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극단의 세상에서 나를 바로 세우다 | 법인 산문집)

중심 (극단의 세상에서 나를 바로 세우다 | 법인 산문집)

$15.05
Description
46년 출가의 길에서 길어올린 인문정신의 극치
고집불통 같은 중심이 아닌, 받아들이며 단단해지는 중심!
소중한 가치를 지키되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만나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우리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키워드, 중심. 주식 시장은 연일 급등과 폭락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국민의 보루가 되어야 할 정치는 대립과 분열로 휘청인다. 코로나19가 방호복 속까지 침투해 일상을 마비시켜버린 시대. 법인 스님은 고집불통 같은 중심이 아닌, 사유하고 받아들이며 단단해지는 중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움켜쥔 손을 다시 털어버리”고 힘든 이들과 나누며 살 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만날 수 있다고 전한다. 농사를 짓는 농민, 귀촌한 가족, 위안부 할머니, 청년, 석학, 시인, 기업인 등 수많은 사람의 절절한 사연을 듣고 보고 느낀 바를 글로 남겨야 한다고 느낄 때마다 펜대를 움켜쥐었다.

오랜 시간 우리는 이런 스님, 이런 어른의 책을 기다려왔다. 법인 스님은 산중 수행자로서 문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동대표로서 낮고 연약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법석이는 현장에서 중심을 지켰다. 《중심》은 46년간 뚜벅뚜벅 수행길을 걸어온 법인 스님이 산문山門을 열고 온몸으로 세상과 호흡하며 얻은 배움의 기록이다. 세월호 참사, 촛불시민혁명, 전 대통령 탄핵,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격랑의 현대사를 오롯이 살피며 참혹한 어둠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넌지시 일러준다. 부당한 세계에 맞서는 가운데 “나를 올곧게 지켜내라”고 조언하며, 내뱉은 말이 활이 되고 내면에 도사린 화가 독이 될 때 잠시 “멈추고 살피고 결단”하면 평온이 찾아온다고 이야기한다. 균형이 무너진 사회와 일상을 일으켜 세워줄 해법을 제시하는 명징한 책, 《중심》이 드디어 독자를 만난다.
저자

법인

法忍
1976년중학교3학년때광주향림사에서출가했다.1980년5ㆍ18민주화운동의한복판에서인간과종교의역할에대해생각했다.20대초반계룡산신원사에서경전보다문학에심취하여지내던중“스님은왜공부하지않으세요.공부해서깨달음을이루고중생을제도할스님이왜이리한가하게사나요?”라는말을듣고,부끄러움과자괴감에반도를떠돌며방황했다.1985년어느문예지에시인으로등단했지만미련없이문학을접고,경전공부와수행에몰입했다.1994년조계종개혁불사에참여한이후실상사화엄학림학장을지냈다.2000년해남대흥사수련원장을맡아‘새벽숲길’이라는프로그램을열어템플스테이의기반을마련했고,2009년부터4년간조계종교육부장을맡아‘100년만의변화’라는승가교육개혁을이끌었다.2014년일지암청년암자학교에서청년들의고민에날카로운진단과따스한처방을내려‘병주고약주는스님’으로불렸다.2015년부터4년간시민단체인참여연대공동대표로우리사회를맑고밝게만드는데힘을보탰다.2019년부터현재까지지리산실상사에서대안학교인작은학교학생들에게인문학을가르치면서공부하는즐거움을누리고있다.월간〈참여사회〉편집위원장으로일상에서깨달음이빛나는삶을추구하고있다.지은책으로《검색의시대,사유의회복》이있다.

목차

추천의글가운데있는마음
책을펴내며

1부.사는일
움켜쥔손털어버리는일
무어그리어려울까
인생을망치지않는법
주마간화
보람이네가행복한이유
재미의판
밥이야기
낯선규칙이나를바꾼다
솔바람과풀꽃시계의값
실사구시의배움터
‘본다’에서‘보인다’로
사는즐거움,죽는즐거움
다른길,여러길,나만의길
시간의회복,소소한행복
참회하는용기,용서하는용기
물도부처,나무도부처
똑같은길,많이같은길
나에게이런사람있는가
그많은고무신을누가빛나게닦았을까
노래못해도충분히멋진사람
땅끝마을명랑남매
술맛과차맛의차이
스님이이렇게웃길수가
아이들도은근내공이있다
내가참중요하다
짝을짓는즐거움

