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사람이되는길은누구에게나열려있다”
넷플릭스드라마<굿플레이스>철학자문,
《부서지기쉬운삶》의저자토드메이의신간!
성인과괴물사이어디쯤에있는
보통사람을위한일상의철학
차별과혐오,불의와무례함이도처에널리고,사건사고가끊이지않는이세상을살아가면서우리는종종도덕적인삶을완전히포기하고싶은생각이들기도한다.하지만“우리,사람은되기힘들어도괴물은되지말자”라고말하던영화<생활의발견>의경수처럼세상의행태가어떠하든늘우리의내면엔‘더나은사람’이되고싶은욕구가있다.
그렇다고우리가말하는‘더나은사람’이이타주의자나전통적도덕이론이요구하는것처럼한평생을착한일에바치고,가진재산의전부를기부하는등극단적인희생으로완벽한윤리를행하는도덕적성인은아니다.우리가그러한도덕적요구에완벽하게부응하며살아가기는어렵고,사실상불가능하다.미국철학자토드메이는《품위있는삶을위한철학》에서보통사람들에게소중한것을포기하지않으면서도일상에서실천할수있는‘품위decency’라는대안을제시한다.이책은이타주의에비하면다소소박한목적을가진삶,그렇지만도덕적평범함은벗어난생활을영위할수있는실천가능한방법을전한다.매일마주치는사람들을도덕적으로대하는법에서지구반대편의사람들에대한책임까지,반려동물과의관계에서채식주의,환경과정치,인종차별,여성혐오문제까지.반경을넓혀가며철학이론이나사회문제를다루면서도풍부한사례를들고,저자특유의유머와명석한통찰을더했다.
미국클렘슨대학의철학과교수인저자는전공분야의묵직한연구서외에도《부서지기쉬운삶》등여러대중철학서를출간하며사랑받았고,가수이자배우인아이유등많은이들이추천작으로꼽는넷플릭스드라마<굿플레이스>에서철학자문을맡기도했다.이드라마는철학적인문제,도덕적딜레마들을가상의사후세계라는장치로흥미롭게풀어내며시청자들에게“당신은좋은사람인가요?”라는질문을남기고지난1월시즌4로인기리에종영됐다.
의무론도,공리주의도,덕윤리도아닌
제3의길‘도덕적품위’에관하여
저자는모든행동이보편법칙이되도록하고,그법칙에따라행동하라는‘칸트의정언명령’,최대다수의최대행복의실현을추구하는‘벤담과밀의공리주의’,도덕적행동은행위자의덕에따라정해진다는‘아리스토텔레스의덕윤리’등세가지대표적도덕철학이론을고찰한다.이러한전통적도덕철학이론들은까마득히높은도덕의고지,완벽하게도덕적인삶을권할뿐우리가생활속에서실천할수있는도덕적품위를유지하는데필요한지침은제공하지못한다고주장하며,저자는그대안으로도덕적품위를제시한다.그렇다면도덕적품위란무엇인가?“도덕적생활의한가지방식으로‘품위decency’라는말을사용했다.내가말한품위는의무,옳음,공리,선과같은도덕철학의전통적개념들과는직접적관련이없다.대부분의사람들은도덕적횃불이되는삶을살아가기가불가능하다.그렇지만동시에도덕적품위를지키는사람이되기를원하고,비록뒤죽박죽이기는하지만품위를지키려면어떻게행동해야한다는것을어렴풋이알고있다.그래서이런질문을하게된다.도덕적품위의틀을잡아주는방법이없을까?바로그품위의틀을알아내려는것이이책의목적이다.”(14-15쪽)
저자는여러사회적관계에서“타인에대한감수성을높이는것”이품위있는삶을향한첫걸음이라말한다.즉,품위있는삶의핵심은‘나’라는존재못지않게모든생물은누구나살아가야할삶이있는엄숙한존재임을인식하고인정하는것이다.“나는타인의존엄을인정하는가?”우리는자신에게그질문을던져야하고,또우리의행동으로그질문에대답해야한다.
