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선비, 우정을 논하다 : 마테오 리치의 《교우론》과 마르티노 마르티니의 《구우편》 (양장)

서양 선비, 우정을 논하다 : 마테오 리치의 《교우론》과 마르티노 마르티니의 《구우편》 (양장)

$25.00
Description
신분과 국경을 초월해 18세기 조선에 우정의 시대를 연
서양 현인의 금언집을 고전학자 정민 교수의 번역과 해설로 읽는다
조선 지성사를 깊이 탐구해온 고전학자 정민 교수가 16~17세기 동서양 문물 교류의 선구였던 마테오 리치의 《교우론》과 마르티노 마르티니의 《구우편》을 새롭게 번역하고 풀어낸 신작. 키케로, 세네카, 아우구스티누스 등 그리스·로마 시대의 격언과 일화부터 《성경》과 《이솝우화》까지. 옛 성현들의 우정에 대한 금언집에 상세한 해제와 영인본, 화보 등 풍성한 자료를 더했다. 서학과 유학이 다르지 않음을 증명해 동아시아와의 접촉면을 확장하고 천주교 신앙을 전파하는 데 토대를 마련한 《교우론》과 《구우편》. 성호 이익, 연암 박지원, 청장관 이덕무 등 조선 후기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우정론 열풍의 중심. 신분과 당파, 국경을 초월한 우정의 시대를 만난다.
저자

마테오리치,마르티노마르티니

(MatteoRicci,1552~1610)
이탈리아출신예수회선교사로,중국명은이마두(利瑪竇),자는서태(西泰),호는시헌(時憲)이다.1552년이탈리아마체라타에서태어나1571년예수회에입회했다.1582년마카오에도착해1583년광동성조경(肇慶)에서정식으로전교를시작했다.승려복장때문에봉변을당한후자신을‘승(僧)’이라일컫던불교코드를버리고유복(儒服)으로복장을바꿔‘도인(道人)’이라칭하는등유학의접근법으로전교의방향을전환했다.1601년북경에서명나라만력제(萬曆帝)를알현했고,서양의학문을소개해서광계(徐光啓),이지조(李之藻)등중국고위관료들과교류했다.1610년58세나이로세상을떠났다.유클리드기하학을번역한《기하원본(幾何原本)》,세계지도에해설을덧붙인〈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등을펴내초기서학을중국에알린서학동전(西學東傳)의선구다.
‘교우(交友)’는‘벗과사귄다’는의미로,《교우론》은황족건안왕(建安王)의요청으로저술되어1599년간행되었다.서양문화에대한중국의거부감과경계심을줄이기위해의도적으로종교적색채를배제하고우정의주제에만집중했다.

목차

서언

교우론
마테오리치의짧은서문
교우론
《교우론》을판각하며쓴서문_풍응경
대서역이마두공이지은《우론》의서문_구여기
《교우론》의제사_주정책
《교우론》의짧은서문_진계유
양강총독채진본《교우론》1권제요

구우편
《구우편》의짧은서문
상권
1참된벗을얻는일의어려움
2참된벗과가짜벗의구별
3참된벗은서로를두려워하지않는다
4마땅히어떤벗을택해야할까
5좋지않은벗의해로움
6좋은벗의유익함
7참된사랑의능력
8참된사귐의바탕
9참된벗은벗의이치를따르고,의리가아닌것은추구하지않는다
10스스로착하지않은것외에는참된벗은마땅히행하지못할것이없다
11벗에대한근거없는의심풀기
하권
12벗의선악은물들기가쉽다
13벗과사귀는사람은성을내면안되고,다만온화하고부드러워야한다
14사귐은증오를품어서는안되고질투하여다투어서도안된다
15사귀는벗을비방하지말라
16벗을사귐에자신을뽐내지말라
17혀가둘인사람은벗으로삼아서는안된다
18벗을사귐에선물하는것은벗을사귀는것이아니다
19선물의마땅함을잘활용하라
20로마황제마르쿠스가그의벗피라모에게준편지
《구우편》서문_장안무
《구우편》서문_서이각
서_축석
《구우편》서문_심광유
《교구합록》서문_유응

해제|내영혼의반쪽,‘제2의나’를찾아서

참고문헌
인명찾아보기
영인구우편
영인교우론

출판사 서평

★★★“뼈를찌르는이야기가가득하다.”성호이익
★★★연암박지원이읽고실천한책

18세기조선에우정론열풍을일으킨서양현인의금언집
고전학자정민교수의번역과해설로만난다

조선지성사를깊이탐구해온고전학자정민교수가번역하고해제를붙인마테오리치의《교우론》과마르티노마르티니의《구우편》이《서양선비,우정을논하다》라는제목으로완역출간되었다.《교우론(交友論)》과《구우편(逑友篇)》은16~17세기동서양문물교류의선구였던이탈리아선교사마테오리치(MatteoRicci)와마르티노마르티니(MartinoMartini)가옛성현들이예찬한우정에대하여정리한책이다.
진정한벗이란무엇인가?어떻게좋은벗을사귀고참된교유를쌓을것인가?친구의정의,교우의기쁨,올바른사귐의도리부터진짜벗과가짜벗을구분하는방법까지.키케로,세네카,아우구스티누스를비롯한그리스·로마시대의격언과일화,《성경》과《이솝우화》등우정에대한서양고전을총망라했다.서학과유학이다르지않음을증명해중국에서크게유행했으며,천주교신앙을전파하는데토대를마련한책이다.조선에유입된후에는성호이익,연암박지원,청장관이덕무등조선후기지식인들의시야를넓히고,당파와신분으로경색된조선사회에새로운바람을불어넣었다.
우정론은국내에수십편의논문이보고되었을만큼뜨거운주제다.정민교수가새롭게천착하고있는서학연구의일환인《서양선비,우정을논하다》는그원전텍스트에대한심도있는복원이다.18세기조선에서우정론열풍을선도한배경인동시에조선이서구와접촉한첫번째경로가된책에주목한이번저작은천주교사연구뿐만아니라조선사연구에도의의가크다.

