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수유병집 (글밭의 이삭줍기)

체수유병집 (글밭의 이삭줍기)

$13.99
Description
고전학자 정민 교수가 전하는 빛나는 사유의 정수!
고전부터 조선시대 실학자들의 삶과 공부, 차 문화, 꽃과 새 등 한문학 문헌들에 담긴 전통의 가치와 멋을 현대의 언어로 되살려온 고전학자 정민 교수의 지난 10여 년간의 삶과 연구를 정리하는 산문집 「정민 산문집」 제1권 『체수유병집』. 다양하고 흥미로운 연구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 멋과 여운이 있는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저자의 다채롭고 풍성한 글밭에서 가려 뽑은 50편의 명문이 담겨 있다.

글의 성격에 따라 4부로 나눈 이 책의 1부 ‘문화의 안목’은 삶의 단상과 문화에 대한 생각을, 2부 ‘연암과 다산’은 정민 교수가 사랑한 두 지성 박지원과 정약용에 대해 쓴 글을 담고 있다. 옛일로 지금을 비춰본 짧은 글 모음인 3부 ‘옛 뜻 새 정’, 4부 ‘맥락을 찾아서’에서는 변화의 시대, 인문학의 쓸모와 공부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성의 전복이자 일상을 해체하는 독서에 관한 즐거움부터 저자의 큰 스승 연암과 다산, 두 지성에 관한 이야기, 질문의 경로를 바꿔야 비소로 열릴 인문학적 통찰에 관한 제언까지 저자가 보낸 지난 시간들에 관한 살아 있는 증언을 만나볼 수 있다.
체수(滯穗)는 낙수, 유병(遺秉)은 논바닥에 남은 벼이삭으로, 나락줍기라는 뜻이다. 저자는 추수 끝난 들판에서 여기저기 떨어진 볏단과 흘린 이삭을 줍듯, 수십 권의 책을 펴내면서 그동안 미처 담지 못하고 아껴두었던 글을 모으고 정리하며 정신을 가다듬고자 했다. 변화의 시대에 맞춰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에게 옛것 혹은 고전이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관한 깊은 사유에 이어 책의 마지막 부록 부분에는 이제 막 대학 문에 들어선 신입생들에게 전하는 따뜻하면서도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담았다.
저자

정민

충북영동출생.한양대국문과를졸업하고모교국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18세기조선지식인의지식경영에서한국학속의그림까지고전과관련된전방위적분야를탐사하고있다.
그동안연암박지원의산문을꼼꼼히읽어《비슷한것은가짜다》와《고전문장론과연암박지원》을펴냈다.18세기지식인에관한연구로는《잊혀진실학자이덕리와동다기》《18세기조선지식인의발견》과《다산선생지식경영법》《다산의제자교육법》《다산증언첩》《18세기한중지식인의문예공화국》《미쳐야미친다》《삶을바꾼만남》등이있다.또청언소품(淸言小品)에관심을가져《일침》《조심》《옛사람이건넨네글자》《석복》《마음을비우는지혜》《내가사랑하는삶》《한서이불과논어병풍》《돌위에새긴생각》《다산어록청상》《성대중처세어록》《죽비소리》등을펴냈다.
이밖에옛글속선인들의내면을그린《책읽는소리》《스승의옥편》등의수필집과한시속신선세계의환상을분석한《초월의상상》,문학과회화속에표상된새의의미를찾은《한시속의새,그림속의새》,조선후기차문화의모든것을담아낸《새로쓰는조선의차문화》등을썼다.아울러한시의아름다움을탐구한《한시미학산책》과《우리한시삼백수》,사계절에담긴한시의시정을정리한《꽃들의웃음판》,어린이들을위한한시입문서《정민선생님이들려주는한시이야기》도펴냈다.

