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도 고맙다 (양장)

바람에게도 고맙다 (양장)

$14.55
저자

김재진

1976년[영남일보]신춘문예에시,1993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같은해『작가세계』신인상에중편소설이당선되며40년이넘는시간글을썼다.글을쓰면서도문단과는멀리있고,세속에살면서도세속과는거리를둔은둔자로서의삶을추구해온그는우연히듣게된첼로소리에끌려첼리스트가되겠다는생각으로음대에입학하기도했다.젊은시절방송사피디로일하며방송대상작품상을받는...

목차

작가의말

1부하고싶은말이있네

첫생각/남은거리/새벽에용서를
반짝거리는/사람/불면
좋아한다/동백낙화/음악에붙여
에스프레소/인생의나날/잠들기전에
사계절/가을에눕다/강
항구/편도/유배지에서
무심한날들/단순한삶/그림의문장
고요한기쁨/작가/고요의깊이
망각/연민/돈
자유인/세상의공격/존재할수있는시간
나/밀레의시간/기도
새봄/은발/그물코
낙서/간다/올리다
멘토도멘토가필요하다/물고기풍경/바이엘/인생여행

2부사라져서아름다운

혼자가는여행/해뜨기전/남은시간이많지않다
바닥/날개/전생
삶의가르침/사라져서아름다운/다른별
배신의드라마/상처와이해/고통과저항
우아하지않게/기회/타인의별
사랑이끝날때/이별/소유
무관심/치명적인사람/상처의향기
버림/적에게감사/치통
이별뒤/슬픔의다섯단계/둥근평화
좌탈입망/결핍과성취/부자
장작을태우며/슬픔의절제/존재의표면긁기
기다림/열탕과냉탕/보석
양심과등대/양치/통
나무와그늘/버려서얻는만족/모르는곳으로의여행/산다는것

3부바람에게도고맙다

아름다운사람/무작정용서/내인생의콩쿠르
부족한사람/회귀/패랭이길에살다
별/고전적인사랑/바람에게도고맙다
장미의가치/부메랑/한마디에천냥
봄눈의커튼콜/언어의옷/까뮈와예술가
다지나간다/무소유/마음의온도를올려라
보고싶은얼굴/위안/마음배터리
책향기/사랑받고싶어서/일
고립과연결/미래/영광의그늘
달에서비박/착각과환멸/손가락질
중심/시간의길이/희로애락
세라비c’estlavie/건조한영혼/인기
달콤한치유/꽃이다시피듯/짐승
이익의균형/화살의방향/세월이가면
사랑한다/간절함/완벽과흠
가짜메시지/없다/아끼고싶은

수록작품목록

출판사 서평

삶을위로하는시인김재진이
그림으로전하는말

김재진시인에게슬픔과상처는아름다움과그리멀리있지않다.그는1976년<영남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고,1993년<조선일보>신춘문예,<작가세계>신인상에소설이당선되며40년이넘는시간글을썼다.삶의상처를가장간결하고도아름답게길어올린그의작품은많은이들의마음깊은곳을파고들며‘가장오랜시간읽히고사랑받은시집’으로꼽히기도했다.이후벽에입을그려달라는임종을앞둔어머니의청을계기로그림을그리기시작한시인은첫개인전을열어‘삶을위로하는그림’이라는찬사를받았고,전시한그림이전부판매되는기록을세웠다.

《바람에게도고맙다》는시인이쓰고그린134편의글과45점의그림을섬세하게담아낸하나의예술작품이다.“무구한아이처럼,맹렬한청년처럼그림과의사랑에푹빠져”그려낸그의그림은한계없는상상력과자유로움을증명하듯눈부신색채를뽐내며우리의마음을오랜시간일렁이게한다.슬프기도때로는그저기쁘기도했던삶에게고마움을담아,자신과도닮은자유로운바람을빌려오래도록하고싶었던말을이책으로전한다.

“고맙다.살아있어서고맙고,밥굶지않아서고맙고,크게노래를불러도방해받지않는외딴집이있어서고맙다.”_<바람에게도고맙다>

마음의폐허에
다시샘이솟을때까지

시인의그림에서는유달리‘밝은달’이자주모습을보인다.들판에누운채로바라보기도,사랑하는이들과함께자유로이날아향하는대상이기도한이달은,시인의간절한마음처럼모든존재를고루밝게비춘다.시인은“아무리하잘것없는인생이라해도”“앵콜한번받지못한객석의삶이라도”존재의이유와가치가있음을힘주어말하며,빈몸으로울고있는수많은삶들을묵직하게위로한다.삶은때로는“하루를사는것이아니라하루를견디는것같을때”도있지만“홀연모든것이아름답게다가오는때”도있지않냐며자기몫의생을버텨내는이들을고요히응원한다.

