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통쾌한 농담 (선시와 함께 읽는 선화)

선의 통쾌한 농담 (선시와 함께 읽는 선화)

$18.34
Description
옛 그림과 옛 노래로 마음공부하다
호쾌한 선(線)과 농담(濃淡)으로 풀어낸,
농담(弄談) 같은 선(禪)의 통쾌한 가르침
왜 스님은 강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내를 태연하게 보고만 있을까? 왜 스님은 매서운 얼굴로 한 손엔 장검을, 한 손엔 고양이를 그러쥐고 있을까? 왜 사내는 경전을 박박 찢으며 호기롭게 웃고 있을까? 왜 원숭이들은 물에 비친 달을 향해 손을 뻗고 있을까?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한중일 옛 그림 속 숨은 이야기를 선사들의 시와 함께 흥미롭게 담아냈다.
자신의 마음을 깨우치고 철저하게 밝히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던 선(禪)의 구도자들. 그들의 깨달음을 소재로 그린 선화는 마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오랜 시간 전통미술을 연구하며 글을 매만져온 저자 김영욱은 선화의 숨은 뜻을 다채롭게 밝혀줄 선시를 다양한 문헌에서 엄선하여 수록하고, 이와 관련된 일화와 배경을 작가 특유의 친근하고 담박한 문체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특히 뛰어난 문학적 상상력과 감수성이 진하게 배어 있는 설명은 그림 속 인물과 배경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쉼 없는 세상에서 막막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청량한 휴식을 안겨줄 선(禪)예술 인문교양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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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욱

옛그림을보며차담(茶談)나누기를좋아하는전통미술연구자.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전통회화를전공했다.한국미술사를공부하기위해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미술사석사과정을마친뒤,박사과정을수료했다.한국전통문화대학교,한성대학교등에서한국의전통회화와회화사를강의했으며,2017년부터《법보신문》과인연을맺고,‘불교작가를말하다’‘선시로읽는선화’등옛화가들과현대작가들의그림을읽고소개하는짧은글을연재했다.지금은조선시대에그려진고사화(故事畵)를연구하고있으며,한편으로는옛그림에담긴이야기를쉽게풀어내는짧은글을틈틈이쓰고매만지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불립문자(不立文字)교외별전(敎外別傳)
선을아는첫걸음_김명국,〈달마절로도강도〉
한글자에담긴무심_대진,〈달마지혜능육대조사도〉
깨달음이란스스로자신을아는것_양해,〈육조파경도〉
달가리키는손가락만보지말게나_후가이에쿤,〈지월포대도〉
빈것마저비워낸충만의경지_작가미상,〈마조방거사문답도〉
사리가없는데어찌특별하다하는가_인다라,〈단하소불도〉
구름은푸른하늘에있고,물은병에있다네_마공현,〈약산이고문답도〉
세치의작은낚싯바늘_카노치카노부,〈선자협산도〉
개도불성이있습니까_가이호유쇼,〈조주구자도〉
나의본래모습을보다_마원,〈동산도수도〉
앎과삶의차이_양해,〈도림백낙천문답도〉
지혜와지해_카노모토노부,〈향엄격죽도〉
선지식을만나입법계를이루다_시마다보쿠센,〈선재동자도〉

2.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
흔들림없는단정한마음_오빈,〈달마도〉
마음은마음자리에있다_셋슈토요,〈혜가단비도〉
본래의참된마음을잘지키게나_카노츠네노부,〈재송도인도〉
전도몽상의마음을끊어내다_하세가와도하쿠,〈남전참묘도〉
마음을길들여선에들어가다_석각,〈이조조심도〉
집착없는마음,무소유_임이,〈지둔애마도〉
기지개한번쭉펴게나_김득신,〈포대흠신도〉
쇠똥화로에서향내가나다_타쿠앙소호,〈나찬외우도〉
소와함께떠나는선의길_작자미상,〈목우도〉
집착하는마음을버려라_셋손슈케이,〈원후착월도〉
고요하고적막한경지_유숙,〈오수삼매〉
서방정토로나아가는마음수레_김홍도,〈염불서승도〉
내마음의초상_타쿠앙소호,〈원상상〉

