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훈련의전통이집대성된《요가수트라》
마음의평정과영적인자유의길을제시
인도의다양한정통철학유파들가운데현대까지생동하면서영적인해방과자유,몸과마음의균형잡힌건강을제시한것이바로요가이다.파탄잘리가편집한《요가수트라》는인도의오랜마음훈련전통이한권으로엮인경전으로,전체4개장,총195개의경전구절로이루어져있다.
《요가수트라》의목적은흔히‘요가’로만알려진전인적이고통합적인심신수련을통해완전히다른존재로거듭나는것이다.이를위해《요가수트라》는인간의의식에대한새로운관점을제안한다.인간을고통속으로몰아넣는축적된경험과기억을알아차리고,이속박으로부터벗어나는길을우선제시한다.평정과자유는과거에대한집착을제거해야가능하기때문이다.요가수련자는이를위해명상하고몰입하며,명상을통해자신의일상을장악하여이상적인모습으로변화한다.
종교,철학,심리학,언어학등
인문학의시선에서깊이고찰한가장현대적해석
파탄잘리가편집한《요가수트라》의간결하게응축된경구는다양한해석이가능한,함축적인의미를지니고있다.이러한경구를이해하기위해후대에여러권의주석서가집필되었다.이조차도그대로이해하기어려워,주석에대한주석,즉많은복주서가그후다시집필되었다.
《배철현의요가수트라강독》은인류가지금까지쌓아온,동양과서양의고전인문학을총설하여풀이한현대적주석이라할수있다.고전문헌학자이자종교학자인저자는고대에서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신화와종교,철학,심리학,언어학,문학등동서양의고전인문학을총집대성하여다양한관점에서《요가수트라》의의미를깊고상세하게고찰하고더불어일상의삶에서그실천방법을제시한다.
파탄잘리는제1장〈삼매품〉의경구3에서‘진정한자신’이라는의미로‘드라슈투후(dra??u?)’를사용한다.인도철학에서비슷한의미로쓰는‘아트만’이나‘푸루샤’대신‘드라슈투후’를쓴이유는무엇이었을까.저자는‘드라슈투후(진정한자신)’를플라톤의《국가》에등장하는‘동굴의비유’나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가《명상록》에언급한‘헤게모니콘’,이마투엘칸트의‘물자체(物自體)’등과비교하며‘드라슈투후’의숨은뜻을더풍부하고입체적으로전달하고있다.
산스크리트원문을바탕으로한
고전문헌학자의더깊고넓은《요가수트라》풀이
고대설형문자와인도-이란어,셈족어(아람어),그리스어및라틴어에해박한지식을보유하고있는저자배철현의고대오리엔트언어전문가로서의면모가본문에잘드러난다.저자는《요가수트라》〈삼매품〉51개경구의데바나가리를소개하고,산스크리트단어를문법적으로풀이하며,그중중요한단어는어원을상세히분석하여경구자체의이해를더욱깊이할수있도록돕는다.또한,단어에대한깊이있는어원분석은,경구에대한전통적인해설을답습하지않고원전이지닌본래의의미를되살려그뜻을쉽게이해할수있게한다.
경전의첫구절은시작이면서전부다.앞으로펼쳐질내용의핵심을담기때문이다.오래된자아를버리고새로운자아로변신하고자영적·정신적훈련을시작하는수련자들에게,파탄잘리는처음으로무슨말을가장해주고싶었을까?그는누구도예상하지못한문장으로글을시작한다.이첫구절에대한전통적인번역은이렇다.“지금,요가훈련을시작한다!”대다수번역서들은첫구절을《요가수트라》전체의제목으로번역했다.‘아타atha’는‘지금’,‘요가누샤사남yog?u??anam’은‘요가훈련’이란뜻이다.학자들은이문장을《요가수트라》전체의제목으로‘요가훈련’이라고만번역하기도한다.나는이구절을제목이라기보다는위대한경전의첫문장이자요가의정신을드러내는핵심문장으로번역하고싶다.필자의번역은이렇다.
“자,주목하라.요가는‘지금여기’에몰입하는훈련이다.”
-본문66-67쪽중에서
산스크리트를전혀모르더라도,천천히한구절씩읽어나가면,독자스스로원전을해독하며뜻을곱씹는즐거움을느낄수있다.
