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엽, 한 여성의 실존적 삶과 불교철학 (양장)

김일엽, 한 여성의 실존적 삶과 불교철학 (양장)

$25.00
Description
한국 1세대 여성주의자, 언론인, 작가, 불교 구도자 김일엽,
그의 실존적 삶과 여성으로서의 불교철학을 되짚은 역작!
격동기의 한국 근현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김일엽 스님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평전 형식의 연구서인 이 책은 김일엽문화재단의 후원과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종교철학과 박진영 교수의 11년간의 원력,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통해 미국에서 영문으로 먼저 출간되어 화제가 된 후 이번에 번역, 출간되었다.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하여 자유주의 페미니즘 운동을 펼쳤던 작가이자 언론인인 김일엽(1896-1971)은 성차별과 존재의 아픔, 삶의 고충을 극복하기 위해 결국 불교를 탐구하는 길로 나아갔다. 이 여정에서, 김일엽은 개인의 정체성이 어떻게 정의되는지, 인간이란 무엇이며, 존재의 궁극적 가치는 무엇인지를 묻는 실존적 질문에 대한 답을 치열하게 구하였다.

신여성으로서, 또한 승려로서 김일엽이 제기한 여러 질문은, 김일엽이라는 한 개인에게 국한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들은 오늘날 불교철학자들과 비교철학자들 역시 실존적 ‘삶의 철학life philosophy’이라는 범주 안에서 다루고 있다. 파란만장한 김일엽의 삶과 철학을 통해, 여성이 철학, 특히 불교철학을 접하는 방식이 남성적 철학 사유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을 흥미롭게 짚어낸다.

저자

박진영

저자:박진영
아시아인최초로미국종교학회AmericanAcademyofReligion회장에선출된,미국아메리칸대학교철학·종교학과교수이자학과장.북미한국철학회회장이며,동양철학및비교철학학회회장을역임했다.
동아시아선불교와화엄불교,근대한국불교철학,여성철학,동서비교철학을중심으로연구하고있다.또한폭력과비폭력,주변성marginality의철학등을통해,서구중심,남성중심주의철학에제동을걸고,비서구철학,여성철학,주변인의철학의모습을그려내며이를통해새로운사회,정치사상을탐색하고있다.주요저서로《WomenandBuddhistPhilosophy》《BuddhismandPostmodernity》《MakersofModernKoreanBuddhism》《BuddhismsandDeconstructions》등이있고,역서로《어느수도인의회상》을영역한《ReflectionsofaZenBuddhistNun》이있으며,그외다수의논문이있다.

역자:김훈
고려대학교사학과를졸업.1981년동아일보신춘문예희곡부문〈빈방〉으로당선.옮긴책으로《희박한공기속으로》《바람이너를지나가게하라》《세상끝천개의얼굴》《성난물소놓아주기》《그런깨달음은없다》《모든것의목격자》《켄윌버,진실없는진실의시대》《늘깨어나는지금》외100여권이있다.현재부여에서번역작업을하면서파트타임농부로지속가능한자연생태농업에도관심을갖고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5
머리말·12
여성과불교철학|삶의경험,불교철학과동서비교철학|책의구조와내용요약

제1부

1장빛과어둠사이(1896-1920)·47
동생아,오나의동생아·49
어린시절의기억|죽음의그늘속에서
일엽,한국의히구치이치요·66
신여성이되다|신여성,현대여성,경박한여성

2장보는것과보여지는것(1918-1927)·77
신여성:그들의삶과죽음·79
구식결혼과신식결혼|성실성과여성의정체성|어떤주장:라훌라의사모곡|내가남자였다면|정조론과한국의여성|신정조론|여성화가와여성작가의이야기:나혜석과김명순|하나가아닌사랑
문제는이몸이다:세이토와깁슨걸·122
신여성들은누구였는가?|히라쓰카라이초,세이토샤와일본의신여성들|미국의신여성과깁슨걸

3장반항의의미와무의미(1924-1927)·141
결혼의윤리,자유의윤리·143
엘렌케이,사랑과결혼을위한사회진화론|신여성들과그들의이상
낡은개인주의와새로운개인주의·156
낡은개인주의,집단의식,사회적강압|신개인주의,망명그리고자아찾기|신개인주의와사회주의:임노월