3.도법자연(道法自然)선지일상(禪旨日常)
자연은한권의경전_가오,〈한산도〉
마음을비추는밝은달_장로,〈습득도〉
일상에담긴불법_가오,〈조양도〉/가오,〈대월도〉
가사에담긴선승의마음_심사정,〈산승보납도〉
어느덧가을인가,아직도가을인가_작가미상,〈월하독경도〉
경건한마음의예불_육주·진경,〈육주예불도〉
배고프면먹고,졸리면자면되지_가오,〈현자화상도〉
사찰에울리는목어소리_고기봉,〈목어가승〉
산중도반과의하루_이수민,〈고승한담〉
나무아미타불_김홍도,〈노승염불〉
일상속소소한행복_이인문,〈나한문슬〉
밝은달빛에서마음을찾다_우상하,〈노승간월도〉
깨달음은어디에서오는가_작가미상,〈산중나한도〉

나오며

부록1.중국의선종과선종화
부록2.중국선종법맥의계보

참고문헌
선화출처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깨치고,그리고,노래하다
호쾌한필치로순간의깨달음을그린선화(禪畵)와
담박한어조로마음의이치를노래한선시(禪詩)의만남

강에빠져허우적대는사내와배위에서태연하게쳐다보고만있는스님,매서운얼굴로한손엔장검을,한손엔고양이를그러쥔한노승,경전을박박찢으며호기롭게웃고있는사내,석양짙은저녁소와함께느긋하게집으로돌아가는목동,물에비친달을잡기위해나무에의지한채서로몸을잇고있는원숭이들,그저….대체이그림속은인물들은누구이고,무엇을말하려고하는것일까?

때로는엉뚱하고때로는지극히당연하여마치농담을주고받는것같은선사들의심오한이야기를수묵의선과농담으로통쾌하게그려낸선화.이수수께끼같은그림을누구나쉽게이해할수있도록선시와함께흥미롭게풀어낸선(禪)예술인문교양서다.전통미술연구자김영욱은세계유명미술관과박물관에소장되어있는그림자료와다양한문헌을모았고,국내최초로한중일선화와선시를한권의책으로녹여냈다.저자는3년간《법보신문》에서옛그림과현대그림을감각적이고정갈한문체로풀어낸글을연재하여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은바있다.

직관적체험의경지를그림과노래에담다

선화(禪畵)는불교의한종파인선종의교리나선종인물들의이야기를그린그림을말한다.선종은자신의마음을직관적으로깨우치고철저하게밝히는것을궁극적인깨달음으로본다.정신적체험의경지를직관적시각의세계로인도하는것이선화다.다시말해,말이나글로는묘사될수없는하나의사건에대한회화적은유에가깝다.또한단번에깨닫는‘돈오(頓悟)’를강조하는선의정신답게,화면에담긴필선역시거침없고간결하다.먹선과담채,그리고여백이만들어낸세계를응시하다보면,고즈넉한산사를깨우는풍경소리가들리는듯하다.

“고사화가사람의마음을움직여분발하도록만든다면,선종화는우리에게마음에대한근본적인물음을던진다.선종화가주관적이고암시적인것은이러한까닭이다.화면속인물들은단지이야기만나누고있거나텅빈하늘이나꽉찬밝은달을보고있거나잠만자기도한다.물론특정한사건을그린장면도있지만,일상적인생활을그린장면이대부분이다.처음그림을마주하면그림이무엇을말하고자하는것인지알쏭달쏭하다.”(p.8-9)

형식이나격식에서벗어나고도로정제된언어로깨달음을노래한선시(禪詩)또한선의가르침을고스란히담고있다.무심히툭던진시구하나하나에는궁극적깨달음의정수가스며있고,시구사이사이마다무한의우주가펼쳐져있다.선시역시선화와마찬가지로선사들의번뜩이는깨달음과선의섬세한정신을표현하기에적격이었다.

