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문장의 왕국 조선을 풍미한 명문장을 찾아서)

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문장의 왕국 조선을 풍미한 명문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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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색, 박팽년, 김종직, 허균, 이익, 최한기…
문장이 시대를 이끄는가, 시대가 문장을 이끄는가
시대가 쓴 문장과 문장이 그린 세상에 관하여
500년 조선사를 가로지르는 명문장 이야기『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한 장의 글로 누군가는 출세를 하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는다.” 글로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했던 문인부터 새 시대의 문장으로 성리학 바깥세상을 꿈꾼 신지식인까지, 역사의 갈림길에서 목숨을 구한 편지 한 장부터 붓을 꺾지 못해 고난을 자초한 절개 높은 상소문까지. 문장이 담은 시대의 풍경과 시대가 탄생시킨 문장가의 사연을 생생하게 복원한 수작으로 사람과 시대, 미시사와 통사를 아우르는 독보적 역사가 백승종 교수의 500년 조선사를 가로지르는 명문장 이야기이다.

조선 사람들은 어떤 문장을 좋아했을까? 조선의 문장가들이 추구한 미학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조선 500년을 관통하는 역동적인 문장의 역사와 그 행간에 숨은 조선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그린다. 1부 ‘시대의 문장’에서는 여말선초의 전환기에 이색이 무거운 붓을 들어 제자와 정적에게 보낸 편지, 글로 새 나라를 설계한 경세의 문장가 정도전, 문장의 힘으로 국가의 질서를 확립한 세종과 그가 북돋은 실용적 글쓰기의 대가 권채와 박팽년을 통해 시대적 사명이 문장가를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본다.

2부 ‘문장의 시대’에서는 훈구파의 거두이자 문단의 거장 서거정이 아내와 술잔을 기울이며 남긴 소탈한 한시, 옛 문인의 초상화를 벗 삼은 허균의 우정담, 난세를 외면하지 못한 문장가 권필과 백인걸의 피어린 상소문, 티끌세상을 버리고 유불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 김시습,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과 유성룡의 절절한 우의, 한중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한 홍대용 등 문장에 실린 세상의 다양한 얼굴을 만난다. 시공을 초월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장들은 인생의 나침반이자 의지처가 되어줄 것이다.
백승종 교수는 정치·사회·문화·사상을 아우르는 통합적 연구, 통사와 미시사를 넘나드는 입체적 접근으로 다양한 주제사를 집필해왔다. 국내 역사학계에 미시사 연구방법론을 본격 도입한 선구자로, 30여 년간 동서고금의 문장을 두루 탐독해온 그가 이번에는 ‘문장의 왕국’ 조선을 풍미한 명문장에 주목해 조선 최고의 문장을 엄선하고 명문장가들이 전하는 지혜와 통찰을 조명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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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백승종

정치,사회,문화,사상을아우르는통합적연구,통사와미시사를넘나드는입체적접근으로다양한주제사를써내려온역사학자.국내역사학계에미시사연구방법론을본격도입한선구자이다.
독일튀빙겐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튀빙겐대학교한국학과교수를비롯해보훔대학교와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한국학과장을역임하며한국의역사와문화,종교,문학등을강의했다.독일막스플랑크역사연구소,프랑스국립고등사회과학원,서강대학교,경희대학교등국내외여러대학교및연구기관을거쳐현재한국기술교육대학교겸임교수로있다.
한국사와서양사를비교분석해《상속의역사》《신사와선비》등을펴냈고,한국의전통사상을재해석해《중용,조선을바꾼한권의책》《동학에서미래를배운다》《선비와함께춤을》등을저술했다.탁월한안목과섬세한해설,깊이있는통찰로독자와학계의호응을받아《금서,시대를읽다》《정조와불량선비강이천》으로각각한국출판평론학술상,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도시로보는유럽사》등명쾌하고진솔한글쓰기로동서양역사에두루정통한폭넓은식견을대중과공유하는데힘쓰고있다.

