤매고 암벽과 고목을 오르는 식물분류학자의 일과 꿈도 엿볼 수 있다. 조곤조곤 설명해가는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식물을 향한 저자의 사랑에 동화되어 식물과 함께 웃고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식물을 키우며 정서적 안정을 얻으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반려식물’과 ‘식물집사’, ‘플랜테리어’는 일상어가 되었고, 식덕(식물 덕후), 풀친(식물로 알게 된 친구들), 풀멍(식물 바라보기), 식테크(식물+재테크) 등의 신조어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저자는 이런 근래의 식물 열풍이 반가우면서도 염려스럽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고 그들을 인간의 삶에 들이는 문화가 번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그렇지 않아도 기후변화와 개발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식물들을 소비와 향유의 대상으로만, 심지어 경제적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결국 서식지 훼손으로 이어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의 곳곳에서 독자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소멸해가는 식물들의 풍경과 그것을 바라보는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허태임

식물분류학자.대학에서목재해부학을,대학원에서식물분류학을공부했다.〈한반도팽나무속의계통분류학적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DMZ자생식물원을거쳐현재는국립백두대간수목원보전복원실에서우리땅에서사라져가는식물을지키기위한연구를수행하고있다.1년의절반이상은전국곳곳의숲을탐사하고식물의흔적을기록하는‘초록노동자’로살아간다.식물과관련한글쓰기에관심이많다.

목차

머리말:식물과의연애

1.식물분류학자의일상다반사
식물탐사선
봄꽃의북진
산나물이야기
발걸음을붙잡는철쭉
밤에피는하늘타리
가을에는향유를
낙지다리와쇠무릎
실체를추적하는식물학자들
식물수업

2.초록의전략
겨울눈,나무의심장
수국의시간
여름의싸리
천선과라는신비한세계
팽나무는오래,크게,홀로
땅속에서여물어가는구근식물
귀화식물은죄가없다
작지만우아한이끼
다육식물열풍의뒷면
미나리와습지의공생
감태나무의암그루만사는세상

3.초록을위하여
살아남은모데미풀
낭독의발견
오래된미래,댕강나무
울릉도비밀의숲
꽃좋은개살구
우리모두의석호
꼬리진달래를아시나요
들국화는없다
침엽수학살
더개발할수록더소멸하는

참고문헌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식물을사랑하는다정한마음과제대로지키려는절박함으로,
집요하게추적하고꼼꼼히들여다본풀의기록(草錄),나무의기록(木錄)

“우리가무엇을나누어야한다면부디이책처럼만나누었으면좋겠습니다”_박준(시인,《당신의이름을지어다가며칠은먹었다》저자)
★★★박상진(경북대명예교수),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이유미(前국립세종수목원장),박준(시인)추천!

자신을‘초록(草錄)노동자’로규정하는식물분류학자허태임박사가풀과나무를따라가며얻은기록들을엮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이땅의사라져가는식물을지키기위한연구에힘을쏟고있는저자는‘제대로지키려면자세히알아야한다’는신념으로전국의산과들과강을누비며식물을찾아가그들의이야기를듣고사람의언어로꼼꼼히옮기는일을계속하고있다.나무의심장과도같은겨울눈과암그루홀로후대생산이가능한종자를맺는‘무수정결실’,암수한그루도아니고암수딴그루도아닌‘기능적암수딴그루’같은식물들의놀라운생존전략은물론,지구상에서오직한반도에만사는고유식물모데미풀과댕강나무와눈측백같은식물들이멸종위기에처했다는사실까지우리땅식물들의놀랍고절박한이야기가펼쳐지는가운데,식물을만나기위해서라면비무장지대나국가보안지역,무인도를가리지않고찾아가서숲을헤매고암벽과고목을오르는식물분류학자의일과꿈도엿볼수있다.조곤조곤설명해가는저자의목소리를따라가다보면독자는어느새식물을향한저자의사랑에동화되어식물과함께웃고울고있는자신의모습을발견할것이다.