반경을넓혀가며
도덕적으로품위있게사는법
이책의특징은독자가맺는도덕적관계의범위를점차확장하며평소관심을갖지않던영역까지자연스럽게다룬다는것이다.자신에서시작해주위사람,시간상혹은공간상으로더멀리떨어진사람,비인간동물,정치및사회적문제로도덕적반경을넓혀구체적인사례와함께품위있게사는법을전한다.
ㅡ주위사람:거리에서만난노숙자가“나는별도의자영업자입니다”라고말한사례를통해저자는어느지위에있든,어떤상황이든누구나독립된존재이며저마다살아갈삶이있다는것을강조한다.특히그것을인식하는방법으로상대방의얼굴을잠잠히쳐다보라고권하는데얼굴을봄으로써그들의온전한삶,생생한존재가인식된다는것이다.그외에도상식적예의commondecency,배려윤리학,상상력발휘하기등을제시하며주위사람에게도덕적품위를실천하는법을말한다.
ㅡ더멀리떨어진사람들:3장에서는지구의시민으로우리의지위를확대해지구반대편에있는사람들,혹은미래세대와의관계를논하며‘도덕적책임의식’을강조한다.두통을앓고있는내옆자리동료와저먼대륙에서굶고있는사람의예를들며저자는메아리방에갇혀서보고싶은것만보는우리의시야를넓히고‘자선행위’의방향성을제시한다.또한환경오염,자원고갈,그중에서도특히지구온난화에초점을맞추어우리도모르게일삼던환경에대한무관심과무자비한파괴행위를인식시킨다.또한개인이배출한온실가스를보상하는‘탄소상쇄carbonoffsets’등미래세대를위해지구의시민으로서실천할수있는것들을제시한다.
ㅡ비인간동물:4장에서는공장식축산으로인한동물학대에대해이야기하며동물에게도정서적,지적능력이있으며분명히그들도각자의삶이있는엄숙한존재임을인식시킨다.또한뇌를다친사람과동물의비교를통해각지적수준에따라개별적으로대우해야한다는‘도덕적개별주의’의관점에서동물과의관계를고찰한다.그러나완전한채식주의자vegan가되어야하고,의학실험을무조건중단해야하는등극단적인관점을취하는도덕적개별주의의한계를지적하며완전한채식주의자는못되어도자유방목한달걀이나고기대용식을구매하고,동물보호소에서자원봉사를하고,내식단이동물학대에얼마나일조하는지돌아보는등동물들에게품위를실천하는법을살펴본다.
ㅡ정치와사회적문제:도덕적관계의영역을더욱확대해5장에서는우리의공통적공간인정치와사회적문제를짚어본다.우리가속한정치적공간의한계와그안에서횡행하는정치적무관심,사회의양극화,혐오와차별등의문제를다루며정치적품위에접근하는법으로‘겸손함’과‘비폭력’을제시한다.특히조지플로이드사건으로미국사회에서논란이되고있는인종차별문제를중점적으로언급하며이렇게고백한다.“우리는기껏해야회복중인인종차별주의자일뿐이다.”
