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유 어게인

씨 유 어게인

$18.00
저자

서연주

저자:서연주
여의도성모병원소화기내과전문의를거쳐현재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응급의료센터내과전담의와우리베스트내과소화기내과원장으로일하고있다.2022년11월,갑작스러운낙마사고로한쪽눈을실명하며근무하던병원에실려온경험은그의인생가치관을송두리째바꾸었다.우당탕탕넘어져도한쪽눈으로윙크를날리며일어나는그를보고동료들은이세상회복력이아니라고하며'윙크의사'라는애칭을지어주었다.그는이제예측할수없는인생에서때론넘어지고,때론좌절하면서지친의사,연약한환자그리고소외된장애인들과함께하는'상처입은치유자Woundedhealer'로살기를꿈꾼다.

목차


시작하며

①이제나의절반은내내밤
기억의첫시작아빠목소리
분주하고심각했던응급실
응급수술이끝나고다시꿈속으로
실명이란비극받아들이기
그럼에도내가살아야하는이유
감염과의필사적인사투
사고소식현명하게알리기
어제까지는괜찮았는데……눈이흐려졌어요
끔찍했던두번째응급수술
마약성진통제를찾아울부짖는의사
6인실의마리아여사님
날려버린blow-out골절성형수술
얼굴이터질것같았지만말할수없어
오늘퇴원합니다

②가장보통의존재,가장부러운존재
작은거인,엄마
소비의공허함
일상생활이뭔가요,먹는건가요
첫연말밤외출
실명소식을들은동생은
눈물빼주는작업
주인도못알아보는FaceID
안약알람
진짜장애인이되었습니다
흘러나온고름,절망적인재입원
함께의중요성
나홀로병원에서연휴나기
고효율인간이못견디는비효율의삶

③절대지치지않겠다는다짐
거품뇨가나왔다
지독하게치료받을용기
엄마아빠는눈이두개잖아!
눈동자야,너참예뻤구나
공포스러운가짜눈알,페이크아이Fakeeye
흉터가남았던손톱을잘랐어요
드디어안압이재진다
킁킁어디서발냄새가
세상에서가장슬픈블루베리
애플워치에숨겨진뜻
심하지않은장애인이라고요?
불가능할것같았던완벽한복귀
의사는환자를봐야해
1.5인분의삶

④중요한건꺾여도된다는마음
드디어진짜의안을!
아가씨가왜여기앉아있어?
난빨리실명하길바랐어
여행지에서흘린피눈물
연주씨한테손은어떤장기인가요?
어이간호사!나아파죽겠다고오오!
벌써1년
빙글빙글도는회전목마에서뛰어내리다
바로잡으려는용기
그럼에도최선을다해맞서기위한노력
끝내포기하지않았던마무리,그리고다시환자
우리가있으니걱정말고하고싶은것다해봐요

마치며

출판사 서평


전도유망한의사에서한쪽눈을실명한장애인으로
‘윙크의사’서연주가전하는솔직하고당찬위로와응원

2022년11월,그의인생에서절대잊을수없는일이벌어졌다.한쪽눈이영원히어둠에갇혀버린것이다.어릴적부터수재로이름을알리며가족들의자랑이자,동료들사이에서는부당한것은절대참지않는해결사‘서다르크’로불리던90년생여의사서연주는그렇게한순간에전도유망한의사에서한쪽눈이보이지않는장애인이되었다.사고후장장1년6개월이넘는시간동안총일곱번의수술을받았고,반복되는고통과회복의시간속에서스스로를원망하고다잡기를수백번,밑바닥에숨죽이고있던자신의진짜모습을발견하며가족을비롯한사람들의헌신과사랑에비로소눈뜨게되었다.
앞날이창창한젊은의사의좌절은어쩌면이유가있었던걸까.서연주작가는자신에게닥친이모든비극에이유가있을거라고믿고환자에게더가까운의사이자장애인으로상처입은사람들의마음을살피는치유자가되기로마음먹는다.<씨유어게인>은한젊은청년의좌절이자새로운탄생을담은성장기록이며의사이자환자,장애인까지두루소임을받은인간서연주의세상을향한당차고씩씩한다짐이다.

“처음뵙겠습니다.어느쪽눈이다친눈이죠?
겉으로봐선전혀모르겠네요.“

서연주작가를처음만났을때를회상해본다.비오는어느평일오후,여의도성모병원근처의건물상가카페에서그를만났다.그는약속시각에10분늦었고,자리에앉으며피를토하는환자가갑자기병원에들어와처치하고오는길이라며미안하다고했다.사고당시를묻는질문에그는특유의가늘고긴꼬리를가진눈으로천진하게웃으며당시의처참하고긴박했던상황을이야기했다.혹여라도듣는이가놀랄까의사특유의올곧음에부드러운위트가섞인채였다.그의사고명은한쪽안구파열과안면부분쇄골절.이렇게밝고아름다운청년의한쪽눈이영원히어둠에갇히게되었다는사실이도무지믿어지지않았다.

