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 웃었다 : 김영철 에세이

울다가 웃었다 : 김영철 에세이

$13.40
저자

김영철

1974년생.매일청취자들의아침을활기차게깨우는라디오DJ이자데뷔23주년을맞이한코미디언.삶을긍정하는서사를,타인과대화나누기를,다정하고사려깊은격려를좋아한다.마음을정결하게하는명상을,동네책방에들러책읽기를,틈날때종이신문보기를즐긴다.인터내셔널코미디언이되겠다는꿈을품고19년동안꾸준히영어공부를하고있다.코미디언으로일을시작했지만가수,작가,종합...

목차

작가의말
여는글:울음과웃음이반복되는코미디같은인생

1장.슬픔:행복엔소량의울음이있다

곁에없는형을만나는꿈
그리움의넓이
두번의이별에대처하는자세
인생댓글
별일없느냐는말
행복은빈도다
별게다서글퍼질때
미카사수카사
최소한의효도
두청취자

2장.농담:우리에겐웃고사는재미가있다

귀여운부풀림
힘을뺄때보이는것들
겸손은없어요?
도마를선물로주시다니요
굿뉴스,배드뉴스
투머치하지않을때얻는것들
홀로2주를보낸다는것
상쾌한생각을하다가
당신에겐봄방학이있나요?
왜이렇게싸돌아다닐까?
글쓰기의재미
뜻하지않은칭찬
지시대명사를쓰지않겠다
글을쓰는태도
기차가늦으면어떡하지?
결심은문득하는것

3장.꿈:누구나잘하는게하나쯤있다

헤매고휩쓸려보는거야
나의친한친구
확실히아는것들
부지런히뛰다보면
권태롭지않기를
부러워서배운다
10년전,10년후
오래전쓴대본
아주특별한생일
중요한사람
모든걸능숙하게할수는없다
거꾸로시간을되짚어보니
차근차근해낼수있는것부터

4장.사람:당신이있어내가있다

건조한배려가필요하다
냉장고를채우는이유하나
무례하지않은말
미워하는마음,좋아하는마음
헛말방지대책
지켜야할선
애청자들
타일러라쉬
통역사에게배운것들
세상에서가장웃긴그녀

닫는글:앞면과뒷면이있는사람
인물색인표
도움받은책

출판사 서평

비애와폭소를감싸안으며이어지는삶에대한확신
코미디언김영철의웃픈휴먼에세이

코미디언김영철의에세이가드디어출간되었다.책제목《울다가웃었다》는웃음과웃음모두삶의소중한자양분임을뜻한다.웃음을아는사람이슬픔의무게를이겨낼수있고,슬픔을아는사람이웃음의가치를알테니까.라디오DJ로서청취자들에게힘을불어넣어주고,코미디언으로서웃음에깊이천착한연예인.가장이자동생이자아들로살아왔고,친구로서어깨를빌려주기도하고빌려오기도한보통의생활자.양갈래의길을걸어온그는,눈물을부끄럽지않게내비치며호탕하게웃기까지기울여온수많은노력을책안에담았다.

둘째누나가대장암판정을받은날있던이야기로이책의문을열면서,“정말이지인생은웃음과울음이반복되는코미디같다.눈물을쏟다가언제그랬느냐는듯빵싯빵싯웃는다”(11쪽)라고썼다.첫꼭지〈곁에없는형을만나는꿈〉에서하늘로떠난큰형에게띄우는편지를공개하며,“가슴한구석설명할수없는결핍으로사람의소중함을알게해준”(20쪽)큰형에게고마움을표한다.슬픔은입밖으로흘러나올때비로소치유되기시작하는것일까.좋은글을판단하는기준이있다면,기준이떠오르게하지않는고백이아닐까.그런기준으로본다면이책은분명좋은책이다.

우리를울고웃게하는성분들
코끝찡한슬픔,농담,꿈그리고사람

슬픈일때문에,어떤농담때문에,꿈이라는단어때문에,그리고사람때문에우리는손등으로눈가를훔치다가입꼬리를끌어올린다.김영철이쓴49편의글은‘웃음과울음은물과기름처럼나뉘는게아닌한권의책처럼묶여있다는사실’을명징하게보여준다.

늘밝아보이는그에게도슬픈시절이있었다.장래를고민하던시절,악성댓글에시달리던시절,자존감이곤두박질치던시절을통과하며그는단단해졌다.꾸준히영어공부를했고,라디오방송을했고,코미디를포기하지않았다.그리고어느덧“잘하는게없는데어떻게해야할까요?”라는질문에“내가몇번해보았던것,그나마내가해낼수있는것부터시작해보라고”(190쪽)조심스럽게말을건네며응원을보내는사람이되었다.
이책에서그는,큰누나와결혼한매형을‘매형’이라부르다‘형’이라부르게된이유,라디오방송을하다가눈시울을붉힌에피소드,최소한의효도를하기위한노력을이야기하며,“행복한순간에도아주소량의슬픔이함께있다”(36쪽)라는깨달음에이른다.

