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기 때문에 : 나태주의 인생 수업 (양장)

좋아하기 때문에 : 나태주의 인생 수업 (양장)

$17.80
Description
한국인이 사랑하는 ‘풀꽃 시인’ 나태주가 공글린 80년 생각들
“예쁜 말, 좋은 말, 남을 위하는 말을 하면서 살 일이다”
한국인의 애송시 〈풀꽃〉으로 우리 가슴에 시(詩)꽃을 피운 나태주 시인이 ‘배안엣나이’ 여든을 기념한 산문집 《좋아하기 때문에》를 출간한다. 1,200매인 초고를 퇴고하며 600매로 추렸다. 1945년에 태어나 2024년에 이르기까지 80년 생각들을 그러모은 책이니 두툼한 한 권으로 엮을 수도 있지만, 담백하고 간결하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만을 실었다.

이 책에는 반세기 넘게 다듬은 시심(詩心)과 진심, 암 투병뿐 아니라 여러 죽을 고비를 넘기며 다잡은 근심과 중심, 이 세계를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이끄는 말소리와 발소리가 담겨 있다. 시인을 꿈꾸던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에서 43년간 아이들과 더불어 살던 교직 시절, 투병 시절을 거쳐 날마다 유언 같은 글을 쓰며 살아가는 오늘의 삶이 충만하게 녹아 있다.

‘좋아하기 때문에’란 갓난아이의 얼굴을 비빌 때 닿는 감촉 같은 말이다. 쓸쓸한 옆구리에 온기를 채우는 말이다. 잘 산다는 건 좋아하는 것이다. 시인은 “정말 그렇다”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탓할 때 쓰는 말인 ‘때문에’ 앞에 ‘‘좋아하기’를 붙여보길 권한다. 눈싸움하던 내가 상대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화산같이 폭발하는 세상이 뒷산같이 완만해질 수 있다.

삶을 고운 쪽으로 흘려보내고 싶은가. 갈등의 등불을 소등하고 싶은가. 생이 망가지지 않게 노력하는 한 사람의 사유를 느끼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를 바란다. 가슴속에 ‘좋은 무엇’이 풀꽃처럼 들어앉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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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태주

저자:나태주

1945년충남서천에서태어났다.1963년공주사범학교를졸업하고1964년부터43년간초등학교교단에섰으며,2007년공주장기초등학교교장으로정년퇴임하면서황조근정훈장을받았다.

1971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1973년첫시집《대숲아래서》를출간했다.《꽃을보듯너를본다》《풀꽃》《너무잘하려고애쓰지마라》를비롯하여시집,산문집,시화집,선시집,동화집등190권이넘는책을썼다.

한국시인협회장,공주문화원장등을역임했고,김달진문학상,소월시문학상,흙의문학상,충청남도문화상,현대불교문학상,박용래문학상,시와시학상,편운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고운문화상,정지용문학상,공초문학상,유심작품상,난고문학상,김관식문학상,윤동주문학대상등을수상했다.2014년부터는나태주풀꽃문학관을설립하고운영하면서풀꽃문학상과해외풀꽃시인상을제정하여시상하고있다.

목차


여는글.내가포기한것

1부.나를좋아하기때문에
몸이아플때
죽을고비
마이너의힘
좋아한다는것
복수초깽깽이풀옆에서
정원에서의일
인생의성공
좌우명
팔십나이에
이밝은햇빛속으로
행복한지물었다
애창곡
강경
송방
자존감과자존심
소년이여조그만꿈을가져라
그대에게별이있는가
희망없이는못산다

2부.인연을좋아하기때문에
등걸없는나무가어디있느냐
쇠고기두근
궁둥이
박목월선생
명주가찾아온날
변하면서변하지않는집
어떤연하장
삼인행
반세기를뛰어넘은우정
충과서
숙명
말실수
천성난개
하나가없다

3부.세상을좋아하기때문에
인간은개구리가아니다
연꽃밭
눈물에관하여
됐시유
꼰대와라떼
‘틀리다’와‘다르다’
나이든사람
이미심상치않다
민들레와꿀벌
인간화시대
큰일났다
빨라도너무빠르다
거리두기
제민천물고기
맛집
타인인지감수성
환대하는마음
멈출때가되면멈출줄알아야
행복을유예하지말자