오늘도식물의실체를추적하며
산과들과강과랩에서분투하는식물분류학자
“이맛에내가초록(草錄)일을하고연구한다”
식물분류학의목적은세상모든식물을명명하고그식물들사이의관계를밝히는것이다.그목적을위해오늘도식물분류학자들은산과들과강에서식물을만난다.강원도오지마을의할머니들로부터학교수업에서는배우지못한산나물의지혜를얻고,출입이쉽지않은군사보호시설이나상수원보호구역같은국가보안지역,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찾아가는것은물론,무인도의암벽과고목을오르고,지뢰를탐지하는군인들과같은복장으로비무장지대에들어가기도한다.연구실에서식물을만나는방법도다양하다.“부위별로외부형태를낱낱이측정하고글과그림을통해빠짐없이기록하거나,자르고갈라서외부로드러나지않은해부적형질을자세히들여다보거나,나노미터단위의미세구조를현미경으로살피거나,아예식물체를짓이겨진공의기계에넣고DNA사슬을인위적으로증폭하는방식으로유전자구조를밝히기도한다.”(75-76쪽)
저자는이런식물공부를‘식물과의연애’라고하며나날이깊어가는사랑을표현한다.찾고자하는식물을발견하고는한발짝만떼면절벽이란사실도잊고좋아서발을동동구르는것,봄꽃을먼저만나고자봉화에서거제를경유해변산반도를거쳐다시봉화까지도합1,000킬로미터가넘는거리를하루에달리는것,무더위에마스크를쓰고숲을헤치고산을오르내리면서도식물의생존을확인하여그핑크빛꽃을,그꽃내음을한번이라도들이켤수만있다면다괜찮다고말하는것,식물이사라진자리에서그들의생존을염원하며재회를빌고또비는것은분명‘사랑’이다.

“돌아보면내주변에는언제나식물이있었다.식물은별다른능력이없는나에게밥벌이가되어주기도하고,혼자있기를좋아하는나에게친구이자애인이되어주기도했다.그리고때때로흔들리는나를지탱해주는힘이었다가내삶을지지해주는벗이었다가아픈나를달래주는약이되어주기도했다.자연과함께자랐던유년기와식물곁에서보냈던20대를통과한나는,아직도식물에대한물음표로가득한30대를사는중이다.식물을향한내사랑이날마다깊어가는것같아덜컥겁이날때도있지만그래도나는여전히식물을촘촘하게알아가고싶다.왜냐하면나는식물과연애하는사람이니까.”_11쪽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식물학자가전하는
우리와함께살아온풀과나무의경이로운지혜
“그들에게서배워야할것이아직너무나많다”
“왕대,솜대,이대는있지만‘대나무’라는이름이붙은나무는없고,갈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는있지만‘참나무’라는이름의나무가없는것”처럼‘들국화’라는식물은없다.이책에는이런상식에서부터“소나무처럼암수한그루도아니고,버드나무처럼암수딴그루도아닌‘기능적암수딴그루’라는특이한번식방법”같은보다전문적인식물학지식까지다양한수준의식물이야기가담겨있다.‘얼레지’(얼룩덜룩한무늬의잎과먹는나물이라는뜻이더해진‘얼러+취’가변형된이름),‘철쭉’(‘머뭇거릴척?’에‘머뭇거릴촉?’이변한이름),‘낙지다리’와‘쇠무릎’(각각낙지의다리와소의무릎을닮았다하여붙은이름)의이름이야기,《동의보감》《향약집성방》《의방유취》등우리전통의학서적에등장하는여러식물의쓰임새와효능에관한이야기,배후습지와울릉도와석회암지대와석호같은서식지이야기등이서로어우러져다채롭게펼쳐진다.
특히우리땅에서저절로나고자라는자생식물에주목한점이눈에띈다.그배경에는2014년10월발효되어각국의생물과그유전자원에서얻을수있는이익을원산지에공정하고공평하게공유해야한다는것을골자로하는‘나고야의정서’가있다.생물의유전자원을이용하는국가는그것을제공하는국가의승인을받고로열티도따로내야하는등외국원산의재배식물을키워쓰는데제약이많아진것이다.수입식물인레몬그라스의대체식물이될지모를자생식물‘향유’의쓰임,꽃도차도일본의수국에의존하는지금이지만조금씩밝혀지고있는우리자생식물‘산수국’의가치,우리나라에도가로수로많이심은북미원산의대왕참나무대신겨울에도모든잎을반듯하게유지해서결코휘거나비뚤어진모습을보이지않을뿐더러‘무수정결실’이라고하는신비로운번식능력까지지닌‘감태나무’가지닌가로수로서의가능성,무화과보다사람을현혹하는단맛은떨어지지만특정질병에대한내성을품은‘천선과나무’의신비로움까지,저자는자생식물을더꼼꼼하게들여다보아야할때라고넌지시이야기한다.

