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의 노트 : 식물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양장)

식물학자의 노트 : 식물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양장)

$19.80
Description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가 알려주는 식물의 아름다움과 지혜
푸른 이파리들이, 하얀 꽃들이 말 없이 건네는 위로와 응원!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식물학자가 되고 싶다.
식물들 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눈부신 축복을 느낄 수 있으니.”
-정여울 작가(《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저자)
인정받는 신진 식물학자이자, 영국원예협회 국제전시회에서 식물 일러스트로 금메달과 최고전시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신혜우 작가의 첫 자연 일러스트 에세이. 씨앗부터 기공, 뿌리, 줄기, 꽃, 열매까지 각각의 역할과 의미를 살피는 한편, 연약한 줄기의 애기장대, 물 위에서 사는 개구리밥부터 곰팡이와 공생하는 난초, 5천 년 이상 살고 있다고 추청되는 므두셀라 나무까지, 식물이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지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전한다.

처음 뿌리내린 곳에 반드시 적응하기 위해,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종을 퍼뜨리기 위해 한평생을 바치는 식물의 투쟁은 놀랍고 신비롭다. 그 모습은 흡사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애잔함마저 느끼게 한다. 각자 고유한 생존 방식으로 용감하게 삶을 헤쳐나가는 식물의 모습에서 위로와 지혜를 얻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치며 눈여겨보지 않았던 솔방울 하나하나까지 소중하고 의미 있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책이다.
SERI CEO 화제의 강의 ‘식물학자의 노트’ 출간.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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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혜우

그림그리는식물학자,식물을연구하는화가로대중과소통하고있다.대학에서생물학을공부하고식물분류학으로박사학위를받고미국스미소니언환경연구센터의연구원을거쳐현재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일하고있다.식물형태학적분류및계통진화와같은전통적인연구부터식물DNA바코딩과식물게놈연구와같은최신연구들을수행중이며,식물생태학분야로연구범위를넓혀나가고있는신진연구자다.

영국왕립원예협회의식물세밀화국제전시회에서2013,2014,2018년참여하여모두금메달을수상하였으며최고전시상트로피와심사위원스페셜트로피를받았다.영국왕립원예협회역사상참여하여연속모두3번의금메달과트로피를수상한유일한작가다.영국왕립원예협회,미국카네기멜론대학교,환경부국립생물자원관등에다수의그림이컬렉션으로선정된바있다.

해외식물원,자연사박물관,대학,연구소등을견학,교류하여국내에덜알려진생물일러스트분야를발전시키기위해노력하고있다.식물분류학과생물일러스트레이션분야를융합한국내외전시,식물상담소,강연,어린이교육등다양한활동을하고있다.『식물,세계를모험하다』의감수를했고,『랩걸LabGirl』의그림을그렸으며,『식물학자의노트:식물이내게들려준이야기』를쓰고그렸다.첫산문집『이웃집식물상담소』에서일상에지친사람들이찾아와식물을통해감동과인생의지혜를얻어간이야기를다정하게건넨다.

목차

chapter1.빛나는시작
숨은조력자들/빛을보기까지/이제는꽃을피울시간/세상을움직이는작은입자/고사리의4억년/대지로내려온잎사귀들

chapter2.들녘에홀로서서
물위를떠도는용기/이런곳에도,초록/나무의갑옷/살아남은것의역사/그럼에도독도의식물

chapter3.억센몽상가들
방향을돌려더가까이/잎새들의이유있는행진/물을다스리는식물/식물맹수들/세개의씨앗은어디로/우아한독기

chapter4.함께모여하늘을향해
어울림을향하여/향기의숲/국화꽃한송이/산수국꽃잎의비밀/다윈이사랑한난초/지구를물들이는식물들

chapter5.숲의마음
작은창으로쏟아지는세상/뿌리의사유/이타적식물/친구가내곁에오기까지/이름에존중을담다/다시만날수없다면/식물의마음/바람앞의등불

출판사 서평

식물학자와식물이함께칠한서른한가지세상
작은씨앗이알려준삶의신비한메커니즘과생명의찬란함

숲으로가찬찬히벚나무의수피를만져본다.발에밟히는메타세콰이아열매도살펴본다.물을머금으면꽉다물었다가마르면사이사이벌어지는마디가신기하다.꽃잎은반원을그리며떨어지고그자리에열매가여문다.말없이생명은순환한다.작년에무심히찍어둔사진속이름모를분홍꽃의이름은‘낮달맞이꽃’이라고한다.이름을알자그꽃이더각별해졌다.
나무가잎의기공을통해산소를배출하여그덕분에인류가존속할수있다는이야기는초등학생도안다.물과산소의근원인식물은인간생존에절대적인요소이다.그뿐만이아니다.가끔은지치고힘든마음을건넬수있는친근한존재이기도하다.최근에는‘반려식물’이라는말이유행할정도로많은사람이식물을기르고있고,식물을보며위안을얻는다.관계에치이고,사람에지친어느날,숲으로공원으로가식물이건네는이야기를듣는다.