저자는실천방법을제시하지만이를지키도록강요하기보다내가이미행하고있는도덕적행위혹은자신도모르게일삼는품위없는행동을깨닫게하고,‘변화할수있다’는사실에더욱중점을둔다.무결점인사람은없다.이책을통해내가처한상황을깊이생각한후무엇을개선하고실천할수있을지자문해본다면거기서부터앞으로나아갈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거지에게동냥을주어야하는가?고기를먹지말아야하는가?내가보이지도않는듯이지나가버리는사람을위해문을잡아주어야하는가?정치적성향이다른사람들과도정치문제를논의해야하는가?우리는이책에서이타주의에비하면다소소박한목적을가진삶,그렇지만도덕적평범함은벗어난인생을논한다.그리하여이책의주제는다음과같은질문이된다.어떻게하면품위있는삶을살아갈수있는가?_5쪽
우리자신의일들에사로잡혀서다른사람의존재는눈에들어오지않는다.다른사람의존재를의식한다고해서우리자신이나가까운사람들을대하는것과똑같은배려를해가며그들을대우해야한다는뜻은아니다.단지우리가할수있는선에서타인에대한감수성을높이자는것이다.즉우리가남들의얼굴을쳐다봄으로써그들이저마다살아가야할삶이있는존재임이드러나는데그런현상을똑바로인식하자는것이다._71-72쪽
기후변화는그어떤문제보다도미래세대에게긴급한문제이다.그것은미래세대에게대재앙이라는악영향을줄가능성이있다.우리는지금이순간에도가뭄,폭풍우,해수면상승,열파熱波,그레이트배리어리프(오스트레일리아퀸즐랜드북쪽해안앞바다에있는산호초군락―옮긴이)같은자연서식지의파괴등의형태로그런대재앙의예고편을보고있다.앞으로몇세대만더지나면세상은지금보다훨씬살기어려운곳이될가능성도있다.이런긴급한문제는도덕적책임의식을강조하고있고그때문에우리는품위있는삶을살아가는방식에대하여좀더깊이생각해야한다._148쪽
우리는앞으로만날일이없는사람들과이지구를함께나누어쓰고있고,또우리가세상을떠난이후에이세상에올사람들이있다는것을고려해야한다.우리가일상생활을영위하는동안도덕의원은직접만나는사람들너머로확대된다.이러한사실때문에우리는남들과유대관계를맺게되고,가끔우리의일상적활동범위를넘어서는것들에대해서도의무감을느끼게된다.우리는만날일이없는사람들,더나아가결코눈으로볼수없는사람들과도덕적관계를맺는다._155쪽
비인간동물들과의도덕적관계에있어서어떻게이타주의가아니면서도그런대로품위있는방식을수립할것인가?채식주의,더나아가완전한채식주의가너무아득한목표라고생각된다면,비인간동물에대한우리의도덕적관계나의무를어떻게설정해야할것인가?어떻게하면우리가할수있는범위내에서도덕적기준을지키고,그러면서도동물들이라는존재가기계가아니라살아가야할삶이있는생물임을인정해줄수있겠는가?채식주의가동물을존중하는유일한방법인가,아니면다른길이있는가?_162쪽
인종차별이일상적관계에깊이스며들어있는미국같은사회에서상식적예의는이런것이되어야한다.즉,다른인종(젠더,성적지향등)의사람들도동료시민이고당연히그런사람으로대우해야한다는인식을갖추는것이다.나의스승이었던분은이렇게말했다.미국같은나라에서우리모두는기껏해야회복중인차별주의자일뿐이다.그는백인뿐만아니라모든시민이그렇다고말했다.우리모두는인종적관점뿐만아니라인종차별적관점에서생각하라는가르침을받으면서성장했기때문이다.우리가남들과의상호작용을해나가는과정에서이런지혜를간직하는것이바람직하다.그렇게해야우리의공통적공간의습속인인종차별주의로부터날마다회복할수있다._239쪽
우리는우리의옳음을스스로에게반사하는메아리방에서살아가려한다.주위를한번둘러보라.우리는틈새문화,좋아하는인터넷사이트와텔레비전채널,고립된채빗장을크게지른공동체,같은마음을가진친구와동료들로만구성된사회단체등에둘러싸여살아가고있다.최근에미디어기술이발전하여어떤면에서는우리모두를전보다더가깝게만들었지만,다른면에서는전보다더멀리떨어지게만들었다.우리는우리와함께하지않는불행한사람들에게는부여하지않는정직성을우리들사이에서만발휘하면서우리자신과공동체밖의사람들에대한기존의생각을강화하는공동체에살고있다._267-268쪽
이책에서의깊은성찰이우리에게공감을주는것이라면,도덕적순수함도,그렇다고도덕적타락도아닌제3의도덕적공간에들어가있는자신을발견하게될것이다.우리들중에까마득히높은도덕의고지高地로올라갈수있는사람은아주드물다.우리의도덕적생활은도덕적순수함과도덕적타락의양극단사이에있다.더욱이우리는우리가원하는도덕적최선을만들어낼능력은없지만그래도도덕적으로더나은사람이되는길은열려있다._2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