《요가수트라》전체의요지가집약된첫번째장
〈삼매품〉이안내하는평정과자유로가는길
《요가수트라》는〈삼매품〉,〈수련품〉,〈현현품〉,〈독존품〉의4개장으로구성돼있다.이가운데,〈삼매품〉을해설한《배철현의요가수트라강독1-삼매》이먼저선보였다.이후순차적으로〈수련품〉,〈현현품〉,〈독존품〉에대한해설이독자들을찾아갈예정이다.
《요가수트라》제1장〈삼매품〉은요가의요체를집약하여소개하는도입부이다.〈삼매품〉에서는요가의복합적인의미와본질적인개념을짚는것으로먼저시작한다.인간의언행을지배하는생각의종류를구별하고설명하면서,그런생각(잡념)을소멸시키는방법을제시하고,그를통해평정심에도달하는과정또한밝힌다.
요가가추구하는마음의평정과영적인자유는체계적이고논리적인명상수련을통해서도달할수있다.소용돌이치는마음을다스려삼매가초래하는평정을획득하고,영적인자유를유지하는방법을〈삼매품〉은자세히보여주고있다.
요가수련자는명상하고몰입하여먼저일상을있는그대로인식해야한다.그런다음,자신의일상을장악하여자신이원하는이상적인모습,본연의자신에도달할수있다.요가는나의생각,말,행동을무의식적으로또습관적으로장악하는집착에서나를해방시키는수련이다.나의최선을발견하는장소인‘마음의심연’을볼수없도록훼방하는집착은무엇인가?나는지금무엇을생각하는가?
파탄잘리는51행으로이루어진〈삼매품〉을편집하면서,요가수련자의몸·마음·영혼이서서히바뀔수있도록유구한인도전통에서선별한산스크리트어단어들을차근차근소개하였다.한단어의심오한의미는그것에대한한국어등가어가아니라,그단어가지닌심오한어원분석을통해살펴볼수있다.예들들어‘사마디sam?dhi’라는산스크리트어단어는‘삼매三昧’라는한자를통해들어온등가어가아니라,‘누구나가진정성스런마음m?을우주의질서에맞게가지런히sam놓을때dhi,드러나는초월적인경지’라는의미다.나는독자들과함께단어가품은심오한의미를추적하고이를삶에적용시켜매일조금씩변화해나가고자한다.
-본문14쪽중에서
〈삼매품〉의51개경구는단순한형이상학적이론이나사상이아니다.한주에한구절씩읽으며사유하고,그뜻을자신의일상에적용하며실천하며수련해보길권한다.나의생각과말,행동을무의식적으로장악하고있는집착에서벗어나,본연의자기를발견하고영적인자유를얻게될것이다.
책속에서
‘요가’라는단어는이중적이다.‘결합’과‘분리’라는상반된의미를지니기때문이다.요가의첫번째의미는‘결합’이다.‘요가yoga’는인도·유럽어어근*yuk-에서비롯되었는데,이는기원전12세기경,아리아인들이전쟁에나갈동물들을훈련하기위한‘밧줄’이나‘고삐’를의미한다.초기아리아인들은야생마를준마로만들기위해야생마위에안장과고삐를채워훈련시켰다.‘멍에’를의미하는영어단어‘요크yoke’도요가어원의의미를담고있다.요가는자기마음대로행동하려는본능과이기심에대한체계적인제어이자공격이다.수련자는신적인자기자신과결합하기위해마음에고삐를채워연습한다....
요가의두번째의미는‘분리’다.‘분리’는‘요가’라는단어가내포한심층적인분석에서나온다.인간의마음속에는누구나자신을가장자신답게만드는빛나는자아가존재한다.그자아를,그존재를찾기위해애쓰고마침내발휘할때,인간은짐승의상태에서승화하여신적인인간으로변모한다.‘분리’란신적인자신을발현하지못하도록방해하는잡념들을따로떼어놓는작업이다.-69쪽
파탄잘리는《요가수트라》에서요가의목적이본연의자신을수련하는것이라고주장한다.그는아트만이나푸루샤란용어대신드라슈투후dra??u?를사용한다.이단어는‘보다’,‘배우다’,‘이해하다’란동사‘드리스d??’에서파생되었다.‘드리스’가말하는‘보는행위’는신체기관인눈으로사물을본다는의미가아니다.드라슈투후는‘심오한통찰력으로보는사람’,‘객관적인관찰자’혹은‘심오한관찰’이란뜻이다.객관적관찰의대상은특별하다.내면에존재하는본연의자기모습이관찰대상이기때문이다.여기서자기모습이란앞서언급했듯이눈으로보이는거울에비친겉모습이아니다.그것은자신만의독특한개성,즉요가수련을통해완성해야할신적자아다.드라슈투후는자신의마음에서일어나는동요와현상을지긋이목격하는사람이다.-90~91쪽
고대히브리인들은상거래에꼭필요한,세세한눈금이달린자를만들었다.중동지방늪지대에서자라는긴갈대를꺾어그마디에눈금을새겼다.이자를고대히브리어로‘카네q?eh’라고불렀다.모두가동의하는기준을제시하는카네는공동체삶을원활하게움직이는힘이되었다.카네를차용하여고대그리스어단어‘카논καν?ν’이생겼고,후에라틴어단어‘카논can?n’이되었다.