유년시절부터식물이좋아식물학자를꿈꾸었다는저자는뛰어난그림실력으로학술용식물도해도를그리다가,색을칠해보면어떻겠냐는선배의조언을듣고처음그림에색을입혔다.이후영국왕립원예협회보태니컬아트국제전시회에출품한작품이금메달을3회수상하였다.영국왕립원예협회국제전시회사상처음있는일이라놀랍지만,그의그림을보면고개를끄덕이게된다.돋보기로보아야할정도로미세하고여린잔뿌리,음영과광택을제대로살려내어지극히사실적으로묘사한이파리를찬찬히들여다보면저자가얼마나식물을사랑하는지그마음이느껴진다.산수국그림을의뢰받고산수국의개화전과정을담기위해1년동안산수국을들여다봤다는이야기에서는작품을위한화가로서의집념과,식물을정확히그려야한다는식물학자로서의마음이명징하게드러난다.

저는산수국그림을의뢰받고고민에빠졌습니다.제가그리는식물학술도해도로의뢰자가원하는산수국의아름다움을표현할수있을까하는것이었죠.제가그리는식물그림은과학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식물연구를위한학술용그림이어서한식물의전생애와모든정보를담고있습니다.토양의산도에따라달라지는꽃잎의색깔을비롯해씨앗이수정되어봉오리가생기고열매를맺기까지모든과정을조사하고관찰하여정보를담습니다.그러니제가그리는그림의틀안에서의뢰하신분이원하는산수국의아름다움을어떻게표현할수있을지고민이시작되었습니다.-188쪽

강해서살아남은게아니라,
살아남은것이강하다

이런저자가고심끝에세상에내놓은첫책인《식물학자의노트》에는화가로서저자의모습뿐만아니라,충실한연구자인식물학자로서의면모도가감없이녹아있다.
움직일수없는식물대부분은전생애를한곳에서살아야한다.그곳이어디든어떤환경이든식물은놀라운적응력으로장소에적응하고인간의시간보다훨씬긴시간을살아낸다.강한생명력과환경적응력을가진식물이지만,그시작은작고미약하다.‘강해서살아남은게아니라살아남은것이강하다’라는말을식물을보며실감하게된다.식물의생장에는종마다고유한방식이있는데,저자는식물의방식에서수국의꽃잎색처럼복잡다단한우리삶의지혜를추출해낸다.전세계2만종가량분포하며종자식물전체수의약8퍼센트를차지하는난초의씨앗은아주작아‘더스트씨드dustseed’라고불린다.이씨앗은스스로발아할수없어곰팡이의도움을받아싹을틔운다.잎이없는부생란의경우광합성을하지않고영양분도곰팡이로부터얻는다.지구상에서국화과와더불어가장많은종수를자랑하는난초이지만,우리나라의멸종위기식물1급으로지정된아홉종중여섯종이난초이기도하다.자연에서공생하며번성하는개체이지만,인간의손길이닿으면운명을장담할수없다.

난초의위기는사람들의무분별한채취가가장큰원인이지만,환경적인변화도무시할수없습니다.난초가잘발아해자라려면토양에난초의생장을돕는곰팡이가많이존재해야합니다.만약지구온난화나산성비등으로토양의온도,습도,산도등이달라져곰팡이가잘자라지못한다면난초씨앗들은길고긴휴면에서영원히깨어나지못할지도모릅니다.-22쪽

식물의생존은꽃이피는시간과도관계가있다.이는꽃가루를전달하는수분매개자의활동시기와관계가깊은데,낮에꽃을피우는낮달맞이꽃은나비와벌을수분매개자로하고,밤에피는달맞이꽃은나방을수분매개자로한다.식물은생식활동에유리한시기에꽃을피우기때문에수분매개자의활동시간이나계절과꽃피는시기가겹치게된다.풍매화나수매화또한물과바람을잘이용할수있는계절과시간을선택하여꽃을피운다.