저자는대표적인39점의선화와이그림에담긴숨은의미를풍부하고생생히드러내줄39수의선시를가려담고,이를쉽고친절하게읽어냈다.이책은총3장으로구성된다.1장‘불립문자(不立文字)교외별전(敎外別傳)’에서는스승이제자에게가르침을전하는일화와선을깨닫게되는계기를그린선화이야기를풀어내었고,2장‘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에서는여러선화를통해어떻게하면마음이어딘가에얽매이거나흔들리지않을수있는지에대해고심했던옛선사들의생각을들여다보았다.3장‘도법자연(道法自然)선지일상(禪旨日常)’에서는옛선사들이자연과일상에서선의이치를깨우쳤던그림과이야기를담았다.부록에는선종의기본개념과선화의흐름을정리하고선종의주요계보도를추가하여,한눈에전체흐름을살펴볼수있도록하였다.180도펼쳐지는제본방식으로엮어독자들이모든글과그림을편히살펴볼수있도록배려하였다.

그림속인물에숨결을불어넣다

“찬새벽인듯짙은골안개가암자주변을감싼다.서늘한기운을느낀한스님이긴대나무있는앞마당으로나왔다.쓱쓱.고요한자연에일정한빗자루질소리가듣기좋게퍼진다.삭삭.두손에쥔비가지나가니땅이제얼굴을드러낸다.땅의민얼굴을덮었던대나무잎과잡초가서로얽히고설키다가이리저리치인다.텅!그안에엉키던작은기왓조각이빈대나무를치며소리를냈다.순간스님의빗자루질이멈췄다.”_〈향엄격죽도香嚴擊竹圖〉해설중에서(P.96)

“참달고맛있는낮잠이었나보다.따사로운봄볕내리쬐는어느날,낮잠즐긴포대화상이기지개를켠다.낮잠의행복만큼팔은쫙늘어지고다리는쭉뻗어있다.누구의시선도의식하지않는듯크게입벌린하품은마냥통쾌하기만하다.절로따라서하품하고싶지않은가.소나무아래그늘로불어오는봄바람처럼유쾌하고시원한김득신의〈포대흠신도〉다.”_〈포대흠신도布袋欠伸圖〉해설중에서(p.158)

마당을쓸다가기왓조각이대나무에부딪힌소리를듣고깨달음을얻었다는향엄(香嚴)의일화를그린〈향엄격죽도〉와늘웃는얼굴로중생들에게희망과행복을안겨주었던포대화상의모습을그린〈포대흠신도〉를풀어낸대목이다.저자는책에수록된모든그림마다높은예술적안목과뛰어난상상력,문학적감수성을동원하여마치그림속인물이살아있는듯숨결을불어넣는다.또한독자가쉽게지나칠수있는작은부분들을세밀하게포착해내어그안에담긴숨은의미나예술적장치들을짚어주기도하는데,마치친절한미술관큐레이터의설명을직접듣고있는듯한느낌을불러일으킨다.

마음에청량한파문을일으키다

“화면속습득은눈으로달을보고,귀로바람소리를듣고있다.달을보는것은청명한마음을알기위해서지,밝고어두운달과밤의변화를보기위한것이아니다.이내그는저달에걸린시선너머로충만하고진공한자신의마음을보았다.그마음이마치둥글고밝은달과같지않았을까.”(p.214)

“경전에녹아든달빛의시간만큼노승의공부역시깊지않겠는가.차의맛과풍미또한맑고깊어지는가을이다.잠시읽던책을덮어두고나서차한잔마시고,먼하늘을바라보며자신에게물어보자.나의공부는과연얼마의시간이흘렀는가.어느덧가을인가,아니면아직도가을인가.”(p.273)

평화롭고고요한마음의경지를표현한선화와선시와마찬가지로,저자의해설에도은근한선의여운이감돈다.옛선승들의지혜가빛을발하는것은그것을지금우리의삶으로가져왔을때다.저자는선화와선시를읽어내는것으로그치지않고,우리자신의삶과일상을목도하고인생의의미를되새겨볼수있도록여지를열어두었다.누군가에게는고단한일상을쉬이게하는휴식처가될것이고,누군가에게는그동안의삶을돌아보게하는반성의장이되어줄것이며,누군가에게는청정한마음으로이끄는수행처가될지도모른다.숨가쁜일상,잠시틈을내어향기그윽한햇차와함께이책을펼쳐보는것은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