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6.50
Description
처음으로 털어놓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간들
아버지의 시간에서부터 조심스럽게 쌓아올린 단 하나의 서사
그간 일본 문학 특유의 사소설풍 서사와는 다소 거리를 두어온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사적인 테마 즉 아버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제목 그대로 아버지와 바닷가에 고양이를 버리러 간 회상으로 시작하는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유년기의 입양과 파양, 청년기의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의 교직 생활, 노년기의 투병 등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 개인의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이다.

이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존재론적 근간을 성찰하고 작가로서의 문학적 근간을 직시한다. 작가는 시종 아무리 잊고 싶은 역사라도 반드시 사실 그대로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아버지의 역사를 논픽션이라는 이야기의 형태로 용기내어 전한다. 글 쓰는 사람의 책무로서.

이 책을 읽으면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첫머리에 등장하여 일 년 가까이 행방불명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고양이 와타야 노보루는 물론, 산 사람 가죽 벗기기 등 소설 속 잔인한 풍경들이 작가의 삶의 조각에서 비롯되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중국행 슬로보트》라는 작품의 출발점도 《후와후와》의 보드라운 회상이나 《기사단장 죽이기》 속 난징전 에피소드도 마찬가지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들은 물론, 직간접적으로 식민지의 아픈 역사를 경험한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일 것이다.
번역을 맡은 김난주가 “곳곳에서 작가의 머뭇거림이 느껴졌습니다. 쉼표도 많았고, 접속사 ‘아무튼’이 몇 번이고 등장했죠”라고 작업 소감을 밝혔듯, 무수한 망설임과 조심스러움이 묻어나는 글이다. 100페이지 남짓한 길지 않은 책으로 완성되었지만 이야기의 중량감과 여운은 결코 가볍지도 짧지도 않다. 이 책은 〈문예춘추〉(2019년 6월호)에 처음 공개되어 그해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기사에 수여하는 ‘문예춘추독자상’을 수상했고, 수정·가필을 거쳐 삽화와 함께 단행본으로 출간, 아마존 재팬, 기노쿠니야, 오리콘 등 각종 도서 차트 1위를 석권했다. 묘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13컷의 삽화는 타이완 출신 신예 아티스트 가오 옌의 작품이다.
저자

무라카미하루키

1949년교토에서태어나와세다대학교문학부연극과에서공부했다.1979년《바람의노래를들어라》로‘군조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데뷔했고,1982년《양을둘러싼모험》으로‘노마문예신인상’을,1985년《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로‘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했다.1987년에는현재까지도꾸준히사랑받고있는대표작《노르웨이의숲》을발표하여하루키신드롬을낳았다.1994년《태엽감는새연대기》로‘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했고,2005년《해변의카프카》가아시아작가의작품으로는드물게〈뉴욕타임스〉‘올해의책’에선정되었다.2006년체코의‘프란츠카프카상’을,2009년이스라엘최고문학상인‘예루살렘상’을,2011년에는‘카탈루냐국제상’을수상했다.전세계45개이상의언어로50편이상의작품이번역출간된명실상부한세계적작가로,2009년에는《1Q84》로제2의하루키신드롬을불러일으키며‘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또한《샐러드를좋아하는사자》등‘무라카미라디오’시리즈를비롯해《무라카미하루키잡문집》《시드니!》《무라카미T》등개성적인문체가살아있는에세이역시소설못지않은팬덤을형성하고있다.안자이미즈마루의그림과함께한《후와후와》,카트멘시크의그림과함께한《버스데이걸》,이우일의그림으로선보인《양사나이의크리스마스》등늘다채로운시도를통해독자들과만나고있다.

목차

고양이를버리다9
작가후기96

출판사 서평

“우리는광활한대지를향해내리는방대한빗방울의,이름없는한방울에지나지않는다.고유하기는하지만,교환가능한한방울이다.그러나그한방울의빗물에는,한방울의빗물나름의생각이있다.빗물한방울의역사가있고,그걸계승해간다는한방울로서의책무가있다.우리는그걸잊어서는안되리라.”_무라카미하루키

