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15.00
Description
체험 + 저널리즘 = ‘남기자의 체헐리즘’
겪어야 쓰는 기자 남형도의 100퍼센트 리얼 극한체험 프로젝트
“당신이 되고서 알게 된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작은 한숨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라며”

네이버 기자페이지 구독자 수 1위, 남형도 기자의 ‘남기자의 체헐리즘’ 책으로 출간. 독자와 댓글로 소통하는 기자로 유명한 남형도의 첫 책. ‘애 없는 남자의 육아 체험’ ‘집배원과 소방관 하루 체험’ ‘폐지 수집 동행’ ‘유기견 봉사’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직접 체험해보고 그 속에서 느낀 웃음과 눈물을 찐하게 기록한 ‘발로 쓴’ 에세이. 여성, 취업, 장애인, 노동 등 우리가 알아야 할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자존감, 번아웃, 성격 등 개인의 문제까지 함께 고민해보는 좌충우돌 체험 프로젝트. 묵직한 삶의 의미에 진정성과 위트를 담아 전하는, 사람의 온도가 느껴지는 따뜻한 저널리즘.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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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남형도

스물여덟살에기자가됐다.세상은쉽게안바뀐단걸알았다.때려치우겠단말을입버릇처럼하다,글의선한힘에중독돼그럴수없게됐다.그게벌써9년째,2018년여름부터‘남기자의체헐리즘’을연재중이다.사람을좋아하기도하고두려워하기도한다.뭣보다금요일저녁,아내와즉석떡볶이에소주한잔마시며회포를풀고,주말엔반려견똘이와뜀박질을하며노는게행복이라고생각한다.엄마가아이의쪼그만가방을대신메고걸어가는모습,반려견주인이하품을하면서도아침산책을시키는풍경을좋아한다.평범하면서도시선에서벗어난것들을찾으려애쓴다.반려견아롱이를보낸뒤‘나중에’란말보다‘지금’이란말이더좋아졌다.사랑하는사람들과시간을더많이보내고부지런히표현하는것.그리살다“행복했다”말하고숨을거두는게꿈이다.

목차

1.우리는위로받을이유가있다
‘브래지어’,남자가입어봤다
애없는남자,‘육아’해봤다
80세노인의하루를살아봤다
24년만에‘초등학생’이돼봤다
‘자소서’,진짜솔직하게써봤다
62년생김영수

2.시선끝에그들이있었다
사람이버린강아지,사람보고환히웃었다
폐지165킬로그램주워1만원벌었다
홍대의중심에서토사물을쓸었다
눈감고‘벚꽃축제’에갔다
‘35킬로그램방화복’입고계단오르니온몸이울었다
공원벤치서쓸쓸한죽음,‘마지막길’을함께했다
집배원이왜죽는지,비로소알게됐다

3.나답게살고있습니까
‘거절당하기’50번,두려움을깼다
격렬하게,아무것도안해봤다
‘착하게살기’를거부해봤다
네살똘이와하루를보냈다
스마트폰에서눈을떼봤다
회사를처음‘땡땡이’쳐봤다
30년친구에게“사랑한다”고했다

