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의 의식

안녕의 의식

$16.80
Description
“작가로서의 체성분 검사랄까, 제 10년의 시간이 오롯이 담긴 소설집입니다.”
_미야베 미유키(출간기념 인터뷰에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일본 현대문단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 작가 생활 30여 년 만의 첫 도전!
선득하고도 따뜻한 카리스마를 담은 본격 SF 소설집

오랜 시간 가장 애틋한 친구로서 또 가족으로서 함께한 노후 로봇과의 이별을 담은 표제작 〈안녕의 의식〉을 비롯해 〈전투원〉 〈보완관의 내일〉 등 총 8편의 단편을 담은 소설집. 미스터리소설과 괴담, 판타지, 시대소설에 무게중심을 두어온 ‘미미 여사’가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야심 차게 완성한 첫 SF 소설집이라는 소식만으로도 출간 즉시 큰 주목을 받았다. 대안가족, 아동학대, 무차별 살상사건, 노인문제, 감시사회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작가 특유의 풍성한 SF적 상상력과 섬세한 표현, 성찰적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격찬을 받으며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추천도서로도 선정되었다. ⟪안녕의 의식⟫의 책장을 넘기는 순간, 긴 여운을 부르는 짧은 소설의 매혹에 빠져들 것이다.

저자

미야베미유키

일본최고의미스터리작가중한명.'미미여사'라는닉네임이있다.1960년도쿄의서민가고토구에서태어나자랐다.고등학교를졸업한뒤속기전문학교와법률사무소에서일했으며,2년동안고단샤페이머스스쿨엔터테인먼트소설교실에서공부했다.27살이되던1987년,3번의투고끝에『우리들이웃의범죄』로올요미모노추리소설신인상을수상하며문단에데뷔했다.

그후미스터리추리소설...

출판사 서평

일상속결락의틈에서시작되는미야베미유키의전방위적상상력의향연!
“부지런히움직이는로봇청소기에게아버지가다정하게격려를보내시더라고요.
그모습에서<안녕의의식>이탄생했지요.”
_미야베미유키(출간기념인터뷰에서)

<엄마의법률>
학대받은아이와그부모를구제하는‘마더법’에따라친부모에대한기억을지우고양부모슬하에서자란주인공후타바.그런데양부모가사망하자열여섯살의후타바는‘그랜드홈’이라는시설에맡겨진다.후타바는또한번구제될수있을것인가.

<전투원>
일선에서은퇴후,산책이하루일과의전부가된노인다쓰조.시야가점점좁아지는병에걸린듯하다.그러던어느날,산책중에기묘한광경을목격한다.동네방범카메라위치가자꾸바뀌고있다는사실을발견한것이다.

<나와나>
어느날40대의주인공나는30년전나와조우한다.자동판매기에서커피를뽑았을뿐이라는데10대의내가타임슬립을해서온것이다.“근데나아줌마처럼된다고?”당장이라도울음을터뜨릴기세의소녀.나는뭐랄까심히당혹스럽다.

<안녕의의식>
근미래의일본,주인공나는로봇기사이나,오늘은로봇폐기수속창고에접수당번을서게되었다.기계에지나지않는로봇에가족혹은친구와같은애정을느끼는사람들을만나야하는일이다보니기사들사이에서는카운슬링코너라고부르기도한다.창구를찾아온앳된소녀.노후로봇하먼과의마지막인사를나누고싶은모양이다.

<별에소원을>
“우리는본래고유한물질적형체를지니지않는정신생명체이지만저마다다른개인이라사실은‘당신’들과똑같습니다.”하늘에서떨어진게운석이아니라비행접시라며,곧바로외계인이공격해온다는소문이돌았는데사실일까?

<성흔>
수감중인소년A는언제부턴가인터넷상에서인간이상의존재가되어있었다.부모에게학대받는불우한환경,비행,범죄,복수,구원등을키워드로,비슷한처지에놓인소년소녀가팬카페에모여소년A를추앙하기시작한것이다.급기야소년A는죽음으로써자유로워졌고다시태어나초월적존재가되었다는도시전설이유행하는데…….

<바다신의후예>
19세기말,과거프랑켄슈타인박사가창안했던사체로부터새로운생명‘죽은자’를만들어내는시술은박사의사후은밀히유출되어전유럽에프랑퍼졌고,그결과죽은자들이최신기술로일상노동에서전장에이르기까지폭넓게보급된세계를맞게되었다.

