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14.40
저자

유재철

대한민국장례문화원·연화회대표.대한민국전통장례명장1호.동국대학교에서‘단체장’으로석사학위를,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국가장’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이후동국대학교에서장례비즈니스아카데미(F.B.A.:FuneralBusinessAcademy)과정외래강사및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장례지도사교육원원장을역임했다.노무현·김대중·김영삼·노태우·최규하등의전직대통령과법정·숭산·법전·무진장·일붕등의큰스님,이건희전삼성그룹회장,이맹희전CJ그룹명예회장,이매방무용가,여운계배우,이경해열사등대한민국유명인사들의마지막길을배웅했다.

목차

들어가며

1부수천가지죽음의얼굴
1.잊지못할장례식
장모님을위한애도식┃그장례식은따뜻했다┃친구를떠나보내며┃세상모르고살았노라┃아내와두아이를한꺼번에잃은남자┃닮고싶은마지막모습┃15년간어머니를간병한화가┃다섯번바뀐장례┃줄초상이난다는중상일┃대조적인두분의죽음

2.끝까지아름답게
그사람의손┃그사람의발┃그사람의눈┃그사람의코┃그사람의입과귀┃그사람의얼굴

3.대통령의마지막길
오색토에묻힌최규하전대통령┃노무현전대통령의굳게다문입술┃분열에서통합으로,김대중전대통령국장┃우리전통을되살린김영삼전대통령국가장┃소박하고무탈하게,노태우전대통령장례식┃왜그사람만불러?

4.스님의마지막설법
햇병아리시절,일붕스님의다비┃마지막길도스님답게,법정스님┃괴상한앙상블┃가야산의혼이된스님┃무진장스님의대숙야┃스님,불들어갑니다

5고인의자리
마지막소원┃우리아빠목욕하고나오시네!┃소나무와두골|삼성가의유족들


2부웰다잉안내자
1.장례지도사란직업
시신이두려우면장례지도사가될수없다┃영혼의존재를믿는사람┃예를행하는사람┃한인생을두손으로보내주는사람┃아름다웠던염습자원봉사자┃염장이와염쟁이┃조문객이아닌고인을중심으로┃우리의장례문화┃장례식에도기획이필요하다

2.망자와대면하는시간
염할때의금기┃고인을아름답게기억하는마지막순간┃이유를찾는사람들,이유를덮는사람들┃병명을감추는유족들┃자살한고인을염할때┃현대인에게다가온죽음,고독사┃염하다가저지른실수

3.준비하는죽음
유족이너무슬퍼하면┃죽음을늦추는사람들┃당하는죽음,스스로맞이하는죽음┃나의장례식┃엔딩노트를쓰세요┃죽음의문턱에서

4.죽음은산자들의일이다
현대인에게죽음은남의일┃100년인생┃준비안된죽음,준비안된장례┃물처럼바람처럼살다가가라하네┃유족의종교,고인의종교┃장례의품격

5.인연
당신의도전을응원해요┃영가님이이어준인연┃우리의영웅을그렇게보내다니!

나오며

출판사 서평

피하고싶었으나피할수없었던,
알고싶었지만알수없었던이야기들
무연고자부터대통령,이주노동자부터재벌총수까지
어느장례지도사가전하는삶이후의삶에대하여

2022년2월현재까지서거한대한민국전직대통령은총9인.그중최규하,노무현,김대중,김영삼,노태우등여섯분의장례를도맡아온사람이있다.세간에‘대통령의염장이’로알려진장례지도사유재철이다.그는전직대통령들뿐만아니라법정스님,숭산스님등의큰스님들과이건희전삼성그룹회장,이맹희전CJ그룹명예회장등의재벌총수들,이매방무용가,여운계배우,이경해열사등유명인사의마지막길을배웅한것으로도유명하다.그의별칭을들으면사회저명인사위주로장례를맡아온것같지만,일반인은물론노숙자,이주노동자,독거노인등사회적으로차별받고소외당한무연고자의장례도치르고있다.왜많은사람은그를찾았을까?그가치르는장례식은무엇이다를까?

