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의 단어들 (양장)

이적의 단어들 (양장)

$14.80
Description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천부적 이야기꾼 이적의 생애 첫 산문집
새 책을 쓰려고 새 노트북을 산 사람이 있다. 그는 3년간 초고를 쓰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짧은 글들을 이따금 공개했다. 문제적 화두를 던졌고 사회적 울림을 전했고 대중적 공감을 자아냈다. 어느 날부턴가 제법 쌓인 단편들을 수차례 다듬고, 어디에도 내보이지 않은 미발표작들을 살피며 두 계절을 흘려보냈다.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챘다. 그가 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름 앞에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싱어송라이터이자 타고난 이야기꾼. 이적은 그렇게 생애 첫 산문집을 썼다. 마감 직전 그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곁에 머무는 “시간을 견디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적의 단어들》은 어느 단어에서 촉발된 이야기를 엮은 산문집이다. 산문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실상 시와 소설을 넘나든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을 꼬집고 새의 깃털처럼 새로운 세계를 펼치며 “희망이자 구원”을 그린다. 인생의 넓이, 상상의 높이, 언어의 차이, 노래의 깊이, 자신의 길이 등 총 5부로 나뉜 책은 장황하게 에둘러가지 않고 이야기의 핵심으로 파고들며, 날카로운 유머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우리가 그동안 보던 산문에서 벗어나 일상과 환상의 중간 지점에서 의미를 발산한다.

이적은 언어를 씻기고 씻기며 마땅한 문장과 정직한 수사를 찾았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니와, 섭씨 1,250도 가마 속 불길을 견디는 도자기, 그것을 노려보는 소년의 눈빛과 바라보는 노년의 눈빛이 섞인 눈동자를 닮았다. 그가 써 내려간 글을 묘사하거니와, 펜촉에서 떨어진 벼락 같다. 벼락의 전후 사정을 쓰는 건 서술이지만 벼락이 번뜩이는 순간을 쓰는 건 정신이다. 이 책에는 그런 번쩍이는 정신이 담겨 있다. 잔재주가 없어 군소리로 들리지 않는 단단한 단편들이 기쁨과 슬픔을 깨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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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적

이적은크리에이티브한사람이다.한국의대표적싱어-송라이터로100여곡이넘는노래들을발표하였고그가사들을통하여그어떤이야기보다도절절하게대중을휘어잡기도했었고[그어릿광대의세아들들에대하여]와같은노래로노래안에스토리를담기도했었다.그의책『지문사냥꾼』은그의홈페이지[夢想笛-leejuck.com]에올리던단편적인이야기를묶어낸것으로그는이미자신의음악팬들처럼홈페이...

목차

전주.말

1부.인생의넓이
인생·인생2·지혜·스타·홍어·상처·신발·이어폰·악순환·엇갈림·쓰레받기·멀미·가치·투표·지폐·고스톱·시간·성탄절·송년

2부.상상의높이
영화관·리셋·라면·가르마·가방·라이터·AI·절연·악마·좀비·가상인간·물수제비·불멸·서재·물방울·평행우주·중앙선·불면증·공포증·눈사람·위기·기차·샤워볼·베개·휴지·회전문·보조개·세포

3부.언어의차이
앞뒤·두려움·원만(圓滿)·변화·누다·개떡·클리셰·공감능력·가스·부분·친절·맛·칫솔·인과(因果)

4부.노래의깊이
기타·춤·창작·사고실험·멀티태스킹·거위·비·하늘·빨래·매듭·거짓말·렛잇고·산토끼·라이브·층간소음·콘서트·피아노

5부.자신의길이
씨앗·짜증·경우·솜사탕·눈물·이석증·고수·지속가능성·강박·잠·삼시세끼·나이·커피·술·거울·욕심·성공·부작용·수염·자유·근심

후주.숲

출판사 서평

이적이고른어느낱말에서촉발된단편들
알쏭달쏭한세상에서벼락처럼번뜩이는에스프리

천부적이야기꾼이적이‘단어’를모티브로한생애첫산문집을썼다.때론수학자처럼언어를예리하게분석하고,때론철학자처럼수수께끼같은삶의이면을꿰뚫어보고,때론소설가처럼상상의불꽃을터트린다.그가고른낱말들에는생활인의근심과욕심,음악인의기쁨과슬픔,이세계의구성원으로서의살아가는절망과희망이스며있다.그는어떤마음으로수록된101개의낱말을골랐을까?인상적사건이나궁극적가치,사회적화두,인간적면모,즉흥적발상,희로애락의순간등그주위를도는세상과사유의편린을오래도록공글리고모았을터.그래서그의글에서는시간과깊이가느껴진다.