출판사 서평

“여기사람이있어요!”
나답게살기위해,
우리가기억해야할어떤사람들에대한이야기

양지가있다면응달도있다.세상의스포트라이트를받는사람들이있다면,세상사람들의시선밖에서도하루하루열심히살아가는사람들도있다.불야성을이루던,그래서저걸누가치우나싶은거리는아침출근길에보면누군가에의해깨끗해져있다.가족이인수를거부한무연고자의시신을거두어고이장례를치르는사람들도있다.강아지한마리를구하기위해서울에서강릉을하루만에왕복하는사람도있고,위험한고강도노동현장에서자기몸을던져묵묵히일하는사람들도있다.
《제가한번해보았습니다,남기자의체헐리즘》의저자이자기자인남형도는“여기사람이있어요”라고소리치고싶었다.우리시선에서벗어나있지만,우리가알아야하고서로의삶을응원해야할사람들에대한이야기를알리고싶었다.그래서2018년부터‘남기자의체헐리즘’을연재하기시작했다.다소엉뚱한기획이었다.꼭체험하지않더라도르포형식의취재기사도가능한데,왜직접겪어보는지에대한질문도많았다.하지만저자는당사자를조금더이해하기위해서직접그일을해보거나,당사자의입장이되어보고싶었다.공감을통한진정성있는글을쓰고싶었다.한사람의삶을온전히이해하고말하기는태산같은일이기에,비록괴짜로보일지언정직접해보기로마음먹었다.

3만명의구독자,
그의글에는따뜻함이있다

현재는3만명에이르는구독자들이그의글을응원하며기다리고있다.더나아가특정체험을해달라고요청하는독자도생겼다.그는첨예한날을세우지않고도여성의이야기를,가난의이야기를,노동의이야기를,취업의이야기를소리높여말한다.아이둘을키우는엄마의고단함을통해육아의강도를이야기하고,못타는오토바이를타고아슬아슬하게따라다니며사망이계속되는집배원의노동현실을보여준다.노인이겪는사회적시선과육체적인불편함을알고싶어서노인분장을한채홍대로,탑골공원으로서울시내를돌아다니고,시각장애인의고충을제대로전하고자눈을감고버스를기다리다가버스를계속놓치고길에서오들오들떨기도한다.
그래서일까,갖은고생끝에그가내놓는‘둥근주장’에우리는시나브로감화되어고개를끄덕이게된다.그의글저변에흐르는‘따뜻함’과‘존중’그리고무거운주제에마치양념처럼글맛을더하는‘위트’덕분이다.

‘아이없는남자가육아를해보았습니다’
‘홀로죽은사람의마지막가는길을배웅해보았습니다’
‘죽을뻔한강아지를구조해보았습니다’

《제가한번해보았습니다,남기자의체헐리즘》은3년간연재한기사‘남기자의체헐리즘’가운데30편의글을가려뽑아주제별로정리했다.
1장‘우리는위로받을이유가있다’에는여성과노인,교육과취업에관련한체험이야기를담았다.여성억압의상징이된‘브래지어’가얼마나불편한지알고싶어몸에맞는‘브래지어’를찾는험난한여정을펼치고,몸을브래지어에욱여넣고당당하게사무실로향한다.하지만남자인저자에게브라는힘든물건일터,하필여름이라더했다.

식사후체할것같아청계천으로향했다.그러자더위가고역이었다.섭씨32도,체감온도는더높았다.걸은지5분만에브라에땀이찼다.15분이지나니브라끈과와이어부분이축축해지기시작했다.가슴골사이에선땀이흘렀다.겨울이면따뜻하기라도할텐데,여름엔대책이없었다.패드밑을잠깐들었더니시원했다.땡볕에브라가불타는느낌이었다.(16~17쪽)

사흘의브라체험후저자는딸을낳으면“브라는해도되고,안해도되는거야.그러니네가선택해도돼.그건맞고틀린게아니야.그저편한대로했으면좋겠어”(21쪽)라고이야기하리라다짐한다.
초등학교교실에서는누구냐고묻는아이에게천연덕스럽게‘전학생’이라고우긴다.광명시에있는초등학교와파주시에있는초등학교를방문해서도시와비도시아이들의조금다른환경을비교체험해보며“적어도‘국민학교’다닐땐,이정도는아니었다”(68쪽)고한탄한다.

