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니아 : 온다 리쿠 장편소설 -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 (전면개정판)

유지니아 : 온다 리쿠 장편소설 -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 (전면개정판)

$15.16
Description
“새하얀 백일홍이 피어 있었어요. 아주 예쁘고 아주 무서웠어요.”

2007 베스트셀러이자 10년 넘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온다 리쿠의 정수를 담은 전설의 미스터리를 전면개정판으로 만나다!
미스터리 소설이 시작되고 살인사건이 벌어지면, 평범한 이야기에서 독자가 할 일은 분명하다. 범인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범인 찾기가 목적이 아닌 소설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데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고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며 출간 10년이 더 지나도 많은 독자에게 회자된다면, 그 소설이야말로 미스터리의 지평을 넓힌 기념비적 작품이 아닐까?

온다 리쿠 장편소설 《유지니아》는 일가족 독살 사건을 중심으로 관련자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을 갖췄다. 화자가 교차되며 진상이 드러나는 듯하지만, 기억에 근거해 서로 엇갈리는 증언들을 읽으며 독자는 완전히 새로운 추리를 경험하게 된다. 사건의 진상을 끝없이 안갯속에 두면서도 독특한 추리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소설.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칭호에 걸맞은 온다 리쿠 미스터리의 정점,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유지니아》가 전면개정판으로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온다리쿠

저자:온다리쿠
1964년일본미야기현에서태어나와세다대학교육학부를졸업했다.1991년제3회일본판타지노벨대상최종후보에오른《여섯번째사요코》로데뷔했다.2005년《밤의피크닉》으로제26회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신인상및제2회서점대상을수상한데이어,이듬해《유지니아》로제59회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받았다.2007년에《호텔정원에서생긴일》로제20회야마모토슈고로상을수상했고,2016년에발표한《꿀벌과천둥》으로제14회서점대상과제156회나오키상을동시수상하는등발표하는작품마다권위있는문학상을석권하며문단과독자모두에게호평받고있다.

역자:권영주
서울대학교외교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영문학을전공했다.온다리쿠의《나와춤을》《유지니아》등을옮겼으며,특히《삼월은붉은구렁을》로일본고단샤에서주최하는제20회노마문예번역상을수상했다.그밖에무라카미하루키의《오자와세이지씨와음악을이야기하다》《애프터다크》,미쓰다신조의《미즈치처럼가라앉는것》,미야베미유키의《세상의봄》,마쓰이에마사시의《우아한지어떤지모르는》등다수의일본소설은물론,《어두운거울속에》《데이먼러니언》등영미권작품도우리말로소개하고있다.

출판사 서평

숨막히는더위,춤추듯죽어간사람들
모두가다르게말하는그해여름의진실!

호쿠리쿠지방K시,존경받는명가저택에서독살사건이벌어진다.3대의생일이겹친잔칫날,가족들은물론이고동네사람도여럿놀러온때정체불명의사내가독극물을탄음료수를배달한것.열일곱명이희생되고현장에남은건앞을못보는소녀뿐이다.마을에혼자살던청년이자백메모를남긴뒤자살해사건은종결되지만,진범이따로있다는의혹과마을사람들의허망함은해소되지않는다.《유지니아》는그사건으로부터20년뒤를배경으로삼는다.정체를알수없는주인공이당시관련자들인터뷰를시작하는것이다.그해여름이야기를책으로쓴작가와편집자,담당형사,독을마시고생존한가정부,범인을따랐던동네아이,현장에서살아남아이제중년이된눈먼소녀까지….《유지니아》는마치만화경처럼각기다른색깔의목소리를교차하며긴장감을고조시키고,독자는사건을파헤치던끝에결국진실이란무엇인가를묻게된다.

인간이진실을찾을수있는가에대한근원적물음
오늘날감각으로다듬어새로운세대에건네다

온다리쿠는미스터리와판타지,청춘,성장,동화적세계관등전방위적소설을선보이는작가이지만그중미스터리소설의정점이라면단연《유지니아》가꼽힌다.2005년일본출간당시‘온다리쿠소설의새로운경지’라는찬탄을받은제59회일본추리작가협회상수상작.“재미있는이야기를만들기위해날마다절망을견뎠다”는수상소감을증명하듯《유지니아》는대중적판매고를올리며한국독자들에게도꾸준히사랑받는온다리쿠대표작으로자리매김했다.‘노스탤지어의마법사’라는호칭처럼이작품에도특유의서정적분위기를녹여냈고,미스터리의장르적재미를극대화하여독자를반드시결말에이르게한다.《유지니아》의빼어난점은미스터리소설임에도최종적답을알려주는탐정격인물이없다는것이다.20년전사건에관한관련자들의불완전한기억만나열하는데,이독특한형식은과연인간이진실을말하며누군가를단죄할수있는가에대한묵직한주제의식으로이어진다.