목차

들어가며:시대가쓴문장,문장이그린세상
프롤로그:문장의나라,조선

제1부시대의문장
난세가적신문장가의붓끝
사랑하는제자정몽주에게|반대파의거두송헌이성계에게|괘씸한제자정도전에게화해를청하며|정몽주와이색을논해본다

새왕조가새문장가를낳다
선비답게살리라는다짐|삼봉,역사책으로조선왕조의장래를축복하다|삼봉정도전,새나라를설계하다|정도전을위한변명

세종대왕이기른실용적문장가
문장가를양성하라는세종의명령|권채,세종이키운첫번째문장가|문제의인물권채|도덕지상주의자박팽년|문장은국가경영의토대

성리학전성기의문장가
무오사화의기폭제가된〈조의제문〉|김종직의독특한문장론|《유자광전》,지족당남곤의자화상|지족당남곤은문장의대가|평생당시만읊조린옥봉백광훈|교산허균,성리학전성시대에종지부를찍다

실학시대의문장가
성호이익,당파싸움의원인을재발견하다|성호이익의새로운사상|연암박지원,‘법고창신’의길을열다|추사김정희가‘실사구시’를학자의나침반으로삼다

개화시대를연문장가
성리학전통에서탈출한신지식인최한기|차원이다른경험주의자|세계정세를탐구한환재박규수|박규수는왜나라를혁신하지못했을까

제2부문장의시대
명화를글로풀어쓰다
박팽년의〈몽유도원도서문〉|자하신위의‘묵죽도’를바라보며우국충정을고백한창강김택영|추사김정희가석파이하응의난초그림에놀라다

티끌세상버리고방외로떠나가다
선승의부도앞에선이민구|매월당김시습이〈관솔불〉로마음을비추다

우정을꿈꾸며
동악이안눌,선을넘어벗을찾다|서애유성룡과이순신의잊지못할우정|청장관이덕무,당대의문장가들과우정을노래하다|담헌홍대용,우정으로국경선을지우다|교산허균,옛문인의초상을벗삼다

사랑과그리움의명문
아내에게술잔을권하며|시기의이별노래|자하신위가지은소악부|혜장을그리며

송곳처럼날카롭고추상처럼매서운문장가
석주권필,시한편과목숨을바꾸다|휴암백인걸의서리보다굳센절개|남명조식,벼슬을물리치다

마치며:오늘날우리에게문장이란무엇인가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한장의글로누군가는출세를하고,누군가는목숨을잃는다.”

사람과시대,미시사와통사를아우르는독보적역사가백승종교수의
500년조선사를가로지르는명문장이야기

이색,박팽년,김종직,허균,이익,최한기…
문장이시대를이끄는가,시대가문장을이끄는가
시대가쓴문장과문장이그린세상에관하여

오늘날우리는과거어느때보다많은글을읽고쓴다.하루에도몇번씩오고가는메일,각종SNS메시지,넘쳐나는인터넷뉴스등우리가생산하고소비하는문장은양적인면에서역대최고일것이다.그러나질적인면에서는어느정도수준일까.가짜뉴스가범람하는시대에우리는좋은문장을쓰고있을까?그전에,좋은문장이란과연무엇일까?대한민국을대표하는역사학자백승종교수의500년조선사를가로지르는명문장이야기《문장의시대,시대의문장》은바로이질문에서시작했다.
백승종교수는정치·사회·문화·사상을아우르는통합적연구,통사와미시사를넘나드는입체적접근으로다양한주제사를집필해왔다.국내역사학계에미시사연구방법론을본격도입한선구자로,30여년간동서고금의문장을두루탐독해온그가이번에는‘문장의왕국’조선을풍미한명문장에주목해조선최고의문장을엄선하고명문장가들이전하는지혜와통찰을조명한다.
시대의조류가바뀌면문장에도파란이일었고,때로는문장이역사의흐름을바꾸기도했다.글로나라를바로세우고자했던문인부터새시대의문장으로성리학바깥세상을꿈꾼신지식인까지,역사의갈림길에서목숨을구한편지한장부터붓을꺾지못해고난을자초한절개높은상소문까지.좋은문장을음미하는데그치지않고,500년조선사를따라문장이담은시대의풍경과시대가탄생시킨문장가의사연을생생하게복원한수작이다.