선생님은“요즘학교숙제도잘안내준다”고했다.이유를물으니“학교에와서라도마음껏놀았으면해서”라고한다.그말처럼애들은학교에서소중한시간을놓칠세라열심히놀았다.쉬는시간에도,점심을먹은뒤에도.그리고방과후엔학원에간다.먼미래의교육과정까지배운단다.초등학교5학년이고등학교수학까지습득하는게현실이다.(68~69쪽)

2장‘시선끝에그들이있었다’에는유기견구조,폐지수집동행뿐만아니라집배원,청소부,소방관등삶의현장에서뛰는사람들의이야기를빼곡히담았다.동네에서우연히폐지줍는할머니를도우며폐지줍는노인들이다르게보이기시작했다는저자는,몸이불편한최진철씨와함께폐지를주우며경제적약자의삶에대한생각에골몰한다.

돌아오는길에든생각들.그가폐지를줍는건,그의잘못이아니라정말우연히그렇게됐다는것.인생이란게얄궂어서누구든그렇게될수있다는것.그러니이들을외계에사는,별나라사람쯤으로볼게아니라이웃으로보면좋겠다는것.관심을두는것만으로이들의삶을지탱하는큰힘이될수있다는것도.(145쪽)

숨이턱턱막히는한여름에는소방관체험을하러나서고,한겨울에는홀로죽은무연고자의공영장례에참석하기위해경기도안산에간다.

어설프게나마소방관이돼보고싶었다.그들가장가까이에서똑같은하루를보내려했다.취객에게맞아숨지고,화재현장에서끝내나오지못하고,훈련을받고집에가영영잠들어버리는이들.오죽하면‘소방관’이라고검색하면‘순직’이자동으로완성될까.그럼에도숭고한삶이라며치켜세울뿐바뀌는것하나없는현실에서동분서주하는이들이안타까웠다.가만히있어도숨이턱턱막히는폭염속에서화염에뛰어드는건어떤힘듦일까.(187쪽)

이름은‘이순식’이라고했다.고향은전남완도이고,서울에올라와살다가지난달13일,사고로숨졌다고했다.‘추락사’였다.다리가부러졌다고했다.(…)어떤삶을살았는진알수없었다.다만기초생활수급자라고했다.고단했으리라,짐작만할뿐이었다.돈을벌기위해혹은꿈을위해고향을떠났으리라.그리고험한삶을살다가타지에서이렇게홀로죽음을맞았을거라고.고향엔가족도없다고했다.(201쪽)

장례를마치고나오면서도저자는아무도비난하지않는다.피붙이의죽음을외면하는가족도탓하지않는다.다만“죽음은,삶의아름다운마무리를위한권리라고.그건그가누구이든최소한은지켜줘야한다고”(212쪽)말하며타인의큰고통보다자기손톱밑가시를더아파하는우리에게관심을가져달라고부탁한다.

3장‘나답게살고있습니까’에서는시선을외부에서나에게로돌린다.타인을진정사랑하기위해서는나를사랑해야하고,타인을알기위해서는나를알아야할터.지금이행복해야오늘이행복하고,오늘이행복해야평생이행복하다.오늘하루행복하기위해저자는수많은‘처음’을시도해본다.첫시도는일부러거절당하기다.유리멘탈을극복하고거절에무디어지는순간까지,50번거절당하기를연습해본다.

거절당하기초반엔멘탈(정신)이비스킷처럼부서졌다.생각보다더힘들었다.힘차게,또멘트를단단히준비해부탁을했다.하지만거절한마디에그대로무너졌다.‘당연히그렇지’란생각을하다가도,거절한번이마음을후벼팠다.상처도받았다.(…)하지만포기하기싫었다.계속해서시도했다.빨리50번을채웠으면좋겠다는마음으로.그러다보니,거절이점차익숙해졌다.다시마음을추스르고부탁하는데걸리는시간도점차줄었다.(244~245쪽)

번아웃을극복하기위해서회사도땡땡이치고평일한낮의여유를맘껏즐긴다.심지어부장에게거짓말까지하고.샤워를정성스럽게하고집을나서장모님댁의반려견똘이와동네고양이도만나고,백반집에서아침도맛있게먹고영화도보고,모교캠퍼스에서글도쓰고한낮정자에서책도읽는다.직장인들의로망인‘평일한낮의일탈’이꿀맛이다.
마지막체험으로저자는사랑하는사람들에게용기를내어‘사랑한다’고말한다.마흔이코앞인한국남자에게‘사랑한다’는말이얼마나꺼내기어려운말인지알기에심장이쫄깃해지는경험을함께하게된다.부모님과장인,장모님부터30년지기친구까지.우리는가까운사람들에게얼마나따뜻한사람이었는지,되돌아보게된다.

