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

$18.80
Description
당신은 폭우로부터 가뭄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오늘의 기분과 내일의 세계를 바꾸는 힘에 관한 이야기

《생활의 사상》 이후 7년, 철학자 서동욱 교수의 신작 에세이!
염세주의 사상가 쇼펜하우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생을 향한 그의 적나라한 응시가 ‘욕망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힘’을 주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욕망이 사라진 자리를 그대로 비워놔도 괜찮을까. 시간도 방법도 없다는 이유로 더 나은 삶에 대한 생각을 이대로 멈춰도 될까.
국내 최고의 들뢰즈 사상 연구자이자 시인과 평론가로 활동해온 서강대학교 철학과 서동욱 교수가 7년 만에 출간한 에세이. 연결될수록 고립되는 세계, 버틸수록 소진되는 일상에 던지는 철학의 위로는 “삶에서 어디에 햇살이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준다. 우리는 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되는 생각, 날씨를 선물해주는 생각의 힘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

서동욱

저자:서동욱

철학자이자시인,문학평론가.벨기에루뱅대학교철학과에서들뢰즈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고,서강대학교철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1995년부터계간《세계의문학》등에시와비평을발표했다.루뱅대학교와어바인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등에서방문교수를,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방문작가를지냈다.한국프랑스철학회장을역임했으며,계간《철학과현실》편집위원으로도활동중이다.

지은책으로《차이와타자》《들뢰즈의철학》《일상의모험》《철학연습》《생활의사상》《타자철학》《차이와반복의사상》《익명의밤》등이있으며,시집《랭보가시쓰기를그만둔날》《우주전쟁중에첫사랑》《곡면의힘》을펴냈다.엮은책으로《싸우는인문학》《미술은철학의눈이다》《철학의욕조를떠도는과학의오리인형》《한평생의지식》(공편)《스피노자의귀환》(공편)이있고,시집《거대한뿌리여,괴기한청년들이여》(공편)《별은시를찾아온다》(공편)《온몸으로밀고나가는것이다》(공편)도엮었다.들뢰즈의《칸트의비판철학》《프루스트와기호들》(공역)과레비나스의《존재에서존재자로》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프롤로그:날씨를선물하는일기예보

1부우리는성숙할수있을까
삶,우주,그리고모든것에대한해답│기생충의예술과철학│반복,인생과역사와예술의비밀│자기기만,영혼의질병│서양의본질,우울과여행:바다이야기1│물과바다의철학:바다이야기2│아이네아스,보트피플의로마건국:바다이야기3│남녀관계는평생의학습을요구한다│동물은우리에게무엇인가│희생양없는사회를향하여

2부세상을견뎌내기위하여
소년의나라│바보와천재│늑대인간│인공지능과인공양심│문제를만들어내는능력│철학과매스미디어│철학자와계몽군주│서유기와혹성탈출의정치│근대와인간주체의탄생│근대이후,하이브리드의삶또는AI

3부위안의말
산책│염세주의│유머│사랑의말│기차이야기│피젯스피너와너무지친인간│혼밥│바람과허파의철학│《홍루몽》의시회│차이가우리를보호한다

4부예술과세월과그그림자
느려질권리│환생이야기│쓰레기의철학│디자인,예술로서의장식품│경직된세계와예술이알려준자유│인생의빛나는한순간│나이드는인간을위한철학│레트로마니아또는수집가│죽음을어떻게볼것인가│축제

에필로그:쓰다듬는손길

출판사 서평

과부하와무기력을오가는현대인에게
마음의날씨를찾아주는철학의위로

“당신은폭우로부터가뭄을만들어낼능력이있는가?”날씨를만든다는착상이철학사에최초로등장한것은철학자헤라클레이토스가던진이말도안되는질문에서였다.소진하듯살아가는매일이당연한삶,남보다빨리정답을얻고싶어조바심내는인생,숫자로매겨지는성장에다다르기위해소중한것들을하나둘놓아버리는현대인의무기력한초상을직시한철학자서동욱은이오래된질문을다시꺼내든다.
국내최고의들뢰즈(GillesDeleuze)사상연구자이자시인과평론가로도활동하며‘타자’문제에깊이천착해온서강대학교철학과서동욱교수는이책에서‘날씨를찾아주는생각’을써내려간다.철학,문학,미술부터영화,만화,게임까지온갖영역이풍성하게교차되는마흔편의글들이익숙한단어의뒷면을들추며흐린일상을깨운다.
그의글속에서익숙한개념들은낯설어진다.익숙한것에서는무거움을,무거운것에서는가벼움을찾아내는각각의글은인간이성장하고성숙하는데필요한것들,반복속에서필멸하는삶을마주하는법,평범한일상에보석처럼숨겨진위안,우리가예술에위로받는이유등에관한통찰을담고있다.‘모든변화는생각에서시작된다’는말의힘을보여주는사유를따라가다보면어느새달라진머릿속의날씨도확인하게될것이다.