식물은각자자신에게적합한시간에꽃을피우고,삶의다음고리로연결해갑니다.사람도저마다꽃을피우는시간이다를겁니다.어떤사람은일찍찾아올수도,어떤사람은늦게찾아올수도있겠죠.중요한건일찍꽃을피우는것보다나에게맞는시간에꽃을피우기위한부단한노력이아닐까요?꽃이피는순간을기대하면서말입니다.-39쪽

귀화식물의이야기도빼놓을수없다.우리가길에서흔히보는개망초,달맞이꽃,방가지똥,토끼풀,자운영은모두외국에서들어온외래종이다.인간의손을타고원래살던곳에서떠나와한국에정착한식물들.이런귀화식물중에는서양등골나물처럼생존능력이너무강해서생태계에심각한교란을초래하는종도있고,미국쑥부쟁이,가시박처럼대대적으로제거작업을펼쳐야하는종도있다.
또식물의다양한생존의형태가운데는줄기가약해다른종의몸을감아지지하는댕댕이덩굴,다른식물의뿌리나줄기와연결하여영양분을의존해살아가는‘전기생식물’야고,흡착판을이용해담을타고오르는담쟁이덩굴같은식물이있다.우리가잘아는오헨리의소설<마지막잎새>속잎새가바로담쟁이덩굴이다.

‘손’이라고부를만큼덩굴손은동물의손처럼적극적인움직임을보여줍니다.이손은잎이나잎의한부분,줄기가변형된것으로덩굴식물만이가진특화된구조입니다.호박,콩,포도나무같은식물을살펴보면가늘게뻗어나가스프링처럼말린작은덩굴손을발견할수있습니다.휘저으며뻗어나가다가손에잡힌물체를돌돌말아움켜쥐는것이죠.이것은덩굴식물의굴촉성屈觸性때문입니다.-113~115쪽

식물의생존을위협하는천적,
인간

인간에게산소와물을공급하고,식량자원이자동물의사료와약품의재료가되기도하는식물에게인간은어떤존재일까?고생대이후출현한은행나무는야생에서거의멸종하였다.서양인들이동양의풍경이라고말하는은행나무숲은인간의손길이닿아조성된것일뿐,은행나무자생지는얼마남지않았다.“은행나무는세계자연보전연맹의적색목록에이름을올린멸종위기종”(237쪽)이며,진화계통상가까운종이하나도없는외로운식물이다.이런은행나무는매개동물의멸종과기후변화로인해단한종만살아남게되었고,“현재야생은행나무는중국저장성등일부지역에서식한다고알려져있으며,개체수가2백그루가채되지않”(239쪽)는다.
우리가화분에분재로가꾸는소철도은행나무와비슷한운명에처했다.현재소철속110여종이살아남아있고,이들도세계자연보전연맹의적색목록에이름을올렸다.메타세쿼이아의이야기도들어보자.

메타세쿼이아속의종들이더있었지만이들도진화의수순을밟아모두멸종하였고,메타세쿼이아한종만살아남았습니다.야생메타세쿼이아는심각한벌채로개체수가줄어들어현재야생에서는멸종위기에놓여있습니다.우리가보는메타세쿼이아는대부분사람이재배한것입니다.자연적인교배가아니라사람이근친교배,꺾꽂이같은무성생식을통해번식시킨것이죠.-241~242쪽

제주도에자생하는멸종위기식물2급인으름난초는사람들이술을담가먹기위해그열매를마구따가서멸종위기에놓였다.인터넷을조금만뒤져도귀한으름난초로술을담가먹었다는글을볼수있고,저자는바로신고를한다.식물학자들이멸종위기종을보전하기위해조사하고보고하지만,그것이식물에게정말좋은일인지늘고민할수밖에없는대목이다.

멸종위기식물을지키는것도사람이지만,식물들이멸종위기에놓이게된것도결국사람때문입니다.지구에서오랫동안진화해오며살아온종들이한순간에사라지는주된이유는기후변화나자연선택이아닙니다.직간접적인인간의활동이가장큰원인이죠.-257쪽

식물과생명에대한사랑으로
이어지길바라는마음을담아

관심을가지고바라보면의미가된다.김춘수시인은그의시<꽃>에서“내가그의이름을불러주었을때그는나에게로와서꽃이되었다”고노래했다.무심히지나치는작은풀꽃에도이름이있고,그들의일생에조금만관심을가지고보노라면작은식물하나에서도자연의위대함과경이를발견할수있다.《식물학자의노트》를읽으며그림속에서식물의아름다움을발견하고,글을통해알고사랑하게되어생명있는것하나하나를소중하게여기기를바라는저자의바람이페이지마다빼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