조선의역사는붓끝에서피어나문장과더불어쇠락했다
시대의이정표가된문장에서
시공을초월해삶을풍요롭게해주는문장까지

조선은우리역사를통틀어문장이가장대접받은시대였다.무수한철학논쟁에조응하여문예가크게발달했고,과거시험으로인재를선발해관리들의문장실력을검증했다.명나라는조선의높은문예수준을의식해사신을보낼때문장에뛰어난관리를골랐다.청나라황제강희제는조선의문헌을직접읽고싶다며문선(文選)을요청하기도했다.
그렇다면조선사람들은어떤문장을좋아했을까?조선의문장가들이추구한미학은무엇이었을까?이책은조선500년을관통하는역동적인문장의역사와그행간에숨은조선의풍경을생동감있게그린다.1부‘시대의문장’에서는여말선초의전환기에이색이무거운붓을들어제자와정적에게보낸편지,글로새나라를설계한경세의문장가정도전,문장의힘으로국가의질서를확립한세종과그가북돋은실용적글쓰기의대가권채와박팽년을통해시대적사명이문장가를어떻게움직였는지살펴본다.
성리학전성시대의도래를알린사림파의종장(宗匠)김종직과조선문장의미학을완성한백광훈,자신의시문을모조리불태운남곤의글에서는파란만장한정치사와함께펼쳐지는문장가들의대립을풀어낸다.낡은시대를넘어서고자과거제도와붕당정치의폐해를파헤친실학문장가이익과개화의문을연혁신의문장가최한기등새로이나타난개혁적인문장론을따라당대의모순된현실과그들이공유한시대의식에공감할수있다.
문장의왕국조선에서사람들은의롭고강개한마음뿐만아니라감추고싶은감정과욕망까지글로기록했다.그들은세상의공적도허물도말없이글로표현했다.2부‘문장의시대’에서는훈구파의거두이자문단의거장서거정이아내와술잔을기울이며남긴소탈한한시,옛문인의초상화를벗삼은허균의우정담,난세를외면하지못한문장가권필과백인걸의피어린상소문,티끌세상을버리고유불선의경계를자유롭게넘나든김시습,위기에서나라를구한이순신과유성룡의절절한우의,한중공동프로젝트를기획한홍대용등문장에실린세상의다양한얼굴을만난다.시공을초월해사람의마음을움직이고삶을풍요롭게해주는문장들은인생의나침반이자의지처가되어줄것이다.

이토록역동적인문장의역사
세상을밝히는위대한문장의힘

옛문장을온전히이해하는일이쉽지는않다.백승종교수는그간쌓아온역사지식을총동원해문장가들의삶과사유를들여다보고예리한통찰로문장이등장한사회·문화적배경을해설한다.또한시대와역사의흐름속에서변화하는문장의특징과의의를명쾌하게짚어주어,조선의문장이지니는현재적의미를발견하게한다.연암박지원의‘법고창신’도추사김정희의‘실사구시’도단지과거의주장에머무르지않는다.날카로운문제의식과섬광같은비판능력이빛나는그들의문장에서,우리는참된문장이무엇인지배우고사물의본질에한걸음더가까워질수있다.
저자는“우리를공정하고평화로운미래로안내할문장의스승은어디에나있다”고쓴다.낡은시대의문장이라해서모두낡은것만도아니요,새시대의문장이꼭좋다고우길필요도없다.우리는이책에서문장이개인의삶과나아가국가의운명까지얼마든지변화시킬수있음을보았다.마침내저자는힘주어말한다.“그리하여우리에게도,문장은역시희망이다.”