삶을예술로만드는‘차이’의힘
단단한성장으로이끄는‘타자’의힘

서동욱교수는철학뿐아니라시와평론등을통해인간의삶과공동체를지탱하는타자개념에대해깊이탐구해왔다.이책을관통하는키워드중하나도‘차이’다.이질성과타자등으로도언급되는이단어는서로다른주제의여러글을가로지른다.차이는오랫동안인류의생존에영향을미쳐왔다.전염병과기후위기,타자를배척하는극우정치등오늘날전지구가맞닥뜨린문제들의돌파구이기도하다.
이책에따르면‘차이’는삶을보호한다.차이를통해우리는기준없이서로를존중할수있기때문이다.더군다나차이는창조적사고의원천이다.바로크문화가고대그리스와로마,동방의수많은문물을흡수해다양한창조물로분화시킨역사처럼말이다.이책이현대사회의온갖위기를이야기하면서차이,즉타자와이질성을대하는태도를끈질기게들여다보는이유다.
예를들어우리는숙주로서‘기생충’을불편해하지만,이책은기생충이숙주의동일성을흔들어새로운차원으로이끈다는점에주목한다.로마의건국신화부터식민지역사까지아우르는‘바다’에관한세편의글또한타자가열어주는새로운길로수렴되는데,이는바다가연결이아닌적대의장소로바뀐오늘날현실에울림을준다.피타고라스개,니체의말,데리다의고양이등‘동물’을사유했던철학자들의이야기속에서이러한타자의범위는인간에국한되지않는다.

남의정답이쓸모없는시대
나의질문을던지는법

마음의날씨,그리고세계의날씨를바꾸는방법으로이책은‘질문’의힘도강조한다.《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에서는컴퓨터가750만년의연산끝에‘삶,우주,그리고모든것에대한해답’을내놓지만,누구도이해하지못한다.제대로된질문을던지지않았기때문에그답을이해할수없었다.“해답이란그해답을얻어낸질문과뗄수없이연결되어있으며,활짝핀꽃송이를꺾어가지듯해답만을똑따낼방법은없기때문이다.”제대로된생각도제대로된질문에서나올것이다.
인공지능에대해서도선망과공포한쪽으로치우치기보다는인공지능이가치판단을할수있는존재가될수있는지,그리고인간이어떻게적응할것인지가문제의핵심이라고본다.모두가주목하는‘인공’이라는단어대신‘지능’에초점을맞춰질문했기에나올수있는생각일것이다.이책에서는‘바보’와‘천재’도비슷한단어로묶인다.‘어떻게창조하는가’의관점에서는둘다규칙을뒤집는다는공통점을보여주기때문이다.
쇼펜하우어에대한열광은각박한일상에서삶의허무에대한인정이차라리힘을주기때문일테지만,이는말그대로예방주사일뿐이다.우리가더나은사람이되거나더좋은삶을사는방법은알려주지않는다.그러니이책을나침반삼아낯선질문을던져보면어떨까.그렇게만든생각이우리마음의날씨를바꾸고,서로에게날씨를선물할수있을때까지.

책속에서

중요한것은반대방향에서질문을던지는것이다.날씨가만드는사상이아니라날씨를만드는사상은없는가?고대민족이먼옛날마음에담았던‘레인메이커’의꿈을철학은간직하고있는가?철학은오래전부터날씨의언저리를맴돌며거기에손을대고싶어했다.(…)니체역시《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에서날씨를바꾸고자한다.‘떠도는구름’으로부터‘청명한하늘’로,그러니까구름뒤에숨은인간들을억압하는원리들로부터자유로.나는자유와하늘의청명함을푸른색종처럼모든것위에펼쳐놓았다고차라투스트라는말한다.날씨는바꿀수있다._7쪽(프롤로그)

남들이찾아낸해답이자기자신에게도꼭맞던가?얼마간참고는될지몰라도결코자신을위한해답은되지못할것이다.왜그런가?해답이란그해답을얻어낸질문과뗄수없이연결되어있으며,따라서활짝핀꽃송이를꺾어가지듯해답만을똑따낼방법은없기때문이다.해답이란문제로부터필연적으로도출되는결과이다.해결해야만하는문제가해답의범위와성격을결정하는것이다.그리고해결해야만하는문제는각자가앓는저만의질병처럼각자의삶으로부터만피어오른다._22쪽(1부)

AI는문학작품이든미술품이든만들어낸다.이는인간을감동시킬수있고,홀릴수있으며,‘유혹’할수있다는뜻이다.핵심은작품의수준이높냐아니냐,독창적이냐아니냐가아니라,유혹할수있다는것이다.이유혹이예술의영역에그칠까?일단유혹의기술을배우면그적용범위는한없이넓어진다.AI가유혹의문제라는것은,AI가칵테일이나요리레시피에대해서까지독자적인의견을표명할수있다는데서도잘알수있다.최고의레시피를제공할수있느냐아니냐는중요하지않다.도대체무엇이최고의기준인지우리는결코답하지못한다.관건은AI가무엇인가를제시하며인간을유혹할것이고,결국적응시킬것이라는점이다._168쪽(2부)

산책에는삶의중요한진실이있다.산책에는단조로움과새로움이결합해있다.달리말하면반복과반복을통해얻는새로움이결합해있다.늘똑같은길로들어서지만그것은늘새로운하루이다.이것이일상의구조자체라는것,반복이새로움의조건이라는것은산책의귀중한동반자인우리집강아지가나보다훨씬더잘알고있다.매번의산책이세상에서의첫날인것처럼구름이는너무신나서걸어간다.산책이그렇듯반복이새로움이아니라면,일상은그저형벌일것이다._180쪽(3부)

나이가든다는것,그것은친지들에게,젊은이들에게,학생들에게,그야말로가능성자체로서자신의현재를시험해보는이들에게더큰관심을보여줄기회가생겼다는뜻이다.이제자신의가능성이아닌타인의가능성을돌볼시간이오는것이다.어떤의미에서이는시간을되찾는길이아닌가?(…)인간은수전노처럼자신만의시간을마지막동전처럼움켜잡고홀로죽지않는다.타인이누릴미래를자기의미래처럼돌보기에인간에게시간은무한한것이다.이웃에서이웃으로,세대에서세대로,미래는불멸의고리를만들며전진한다._298쪽(4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