4부.글을좋아하기때문에
늙은시인
두번은없다
바로그것이되도록
첫시집
풀꽃이름
봄은혼자오지않는다
선순환
내가싫어하는말들
글씨쓰는즐거움
고서점
실험적삶의기록
소월시인
세상을떠난뒤
네말대로되리라
큰뜻
톨스토이에게배우다
꿀벌의이유
독백

닫는글.뒷모습을사랑하자

출판사 서평

작고낮고연약한것을보듬는시인,나태주에세이결정판
삶이고운쪽으로흘러가길바라는모두를위한책

1.
‘나태주’라는한시인이있다.“자세히보아야/예쁘다//오래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그렇다”라는그의시〈풀꽃〉은한국인이사랑하는애송시다.그는시집,산문집,동화집등190편이넘는책을출간했다.전국방방곡곡에서강연하며다양한세대와소통하고있다.매일죽음을곁에두고‘유언같은시’를써내려가며‘유명한시인이아니라유용한시인’이되길꿈꾼다.단하루도시인이아닌자신을생각해본적없는서정시의거장,우리는그를‘풀꽃시인’이자‘국민시인’이라부른다.

‘나태주’라는한사람이있다.빈뜰에꽃밭을만들고꽃을심어가꾸면서생명을아낀다(〈정원에서의일〉〈풀꽃이름〉등).나이든몸이지만여전히자전거를타고동네한바퀴돌며개울을들여다본다(〈제민천물고기〉〈이밝은햇빛속으로〉등).보통의사람처럼우울하고적막하지만그럼에도희망차게살아간다(〈복수초깽깽이풀옆에서〉〈독백〉등).아픈나를위해흰죽과조기찌개를밥상에올려준아내에게고마워하고(〈죽을고비〉),문학관을찾아온손님들의고달픈이야기에어떤말을해줘야할지골똘히생각한다(〈행복한지물었다〉〈봄은혼자오지않는다〉등).자신이발딛고있는지상을지옥으로만들지않으려애쓰는사람,우리는그를알아갈수록좋은사람이살아가는면모를떠올린다.

그런‘천생시인’나태주시인이‘배안엣나이’여든을기념한산문집《좋아하기때문에》를출간한다.1971년《서울신문》신춘문예로등단한후시력(詩歷)54년이깃든책이다.시인을꿈꾸던소년시절,43년간아이들과더불어살던시절,정년퇴임을앞두고급성췌장암으로투병했던시절,이윽고기적적으로회복해“자기자신에게좀더친절하자.자신을용서하고사랑하자(64쪽)“울고싶은일이있으면참지말고울어라.눈물또한흘려라”(136쪽)라는깨달음을얻기까지보고듣고느낀것들을진솔하게풀어냈다.

그렇게탄생한책의제목《좋아하기때문에》는그가자주쓰는언어중하나인‘좋다’에서착안했다.평범한언어지만굳은일상에간지럼을태워미소짓게하는말,《좋아하기때문에》는칼이되지않고꽃이되는삶을꾸려가길바라는시인의깊은뜻이들어있을테다.부제는‘나태주의인생(人生)수업’이다.달리쓰면‘나태주의일생(日生)수업’인데,80년간하루하루를충실히살아온충만한생각을조곤조곤들려주기때문이다.

시인은〈여는글〉에서먹을것,입을것,잠잘것,탈것을포기할수있지만포기하지못하는한가지를말하며자신과우리에게묻는다.“내가포기하지못한것이있다.그것은사람을좋아하는일이고또좋은글을쓰는일이다.어쩌면그두가지는서로뿌리가닿아있는지도모른다.애당초글은사람을좋아하고세상을사랑하고자연을아끼는데서출발한다.정말이다.그러지않고서는좋은글이나오지않는다.사람은무엇을위해사는가?소망이란무엇이고사는목적과보람은도대체무엇인가?”(11~12쪽)

2.
인생에질문이있다면총4부69편으로이루어진이책을펼쳐읽어도좋다.다만나태주시인은‘배우기’보다‘느끼기’에집중해보기를권한다.

