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고 싶다는 말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닿고 싶다는 말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14.80
Description
마음이 곰팡곰팡한 이들에게 보내는
따사로운 햇볕과 같은 공감과 위로
유쾌발랄 애정결핍형 인간 전새벽 작가의 신작 에세이. 한때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자기혐오와 자기연민 사이에서 방황하던 작가가 고백하는 진솔한 내면세계. 그리고 모든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건네는, 타인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손길. 애처롭고 엉뚱한 작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 뜻밖의 다정함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는 그 흔한 ‘힘내’라는 격려도, 화려한 미사여구도 없다. 대신 애정결핍자의 내밀하면서도 담담한 자기 고백이 있다. 처음엔 안쓰럽다가도 응원하게 되고, 결국 자신이 위로받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에 반해, 저자 특유의 재치 있고 경쾌한 문체는 어둠 속 크고 환한 달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저자

전새벽

십대시절화가가되겠다는꿈을품고이역만리로날아갔다가외로움에익사할위기에놓여귀국했다.한국에서는화가로먹고살기힘들다고해서경영학과에진학했다가4년동안지루함과싸웠다.졸업후무역회사에취직했다가온종일만지는것이키보드와마우스밖에없는세계에서다시외로움과싸우고있다.외로움과지루함을달랠요량으로글을쓰곤한다.
2016년계간지《문학의봄》에서수필〈별일없는하루〉로등단했으며,저서로는《당신의고독과당신은무슨사이입니까》(2017)가있다.2018년2월부터2020년3월까지《중앙일보》에〈전새벽의시집읽기〉를연재하였고,교양코미디팟캐스트‘상식의시대’를진행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지독한나르시시즘
미움받을용기따윈
애정타짜
우울증입니다
형그런사람인거알잖아
에이스로불리는그사람
좋아요중독자
링거를맞으며가면을벗다
피카소의비둘기

2.우리의슬픔을증폭시키는것들
나이렇게살사람아닌데
우리만의작은세계
보름달vs그냥달
타인을외롭게만든죄
나씨나길
안전거리에대하여
그가하고있던일
가을에눈물이많아지는까닭

3.애정결핍확진자
몸에새긴말
짝사랑을보며속으로한말
사기라고해도사귀고싶은
대충채운마음
포옹의방식
방파제
사랑에게하고픈말
당신을위해서라는착각

4.닿고싶다는말
앞으로또너무외로우면
함께싸워주는사람
영화〈죽여주는여자〉에부쳐
눈을감고서로를더듬는
마음의그물망
우리가손을잡는다는것은
햇빛화가의메시지
헤어지기전까지우리가반복할일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미움받을용기따윈없으니까요
불과십여년전만하더라도자신의정신병력을타인에게공개하는것은금기에가까웠다.‘나약한자’‘사회부적응자’등으로낙인찍힐수있었기때문이다.시대가점차변하며인간정신에대한이해력과공감력이커지면서우리는이를보다열린자세로받아들일수있게되었다.하지만여전히누군가에게마음의병을드러내는데는크나큰용기가필요하다.
이책에는우울증과공황장애에시달리던작가의내밀하고치밀한자기고백이담겨있다.작가는과도한관심욕구와인정욕구,그로인한자기연민과자기혐오로가득했던기억들을섬세하게들추어낸다.그리고그안에따뜻한온기를불어넣고아직과거로부터온전히자유로울수없는현재의나자신에게긍정의시선을보낸다.다소무거울수있는주제지만,저자특유의경쾌하고위트넘치는톤과흥미진진하게풀어내는스토리텔링은웃음을잃지않게만든다.

“불안에시달렸던건오직나뿐이었다.넘어졌다고해서화를낼부모님이아니란건알았지만혹시모르는거니까,미움받을용기같은건내게없으니까,나는거짓말을택했다.(…)삼십년이지난지금,나는여전히제자리다.나는지나치게다른사람들의기분에신경을쓰고,혹시라도점수가깎일까봐전전긍긍하며산다.”_p.27

나는당신에게서아픔을본다
잠깐떠올리기만해도눈을질끈감게되는자신의흑역사까지낱낱이드러내어자신의밑바닥과대면한작가는이제타인에게시선을돌린다.상대가직접드러내지않아도그들의행동과말투,주변공기에서뿌리깊은아픔을포착한다.늘동의를구하는듯한학교선배의말버릇에서짙은외로움을,소통할줄모르는직장상사의사연에서지독한나르시시즘을보고,조심스럽게커밍아웃을하는친구로부터절박한호소를,사고로자식을잃은외삼촌이꾸며놓은집에서는적막한비가(悲歌)를듣는다.작가는이들에게느끼는연민의감정과연대의의지를지면에꾹꾹눌러담았다.

“억지로마시진마.형은술강요안하잖아.”
“힘들것같으면형자취방에서자고가.형은후배들잘재워주잖아.”
J는좋은사람이라고하기에는부족한데가있었다.그는좋은사람보다는외로운사람처럼보였다.겉으로보기에그의인품은나무랄데가없었다.그러나그의기묘한말투에서나는끝없는외로움을느꼈다._p.38-39

고맙다는인사와포옹으로만든우리만의세계
누군가에게닿고싶다는말은그저선언으로그치지않는다.작가는그사람과아는사이든아니든자신의마음을움직인이가있다면,그들에게조심스럽게다가가닿고싶다는말을전한다.회사로비에걸린그림에서위로를받고그화가에게직접팬레터를쓰기도하고,친구에게선물받은소설에서감명을받고그소설가가있다는섬으로무작정찾아가기도하며,남의시선따위신경쓰지않고살아가는어느인권운동가의기사를접하고직접그의사무실을방문해이야기를나누기도한다.그리고모든만남의끝에는고맙다는인사와따뜻한포옹이있다.이러한열망과경험의조각들은이책에생기와온기를불어넣는다.

네다섯권정도읽고나자그를어떻게만나야할지감이왔다.그의모든책에는‘여전히거문도에서’라는기록이남아있었다.나는회사에휴가를내고짐을꾸렸다.팬티한장,양말한켤레,그리고그의책을한권챙겨서무작정여수로내려갔다.거기에서하루자고,다음날아침에배를타면거문도에들어갈수있었다._p.190

결국사랑이라는같은이야기잖아
작가는아픈마음을지니고살아가는이들에게외친다.우울증이나공황장애는마음의감기같은거라고,당신은결코고립된존재가아니라세상모든것과연결된존재라고,혹여혼자라는마음이들면닿고싶다는마음을가지라고.애잔하면서도유머러스하게풀어내는한개인의내면세계와그가타인을향해건네는따스한시선,그리고세상과연결하고자하는순수한의지를읽어내려가다보면,그모든건사랑이라는같은이야기였다는것을알게된다.
내안에물기가쌓여있다면,그래서마음이눅눅하고곰팡곰팡하다면,따사로운햇볕같은이야기에나를두어보자.

인생이살만하다는결론을내기위해우리는열심히노력해야한다.그중하나는닿고싶다는말을하는것이다.중요한건불안과외로움이란기생충은숙주가가만히있을때,가장활동성이높다는점이다.그러니가만히있지말고타인을향해손을뻗자.물론그행위에는용기가필요하다.이책의모든문장에는진정당신께그용기가생기기바라는마음을담았다._p.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