<보안관의내일>
‘회귀자’는되살아난사자다.사망한특정개인을꼭닮은의체에고인의인격모듈을이식한인공지능을탑재해만들어진다.그러니까죽었던인간이되살아나세상에돌아온것처럼보이는것이다.‘더타운’은그러한회귀자들의마을이다.그리고나는더타운을지키는보안관이다.

책속에서

다쓰조는적잖이두려웠다.
치매가시작됐나.
상식적으로생각하면혼자나타났다사라졌다이동했다하는방범카메라같은게있을리없다.
치매가시작됐나.
아내를먼저보내고혼자산지삼년을넘겼다.나름대로건강하게,규칙적인생활을해왔다고자부한다.시의노인복지센터에서연락이올때마다아직‘어르신지원도우미’는필요없다고거절해왔다.
치매가시작된건가.
줄곧혼자지내니까,스스로의감각말고는잣대가없으니까,자각하지못했을뿐이다.
산책가기가무서워졌다.동네방범카메라를기록한수첩은찢어서버렸다.외출하고,기록하고,새로생긴방범카메라를발견하거나,기록해둔카메라가그새사라진걸알아채거나하면진정절망할것같았다.
집에틀어박혀있자니처마를단조롭게때리는장맛비소리가독거의적적함을더욱도드라지게만든다.다쓰조는그저우두커니앉아며칠을보냈다.
그러는사이식재료가다떨어졌다.영양실조가되기싫으면장이라도봐야한다.
토요일이었다.신문에섞여들어온광고지를보니,녹지공원을지나새로개점한슈퍼마켓이주말포인트환원세일과산지직송특판행사를한단다.
―나가볼까.
갈때는녹지공원을가로지르면지름길이고,돌아올때짐이무거우면택시를타면된다.그렇지,슈퍼마켓점원,택시운전기사와이야기를해보자.대화가제대로되는지스스로확인하는거다.
방범카메라는이제신경쓰지말자._<전투원>에서

“굉장히오래된물건을갖고계셨네요.가족분취미라든가?”
세상에는중고로봇을수집하는사람들이있다.최근에는‘앤티크로봇’이라는표현도있다.
“하먼은,줄곧우리곁에서일해줬어요.”
수더분한목소리로앳된여자애는대답했다.그런가요,실례했습니다,하고나는형식적으로응대했다.
하먼.이물건의제조회사명이다.주식회사하먼.범용작업로봇의여명기에는선두를달렸던국책기업이지만,이미오래전에동업종대기업에흡수합병되어지금은존재하지않는다.한오년전까지‘하먼&모리타상회’라는간호로봇전용판매렌털회사가있었는데,그것이그잔해였는지도모른다.글로벌리즘에먹혀쪼개지고분해되어뱉어내진하먼의마지막한조각.
어쨌거나제조원보다장수한제조물을,여자애는회사이름으로부른다.혼다회사의로봇을혼다라고부르는것처럼쌀쌀맞게들리지만,오래된타입의기체機?라면이런예는많다.옛날에는로봇이흉부에큼직한제조원로고를달고있는경우가흔했기때문이다.마치명찰을달고있는것처럼보여서그대로개체의이름으로정착해버린다.
여자애는하먼을‘사용했다’가아니라,하먼이‘일해줬다’라고말했다.지금(내감각으로는필요이상으로)긴장하고경계하는것도줄곧친숙했던늙은로봇이여기서앞으로어떤취급을받게될지걱정하는탓이리라.
작업로봇에대한사용자의감정이입―의인화는지극히흔한현상이다.가정용의경우는바람직한일로,로봇과사용자사이에어느정도의인화라는‘양해’가없으면로봇이노동력으로서인간의일상생활속에정착하기어렵다._<안녕의의식>에서

작가의한마디
“10년전,새롭게준비하는SF앤솔러지잡지에참여해달라는제안을받고,그때까지의‘어쩐지SF’가아니라,‘제대로SF’인작품을쓰겠다마음먹었습니다.그리고를비롯해이곳저곳에발표한결과물을한데모아단행본으로묶은책이<안녕의의식>입니다.10년이라는긴시간동안제가변화한지점과머무른지점등이오롯이드러나는것같습니다.작가로서의체성분검사랄까그결과를보는것같아기쁘기도하고무섭기도한작품집이되었습니다.”_미야베미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