제2부

4장나를잃어버린나(1927-1935)·173
불교와의만남·175
목사의딸,불교를만나다|근대한국의불교개혁운동|엘리트승려에게불교를배우다:김일엽과백성욱|삶을위한용기혹은불도를닦으며
김일엽과한국의선불교·194
한국불교이야기|한국선불교:화두참선혹은질문하는참선법|근대한국선불교의중흥자:경허성우|근대한국의비구니

5장화해의시간:어느수도인의회상(1955-1960)·219
김일엽의불교·221
모순혹은존재의원리|나를찾아서|불교,문화,창의성
선악을넘어서:기독교에대한회상·261
종교그리고무지한종교수행의문제점|하나님과부처|법화경,영원한부처와방편
김일엽과종교철학·280
철학과종교를정의하다:이노우에엔료|참회와무無:다나베하지메|무와자아의변환

6장여행의끝에서:행과불행사이(1960-1971)·297
비판자들:성聖과속俗의중간에서·299
선불교의사회참여는가능한가?|근대한국불교의사회참여:만해한용운|민중불교|불교와여성운동|세속시대에왜성스러움을갈망하는가?
생명,누구도없앨수없는존재의근원·324
삶을새기다:사랑이야기|죽음을향한사랑:윤심덕과나혜석|여행의끝에서

7장살아낸삶:여성과불교철학·353
글쓰기와불교수행,의미의생산·355
경험과서사적정체성NarrativeIdentity:배제의논리·364
여성과불교철학·374

미주·381
참고문헌·426
김일엽작품|자료|외국어자료
찾아보기·462

출판사 서평

격변의시대,구습을깨고추구했던걸림없는자유의길
청춘을불사르며자아를찾아삶을개척한그생애와사상을만나다

19세말에서20세기초에걸쳐등장한자유주의페미니즘은일본을거쳐한국에도영향을미쳐이른바신여성(新女性)이등장하였다.당시,1세대자유주의신여성을대표하는세명의여성이있었다.여성문제를다룬한국최초의잡지〈신여자〉를창간한언론인이자작가인김일엽과서구식그림을그린한국최초의여류화가나혜석그리고현대적인글쓰기와연기로성공한한국최초의작가김명순이그들이었다.
김일엽은언론인이자작가이며자유주의페미니스트로서용감하게자신의삶을개척한대표적인신여성이었으나,보다근본적인해결을위해1933년수덕사로출가하여구도자의길을걷는승려가되었다.
신여성과승려라는,두가지삶의모습이항상자연스럽게이해된것은아니다.어떤학자들은이두모습을아무관련없는것으로간주하고,불교에귀의한김일엽의삶은이전과전혀다른삶이라고도주장한다.또다른학자들은김일엽이출가하면서여성문제에대한참여를포기했고,이전에추구하던신여성의사명을배반했다고까지말한다.
그러나저자박진영교수는김일엽의삶의두국면,즉작가이자여성운동가로서김일엽과승려로서김일엽은“자아와자유에대한끈질긴추구”라는한가지일관된주제를보여준다는점을이책을통해입증한다.
박진영교수는김일엽의글에서다양한문제를관통하는하나의주제를발견하였고,그주제를“자아와자유”의추구라고정의했다.신여성으로서김일엽의자아와자유의추구는그녀가사회운동가의길을걷도록만들었다.신여성김일엽은자아와자유의추구가자신이속한사회의성차별문제에도전하는것으로해결할수있다고믿었다.그러나김일엽은곧자신의자유를억압하는더근본적인원인에눈길을돌렸고,불교와만나며삶의실존적차원을탐구했다.

김일엽스님의생애와구도행을조명한최초의철학적평전,
경험철학과종교철학사이의풍부한대화를이끌어내다

이책은전체7개장을크게1부(1~3장)와2부(4~7장)로나눈다.1부는김일엽이1933년에출가하기전까지생애를다루었다.김일엽은기독교신자인부모아래서태어나한국과일본에서교육을받았다.그런성장과정을거쳐그녀는신여성운동의대표적인인물이자한국의1세대페미니스트에속하는인물이되었다.김일엽은문학잡지를비롯해나중에는불교신문에도글을기고했다.그과정에서점차기독교에대한믿음을잃었고,백성욱박사의영향을크게받아불교수행을시작하였다.1부에서는주로문학비평,여성학,역사,동양학연구의렌즈를통해서김일엽의작품을살펴보고김일엽의삶에관한상세한정보를제공한다.