한번의경험으로모든것을제대로경험했다고할순없다.많은것을알았다고도할수없다.다만,저자는진심을다해서체험해보고본인이알게된만큼세상에대해이야기한다.산이높으면산에가려그림자도길다.우리사회가경제,정치,문화등여러면에서괄목한성장을이루었지만,초고속성장속에서우리가놓친것은없는지,잊고있는사람은없는지남기자의체험을통해다시금생각해본다.‘남기자의체헐리즘’은계속된다.



책속으로

체험한지사흘만에,브라를결국벗었다.육체적인불편함보다더힘든건,버거운시선이었다.누가뭐라안했어도그것만으로무언의족쇄였다.그래서여성들도쉬이벗을수없었겠구나,절실히깨닫게됐다.
-20쪽

배달온짜장면을먹으며전씨이야길들었다.‘엄마로사는삶’이뭔지.혼자뭔가결정해야하고,이선택을잘한걸까고민하는게가장힘들었다고토로했다.항상불안하고마음졸이는삶.짧게나마경험한시간덕분에무슨뜻인지이해했다.“육아에서가장편한날은어제”란명언도들려줬다.죽을만큼힘들었는데,눈뜨면더힘든게기다리고있다고.
-30쪽

이따금테이프가다뜯긴채로,차곡차곡펴진상자도있었다.그건그대로담았다.그렇게반갑고고마울수가없었다.아파트분리수거날,상자테이프를떼서버리라던경비아저씨의말이생각났다.그땐‘귀찮은데왜떼라고하지’하며투덜거렸었다.그제야이해가됐다.상자테이프를떼고분해해서차곡차곡넣는것,그건누군가의생계를위한작은도움이기도했다.
-135쪽

소방관으로보낸하루덕분에,꼭해야할중요한일들이생각났다.한번도본적없는,집앞소화전철문을열어서안전상태를점검했다.그리고베란다에방치돼있던소화기날짜를다시한번확인했다.구석에처박아뒀던휴대용소화기도잘보이는곳에뒀다.가스밸브가잘잠겨있는지도확인했다.그동안귀찮아서미뤄둔가스안전점검도신청해방문일을잡았다.그렇게해서단한번이라도화재출동을줄이는것,그게고생하는소방관들을위해시민으로서할수있는최선이라는생각이들었기때문이다.
-196쪽

기계도오래쓰면한번쯤은고장이난다.그럴땐가동하지않고그냥놔둔다.하물며사람마음은어떨까.뭔가뒤죽박죽뒤엉켜있다면,매일열심히살아도행복하지않다면,한번쯤은괜찮지않을까.온전히아무것도안하는,뜻밖의선물같은하루말이다.
-258쪽

집중해서하루를보내니,소소한것들을더많이알게됐다.이불에딸랑이를파묻고앞발로파헤쳐꺼내는걸좋아한단것,냄새맡을때코양옆에난잔털이씰룩거린다는것,오른쪽뒷발을들고쉬한다음냄새를한번‘킁’맡는다는것,창밖에날아다니는새와용맹하게싸운다는것,내말을절반이상알아듣는다는것,소심하지만호기심이참많다는것,나를바라본다는것.그리고내겐조금은단조로운놀이도,똘이는무척행복해한다는것.그게똘이에게전부라는것.행복하게해주려시작한하루인데,내가더행복해졌다는것도.
-2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