역사에서길어올린문장가들의삶과사유
생생하게펼쳐지는문장의사연들

■세종이길러낸조선제일의문장가박팽년

명황(당나라현종)도개원(開元)초에는마음을가다듬고정치에힘써비단을대궐앞에서불살랐습니다.그러나평화가오래이어지자사치를좋아하는마음이싹트기시작하였고,양귀비에게홀려방탕한생활로세월을보냈습니다.결국나라까지잃게되었는데도(무슨연유인지를)알지못하였습니다.털끝만한차이가천리로벌어진다는말씀은바로이런일을가리킨것입니다._박팽년의《명황계감》서문

세종은일찍이문장강국을일으키고자했다.믿을만한문장교본을간행했고,재능있는학사에게‘연구년’을주는사가독서제를시행했으며,집현전에서경학과문장에정통한학자를키웠다.사육신으로잘알려진박팽년은세종이추구한실용적문장론을완성한글쓰기의대가였다.그는사람의마음은삿되기쉬워서철저히단속해야한다고생각한도덕지상주의자였다고한다.글을통해세상의도덕을제고하려한세종은박팽년에게《명황계감》의서문을쓰게하였다.당나라현종과양귀비의스캔들에선유(先儒)의논평을붙여후세에경계의뜻을전하는책이다.박팽년은말과행동이일치하는,역사상보기드문문장가였다.단종을위해목숨까지버린사실을보면그가세종이염원한의사이자충신이었음을알수있다.

■송곳처럼날카롭고추상처럼매서웠던조식의상소문

전하의나랏일은이미잘못되었고나라의근본이망하여천의(天意)가떠나갔습니다.인심도이미떠났습니다.(…)자전(慈殿,명종의모후)께서는생각이깊으시나궁중의한과부에지나지않으시고,전하께서는선왕(先王)의외로운후사에지나지않습니다.그러니천백(千百)가지하늘의재해와억만갈래로갈라진인심을무엇으로수습하겠습니까?_조식의상소문

글은때로사람의목숨을위태롭게한다.남명조식은눈앞에굴러온벼슬을사양하며왕에게쓴소리하는데전혀주저하지않았다.그는단성현감에임명되자마자사직을요청하며조선역사상가장격렬하다고평가받는상소문을올렸다.조식은명종시기의문란한국정을신랄하게비판하며국가의전면적인개혁을요구했다.그러나명종은조식의본의를파악하지못하고오히려그의처벌을주장했다.그후로도조식은조정의부름을받았으나,시대를대표할만한학식을갖추고도그는시골에숨어살았다.조식이보기에명종은함께세상을바꿔나갈수있는왕이아니었던것이다.

■당파싸움의원인을재발견한이익의비판적글쓰기

한정된재물을가지고사람들의무한한요구에대응하면싸움이벌어진다.참으로당연한이치이다.한사람이벼슬을얻으면그를그림자처럼따르고메아리처럼대답하는무리가생긴다.그들은모두관리가남긴음식으로배를채우므로,당파가나뉘는것역시빤한이치이다._이익의〈붕당을논한다〉

실학자로이름높은성호이익은아름다운문장이좋은세상을만드는것과는무관하다며,실천적이고구체적인문장을써야한다고강조했다.당쟁의원인을밝힌논증역시정연하고합리적이었다.이익은명분과같은도덕적가치로사회현상을진단하지않았고,사회과학적관점에서당파의문제를심도있게파헤쳤다.인간행동에영향을미치는정치·경제적동기를실증적인방법으로꼼꼼히분석한그의비판적인태도는오늘날의우리가본받을만하다.

■근대의여명을밝힌혁신의문장가최한기

만약문자를하나로통일한다면어떠할까.피차의사정이통하여서로화해할방법이생기고상대방을위로하는방법도충분히갖추어질것이다.또서책을깊이연구하여글의뜻을파악하는데도장애가사라지게되리라.(…)문자도서로나뉘어분열하는것을피하고모두화합하는방향으로나아갈수있다._최한기의〈세상문자를하나로통일하자〉

혜강최한기는성리학의낡은사상으로부터완전히탈피한19세기조선최고의지식인이었다.그는철저한경험주의자로서형이상학과신비주의를엄격히배격했고,문명국과오랑캐를나누는중국중심의화이론에서벗어나동서문명의자유롭고대등한소통과교역을당연하게생각했다.전통적인동양고전이다루지못한과학기술과의학등새로운지식을탐구한최한기는근대의여명이밝아옴을정확히파악했다.그가읽은새로운번역서들,즉새시대의문장이최한기를탄생시킨동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