1부‘나를좋아하기때문에’에서그는키가작고몸이약했던유년시절(〈마이너의힘〉),잘하는것없지만시인이되겠노라결심했던고등학교시절(〈좋아한다는것〉),시를놓지않던교직시절(〈그대에게별이있는가〉),“날마다이세상첫날처럼살고날마다이세상마지막날처럼정리하면서살자”(39쪽)라는말을가슴에품은노년시절(〈좌우명〉)을거쳐오늘을살아가기까지일생에서길어올린지혜를풀어놓는다.

2부‘인연을좋아하기때문에’에서는돌이켜보니버팀목이었던핏줄(아버지,어머니등),전반생과후반생에영향을준선생(이어령,박목월,임강빈등),의지하고우정을나눈벗(송수권,이성선,김예원등),학교울타리안에서만난제자와스승(명주,고등학교은사등),동네에서자주인사하는주민(‘루치아의뜰’,단골세탁소부부등)을떠올리며,따로또같이사는삶을그린다.

3부‘세상을좋아하기때문에’에서그는물질지상주의(〈인간은개구리가아니다〉),기후위기와인구위기(〈이미심상치않다〉),저속을잃은고속사회(〈빨라도너무빠르다〉)에대한우려의목소리를내며,내입장만고집하며사는사회에‘타인인지감수성(他人認知感受性)’이필요하다고말한다.“타인입장을십분고려하며살아야한다.그렇지않으면서로팍팍해서살수가없다.타인을배려하고타인시각으로세상을보는자세”(175쪽)가필요하다는것이다.

4부‘글을좋아하기때문에’에서는늙은몸이지만낡지않은정신으로시쓰는마음(〈늙은시인〉),후배시인들에게전하는조언(〈바로그것이되도록〉),인공지능시대를살아가는시인의소임(〈봄은혼자오지않는다〉),읽고쓰는삶의슬픔과기쁨(〈고서점〉〈실험적삶의기록〉등),시세계에영향을준작가이야기(〈소월시인〉〈세상을떠난뒤〉〈네말대로되리라〉〈톨스토이에게배우다〉〈독백〉등)를들려준다.

3.
이책이인쇄소와제작소에서만들어질무렵나태주시인에게물었다.“어떻게망하지않고살수있을까요?”그는“자신은검소하고,상대에겐겸손하고,여럿이어울려살때는정직해야한다”라고웃는얼굴로답했다.그리고책속에서“예쁜말,고운말을골라서쓰고자노력”(211쪽)해야한다며,“사람이괜히나이먹는건아니다.무언가더좋아지기위해나이를먹는것이고남에게도움을주기위해나이를먹는것이다”(102쪽)라고썼다.

나태주시인은일생보물찾기를하는것같다.그가발견하고자하는보물은금빛두른도자기같은것이아니다.땅속에깊숙이묻힌왕조의유물같은것이아니다.그것은작고낮은곳에서핀풀꽃같은것이다.그풀꽃을보고웃는다고말하는나같은것이다.무릎을꿇고쪼그려앉아좋아하는것을보고짓는예쁜표정이다.풀꽃문학관뜰앞푯대에는이런부탁이적혀있다.“디딤돌만밟아주세요.”디딤돌사이사이에뿌리를내릴지모르는꽃들을위한배려다.그런나태주시인의삶과문장을따라가다보면진정‘잘산다는건좋아하는것’이란생각이든다.

책표지에피어난꽃은풀꽃이다.풀꽃은해바라기처럼높이자라지않는다.사람의종아리아래서가만히핀다.그런풀꽃은나태주시인을닮았다.높은곳보다낮은곳에서빛을밝히는자태가그러하다.“멀리서바라보고/있기만해도좋아/가끔목소리/듣기만해도좋아”(〈제비꽃연정1〉부분)라는그의시구처럼,《좋아하기때문에》가곁에두고만있어도좋은책이길바란다.

누군가를원망하고탓할때쓰는말‘때문에’앞에‘좋아하기’라는말을붙여보자.불화는줄어들고가슴속에생화가필테다.주먹쥔손을펼쳐악수하는것도,매서운눈초리가그윽하게바뀌는것도,뾰족한입술이동그래지는것도‘좋아하는마음’에서나온다.‘싫어하기’보다‘좋아하기’를체득한삶이야말로삶을살만하게만들지않는가.이세계를이해하고사랑하도록이끄는말소리와발소리가이책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