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섬세하고다정한오직유지혜만이쓸수있는
‘사랑’이전부인세계로의초대
특유의사랑스러움,당돌하지만예의바른표현,마치소설을읽는듯한그시절의해설은유지혜만이할수있는재주다.그의글은몰래누군가의밀회를지켜보는듯하고,풋풋한연애의주인공이된듯한착각이들게하며,그가떠난곳에함께놓인듯한기분도들게한다.그는내내여행자였다.자신을바라보는시간보다,타인의삶과풍경을더호기심어린눈으로바라보는일이많았다.그래서일까.그는어느것하나도허투루여기지않는다.매년다른가을의풍경,자신을채우는책,사랑하는부모님,지난연인,낯선찻집에서만난이름모를중년사내들의대화,지독하게귀여운반려고양이….매사를여행하듯모든것을기꺼이행복한마음으로흡수한다.그는이러한모든일상의지속을‘사랑’이라고부르기로하고,감사에헤픈사람이되기로마음먹는다.그렇게한해,두해사랑을차곡차곡쌓으며내면에사랑만이가득한,오직유일한유지혜로거듭났다.
“
사랑은우리의삶에서제일중요하다.그리고사랑은늘충분하다.
더이상여행을바라지않는다.내게는충분한사랑이있기에.
사랑이곧여행이다.
나는이제어디서든여행할수있다.
사랑의안전지대를넘어.
”
책의제목이지어지기전,꽤오랫동안이원고의이름은‘오직,사랑뿐’이었다.작가의글을읽으면‘사랑’밖에느껴지지않았기때문이다.이책도,그의삶도골자는‘사랑’이었다.그의글을읽다보면눈을바로보고,힘껏웃어주는작가의얼굴이떠오른다.이토록사랑스러운사람이,사랑에관한이야기를썼다.읽지않을이유가없지않은가.참으로눈에넣어도아프지않을낱말들이이책에담겼다.
유지혜작가가새벽내내동경하는것들
그리고우리가동경하는것들은무엇인지떠올려보는시간
작가는자신이애정하는것들에대해무궁무진한이야기를쏟아냈다.그어떤것도덜다루어지거나‘그냥’다루어지지않았다.일례로‘냄새’라는주제를여덟페이지에걸쳐풀어내며그냄새가왜좋은지,그냄새가어떤기억을소환해특별하게자리잡았는지,무엇때문에그냄새를누구에게도들키고싶지않은지에대해순수하고,농밀하게,때로는귀엽게자신의이야기를펼쳐보였다.그가공개한사랑의목록들을보면그것이무엇이든너무소중해밤새이야기나눌수있을것같다는확신마저든다.어쩌면작가는무엇이든기록하고,마음에새기길좋아하는욕심쟁이같지만사실흘러간것에대한존중도서슴지않는사람이다.그러나결코아쉬워하지않는다.청춘의소실을겪으며만들어진다양한마음의모양과어쩔수없이망각해버린시간까지,그는자신이느낀모든감정을‘시’라고이름붙이며앞으로자신을채울순간들에대해무궁한기대를품기때문이다.작가는자신을드러내며읽는이에게묻는다.‘당신이사랑하는것들은무엇이냐고.’
“
나는때때로를놓침에기뻐한다.그리고실감한다.
가장아름다운순간들은기록되지않았음을.
”
매력적인어른이란,사랑의전파자로사는것
우리가꿈꾸는세계란,미워하는마음은일절없는
사랑이유행인세계
유지혜작가는책의말미에사실자신은사랑보다미움이많은아이였다고고백한다.못생긴마음을들키는일이수치스러워딴사람이되어보기로마음먹고‘감사하기’연습에돌입했다.그의나이고작열다섯,불평을줄이고,감사하는순간을늘이니어느새그마음이주변을통해번져나갔고,그렇게사랑하는마음만있다면매일새롭고,애틋한일상이된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그렇게청년이된작가는줄곧사랑에대해썼다.쓸줄아는게오직그것뿐인것처럼.하지만그에게도고비는있었다.이따금슬픔,우울,혼란,체념의감정이찾아올때면재빨리그모든감정을‘사랑’이라고이름붙여버렸다.그러니괴로운마음이어느새사라져버렸다고한다.사랑이이긴셈이다.
“
열다섯살.그때부터절실한믿음을갖게됐다.
‘우리’에대한믿음,세상에대한믿음,
사랑으로세상과사람을달리보는눈빛의믿음.
내게사랑은은유가아니라본능이고직관이었다.
”
저자는지난책에서‘사랑해,라는말은이미들어봤다며마다하는사람은없는것처럼’이라는말로첫장을열었다.그의연장선으로사랑이란언제나더주어야하는것,더받아야하는것,그러므로모두에게공평하게듬뿍안겨주어야하는것이라고말하고있다.그는온전히‘사랑을쓰는청년’으로자랐다.그리고이제‘사랑을전파하는어른’으로이직을노리고있다.그의소망은단하나,이책을통해사랑의전파자가늘어났으면하는마음이다.그의경험을통해단언컨대,사랑의전망은앞으로도밝을것이므로.
“
이런생각들을쌓아가며이책을썼다.
준비하는내내우리의세계에유행하는것이
질병이아니라사랑이길기도했다.
그리고그런유행이시작될때까지사랑을홍보하리라고마음먹었다.
나는사랑을믿는다.사랑의전망은앞으로도밝을것이다.
사랑은내평생의유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