미스터리소설이면서도미스터리관례를뛰어넘는,기묘하고도흥미진진한독서경험을선사하는작품.《유지니아》는2007년한국출간후지속적인사랑을받아14년만에문장과디자인을전부다듬은전면개정판으로독자들을찾아간다.일찍이무라카미하루키는번역작업을가옥에비유해,시간이흐르면당대의어휘와표현에맞춰원고를다듬어야한다고말한바있다.시대가변함에따라언어생활과타문화권에대한독자들의이해깊이가달라지기때문이다.이번에출간하는《유지니아》전면개정판역시번역가와편집부가문장하나하나를함께되짚고다듬었으며,2021출간을기념하여권영주번역가의새로운후기를수록했다.표지와본문디자인은다수의독립출판물을작업해온박인주그림작가의작품으로세련되게단장했다.《유지니아》전면개정판은온다리쿠의오랜독자는물론새로운세대의독자까지도‘온다월드’의재미에단꿈처럼빠지게할것이다.

이책에쏟아진찬사들(제59회일본추리작가협회상심사평)

온다리쿠는독특한화법으로섬뜩한수수께끼를엮어낸다.미스터리의상투적패턴과상반되는패턴을그리면서도,미스터리특유의서스펜스가넘쳐난다._아리스가와아리스

하나의사건을여러각도로더듬어가는글쓰기.온다리쿠는인간기억의모호함,인간이무너지고뒤틀리는과정을이야기하는데최적의전략을택했다._기타모리고

《유지니아》는쟁쟁한후보작중에서도독보적으로시선을사로잡는작품이었다._기타무라가오루


책속에서

논픽션?난그말싫어요.사실을바탕으로했다고주장해도,사람이쓴것중에논픽션은존재하지않아요.그저눈에보이는픽션이있을뿐이죠.눈에보이는것조차거짓말을해요.귀에들리는것도,손에만져지는것도.존재하는허구와존재하지않는허구,그정도차이라고생각해요.
22페이지

가끔생각해보곤합니다.
이해할수없다는건죄인가.
부모든,자식이든,형제든,이해할수없는건이해할수없어요.그게나쁜일인가?이해할수없으면이해할수없다고인정하고체념하는것도일종의이해가아닌가?그런생각을합니다.
하지만오늘날세상은이해할수없는존재를용서하지않거든요.모르겠다고괴롭히고,정체를알수없다,설득이안먹힌다고공격합니다.뭐든지간략화,매뉴얼화됩니다.화를내는이유가‘이해할수없다’일때가많아요.
사실은이해할수있는쪽이훨씬적지않나요?이해했다고뭐가해결되는것도아니죠.그러니까이해할수없는세계에서살아갈생각을하는편이훨씬현실적이라고보는데,잘못된생각일까요.
200페이지

그무렵에는사건의진상에대한관심보다내가그메모지를봤다는걸남들이안믿어준다는데대한불만이더컸던것같군요.그메모지가형의결백을입증해준다는데까지는생각이안미쳤어요.
하지만지금이렇게돌이켜생각해보면,역시확신이들어요.
역시형은누명을쓴거라고.
진범?틀림없이여자예요.
257페이지

저는사건이종결됐다고보고했습니다.
유감입니다,라고만했습니다.
그말의의미를그여자도잘알고있었을겁니다.
전그여자의손을잡고종이학을쥐여줬습니다.연못에내려앉은학이수면에비친것처럼한쌍이마주붙은‘꿈이찾아드는길’이라는종이학입니다.또한사람의생존자한테도드렸습니다.
그렇게설명했더니,그여자는종이학을손으로만져보더군요.
그리고나지막이웃었어요.
형사님,저희이학하고비슷하네요.
그여자는갑자기말했습니다.
왜죠?
저는그렇게물었습니다.
글쎄요,어쩐지그런생각이들었어요.
그여자는고개를갸웃하면서그렇게대답했습니다.
저희는얼마동안꼼짝도않고가만히있었습니다.그여자가대단히중요한말을한것같은데,그게뭔지는알수없었습니다.
323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