1장‘빛과어둠사이(1896-1920)’는김일엽의어린시절과청춘기를다루었다.이시기김일엽은한국의진보적여성들과20세기한국사회전체에역사적인업적을남겼다.작가이자이야기꾼으로서탁월한소통능력을지닌김일엽은20세기초성평등을요구하는진보적인신여성운동을소개하며적극적인활동을하며,한국은물론일본에있던한국지식인들에게영향을크게미쳤다.

2장‘보는것과보여지는것(1918-1927)’은당시한국에서특히유명한신여성이면서자유주의자이던세명의여성,즉김일엽,나혜석,김명순의삶을제시하고,당시의대중이그들을어떻게인식했는지살펴본다.또한그들의공동목표와활동을세계적인신여성운동의맥락에서도고찰한다.

3장‘반항의의미와무의미(1924-1927)’는김일엽이사회적반란에서실존적불교로넘어가는과정을다룬다.김일엽의삶의두국면,즉작가이자여성운동가로서김일엽과승려로서김일엽은한가지일관된주제를보여준다.바로자유에대한끈질긴추구이다.김일엽이출가한뒤30년에가까운침묵을깨고펴낸《어느수도인의회상》(1960)은이러한추구의과정을자세히이야기한다.

2부(4~7장)는김일엽이출가한1933년부터사망한1971년까지의생애를다룬다.수덕사로출가한김일엽은한국비구니계의대표적인물이되었다.김일엽은출가한이후20년동안,스승만공(滿空)선사의가르침에따라펜을들지않았다.1960년에이르러서야다시문학계로돌아와자신의삶과불교철학에관한세권의책을썼다.2부에서는이세권의책을통해,철학이자종교로서김일엽의불교에관해다룬다.

4장‘나를잃어버린나(1927-1935)’는적극적인사회운동가에서한국의대표적인불교사상가로변모하는김일엽의여정을담았다.김일엽이불교를처음접한것은그녀가만공선사의법문을듣고깊은인상을받았다.이무렵김일엽은불교에관심을가지고공부하도록도와준두사람,즉〈불교신문〉사장백성욱白性郁과월간지〈불교〉에서일하는재가승在家僧하윤실河允實을만났다.백성욱은불교에지식이깊은엘리트로,김일엽이불교철학의핵심원리와종교로서의의미를이해할수있는기반을확립하게하고,불교를기독교와비교하면서공통점을찾아낼수있도록도와주었다.

5장‘화해의시간:어느수도인의회상(1955-1960)’은《어느수도인의회상》(1960)에나타나는김일엽의불교관을다룬다.김일엽은자아를‘소아小我’와‘대아大我’를구분하고,‘대아’를‘무아無我’와같은것으로보았다.김일엽은‘대아’의개념을통해여성과남성같은성적정체성을비롯한사회에서만들어진다양한정체성에서우리가해방될수있다고생각했다.또한김일엽은불교의세계관을‘창조성’과‘문화’라는용어로특징지었다.김일엽은부처를‘위대한문화인’으로정의했고,출가자의수행을문화인이되는훈련이라고말했다.

6장‘여행의끝:행복과불행의갈피에서(1960-1971)’는김일엽을비판하는이들에게응답하고,불교와사회의관계,성聖과속俗의관계를살펴본다.또한저자는김일엽특유의철학적사유방식이어떻게‘서사철학’으로나타나는지를상세히설명한다.김일엽에게글쓰기는여성문제에참여하고,우리의삶과존재를기억하는나름의방식이었다.김일엽의마지막책《행복과불행의갈피에서》(1964)는여성들의삶과투쟁,불교의가르침이어떻게상호작용하는지잘보여준다.

7장‘살아낸삶:여성과불교철학’은‘여성과불교철학은어떤공통점이있을까?’‘여성과불교철학의관계와김일엽의불교를설명할만한철학적패러다임은무엇인가?’등의질문에답한다.답변을통해젠더,내러티브(서사),불교,철학,의미창조가한데어우러진김일엽의삶이남긴유산에관해깊이생각해볼기회를부여한다.

김일엽의삶과철학을통해우리는여성들이어떻게불교를만나고또한철학을만나는지살펴볼수있다.저자는이책에서김일엽의철학을‘서사철학’과‘삶의철학’으로규정한다.그리고여성의철학과불교철학은‘철학하기’의또다른길을열어준다는것을알려준다.그길을통해우리는우리의사유와존재방식에,그리고이런방식들을표현하는체계화된틀로서우리가철학이라고부르는학문속에존재하는권력구조에민감한‘철학하기’를만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