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파리, 그 극적인 거리에서 마주한 천국과 지옥에 대하여)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파리, 그 극적인 거리에서 마주한 천국과 지옥에 대하여)

$14.80
Description
“견디기 힘들겠지만 죽지는 않을 것이다”
잘나가던 소믈리에에서 하루아침에 노숙인이 된 저자가
파리 거리에서 보낸 세 번의 겨울 그리고 감동적인 실화
CNN이 주목한 ‘트위터 하는 노숙인’ 크리스티앙 파쥬의 화제작. 유명 레스토랑의 소믈리에에서 별안간 노숙인이 된 저자가 파리 거리에서 세 번의 겨울을 보내며 트위터에 연재한 글과, 그 삶을 엮은 자전적 에세이다.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유머와 풍자로 거리 빈민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 책은,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신문인 〈르 몽드〉 등 다수 언론 매체에 소개되며 호평을 받았다.

저자인 크리스티앙 파쥬는 폭력과 질병이 도사리는 거리에서 혹독한 하루를 살아냈다. 좀도둑, 술주정뱅이, 가출한 아이들, 선교회의 요리사, 착한 사마리아인, 하룻밤을 재워주겠다는 뉴스 앵커,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노인들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삶이란 무엇인지 되묻고 주저앉은 무릎을 다시 일으켰다. 그리고 2015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파리 테러의 한복판에서, 피에르 신부가 창립한 엠마우스 노숙인 쉼터에서, 가족에게 누가 될까 봐 흔적 없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노숙인을 보며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는 그런 저자가 대도시 거리에서 겪은 ‘밑바닥 생활기’다. 삶과 죽음, 선과 악, 고통과 번민에 관한 글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총 5개의 장으로 나뉜 페이지에는 시기별, 주제별, 인물별로 다채로운 이야기가 스며 있다. 가난의 비참과 경멸의 시선을 견디며 써 내려간 글들은 어쩌면 당신이 겪게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혐오가 극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서사다. “악행을 일삼으면 삶이 지옥이 되고, 선행을 베풀면 반드시 돌아온다”고 저자는 말하며 독자들에게 묻는다. 대도시에 사는 우리가 외면하는 삶은 무엇인가. 우리는 착하게 살 필요가 있는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
저자

크리스티앙파쥬

거리의시인.트위터하는노숙인.1975년프랑스베르사유에서태어나스위스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파리에서잘나가는소믈리에로일하며평탄한삶을살다가,결혼생활이깨지고직장을잃은후거리로내몰렸다.노숙인신분에서세계인들과트위터로소통하며차가운겨울과냉혹한시선을견뎠다.
《오늘도살아내겠습니다》는크리스티앙파쥬가거리에서겪은3년반동안의이야기를담은산문집이다.냉정하지만다정하고,참혹하지만희망을잃지않는거리의민낯이생생하게기록되어있다.현재그는작은냉장고가딸린집을구했지만,여전히파리거리를누비며노숙인들과소통하고있다.그의감동적인실화는CNN등전세계의언론매체를통해소개되었다.3만팔로어가찾고있는그의트위터@Pagechris75는꾸준한관심을받고있다.

목차

서문

1.나를맞이한곳은지옥이었다
어느날갑자기일어난일
다른세상에산다는것
선교회와트위터와토끼뜀
비둘기와쥐와기욤
고백
프랑수아와정원사와위대한질
매달7일
라피크와나심
좀도둑
범죄의표적과배낭

2.흔들리는것은의자가아니라인생
시칠리아청년과쉬르쿠프
사망자
흔적없이사라진다는것
뜻밖의연락
테러
여자와함께한시간
사라
끼니
잠자리
은신처찾기

3.아름다운별을보며잠드는것
세얼간이의여행
악취
아들과꿈
죽음의형태
로만과드라공스쿼트
늙은노숙인들
스코틀랜드노숙인
무료급식과레스토랑
와인과맥주
개의의미

4.차가운밤이오기전에
노노와걀락
노노의감옥살이
대화
한파주의보
알도와마르틴
세남자
소망사항
호텔에서보낸하루
책과계급
릴리안

5.내삶의결정권은나에게있다
배낭없이보내는하루
추락의이유
블랙리스트
잘못된기사와라디오의자식
노숙인의여름
인생은놀라움
다양성
종교
아르튀스
꿈꾸던집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정호승,남궁인,목수정이먼저읽은책
CNN이주목한트위터하는노숙인
크리스티앙파쥬의첫산문집

‘트위터하는노숙인’크리스티앙파쥬의《오늘도살아내겠습니다》는2015년부터3년반동안저자가파리거리에서노숙을하며쓴실화를엮은책이다.글쓰기가사치처럼여겨지는어려운환경속에서도트위터에노숙의일상을올리며원고를축적해온독특한결과물이다.
특히파리시청직원이노숙인을내쫓기위해물뿌리개호스로물을뿌린것에화가나서트위터에올린글은화제가되었고,이를본파리시장에게직접사과를받기도했다.3만팔로어가찾고있는그의트위터@Pagechris75는꾸준한사랑을받고있다.