“근30년의세월동안이일을해오면서수많은죽음을만났다.그중에는서거하신전직대통령여섯분이있어,나는‘대통령의염장이’로알려지게되었다.하지만평범한사람이건유명한사람이건염습에는차이가없다.중요한건배경이아니라고인이다.고인을생전모습처럼모시면그걸로충분하다.고인이누구든마음을다해염을하는게내일이다.”_<들어가며>에서

삶과죽음이뒤섞인장례식장
이책에는‘수천가지죽음의얼굴’과‘웰다잉안내자’라는주제아래64편의글이실려있다.그가30여년간수천분의마지막길을지키며겪었던에피소드,죽음과삶에대한통찰,우리나라장례문화에대한성찰등을기록한것이다.장례식장은고인을떠나보내는죽음의현장이지만,아이러니하게도온갖인간군상의모습이드러나는삶의현장이기도하다.고인의꽉움켜쥔손에서,일그러진입술에서,차마감지못한눈에서,평안히잠든듯한표정등에서임종직전그들의모습과마음이드러나기도하고,대통령을추모하기위해시청거리를가득메운인파,염불을외는대신대중가요를부르는스님,상속문제로서로싸우는유족,스승의죽음을애도하며춤추는제자들은다양한삶의풍경을이룬다.때로는안타깝고,때로는숙연하며,때로는쓸쓸하고,때로는가슴뭉클한인간사가모두여기에있다.

“볕좋은날아침,할머니가자리에서천천히일어나시더니화장실로들어가셔서스스로목욕하셨다.그러고는분홍치마저고리를꺼내입으셨다.할머니의아들이출근하면서,“어머니,다녀오겠습니다”라고인사하자,소파에앉아느린손짓으로잘다녀오라고하셨다.
며느리가설거지하면서보니할머니는따뜻한햇볕을온몸으로받으며소파에가만히누워계셨다.한시간후,집안청소를마친며느리가어머니를흔들어깨웠을땐이미세상을떠나신뒤였다.”_<닮고싶은마지막모습>에서

세상에알려지지않은비하인드스토리
전직대통령을비롯한유명인의장례식이진행되면그과정대부분이언론에보도되기마련이다.하지만뒤에서조용히장례식을기획하고식전반을이끄는장례지도사만알수있는이야기와포착할수있는장면들이있다.이책은세간에알려지지않았던,이제는말할수있는장례식뒷이야기들도담고있다.노무현전대통령국민장에서노란추모리본의탄생비화,김대중전대통령국장영결식에서태극기가함께매장되었던일화,김영삼전대통령국가장때완장과의장대의장갑이없어진이유,노태우전대통령의영결식에서무궁화대훈장을생략하게된사연등을들을수있다.엄숙하면서도흥미진진한그의이야기를따라책장을넘기다보면,생생하면서도은밀한역사현장에와있는듯한느낌을준다.

“노전대통령의장례식에는지금껏치렀던어떤장례보다조문객이많았다.조문행렬이길다보니,조문객한명에게할당된시간이짧을수밖에없었다.잠깐예를갖추고인사드리는것만으로는슬프고허전한마음을달래기가충분치않아보였다.‘이것말고애도를표현할수있는다른방법이없을까?’계속궁리하던중,문득옛날상여행렬에서휘날리던만장과절에가면쉽게볼수있는소원지가떠올랐다.거기서착안한것이‘노란리본’이다.”_<노무현전대통령의굳게다문입술>에서

고인중심의장례식을기획하다
주변에서누군가세상을떠나면,문자메시지로부고소식을받고,조문가서조위금내고,영정사진앞에서절을한뒤,유족에게위로의말씀전하고,육개장한그릇먹고빈소에서나오는과정을밟는게일반적이다.‘삶의모습은사람마다천차만별인데,왜죽음의모습은공장에서찍어내듯모두천편일률적일까?’획일화된장례문화를비판적으로바라보는저자는장례에도고인에게맞춘기획과연출이필요하다고강조한다.그래서그는고인이어떠한삶을살았는가,고인에게어떠한뜻이있었는가에맞춰장례식을설계한다.오직고인을중심으로한의식은마지막길을떠나는분에대한최고의예우일뿐만아니라유족을위로하고장례의참뜻을살리는일이된다.

