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 (한국화 소설집)

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 (한국화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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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국의 언어로 피어오른 낯익은 도시의 이야기
한국인 작가가 프랑스어로 발표한 화제의 소설집
“상상의 도시와 그 안에 고립된 불투명한 존재들의 초상화”라는 평을 받으며 2020년 프랑스 문단에 화려하게 데뷔한 한국화. 같은 해 일본에서도 출간되어 “간결한 문체로 풍부한 이미지를 그려내 폭넓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 등으로 화제를 모은 그의 작품집 《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이 드디어 한국 독자를 만난다. 서울의 영문 표기를 거꾸로 배열한 이름의 도시를 그린 소설 〈루오에스〉를 비롯해 〈눈송이〉 〈구슬〉 등 총 8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저자

한국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미술을전공하고2014년파리로이주,파리제8대학교에서문예창작석사학위를취득했다.2020년프랑스에서소설집《도시에사막이들어온날》을출간하며소설가로데뷔했다.《도시에사막이들어온날》에실린8편의소설은모두프랑스어로쓰였다.저자가프랑스문화비평잡지〈디아크리틱〉인터뷰에서“모국어의제약을벗어나더유연한사고가가능한중립적인영역이필요했다”라고밝힌바와같이,언어의경계를넘나드는이질적인감각과독특한소설세계로평단과언론의극찬을받았다.같은해일본에서도출간되었고“간결한문체로풍부한이미지를그려내폭넓은상상력을자극하는소설”등의평을받으며화제를모았다.저자는현재독일베를린에거주하며소설창작과번역을병행하고있다.주요작품으로는프랑스어로옮긴황정은의《백의그림자》(공역)와한국어로옮긴에두아르르베의《자살》,올리비아로젠탈의《적대적상황에서의생존메커니즘》등이있다.

목차

루오에스
눈송이
구슬
가출
폭염
청각
한번은
방화광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국의언어로피어오른낯익은도시의이야기
한국인작가가프랑스어로발표한화제의소설집

“상상의도시와그안에고립된불투명한존재들의초상화”라는평을받으며2020년프랑스문단에화려하게데뷔한한국화.같은해일본에서도출간되어“간결한문체로풍부한이미지를그려내폭넓은상상력을자극하는소설”등으로화제를모은그의작품집《도시에사막이들어온날》이드디어한국독자를만난다.서울의영문표기를거꾸로배열한이름의도시를그린소설〈루오에스〉를비롯해〈눈송이〉〈구슬〉등총8편의단편소설을담았다.
저자는그로테스크한장면이이어지는상상의세계로독자를안내하지만,그세계는어쩐지낯설지만은않다.도로를빼곡하게점령한자동차.끊임없이울려퍼지는날카로운소음.공허한눈빛으로휴대전화를바라보며햄버거와감자튀김을기계적으로씹는사람들…….이름도,성별도,삶의목적과이유도상실한채도시를표류하는유령과도같은이들의모습은우리가익히아는어느도시의풍경을집약한듯하다.도시를잠식한‘사막’의기원은무엇일까.노인과어린이,여성과남성,학생,직장인,부랑자등도시의사막화를목격한8명의화자가각기다른증언을쏟아낸다.

“이글들을한국어로쓸수도있었을까.아무리곱씹어봐도확신할수없다.
이이야기들을하기위해서,나에게는나와언어사이의거리가필요했다.”
_작가의말에서

“아무도모른다.사막이어떻게도시로들어왔는지.
알고있는건,전에는도시가사막이아니었다는것뿐이다.”

〈루오에스〉
끝도없이펼쳐진고층빌딩숲사이로불어오는모래바람,창백한안색에텅빈눈빛으로도시를떠도는유령같은타인들.수수께끼의도시루오에스에서겪은기이한하루가펼쳐진다.

〈눈송이〉
영화를공부하기위해낯선나라로유학을떠났지만,레스토랑에서일하며점차희망을잃어가던나날.도망자혹은이방인.자유와함께주어진무거운꼬리표를짊어지고살아가던중에,어느날오랜친구가죽었다는소식과함께옛기억이날아든다.

〈구슬〉
바닥을나뒹구는술병들과여기저기피어있는곰팡이.폐허나다름없는집에서깨어난당신은오늘도주인없는빈방에서잠든다.눈앞이보이지않을정도로폭우가쏟아지는꿈속에서,304명의아이가나타나당신에게검은구슬같은것을던진다.

〈가출〉
온거리가광기에휩싸였던어느축제의날을떠올리며,나는어떤일도일어나지않는권태로운집을나와강건너대도시로향했다.성공적인가출이었다.한남자가다가와말을걸기전까진.

〈폭염〉
열린창문을통해무거운공기와함께네가테니스코트에서공치는소리가교실까지전해졌다.소녀들은매일별과같은존재인너에대해이야기했고,나또한매일너를관찰했다.여름중에서도제일무더운어느날밤,나는꿈에서너를만나러간다.

〈청각〉
엄마가집에돌아오면거실텔레비전에서는연속극이,침실에서는뉴스가,주방에서는바로크음악이,옹색한화장실에서는헤비메탈음악이흘러나왔다.어느날더는어떤소리도들리지않게되었을때,나는해방감을느꼈다.

〈한번은〉
교민들의연말모임에참석하기위해우리는야간열차를타고지방으로향했다.오래전당신과의우연한첫만남을내가한시도잊은적없다는사실을당신은알까.새해를맞이하는사람들이연달아숫자를외치는소리가들려온다.얼마후당신이불을끄고,나는어둠속에서사방으로흩날리는눈을바라본다.

〈방화광〉
도시가방치한건물꼭대기에서모두를관찰하는한사람.가로등과신호등,자동차헤드라이트,여기저기위치한스크린에서작렬하는불빛들에이어또다른불빛이타오른다.밤이순식간에환하게밝아진다.


꿈과환상의감각이틈입한어지러운현실
방향을상실한자들을호명하는다른세계의목소리

저자한국화는한국에서태어나서울에서조형예술을전공하고,파리제8대학교에다니면서6년만에이소설을썼다.모국어가아닌제2외국어로작품을쓰는경우가극히드물기도하지만,모국이아닌프랑스에서먼저출판되었다는점에서더욱화제가되었다.저자가프랑스문화비평잡지〈디아크리틱〉인터뷰에서“모국어의제약을벗어나더유연한사고가가능한중립적인영역이필요했다”라고밝힌바와같이,언어의경계를넘나드는이질적인감각이소설에더욱독특한색채를가미한다.
《도시에사막이들어온날》에실린8편의단편은현실의공간대신추상적인세계를치밀하게그려내지만,한편으로역사적맥락을가진텍스트를곳곳에배치하는등참여문학의특성을보이기도한다.현대사회에소외된사람들의이야기를새롭게발굴하는동시에꿈의언어로현실의균열을포착하는날카로운시선,프랑스어를토대로세워진문학세계에한국현대사회를향한비판이교차하며깊은성찰을불러온다.


해외서평

상상의도시와그안에고립된불투명한존재들의초상화.
〈르수아르〉

환상적이면서도두려운악몽처럼,이방인으로가득한잿빛도시를재현하는소설.
〈르몽드〉

한국화는무너진세상에서온전한목소리를내고자하는연약한존재들을조명한다.
〈디아크리틱〉

간결한문체로풍부한이미지를그려내폭넓은상상력을자극하는소설.
〈도쿄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