2부.세상일
사람과사람이손을잡으면
사람사는세상이된다
회장님,반성문다시쓰세요
존귀한존재
혼자서행복하다면부끄러울수있다
참다운나눔이란무엇인가
열린귀는들으리라
상식의교집합
두노인과코로나19
견딜수없어야한다
공점엽할머니
꽃들에게미안하지않으려면
두번째화살
21세기〈애절양〉
똑똑하고잘난자식
지리산,큰상징성이두렵다
집은집集이지,집執이아니다
내몸이사회를말해준다
21세기형아큐와리플리씨
촛불의또다른화두
헌부대에새술을담아보니
단군할아버지가좋아하실일
슬픔에유효기간이있을까
저마다그럴만한이유가있다

3부.닦는일
그릇에더러움이가득하면
맑은물을담을수없는법
목탁이귀중할까,걸레가귀중할까
상상,질문,대화
무엇이사람의마음을흔드는가
잠시멈추면내안의어둠은사라진다
붙잡거나붙들리거나
정녕그것이괴로움일까
도망가도따라온다면
붙잡으면휘둘린다
사랑이덫이었네
말은나에게로돌아온다
내가말하고내가듣는다
명사가위험하다
사소한말이중요하다
우리사회가잃어버린언어
옳은것은좋은것일까
자기말을하는사람
낭독의기쁨
거짓말의피해자는누구인가
3천권읽고음미하기
실시간행복의실종
고사성어와도토리묵
생각에힘을빼야하는이유
불리한가?부끄러운가!
적명스님과배움
시민이수행해야하는이유
장가도안간스님이어떻게알아요

출판사 서평

“본디정해진길,그런길은없다.
가면열리는길,그런길은있다.”

이런스님,이런어른을기다렸다!
지식인이사랑하는문장가법인스님,
우리가잊고사는것을되돌아본다

역병재난의시대에어떻게살아야할까.온갖폭력이도사린사회를밝게만들해결책은없을까.왜괴롭고외롭고화가나는것일까.주어진길을따라가지않고주체적으로살기위해선무엇이필요할까.이런물음에답을찾고자하는이들에게전하는단하나의키워드,중심.
《중심》의저자법인스님은중학교3학년이던1976년출가하여46년간수행길을걸으며농사를짓는농민,귀촌한가족,위안부할머니등여러사람을두루만나며“세상사에무관심”(294쪽)하지않고,승속을넘어선혜안을키웠다.산중수행자로서문학과인문학을넘나들며공부를멈추지않았고,대표적인시민단체인참여연대공동대표로서낮고연약한목소리들에귀를기울이며법석이는현장에서중심을지켰다.그래서황지우시인은“이책의제목《중심》은어쩌면당신의위치이기도하다”(5쪽)라고말했다.
법인스님은말한다.꿈쩍않는고집불통같은중심이아닌,사유하고받아들이며단단해지는중심이필요하다고.승자독식의사회에서“움켜쥔손다시털어버리”(52쪽)고힘든이들과나누며살때세상의중심을바로잡을수있다고.스님이맑은글들을죽따라읽다보면망망대해같은인생길의방향이잡히고,어느새어디에도얽매이지않는자유에당도한다.
감은눈을뜨게하는글이절실할때마다여러매체에서법인스님을찾았다.지식인들사이에서소위‘글잘쓰는스님’으로불리는문장가법인스님.때로는흐트러진일상을바로잡는죽비같은글,때로는가슴먹먹하게심금을울리는글을써온스님이오랜수행과만남에서길어올린사유를만나보자.

구심점을잃은환난의시대에
나를바로세우기위한
사는일,세상일,닦는일

이책《중심》은2015년5월부터2021년1월까지법인스님이일간지와월간지에연재한칼럼그리고미발표원고를모아엮은산문집이다.지난6년여간수행자의소임을다하면서혼란의연속인우리사회의면면을고스란히담아냈다.

1부‘사는일’은삶이란무엇이며어떻게행복에이를수있는가에대해법인스님이사유한글들을모았다.산중템플스테이에서나눈대화부터산문山門을열고세상사람들과호흡하며나눈이야기까지가득하다.고정주영회장에게들은절밥에얽힌이야기가구의역에서사고를당한청년이남긴갈색가방속컵라면에대한단상으로이어지며,밥이란무엇이고인간은어떻게존엄성을지킬수있는가를되새겨본다.초등학생자녀를둔아빠가아들과딸의손목에풀꽃시계를만들어준이야기는우리로하여금“세상에는소중한것들이참많다”(39쪽)는사실을깨닫게한다.특히스님은벗들과차담을나누기를좋아하는데,차를앞에두고지인들과나눈담소는옹글어인생의시선을넓혀준다.