이후그리스도교가등장했고그리스도교인들은수많은책가운데자신들의정체성을드러내는책만골라‘캐논Canon’이라고이름붙였다.이들은수백년간의치열한논쟁을거쳐시대를초월하며인생을변화시킬만큼강력한경전으로확신한66권의책을‘정경正經’으로정했다.-43~44쪽
요가수련자가수련할때집중하는대상이바로이슈바라다.그에게신이란최선을다해모든것을바칠수있는존재이자소원의궁극적대상이되는존재다.‘프라니다나pranidh?a’에서‘프라니prani’는뒤에오는개념을강조하는접사고,‘다dh?’는‘우주의질서에알맞은자리에두다’라는동사이며,‘나na’는명사형어미다.따라서프라니다나는‘자신의모든것을걸고맹세하는헌신이나소원’이다.요가수련자에게신이란최선에도달하기위한수련과정에등장하는어떤것이다....이단어는초기불교용어‘보디사트바프라니다나bodhisattvapranidh?na’와연관되어있다.‘보디사트바프라니다나’는타인이해탈하는것을도와주기위해스스로마지막열반을포기하겠다는맹세다.-264쪽
명상은가만히앉아잡념을떠올리는행위나자신의이익을극대화하기위해약육강식의전략을짜는행위가아니다.명상은오늘이라는절체절명의시간에자신의존재이유를찾는거룩한행위다.그것은내가속한가족,이웃,공동체그리고국가안에서자신을위한최선을찾는행위다.나는정해진시간에정해진장소에서인내와지구력이필요한옴을암송해본적이있는가?내가이세상에존재하는한가지이유를나는아는가?‘옴’은그것을찾아나선수련자들의양심의소리다.-306쪽
우리는무엇을연습해야하는가?파탄잘리는연습대상을산스크리트어로‘에카-타트바eka-tattva’란문구를이용하여표현했다.‘하나’를의미하는산스크리트어‘에카eka’는인간세상을이해하기위해만들어낸이원론적인구조이전의원래모습이다.하나를통해둘이등장한다.파탄잘리와동시대인물인로마철학자플로티노스는만물의기원은하나며현실은그하나에서흘러나온것이라고설명한다.그는최고의현실이자우주의기반이되는제1원칙을고대그리스어로‘토헨tohen’,즉‘그하나’라고정의했다....이문구의두번째단어인타트바는축자적으로해석하면‘그것자체’란의미다.‘그것자체’란어떤사물이나사람의본질이자현상이다.어떤사건의시작이자마지막이다.어떤현상의원인이자결과다.타트바는우리가흔히말하는추상적인개념인‘진리’이기도하다.-339~340쪽
요가수련자는내면의빛을발견하여불을밝힘으로써삼매경에들어가기위한마음의평정을이룰수있다.이내면의빛은노자에게는‘도道’이고,플라톤에게는‘선과아름다움’,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존재’,플로티노스에게는‘무한’,예수에게는‘내면의천국’이며,유대교에서는‘에인소프einsof’라는‘무한’을의미한다.내면의빛이각문화권에서다양한용어로표현되었지만,그것은결국인간내면에있다가경험을통해깨어나길바라는보편적의식을말한다.인도의초월명상법을개발한마하리시마헤시요기는인간이자연스럽게자신의내면에들어가머무르면에머슨이말한‘지혜로운침묵’을경험할수있다고말한다.
파탄잘리는〈삼매품〉36행에서요가수련자가삼매경에들어가기위해잡념을없애는방법으로‘내면의빛’수련을소개한다.-3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