★출간즉시아마존재팬,오리콘,기노쿠니야베스트1위★
★〈문예춘추〉선정2019‘문예춘추독자상’수상작★

세월에잊히는것이있는가하면
세월에자꾸만떠오르는것이있다

1917년교토어느절집의6형제중둘째로태어나,야만적인전쟁의나날을견딘후효고현니시노미야시에서중고등학교국어교사생활을하다2008년고인이된무라카미지아키.작가가초등학교저학년무렵,아버지지아키는소년하루키에게끔찍한전장의기억을공유한다.그중중국군포로를군도로척살해버린무도한기억의조각은현재까지도무라카미하루키에게하나의트라우마로남게된다.그일은대학살이일어났던악명높은난징전에아버지가참전한것이아닌가하는두려움으로발전했지만작가는어쩐지아버지에게직접확인하지못한다.게다가대학을졸업한뒤아버지의기대를저버린채전업작가의길에들어서고부터는절연에가까운부자관계가된탓에작가는끝내그의구심을해소하지못한채아버지와사별하고만다.그러던칠십대의어느날,작가는목에가시처럼걸려있는아버지의삶의풍경들을글로써정리해보자고결심한다.
《고양이를버리다:아버지에대해이야기할때》는이렇게출발했다.독자가직접뽑아그해최고의글에수여하는‘문예춘추독자상’을수상하는등열렬한박수를받는한편,일부극우역사수정주의자들로부터뭇매를맞기도했다.

작가로서,역사속개인으로서‘1949년생무라카미하루키’
그시원과궤적을좇는유일무의한글쓰기

《고양이를버리다:아버지에대해이야기할때》를읽으면《태엽감는새연대기》에대한이해가더욱깊어질것이다.첫머리에등장하여일년가까이행방불명되었다가다시돌아온고양이와타야노보루는물론,산사람가죽벗기기등소설속잔인한풍경들이작가의삶의조각에서비롯되었음을눈치챌수있다.《중국행슬로보트》라는작품의출발점도《후와후와》의보드라운회상이나《기사단장죽이기》속난징전에피소드도마찬가지이다.
무라카미하루키의팬들은물론,직간접적으로식민지의아픈역사를경험한한국인이라면더더욱누구에게나깊은울림을주는작품일것이다.

[작가인터뷰에서]

Q1-충격적인에세이였습니다,아무래도70세를맞아써야겠다고생각하셨을까요.
무라카미-지금써서남기지않으면곤란하다고생각했습니다.솔직히가족에대해서는그다지쓰고싶지않았습니다만,써서남겨야한다는생각에열심히썼습니다.글을쓰는사람의하나의책무로서.

Q2-그것은아버지가세번이나소집된전쟁,특히일본에의한중국침략에관한일이어서일까요.
무라카미-그것이꽤컸을겁니다.그런일은없던것으로하고싶어하는사람들이굉장히많으니일어난일은써두지않으면안됩니다.역사수정주의가만연하고있는데큰일이지요.아버지가살아계실때는아무래도쓸수가없었습니다만(2008년에)돌아가시고시간을조금둔뒤쓴것입니다.

Q3-학살이일어난난징공략전에아버지가참전했을지도모른다고생각에좀처럼기록을뒤적여보지도못했다는내용이있습니다.결국난징전에는아버지가참전하지않았음을알게되셨죠.
무라카미-그런내용도있어서좀처럼손을데지못했습니다만,이제는써야겠다고마음먹었지요.조사해보니아버지의부대는우한부근까지진군했더군요.(코로나뉴스에서)우한(영상)을봤을때도떠올랐습니다.

Q4-중국은초기작품부터여러형태로다뤄졌습니다.중대한문제인만큼계속등장하는것이겠지요.
무라카미-그렇습니다.확실히하나의테마랄까,모티프가되었습니다.

Q5-아버지의부대가포로인중국병사를처형한일등직접들은이야기가컸을까요?
무라카미-아무래도어린시절이었으니충격이랄까,지울수없죠.

Q6-과거오랜시간‘절연’관계였다는부자에대한묘사에서독자들이많이놀랐습니다.
무라카미-그문장은쓰기꽤힘들었습니다.나에대한사실을쓴다는것은굉장히까다로운일이니까요.어떻게써야할까스탠스를정하는데에시간이걸렸지요.
_출간기념인터뷰에서┃마이니치신문(2019.7.11)

[짧은옮긴이의말]

“옛일을잊고싶은거겠지.잠재적으로그런거겠지.”_《중국행슬로보트》에서

잊고싶은옛일이기억의저편으로밀려나지않도록끝끝내붙들고있는것은쉽지않은일이다.그것도평생의짐으로,무거운어깨와함께.
작가자신은한번은문장으로정리하고싶었던‘아버지에대한무거운이야기’가아버지와함께고양이를버리러갔던얘기부터쓰기시작했더니의외로술술나왔다고하지만,도입부의쉼표로끊어졌다가다시이어지는문장에서는일말의머뭇거림이느껴진다.그리고‘아무튼’이라는접속사가몇번이나등장하는점에서도.
‘전쟁’이한인간에게미친영향에대해서는《태엽감는새연대기》에서도소설적으로다루어졌지만,《고양이를버리다:아버지에대해이야기할때》는무라카미하루키라는개인의영역에서다뤄진다.그리고나아가인류의모진역사에새겨진무수한‘조각’의기록으로.
_김난주(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