진정한벗이란무엇인가?
어떻게좋은벗을사귀고참된교유를쌓을것인가?
우리시대의시선으로되짚는우정의의미와근본

정민교수는다산정약용과천주교의관계를살피며조선후기서학에관심을가지게되었다.그의지적여정은《칠극》《서학,조선을관통하다》등으로이어졌고,이제서학이라는큰학문의기초적인자료가되는문헌을펴내는데매진하고있다.2023년2월,11년만에다시하버드대학교옌칭도서관에초청된그는그곳에서방대한한역(漢譯)서학서의원전과동서양의풍부한연구성과를만나게되었다.이러한선행연구를바탕으로완성된《서양선비,우정을논하다》는여러서학서중에서도보다보편적인주제를담은《교우론》과《구우편》을다룸으로써우정이란무엇인지묻고답한다.
이책은《교우론》과《구우편》의자료가치를상세히밝힌해제와영인자료,관련화보를풍부하게수록했다.300여개의꼼꼼한주석을통해한자식서양인명과원출전을면밀하게정리했다.해제에서는두책의저술동기와간행경과부터편집원리,중국에서의평가,조선에서읽힌흔적과의의까지추적했다.
《교우론》과《구우편》은친구라는인간관계에대해현대인도공감할수있는짧고강렬한문장으로구성되어있다.두책에담긴우정의의미를우리시대대표고전학자정민교수의시선으로읽는다.

마테오리치와마르티노마르티니는누구인가?
《교우론》과《구우편》은어떻게쓰였는가?

마테오리치는초기서학을중국에알린서학동전(西學東傳)의선구다.선교를위해1582년중국에입국한그는유클리드기하학과세계지도등을펴냈고,중국고위관료들과도활발히교류했다.그의《교우론》은명나라황족건안왕(建安王)의요청으로저술되어1599년간행되었다.‘교우(交友)’는‘벗과사귄다’는의미로,이책은서양문화에대한중국의거부감과경계심을줄이기위해의도적으로종교적색채를배제하고우정에만집중했다.이러한집필방식과《논어》를연상시키는단문들은중국지식인들의열렬한지지를받아서양의우정담론을동아시아에전파하는기폭제가되었다.
마르티노마르티니는마테오리치보다60여년뒤인1643년중국에입국했다.그는라틴어로중국통사와중국지도집등을펴내한학을서양에소개한동학서전(東學西傳)의기수다.그가저술한《구우편》은《교우론》의내용을확장해1661년간행되었다.‘구우(逑友)’는‘진정한벗’이라는뜻으로,이책은보다적극적으로참된벗을사귀는방법을담았다.그러나《교우론》만큼의인기를끌지는못했는데,《성경》을다수인용하는등신앙적색채가강했기때문이다.
두책의논조가이처럼다른것은선교환경의변화에서기인한다.마테오리치가《교우론》을통해중국과의접촉면을확보해야했던상황과달리,마르티니가《구우편》을간행할당시는천주교가중국사회에뿌리를내린이후였다.따라서우정이라는주제를선교의방편으로활용해신앙을전면에내세울수있었던것이다.

세상에우정의도리는사라졌는가?
연암그룹이주도한우정론열풍의중심
당파와신분으로경색된조선사회에새바람을불어넣다

조선에서《교우론》이본격적으로읽히고우정론이유행한것은18세기후반박지원,박제가,이덕무등이른바연암그룹에의해서였다.마테오리치가《교우론》을펴내고200년가까이지나서야이책이조선에서전폭적으로수용된이유는무엇일까?

“좁은땅덩어리에서당색을갈라싸우고신분을나눠다툰다.벗으로삼고싶은이가있어도색목에얽매여참된사귐은이루어지지않는다.세명리(勢名利)를벗어난벗들간의교유야말로숨막히는삶의유일한활로였다.진실한우도(友道)의회복을통해서만이암울한세상을건너갈수있다고믿었다.”_〈해제〉에서

당시조선에는동서남북으로당파를나눠,같으면무조건한편을먹고,다르면미워하고배격하는당동벌이(黨同伐異)가난무했다.사농공상으로신분을가르며,사(士)마저당색과적서(嫡庶)로차별했다.‘내영혼의반쪽’인벗이끼어들자리는어디에도없었다.
이런세상에서연암그룹은서양고전이전하는우정의가르침에열광했다.그들은개방적이었던국제정세에힘입어중국의선비들과우정을맺었고,숱한편지와시문을주고받으며동아시아문예공화국을꿈꾸었다.서양선교사의저작을계기로신분의경계,국경의장벽을뛰어넘는수평적우정의시대가활짝열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