지금의나를만든단어는무엇인가.인생은한단어를부르고쓰면서시작된다.한생명은태어날때한단어로된이름을얻는다.그생명은‘엄마’‘아빠’라는한단어를익히고,사랑하는무엇을무엇이라명명하면서성장한다.그리하여인간을둘러싼단어는몇음절로이루어진문자를넘어서,수백가지뜻을지닌‘의미상자’와같다.《이적의단어들》은그런단어상자들의모음집이다.

1부는인생의‘점선면’을그려보고넓이를헤아린다.아이가어른이되기까지마주하는의문점과지향점을돌이켜보고,구겨진종이를닮아흔적이남는상처의선을들여다보고,자기에게적당한면을찾아간다.팬데믹에서엔데믹을거치며‘마스크한장’의가치가변했듯,변하는것들과변하지않아야하는것들이우리네인생에존재함을짚는다.

2부는소설같은현실과현실같은소설을담았다.“당신과주변의모든상황이5년전으로되돌아”가는리셋버튼,“어느화창한토요일아침화장실변기위에앉아있는데”등장한악마,전성기를보내고빠르게대중에게잊힌가상인간등을소재로한낯선이야기가등장한다.악의없는농담,묘하게비틀린필치가빛난다.

3부는언어의형태적분석을넘어의미적사유를확장해간다.“앞을내다보라”와“뒤를내다보라”는같은뜻이지만,전자는시선을향하고있고후자는시선을등지고있다는것.“너변했어”와“몰라보게바뀌었네”는언뜻비슷하지만,전자는‘단절’이고후자는‘변혁’에가깝다는것.‘똥누다’와‘똥싸다’,‘가스’와‘까스’,‘무서움’과‘두려움’등.같은듯다른언어의속뜻을감지하며적확한말로정확하게인식하려는노력을보여준다.

4부는“시간을견디는음악”을하는이적이걸어온길을되짚어본다.그의팬이라면궁금한글들일터.카니발의〈거위의꿈〉에서정규6집앨범《Trace》의수록곡인〈흔적〉까지,이적의음악세계와노랫말의탄생기가기록되어있다.우리는음악이없이살수있지만,음악이있어우리의삶은나아질수있을터.“끌어안지않고기타를칠방법이있을까.”대개명곡은삶의비감(悲感)안쪽을끌어안으며흘러나오지않는가.깊은울림을동반하는노랫말의기원을4부에서찾을수있다.

5부는자신의과거현재미래를떠올리며살아갈길이를재어본다.나이를먹는중년의심정과이석증을겪으며달라진잠자리의사정.여전한강박과유연한욕심.〈씨앗〉으로시작해서〈근심〉으로끝나는각편은‘삶의유한성’과나의잠재력을되짚으며,우리가그토록추구하는자유에당도한다.자유란무엇인가.비내릴때젖지않으려고발버둥치는몸짓이아니라온전히젖을때에야느낄수있는것.근심도낙심도받아들일때비로소우리는평정심을찾을수있지않은가.

건반에놓인손만큼타자기에놓인손이어울리는한사람,그가쓴책은그의음악을닮았다.전주〈말〉로시작해후주〈숲〉으로끝나는101편은“마음의풍경./때때로살풍경”을스케치하면서‘쉼’이란단어로끝을맺는다.왜쉼일까.쓰는일도,부르는일도,사는일도,숨고르기를잘할때생명력을이어갈수있기때문이아닐까.이적은소극장에서낭독회를하듯글을썼고,당신은책속문장을음미하며이렇게읊조릴지도모른다.“이제는안다.그눈물에일리가있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