저자크리스티앙파쥬는프랑스베르사유에서태어나스위스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군제대후스무살부터파리에서살면서노숙인과불법체류자들을위해투쟁했고,엠마우스를설립한피에르신부의지원을받아서유엔해비타트회의에참석하기도했다.20대중반에아내를만나결혼을하면서투사로서의삶을접고유명레스토랑에서소믈리에로일했다.그때까지만해도저자의삶은풍요롭고평탄했다.깨끗한아파트에서살았고,아들이있었으며,자신의일을사랑했다.그러던어느날갑자기결혼생활이깨지고직장을잃은후살던집에서쫓겨나면서,크리스티앙파쥬는거리로내동댕이쳐졌다.
그러고그는거리에서세번의겨울을보냈다.먹고자고씻는일은,이제평범한일이아닌힘겨운일이었다.마약의유혹을뿌리쳐야했고,알코올중독자들과뒤엉켜지내야했고,2015년파리테러의한복판에서시람들의비명을들으며갈곳이없는자신을보호해야했다.집을가진사람과연애도했으며,정말로있을까싶은‘착한사마리아인’도만나는행운도누렸다.

이책은절망과희망이뒤엉킨대도시거리에서한사람이살아낸‘밑바닥생활기’다.3년반동안의노숙생활끝에저자는냉장고가딸린작은집을구했다.무거운배낭을짊어지고다니지않아도되고밤마다위협받을걱정을하지않게되었다.거리에서저자가겪은삶은목숨을지키기위해노력하는삶이었고,무해하게살고자애쓰는삶이었고,외롭게죽어가는사람들을바라보는삶이었다.그리고궁극에는사람에게기대어사는삶이었다.오늘내일을모르는삶을살아낸그는독자에게묻는다.대도시에사는우리가외면하는삶은무엇인가,우리는오늘을어떻게살아내야할것인가.

“견디기힘들겠지만죽지는않을것이다”
목숨을지키기위한노력에관하여

이책의큰축을이루는것은‘고통’이다.크리스티앙파쥬는막연히예상했지만자세히알지못했던,노숙인의일상과속마음을담담히풀어놓는다.동전을건네지만눈을마주치지않는행인들의단호함,잠자는등을걷어차는경찰들의비정함을면밀히보여주고,등교하는학생들과마주하기않기위해새벽에일어나며“아이들에게실패한내인생을보이고싶지않다”고고백한다.건강검진을위해의사를만나는것이또다른고통이될줄은노숙인이되기전에는상상도못한일이었다.

일반인도그렇겠지만,노숙인들은특히병원을싫어한다.가장힘든것은의사의소견을들어야한다는것이다.거리에서보낸세월이종합적으로평가되는동안받아야하는의사의냉담한시선과취조는견디기힘들다.타인에게살날이얼마남지않았다는말도듣고싶지않다.(…)노숙인들이병원과작별하는또다른이유는수치심때문이다.건강한신체에깨끗한가운을걸친의사앞에서노숙인신분으로더러운옷가지를벗다보면굴욕감이느껴진다.관리를소홀히한몸을자랑스러워하는사람은이세상에아무도없다.이런이유로노숙인대부분은의사와마주하기를꺼려한다._126~127쪽

정신적고통뿐만이아니다.길바닥에서겪어야하는육체적고통은더욱가혹하다.저자는추위에발이얼어붙는쓰라림을견디며,거리에서목숨을지키기위해사투를벌였다.칼바람이부는겨울에“발가락끝까지따뜻한피를내려보내기위해”토끼뜀을반복했고,몸에붙은빈대를없애기위해병원을찾아헤맸다.낮에는20~30킬로그램되는배낭을메고다녀야했고,밤이면자갈을깔고자면서좀도둑의발자국소리에귀를기울여야했다.그와중에도한달에60만원가량나오는정부보조금의일부를떼어저축까지했다.밥벌이가힘든상황속에서도,그가개의귀를담요로덮어주는장면은묘한여운을남긴다.

“품위까지잃고싶지는않아”
청결하게살고싶은마음에관하여

거리의삶을대변하는또다른키워드는‘냄새’다.냄새는사람이처한상황이나형편을말해준다.노숙하는기간이오래될수록‘노숙냄새’가스며들기마련이다.매일양말을갈아신을수없고,치약을구하기도쉽지않은노숙인에게섬유유연제의향기를기대할수는없다.한때와인의향을음미하던저자가지린내를없애기위해고군분투하는신분이되었다는점은,빈부격차의상징적코드로‘냄새’를보여주었던봉준호감독의영화〈기생충〉을떠올리게한다.