“2022년11월6일일요일.강원도인근의외승센터에서낙마사고가있었습니다.눈이부시게아름다운가을의낮풍경이마지막장면이었다는것말고는,사고전후수시간가량의기억이지금도떠오르지않습니다.”_10쪽,「시작하며」

그는자신이겪은사고와그와관련된사람들,어떻게말을타게됐으며마지막기억은무엇인지차근차근얘기해주었다.마치어젯밤꾼꿈을이야기하듯이그는편안해보였다.의식적으로그의눈을쳐다보지않으려고했지만,미소를머금은눈은다친눈이라고믿기어려울정도로자연스러워자연스럽게눈을맞추게되었다.그러다문득시선을거두길여러번,그런상대의마음을읽은것인지그는“어디가아픈눈인지잘모르겠죠?실제로도그렇게나쁘지않아요.너무걱정마세요”라고말하며처음만난이를배려해주었다.긴고통의시간을겪고단단해진사람의배려였다.

결코끝나지않은고통의여정에서
의사이자환자로,장애인으로느끼고깨달은것들

그는1년6개월이라는시간동안총일곱번의수술을받으며좌절과일어섬을반복했다.의사라고해서뾰족한수는없었다.오히려자신의상태를누구보다더잘알기에실체에다가가기를머뭇거렸고,예측할수없는고통이올때면무력함과막막함을동시에느꼈다.그도어쩔수없는수동적위치의환자였다.복잡한병원시스템에환멸을느끼고,진료를받기위해기약없이기다리는처지였으며의사가하는말을제대로알아듣지못해우왕좌왕했다.고통과회복의여정에서그가마주한것은‘환자의입장’이었다.왜환자들이그런질문을할수밖에없었는지,얼마나의사와소통하고싶은지,진료실밖대기하고있는환자의심정은어떤지등지금까지의사로서미처헤아리지못했던의사와환자,병원의현실이었다.

“예약시간과무관한것이진료차례라는것을이번에알게되었다.‘이렇게오래기다리게할거면예약시간은왜잡는담!’의사로일할때는미처몰랐다.환자들이줄지어밀려왔기에누가얼마나기다렸는지헤아릴틈이없었다.이런줄알았으면‘오래기다리시느라힘드셨겠다’는말한마디라도건네는건데.”_130쪽,「고효율인간이못견디는비효율의삶」
치료를받던중의사로복귀하며마주한‘의사파업’이슈에대한의견도담았다.공교롭게도4년전같은이슈로파업을선도했던입장이었다.그러나이번은달랐다.정치적으로이용당하기를거부하고,의사와환자의처우에집중하기위해서본래의자리로복귀해환자들을살피기로했다.의사는환자를봐야한다는것이그가배운것이고,이싸움에서환자가피해자가되면안된다는생각이들었기때문이다.장애인등록을하기위해시행착오를겪던날의이야기도주목해야할이야기중하나이다.‘심한장애인’‘심하지않은장애인’으로장애인의등급을매기고,다양한장애상황은고려하지않은채단계마다기관에서요구하는복잡하고어려운서류들,심사기준,비용등장애인과장애인가족에게상처를입히고사회로부터배제된느낌을주어재활의지를꺾는현실도꼬집었다.

“어디까지가심한정도이고,어디까지가심하지않은정도란말인가.이과정에서많은장애인과가족들이마음을많이다친다.실제로내동생은내가‘심하지않은장애’로분류되었다고했더니,왈칵눈물을쏟았다.갑작스러운신체상실로장애인과그가족들이겪은고통을국가가가벼이여기고폄훼하는기분이든다고했다.누군가에게는극심한고통이국가가볼때는별것아닌걸로치부되는느낌이랄까.”_185쪽,「심하지않은장애인이라고요?」

외로워도슬퍼도눈물대신윙크를!
의사서연주,온기를전하는진정한치유자를꿈꾸다

한쪽눈실명이라는사고를통해얻은깨달음은,‘사람이가장위대한치료제’라는것이다.아무리좋은의술도,약도아픈이를낫게하는데는한계가있으며정말고통스러운사람에게는진심이담긴따뜻한말한마디가,조용히쓰다듬어주는손길이,온전히나를위해기도하는사람의마음이필요하다고말하고있다.어떤대가도바라지않고자신의눈을선뜻내어주겠다는동생과끊임없는헌신과사랑을주시는부모님그리고우리가있으니무엇이든해보라는동료들이있기에지금의서연주가존재할수있음을알게된지금,그는열심히살아내어보답하며살겠다는다짐을한다.

“미래가창창한젊은의사였던제가갑자기환자가되고,장애를갖고살아가는경험을하게된데에는분명의미가있을거라믿습니다.그의미를기필코찾아내어저는제자신과환자그리고대한민국사회를치료하는상처받은치유자Woundedhealer가되려고합니다.이것은욕심많고하고싶은것도많았던제가갑작스런사고를당하고도꺾이지않도록따뜻한사랑으로감싸주신분들덕분에할수있는일들입니다.”_261쪽,「마치며」

수술과회복의과정은지금도계속되고있다.앞으로또어떤위기가닥쳐의사서연주를환자서연주의자리로데려다놓을지모른다.하지만이제는겁내지않는다.그의옆에는온전히그를사랑해주는사람들이있고,그를필요로하는자리가있기때문이다.한없이나약하고가장고통스러웠던시절을모두글로담아냈다.자신처럼고통의터널을지나고있을사람들을위해서이다.외로이힘겨운싸움을하고있을사람들에게따뜻한친구이자믿음직스러운의사로,영원한상실을겪은장애인으로조용히손잡아주고자한다.부디감당하기힘든고통속에있는분들이있다면이책을통해아주잠시라도위로를느끼길바라며,씩씩하고밝은환자이자의사그리고상처입은이들의친구가되고싶은치유자,서연주의행보에많은관심을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