목차

서문

제1부문화의안목
섬광처럼번쩍하는순간
공부하지않은날은살지않은것과같다
문화의차이와비유의차이
슬픈꿈
문화의리듬
영어공부
소소한큰가르침
사실과진실의사이
타이중의차관
빛없는그늘
스스로를아끼는사람
소르본대학교정에서만난우리고전

제2부연암과다산
연암,금기를뛰어넘는문체의불온성
세계최고의여행기《열하일기》
《열하일기》의인문정신
다산의지식경영,생각이경쟁력이다
다산의제자교육법
최고의메모광다산정약용
다산에게묻는지식경영의비결
쉼없이는열정도없다

제3부옛뜻새정
새벽스님
복장속고려인삼
호변
기양
장광설
습용관
오리상공
살풍경
수경신
국화노인
발합고금
수이강
정조의활쏘기
조조의가짜무덤
문두루비법
호질
호곡장
독서성
표선문정
여송표인
절대가난
박면교거
성어6제
최고의문화콘텐츠《동의보감》

제4부맥락을찾아서
질문의경로를바꿔라
논문작성과텍스트분석
변치않으려면변해야한다
우리고전의광맥에서비전을찾다

부록
대학문에들어선젊은벗들에게
피할수없다면즐겨라

출판사 서평

고전학자정민교수의다채롭고풍성한글밭에서가려뽑은명문50편
“추수끝난들판에서떨어진이삭을줍듯그동안의글을모으고정리하며정신을가다듬는다.”

‘다함이없는보물’같은한문학문헌들에담긴전통의가치와멋을현대의언어로되살려온우리시대대표고전학자정민교수.고전부터조선시대실학자들의삶과공부ㆍ차문화ㆍ꽃과새등다양하고흥미로운연구,군더더기없는문장ㆍ멋과여운이있는글쓰기로정평이난그가,지난10여년간의삶과연구를정리하는산문집《체수유병집-글밭의이삭줍기》를선보인다.체수(滯穗)는낙수,유병(遺秉)은논바닥에남은벼이삭이다.나락줍기의뜻이다.추수끝난들판에서여기저기떨어진볏단과흘린이삭을줍듯,수십권의책을펴내면서그동안미처담지못하고아껴두었던이야기50편을모아한권으로엮은것이다.기성의전복이자일상을해체하는독서에관한즐거움부터정민교수의큰스승연암과다산두지성에관한이야기,질문의경로를바꿔야비소로열릴인문학적통찰에관한제언까지.정민교수의다채롭고풍성한글밭에서가려뽑은빛나는사유의정수를만난다.

섬광같은사유,내면깊은성찰,고전학자정민교수산문집

“추수끝난들판에서떨어진이삭을줍듯
그동안의글을모으고정리하며정신을가다듬는다.”

‘다함이없는보물’같은한문학문헌들에담긴전통의가치와멋을현대의언어로되살려온고전학자정민교수.“옛것을그대로따라해서도안되고,옛것과완전히달라서도안된다”는‘상동구이(尙同求異)’의지론으로방대한자료를분류해난해와고리타분함을지워내고다양한주제로변주하여대중과소통해온우리시대대표학자이다.고전부터조선시대실학자들의삶과공부ㆍ차문화ㆍ꽃과새등의다양하고흥미로운연구와,군더더기없는문장ㆍ멋과여운이있는글쓰기로정평이나있는그가,지난10여년간의삶과연구를정리하는산문집을선보인다.‘정민산문집1권’《체수유병집-글밭의이삭줍기》이다.
체수(滯穗)는낙수요,유병(遺秉)은논바닥에남은벼이삭이다.나락줍기의뜻이다.책제목‘체수유병집’은이구절에서따왔다.추수끝난들판에서여기저기떨어진볏단과흘린이삭을줍듯,수십권의책을펴내면서그동안미처담지못하고아껴두었던이야기50편을모아한권으로엮은것이다.
이책은정민교수가보낸지난시간들에관한살아있는증언이다.“한편의글마다그시절의표정과한때의생각이담겨있다”는저자의말처럼,학자로서의연구와경험,철학등다양한삶의흔적들을곳곳에서느낄수있다.기성의전복이자일상을해체하는독서에관한즐거움부터정민교수의큰스승연암과다산두지성에관한이야기,질문의경로를바꿔야비소로열릴인문학적통찰에관한제언까지.정민교수의다채롭고풍성한글밭에서가려뽑은빛나는사유의정수를만날수있다.