노숙인에게자기관리는세상에서가장어렵다.신체가영혼을보호하는유일한무기임을알지만,몸이몸같지않으면자괴감이든다.그러다가결국에는관리를소홀히하고,몸을방치해썩힌다.(…)길바닥생활에서나락으로떨어지는첫번째징후는냄새다.악취는인간을고립시키는최고의요인이다.나도가급적이면향기로울수있도록노력하지만,입냄새는양치질로도없애기힘들다._127~128쪽

그렇다고모든노숙인이더러움을당연하게받아들이고살거라는생각은오해다.퀴퀴한냄새는타인의눈총을받기에,의외로많은노숙인들이청결을유지하는일을게을리하지않는다.저자는선교회에서샤워를하기위해번호표를받고줄을서고,옷이더러워지는것을막기위해흰색옷을멀리하며,배낭에깨끗한내의를가지고다녔다.노숙인에게청결은그들에게도존재하는자존심을지키기위한일이기때문이다.

“고독만큼이겨내기힘든도전은없다”
외롭게죽어가는삶에관하여

노숙인이누구보다자주마주치게되는풍경은‘죽음’이다.공원나무에목을매단청년,치매에걸린노인,단도에찔려숨을거둔남자,추위에떠돌다가동사한여자등,저자는길거리에밥먹듯죽어가는사람들을목격한다.

어제는파리한복판에서노숙인한명이화상을입었다.(…)가해자들은피해자가잠든사이에침낭위에휘발유를부었다.그리고불길속에서죽어가는사람을내버려둔채,화염에싸인주인을보고겁에질려울부짖는노숙인의개를끌고갔다.
다행히그는불길에서구조되었다.하지만심한화상을입고생명이위독하다.아마병원을걸어나오지는못할것같다.그런데도인간이하인범죄자의행방은아직도묘연하다.피해자의개도물론찾지못했다._61쪽

‘거리의사망자단체(CollectifLesMortsdelaRue)’의보고서에따르면,파리에서는매일한두명이상의노숙인이거리에서죽음을맞이한다고한다.그들중일부는흔적없이사라지기를원하며,사체감식을바라지않는다고한다.하지만법적으로그들이조용히사라질권리는없다.신원불명자의경우,죽으면부검을거쳐사망원인이밝혀지고보고서에기록이남게된다.
알고지내던노숙인형제의이름을‘거리의사망자단체’의보고서에서발견했을때,크리스티앙파쥬는울기보다술을마시며이렇게애도했다.“노숙인들은거리에서외롭게죽음을맞이한다.하지만이렇게세상과작별하는사람은우리만이아니다.”그는슬픔과분노를앞세우기보다절제된시선으로거리의죽음을담아내며저릿한울림을준다.

“노숙인도사람이다”
노숙인을외면하지않는사회를꿈꾸며

이책은리얼리즘소설같으면서도온몸으로쓴르포르타주처럼읽힌다는점에서독특하다.저자의솔직담백한이야기는우리가왜곡하여알고있었던노숙인의삶을다시들여다보게한다.이를테면알코올중독에인생을포기한노숙인만있는것이아니라,통역과강의를하고책읽기를좋아하는노숙인도있다는것.그들에게도나름의규칙과배려가있다는것.

거리에서가장무서운것이사람이라고하던그도결국사람에게위로받는다.저자는노숙인이되고나서한때절친했던친구의무시를당했지만,시시콜콜한농담을나눌수있는거리의형제를만났다.그의곁에는하룻밤을재워주겠다는뉴스앵커도있었고,거리에서먹고사는법을알려준길바닥세계의큰어른도있었고,퉁명스럽지만꼬박꼬박따스한밥을나눠주는선교회의요리사도있었다.

20대에노숙인을위해투쟁했던저자가40대에갑자기노숙인이되어,고난과불평등을고스란히겪게되는과정은실로아이러니하다.그자신조차예상하지못한일이었다.성장우선주의와경제양극화가극심해지는현실에서,우리는누구나노숙인이될수있다는사실을잊은채살아가고있는것은아닐까.불가항력적인재해로,잘못된선택으로,한순간의실수로,우리는따뜻한샤워와깨끗한수건과한끼의식사가당연하지않은거리의부랑자로내몰릴수있다.

노숙인이머물자리를없애기위해벤치위에가로대를설치하고,쇠꼬챙이가달린철책을치며,노숙인을사회의울타리밖으로밀어내는풍경을당연하게생각하는시대에,“노숙인에대한이러한사회적포기는우리가사는나라가그만큼노후했음을의미한다”는저자의일침은오래마음에머문다.

노숙인의삶은우리와무관한삶이아닌우리가보듬고보살펴야하는삶임이분명하다.이책을통해우리는비로소노숙인의삶을피부로느낄수있을것이다.투명인간취급을하기도했던거리의사람들을마음으로이해할수있을것이다.저자는“가난한삶이겠지만아름다운별을보며잠들것”이라고말했다.인간에대한따뜻한시선을견지하되,거리의삶안에도어둠만있는것은아니며빛도함께존재하고있음을보여주는이기록이소중하고반가운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