“유명인사의장례식뿐아니라모든사람의장례식에는기획이필요하다.그냥장례지도사가하자는대로쫓아갈일이아니다.기획이라고해서거창하지않아도된다.장례식의의미를살리겠다고한다면,어떤방식으로든특별한장례식을치를수있다.고인을추모하는노래를부르거나춤을추거나시를낭송해도좋다.생전에찍은고인의영상을조문객에게보여주는시간을갖거나장례기간에애도식을따로진행하고추도사를읽는방법도있다.”_<장례식에도기획이필요하다>에서

준비하는죽음,웰다잉
많은사람은‘어떻게하면돈을많이벌수있을까?’‘어떻게하면더좋은대학에진학하고더좋은직장에입사할수있을까?’등삶에대한고민을주로하며살아간다.자연스럽게자신의마지막모습을떠올려볼기회는거의갖지않는다.하지만죽음현장에서일하는그에게죽음은삶의다른이름일뿐이다.죽음은늘‘어떻게살것인가?무엇을위해살것인가’와같은인생의화두를던지기때문이다.우리가잘살기위해많은것을계획하고계발하듯,그는그저당하는죽음이아니라준비하는죽음을맞으라고권한다.또한가망없는환자의목숨줄을연장하는연명치료가정말그사람을위한길인지,자신이주인공이되는장례식은무엇인지,진정한웰다잉(Well-dying)이란무엇인지깊이생각해볼기회를제공한다.

“우리는누구나평화롭고품위있는죽음을맞이할권리가있다.인간은병약한상태라도위대한선택을내릴수있다.죽을병에걸렸다면,그상황을어떻게받아들이고보내느냐에따라그시간이축복이될수도있고불행이될수도있다.앞으로언제어디서어떠한일이나에게닥칠수있다는사실을인지하고,평상시에습관적으로자신의죽음에대해고민해봐야한다.”_<준비안된죽음,준비안된장례>에서

장례지도사가천직이라여기며근30년간죽음을돌봐온유재철.시신을만지는불결하고천한일을한다는사회적편견으로불편하고불쾌한상황에놓일때도많았다.하지만한사람의인생을잘마무리해드리고남겨진사람들의마음을위로했다는그자부심과뿌듯함으로곁눈질하지않고이길을묵묵히걸어왔다.처음장례일을배우고나서2년동안,전국각지를돌아다니며지역에서유명하다는장의사들을찾아다녔고,이젠나름잘안다고자신했을무렵자신을꾸짖은스님들을찾아가겸손히가르침을받았다.그후동국대학교에서‘단체장’으로석사학위를취득하고,나이오십에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국가장’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상·장례를학문적으로위상을높인그는이제전통이라는명목하에진행되었던의미없고근거없는관행을바로잡고있으며,장례의뜻을살린새로운시도들을하며보다나은장례문화를이끌어가고있다.그의이런장례에대한진정과배움에대한열정이지금의그를만들었을것이다.그리고그결실중하나가,꾸밈없이진솔하게그의경험과생각을써내려간이책이다.고인을대하는진실한마음,죽음에대한깊은통찰과공명하는순간,가슴이뜨거워지는경험을하게될것이다.

“그동안앞만보고달려왔는데,한갑자(甲子)를돌아서야내가걸어온길을돌아볼마음의여유가생겼다.나와같은길을걷고있는동료들과앞으로걷게될예비동료에게어떻게하면나의장례경험들이도움이될수있을까고민도하게된다.그리고죽음이나장례에대해고민을해본일반사람들에게도공감할수있는이야기를전할수있지는않을까생각도해본다.지난경험들을돌아보며한권의책으로엮는작업이그시작이될것같다.”_<나오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