시인이하는일,그는이렇게정의한다.“마음의폐허에다시샘이솟고,새가돌아오도록기다리는일”을하는사람이시인이라고.그래서그의시에는슬픔과상처에매달려있던마음을쉬게만드는힘이있다.때로는실패와좌절에주저앉기도하지만“굴곡많은인생에선배울것이많”으니,실패를“삶의방향을수정할때가되었음”을알려주는인생의나침반삼아남은삶을향해걸어가자며,우리의삶을빛나는달에게로이끈다.

“상처도저토록황홀한것이있다.”_<기린과황혼>그림에붙인말

바람에게도고맙다,
사랑에의해세상은유지된다

시인은“깨어있는”모든삶을향해자비와연민의마음을보낸다.그에게는“개도,고양이도,들판의풀과꽃,소낙비”도살아있는것들로,모두“슬픔을멀리하고행복”을구하는존재이다.시인은“미움과비난이난무하는세상에서아픔을용서로바꿀수있는”친절하고따뜻한마음의에너지가우리의삶을,생명력을강하게만든다고말한다.함께존재하는서로에대한고마움을느끼는마음만으로도,이미아무것도아닌자신이아니라마음에“거인”이있는강인한존재임을상기시킨다.시인을따라두려움없이훨훨세상위로날아가자.슬픔도아픔도사랑도아름다움도있는삶이라는달을향해.겨울의시련을뚫고솟아오르는새처럼자유롭게.

“더이상아무것도할수없을때,세상과연결된나를잃어버렸을때,그때는묵묵히기도할때다.비로소내안의거인을부를때가된것이다.”_<기도>

추천사

하루중에가장많이쓰는단어가무엇인가돌아보니고맙다는말이다.문자나카톡으로주고받는말의대부분이‘고맙습니다’이다.그만큼많은이들에게도움받으며살고있다는말이다.세상에저혼자살수있는생명이어디있으며서로도움받지않고홀로살수있는사람이누가있을까.바람에게도고맙다는책제목을따라눈을감고숨쉬어본다.온몸이더먼저느낀다.존재한다는것의고마움을._정목스님

오래전레오나르도다빈치가천명한“회화는말없는시”라는말은그대로김재진의그림에해당된다.그렇게그는무구한아이처럼맹렬한청년처럼그림과의사랑에푹빠져있다.그런상태의시인에게슬며시질투심이느껴지는것은비단나만이아닐것이다.그는우리의질투를받을자격이충분히있다.따라서사유를초월한감각의세계로의창조적욕망을부추기는시인김재진의변신은무죄,진정아름다운무죄다._유경희(미술평론가,예술처방연구소장)

책속에서

주저앉는순간,바닥을하나의에너지로삼아솟아오를수있다면무너질사람은없다.천길낭떠러지앞에서한발내딛으라는말이있지만,물러서려해도물러설곳없는위기의감정이에너지로바뀌어다시한번치솟을수있는힘이바닥엔고여있다._<바닥>(89p)

사랑이라믿었던것이사랑이아니라는사실을감정의물결이지나간뒤깨닫는다.상처또한마찬가지다.상처라고여긴것이사실은성장을위한양식이라는사실을깨닫는순간아픔에대한인식이달라진다.상처에도향기가있다._<상처의향기>(116p)

어떤일에대한결과는그일의크기와모양그대로나타나진않는다.최선의노력을다했다고해서결과가꼭최선으로나타나진않는것이다.혼탁하던물도진흙이가라앉은뒤깨끗해지듯지금겪는혼돈또한스스로를정화하는진흙과같다.마음을가라앉혀기다릴수만있다면불순물은가라앉고,파문이일듯둥근평화가찾아온다._<둥근평화>(127p)

인생은늘위안받기를원한다.지금까지받아왔던그많은위안을돌려줄생각보다위안받을그무엇인가를찾아두리번거리기만한다.꽃들에게받은위안,나무에게받은위안,강이나산으로부터받은위안,알고보면우리가받은위안은도처에널려있다._<위안>(185p)

사랑이란그런것이다.저무는달이떨어진나뭇잎을환하게헹궈내듯채우지않고환하게비워두는것이다._<달에서비박>(198p)

아름답다는말은아껴두겠다.내일아침꽃이필지모르니까.잘살아야겠다는말은하지않겠다.얼마나더살게될지아무도모르니까.웬만큼살았으니먼저갈지모르지만사랑한다는말은입에넣어두겠다.남아있는마음이더아플테니까._<아끼고싶은>(23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