삶과문화에대한단상부터옛일로지금을비춰본옛뜻새정,
인문학의쓸모와공부법,연암과다산의시대를압도한사유의힘을만난다

이책은글의성격에따라4부로나눴다.제1부‘문화의안목’은삶의단상과문화에대한생각을적었다.제2부‘연암과다산’은정민교수가사랑한두지성박지원과정약용에대해쓴글이다.제3부‘옛뜻새정’은옛일로지금을비춰본짧은글모음이며,제4부‘맥락을찾아서’는변화의시대,인문학의쓸모와공부의방법에대해다룬다.마지막부록은이제막대학문에들어선신입생들에게전하는따뜻하면서도촌철살인의메시지가담겨있다.

제1부에서는그동안주로옛사람의독서법을소개해왔던저자가이번에는자신의독서법,온몸으로체험한독서의즐거움을오롯이보여준다.그에게독서란단순한지식을구하는일이아니다.질문을바꿔대수롭지않은것들을반짝반짝빛나는보석으로만들고,새로운저작의착상도얻는다.남들이보면서도못보는것들을보고,그것들이삶으로들어와더툭트인사람이되는것,기성의전복ㆍ일상의해체,그것이독서의지침이자목표다.

남의책을읽다말고내책을떠올리고,이생각을하다가저궁리와만나는일이내독서의가장큰즐거움이다.결과는완전히다르지만착상과알맹이는온전히거기서나왔다.분야가다르고문화가다를수록경이의폭은더커진다.왜진작이런생각을하지못했을까?맨날거기서거기인말바꾸기가갑자기견딜수없어진다.이럴때독서는기성의전복이요일상의해체다.섬광처럼번쩍하는순간에모든것이달라진다.세상에독서말고다른어떤것이이런깨달음을주겠는가?
책만책이아니다.독서는문자를빠져나와세상이라는텍스트를읽을때가장위력적이다.삶의행간을읽고,드러나지않는질서를읽을때독서는비로소완성의단계에진입한다.남들이같이보면서도못보는것들이내게보이기시작한다.어제까지아무의미도없던것들이내삶속으로걸어들어와간섭하기시작한다.수많은독서는사실이단계에진입하기위한연습과정일뿐이다.더많이읽고,더많이생각해서,더툭트인사람이되는것,이것이내평생독서의지침이요목표다._〈섬광처럼번쩍하는순간〉중에서

제2부에는사유의힘으로사람을압도하는연암박지원,방법의사유로문제를풀어주는다산정약용의일화로가득하다.세계최고의여행기《열하일기》에숨겨진인문정신과금기를뛰어넘는연암특유의문체적불온성에대한해설,최고의메모광다산의제자교육법과그만의휴식ㆍ재충전방법등이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

연암의문체는불온하다.그는누구나당연한것으로믿던가치를거부했다.그는거꾸로보고,뒤집어보고,바꾸어보았다.듣고나면당연하고생각해보면지당한데,그이전에는아무도그런말을안했다.그래서늘시대의금기를건드렸다.누구나알면서도입다물고싶어하던생각을그는서슴없이말했다.연암이글을한편발표할때마다당시의젊은문사들이술렁거렸다.그생각의진취성에움찔했고,발상의참신함에열광했다.그들은환호하며연암을뒤따랐다.그말투를흉내내고,생각에동조했다.
정조는그의문체가지닌불온성을진작에간파했다.그래서그가빼든카드가‘문체반정(文體反正)’이다.문체를바르게되돌려놓음으로써지식인의기강을바로잡겠다는것이었다.과연동서고금어떤임금이문체를카드로내세워사회기강을확립하겠다고나선경우가있었던가?이듣도보도못한사태의중심에연암이있었다.한사람의문체가지닌파괴력이이토록의미심장했던예를달리찾기가어렵다._〈연암,금기를뛰어넘는문체의불온성〉중에서