기후변화,개발과남획으로영영사라져버릴지모를식물들
“다만내가할수있는일은그들을좇아
그들의이야기를듣고사람의언어로옮기는것”
코로나사태이후식물을키우며정서적안정을얻으려는사람이크게늘었다.‘반려식물’과‘식물집사’,‘플랜테리어’는일상어가되었고,식덕(식물덕후),풀친(식물로알게된친구들),풀멍(식물바라보기),식테크(식물+재테크)등의신조어도더이상낯설지않다.저자는이런근래의식물열풍이반가우면서도염려스럽다.식물에대한관심이늘고그들을인간의삶에들이는문화가번지는것은반가운일이나,그렇지않아도기후변화와개발로생존을위협받고있는식물들을소비와향유의대상으로만,심지어경제적이득을위한수단으로만여긴다면결국서식지훼손으로이어지기가쉽기때문이다.이책의곳곳에서독자는기후변화를비롯한인간의활동으로인해소멸해가는식물들의풍경과그것을바라보는저자의안타까운마음을읽을수있다.
눈측백과분비나무와주목같은침엽수가숲을이루어‘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지정된가리왕산에‘생태복원’이라는허울좋은조건을걸고들어선스키장,모데미풀과댕강나무를비롯해한반도에서사라지면지구상에서영영사라지는멸종위기종서식지에아무조치도없이진행된도로확장공사,천연기념물이라는이름이무색하게도근처시멘트공장을오가는차량에서나온가루만뒤집어쓰고초라하게서있는단양석회암지대의측백나무등은특정개체나종을넘어식물과인간의관계,지구의상황을함께생각해보게한다.저자는개개의식물을찾아다니며얻은식물의지혜를나누는한편,“지구라는별에서자신의서식지를지키는일에가장서툰생물은아마도인간”일거라는,나지막하지만단호한‘숲의경고’또한들려준다.나무만보는것도,숲만보는것도아닌,나무와함께숲까지볼수있게도와주는책이다.


<추천사>
출판사에서온원고를열어보니식물공부를하는젊은학자의발자국이잔잔하게그려진다.그는어린시절가야산밑에서할머니와함께식물을가까이했고,식물분류학정규교육과정을거쳐학위를받은지금도거의1년내내현장에가있을만큼이론과실무를겸비하여내공이깊다.식물을보는눈이섬세하고정겨울뿐더러정곡을찌르는날카로움이있어궁금증또한풀어준다.덧붙여,조곤조곤설명해가는그의글은독자를끌고들어가는마력이있다.
_박상진(경북대명예교수,《우리나무의세계》저자)

우리삶을키워온것이식물이고,모든생명은식물과더불어살아간다는엄연한사실을생생하게보여주는책이다.그바탕에는식물과함께살아오면서체득한저자의식물학적사유가있다.오지마을의할머니들에서부터모차르트의작품을정리한쾨헬,독일의시인샤미소같은다양한인물과,남북공동유해발굴,4대강사업,북악산개방에이르는중요한사건들을오가며식물을다시돌아보게한다.나뭇잎이지어낸산소를들이마시고나무열매를먹으며살아가면서도정작식물의삶은잘이해하지못하는우리에게이책은역사적이고일상적인삶에서끌어올린식물학적지식과위로를전한다.유익할뿐아니라매우흥미롭다.식물과함께이땅의초록빛내일을일궈갈모두에게식물학적사유와실천을하게만드는소중하고아름다운책이다.
_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나뭇잎수업》저자)

DNA수준으로깊이깊이들어가그식물의계통을밝혀내는연구들이주를이루는시대에,현장곳곳을발로밟고눈앞에살아존재하는식물을하나하나직접만나인연을맺어온시간이누적되어있는사람,그래서식물이연구의대상에서더나아가오랜친구처럼,연인처럼감정이이입되어보기만해도설레어가슴뛰는존재가된사람,웃고울며결국은꽉찬마음으로돌아와평생을그들과함께하는삶을꾸려가는사람은흔치않습니다.《나의초록목록》은그런사람이식물과함께지낸온세월과애정과지식과경험이오롯하게담긴,아름다운문체로쓰인책입니다.많은이들이이책을통해그의식물여정에함께하고동화되어언젠가한분한분자신만의초록목록을만들면좋겠습니다.그과정은마음따뜻해지는초록행복일것입니다.
_이유미(前국립세종수목원장,《광릉숲에서보내는편지》저자

풀과나무와꽃이야기를하는사람이저는좋습니다.이런이야기를늘어놓는사람에게어떤누군가다가가당신은할말이그것밖에없냐고묻는다면제가대신반문을하고도싶습니다.그러는당신은세상에이보다더중요한이야기를알고있냐고요.허태임작가는식물을분류하는사람입니다.덕분에저는살구와개살구의차이를확실히알게되었습니다.이제개살구가살구만큼이나좋아졌습니다.우리가무엇을나누어야한다면부디이책처럼만나누었으면좋겠습니다.어떤다름을다른다름위로두려하지말고그렇다고아래에도놓지말고,잎사귀위로내리는빛처럼만넓어졌으면좋겠습니다.그러고는작가처럼다름이가진숱한아름다움을다른이들과함께나누었으면좋겠습니다.
_박준(시인,《당신의이름을지어다가며칠은먹었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