우리에게행복은무엇인가?사람들은한결같이말한다.행복은거창하거나멀리있지않다고.높은자리에올라가고돈을많이벌고호화로운집을소유하고명품을소비하는일이아니라고.남에게보여주기위한행복이아니라스스로가슴으로느끼는행복이진짜다._58쪽

2부‘세상일’은요동치는세상에서중심을잡고자고군분투했던참여적주제의글들을모았다.4ㆍ19혁명,5ㆍ18민주화운동등뼈아픈슬픔을직시하고어루만지며,세월호참사,촛불시민혁명등정의가바로서지못한사회풍경을조명하고공생의길에주목한다.카뮈의소설《페스트》속상황을비추어팬데믹시대에잠복한부조리를성찰한다.또고용불안,청년실업등입에풀칠도못하고사는사람에대한연민과애정어린시선도잊지않는다.슬픔을외면하지않고슬픔에가까이다가가는법인스님의성정은,청년시절5ㆍ18민주화운동을겪으면서인간과종교의역할에대해생각했고,이순에가까워지기까지시를비롯한문학을사랑한데에서비롯한것일터이다.
감정을앞세우지않고사유를드러내우리를반성하게하는스님의글은품격있다.갑질로사회적파장을일으켰던대기업회장님에게보내는편지는학교폭력,가정폭력,성폭력등으로파문을일으킨사람들뿐만아니라잘못을저지른뒤회피하기에바쁜이들에게진정한반성의의미를되짚게한다.

회장님!(…)불가에서는자신의행위를진심으로뉘우치는‘이참理懺’과피해를준사람들에게정직한고백을하고보상을해주는‘사참事懺’이라는참회의방식이있습니다.사참이없는참회는이참도인정받지못합니다.묻습니다.당신은왜지금진정한사참을하지않습니까?_108~109쪽

3부‘닦는일’은‘괴로움이란무엇이며어떻게고통을다스려야하는가’‘말이란무엇이며어떻게말그릇을깨끗하게만들수있는가’‘공부란무엇이며어떻게마음을닦아야하는가’등‘몸과마음을갈고닦는수행’에관한글들을모았다.법인스님은“책을읽고틈틈이농사일을돕고”(116쪽),노스님과밤샘토론을하는등온몸으로수행하면서,“세간에살아가는시민의수행은특별한명상과기도만을필요로하지않는다.생각과언행을바꾸고삶의방식을바꾸는일도수행”(293쪽)이라고전한다.

고요한시간에정직하게자신을응시해본다면자기내면에도사린화를알수있다.(…)화가나고불안하고고립감을느낄때는멈춰야한다.왜멈추는지묻는다면,살피기위해멈춰야한다고답하겠다.그리고내면에깃든어둠을인정해야한다.이런어두운여러모습이나에게깃들어있음을고백해야한다.멈추면보이고바라보면사라진다.어두운모습이사라진자리에평온과기쁨이찾아온다.그래서‘텅빈충만’이라고하지않는가._210~211쪽

화려한꽃이소박한야생화를
깔보지않는세상을위하여
나를올곧게지켜내며참여하고연대한다

법인스님의글은불교라는종교에국한되지않고”어느누구도주눅들지않는꽃들이어우러진꽃밭“(295쪽),즉화엄華嚴을보여준다.신부님,목사님등여타종교인과경계를두지않고소통하며청년들,농민들,노동자들과더불어살고있으니글의품이넉넉한건당연한이치겠다.소위“장가도안간스님이어떻게세상일을속속들이아느냐고”(294쪽)묻곤하는데,이에대해법인스님은“산과강에서흘러나오는온갖백천지류의물들이바다에모이듯,여러사람과사연이모여드는곳이절집이다.(…)여러사연과능력을지닌사람들이모여절집엔늘잡설의꽃이핀다.잡설이모이면경전이된다”라고답하며,사람사는내음을품되강골있는언어로참여와연대의길로우리를안내한다.

우리가참여하고연대할때소홀해서는안될것들이있다.부당한세상에맞서면서도‘나’를올곧게지켜내는일이다.왜냐면저마다의‘나’가확장하여관계를맺으면서세상이이루어지기때문이다._100쪽

법인스님은잠깐편해지는위로를건네지않는다.오래곱씹게되는일침을전한다.어쩌면이책《중심》은스님의반성문이자소리없는분투기에가깝다.무균실과같은세상은없다.너무맑은물에는물고기가살수없는법이다.하지만물이조금만탁해져도물고기는아가미를여닫을수없다.물이오염되면물고기는숨을거두게된다.물이세상이라면물고기는사람이다.티끌하나없는물은있을수없지만,오염물이넘쳐흐르는세상을정화할필요는있다.이런세상에서새삼다시《중심》의의미를되새겨본다.

내가서있어야할‘바탕’에내가서있고/내가가야할‘방향’으로내가길을가면/그곳이바로‘중심’이다.//천길벼랑끝의나뭇가지붙잡고있는그대,당장그손을놓으시라./천길벼랑끝에서있는그대,당장한걸음내딛어라.//지금여기,머뭇거릴이유없네._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