메모의위력을가장잘알았고효과적으로활용한사람은다산정약용이다.그는가히조선최고의메모광이라할만하다.틈만나면적었고,떠오르는대로기록했다.
젊어서정조에게《시경》에대한강의를들을때일이다.정조는날마다엄청난양의숙제를내줬다.남들이다쩔쩔맬때,다산만혼자척척해냈다.그비결은평소의메모습관에있었다.그는보통때주제별공책을만들어놓고필요한내용을메모하곤했다.임금이어떤질문을던져도공책속에답이다들어있었다.다른사람과는애초에경쟁이되질않았다.시험을볼때마다그는1등을독차지했다.그는뒤에정조가낸700개가넘는작은질문과자신의대답을묶어《시경강의(詩經講義)》라는책을엮었다.이책을읽으면당시공부의광경이생생하게되살아날뿐아니라,다산의폭넓은섭렵에다시한번놀라게된다.그런데그때함께공부한여러신하들중에다산처럼기록으로남긴사람은아무도없었다._〈최고의메모광다산정약용〉중에서

제3부에서는‘장광설’,‘습용관’,‘호질’,‘여표송인’등옛뜻에담긴다양한이야기를현대적관점에서풀어낸다.그중기양(技?)에대한이야기가등장하는데,기양은가려움증이다.일종의표현욕으로아주강렬한욕구를말한다.“저것도솜씨라고,아이고답답해라.내솜씨를한번보여줘?”얕은재주로자신을뽐내기에바쁜현대인의모습이눈에선하다.

형가(荊軻)가진시황암살에실패한후친구였던악사고점리(高漸離)는신분을감추고진나라로가서고용살이를했다.몇년을고생스레일했다.어느날주인집에온손님이축(筑)을연주했다.솜씨가형편없었다.고점리는기양을못이겨저도몰래그연주에대해평을했다.다른하인이주인에게고하자,주인이그를불러축을연주하게했다.그는간직해둔악사의정복을입고나가놀라운연주를선보였다.그날로그는일약스타가되었다.마침내진시황의악사가되어궁중에들어갔다.형가를이어황제곁에서악기를연주하다가그것으로황제를격살하려다미수에그쳐참혹한죽음을당했다.
《안씨가훈(顔氏家訓)》에서는고점리의이야기를소개한후“기양은재주를품어속이근질근질한것이다”라고풀이했다.기양은참을수없는가려움증이다.표현하지않고는내가도저히살수가없다.한바탕시원하게풀어놓아야숨도제대로쉬어지고,비로소살아있음을느낀다.이런갈증하나없이공장에서물건찍어내듯하는얕은재주와허튼재간만세상에넘쳐난다._〈기양〉중에서

제4부에서는변화의시대에맞춰우리는어떤마음가짐으로살아가야하는지,우리에게옛것혹은고전이란어떤의미가될수있는지에대한물음에관한정민교수의탁견이담겨있다.더불어저자가고등학교한문시간에고전의매력을깨닫고고전학자가되기까지의과정뿐만아니라,텍스트분석의중요성과그절차도엿볼수있다.

고전을공부하는일은옛사람과대화를나누는일이다.이미흙으로돌아간옛사람을글을통해만나살아숨쉬는그들의호흡을느끼는것은얼마나멋진일인가.고전은시간속에서도그가치가조금도바래지않는다.나날이새롭고언제나새롭다.고전을통해우리는시간과공간적제약을뛰어넘어과거와직접소통한다.
시간은흘러가고삶의양태는끊임없이변한다.이때옛날이란고정불변의가치가아니다.옛사람은남을따라하지않고자기만의목소리를내서고전이되었다.지금내가그들의자취를제대로배우는길은그들을그대로흉내내지않고,그들이그랬던것처럼나만의목소리를내는것이다.그래야훗날사람들이내가한것을두고고전이라고부를것이다.변치않는옛날이되려면변해야한다.그변화속에서변치않는삶의본질을꿰뚫는지혜가샘솟아난다._〈변치않으려면변해야한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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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은보름에한번은책상을정리하라고했고,연암은젊은날에쓴메모쪽지를냇물에흘려지웠다.하루하루바쁘게내달리는것도좋지만,한번씩치우고버리고정돈해야정신이든다.그래야나를잃지않는다.송년회다망년회다지난해를마무리하고새해를맞는방법에는저마다차이가있겠지만,추수끝난들판에서떨어진이삭을줍는마음으로그동안의시간을정리하며정신을새롭게가다듬는것은어떨까?그것이‘체수유병’네글자가지금의우리에게전하는진정한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