세상의잣대에흔들릴때그를붙잡아준건사람.책곳곳에는그가주눅들때등을두드려준수많은사람이등장한다.막막할때통찰력을보여준호동이형,“단점보다장점을크게봐주는”(211쪽)은이선배,이따금책선물을해주는김지은아나운서등동고동락하는사람에대한애정과다감이물들어있다.300회가넘도록매주함께하는〈아는형님〉멤버부터유머러스한유전자를물려준엄마까지,그의일상을따라가다보면‘좋은인생은좋은사람과어울려살며우러나온것’임을느끼게된다.
사람을살리는건사람이지만사람을힘들게하는것도사람.사람을신중히사귀고소중히여기며“모두에게미움받는사람도없고,모두에게사랑받는사람도없다.미워하는마음과좋아하는마음은언제나균형을찾는다”(210쪽)라는책속문장을좇다보면인간관계에지친마음이사뭇단정해진다.

그의삶을성장시킨요소중하나는독서.책을향한그의마음은진심이다.이따끔지칠때마다《월든》속문장을되뇌고,희망이희미해질때마다《이상한나라의앨리스》의주인공이야기를떠올리며힘을내고,틈날때마다동네책방에가서양서를찾는다.꾸준히탐독을멈추지않은까닭일까.계속읽다보면언젠가쓰고싶은마음이생기기때문일까.말을다뤄온그가작가가되어글을쓰는일은어쩌면자연스러운행보다.어느덧그는여러권의책을펴낸작가가되었다.그리고이번책에서글을계속쓰고싶다고말하며,“유쾌한수다쟁이인동시에자유로운작가가되기를”(98쪽)소원한다.

평생돼지꿈을꾼적없다는그에겐오랜꿈이있다.“할리우드에가서미국시트콤에영철킴이라는이름을새기고싶은꿈.”(165쪽)매일차근차근꿈을향해나아가는그에게사람들은종종묻는다.“어떻게하면힘든기색도없이지치지않고명랑하게아침방송을하느냐고.”(153쪽)이에“우선,돈을주면아침에눈을뜨게돼있어!”(153쪽)라는농담에곁들어“내가라디오를너무사랑하는까닭”(154쪽)이라고답한다.
이렇듯그는밍밍한일상에떨어지는식초같은농담을소중히여긴다.“적당한선을지킨농담”(56쪽),“조금부풀려진귀여운농담”(56쪽)으로인생이즐거워진다는농담론은퍽퍽한삶을부드럽게만드는대화의필요성을돌이켜보게만든다.

슬픔에무릎꿇지않고,기쁨에자만하지않고,
나답게매일을살아가는일

불행을행복한쪽으로흘려보내는그의글은의연하게살기위한통찰로빛난다.출간을앞두고회의를하는자리에서,삶의끝자락으로몰린누군가에게그가건넨말을들려주었다.“옥상에올라가지마.땅으로걸어다녀.”자칫추락할수있는사람이땅이발을붙이고다시걸어가게해주는말이었다.마치그는주머니속에울음과웃음을넣고다니는것같다.어느순간때맞춰둘중하나를초콜릿처럼꺼내며슬며시말을거는것같다.라디오DJ로서청취자들의고민에말을고르며답하고,코미디언으로서웃음을깊이탐구하는태도가몸에깊이배어있기때문이다.

〈닫는글〉에서그는‘앞면과뒷면’을고찰하며이런문장을남겼다.나의앞모습은“사랑받으려고안간힘을썼다.때론싫어도좋은척하고,우울해도행복한척SNS에사진을올렸다.‘좋아요’숫자가얼마나늘었는지보며하루를보내기도했다.”(240쪽)나의뒷모습은어떤지잘모르겠지만,“당당하고솔직하고너그럽고따스한사람.모르는건모른다고정직하게말하고,아는건안다고말하며,잘난척도하고,외롭고쓸쓸한모습을감추지않고그럴싸하게드러낼줄아는사람.남이나를치켜세워줄때까지기다리는사람이되고싶다.실은이게너무힘들다.그래도겸손하려고노력할것이다.꾸미지않은내모습을사랑해주는사람이있기에오늘도힘을낸다.”(242~243쪽)

울음을뺀삶은공허함만남고,웃음을뺀삶은심각함만남는다.우는날과웃는날이균형을이룰때삶은풍요로워진다.웃음과울음의의미를가만히들여다보고,상처를딛고앞으로나아가고싶은보통의사람들에게《울다가웃었다》를권한다.서로의삶에기대어사는소중함,반짝이는눈물과웃음의소중함을느낄수있을테니까.

추천사
김영철은한국에서독특한위치를지닌코미디언이자방송인이다.무리에속하지않은채개인으로우뚝서있으며,자신이주인공이아닌장소에서도그현실을유연하게받아들이며,때로는지나치게열심히사는희한한코미디언이기도하다.하지만그의유쾌하고성실한모습의이면에는치열하게고민하고아파할줄아는보통의인간이있다.많이울고많이웃으며살아낸그가자신의하루하루를정리하며좋은마음으로글을썼다.나는속깊은그의마음이널리들켰으면좋겠다.김영철의진솔한이야기들은힘을내고싶거나,힘을빼고싶어하는모든사람들을다정히살펴줄테니까.나를웃겨주는그도좋지만나를울려주는그도참좋다.
_임경선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