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전쟁, 역사 그리고 나, 1450~1600)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전쟁, 역사 그리고 나, 1450~1600)

$23.19
Description
역사를 독점한 왕과 국가에 맞선 개인의 회고록에서 무엇을 보았나?
르네상스 시대 군인회고록이 역사적 현실을 묘사한 방식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를 고찰한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사피엔스》를 비롯한 「인류 3부작」의 사상적 배경이 되는 선행 연구로, 저자의 옥스퍼드 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이다. 「인류 3부작」을 통해 하라리가 던진 질문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였다. 세상의 의미를 구하기 위해 우리의 역사를 쓴 셈이다.

그렇다면 그 속의 나는 누구일까? 나의 역사는 어떻게 존재할까? 이 책은 우리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전, 역사 속 나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저자가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파고들기 위해 주목한 것은 바로 르네상스 시대 군인들이 남긴 회고록으로,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은 군인회고록은 1450년에서 1600년 사이 34명이 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문헌이다.

그들은 회고록에서 사실을 감정이나 생각이라는 필터를 거쳐 묘사하지 않았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남겨두었다. 추상적인 경험보다 구체적인 행동이 명예의 준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르네상스 시대 군인회고록은 역사와 개인사가 일치하는 나의 역사였고, 역사와 개인사의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잣대로는 손색이 없다. 저자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화두를 남긴다.
르네상스 시대 군인들에게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영웅적인 행위, 즉 무훈이었다. 전투의 이유나 영향보다는 개인이 전투에서 세운 무훈이 훨씬 더 중요했는데, 자신이 참전한 주요 전투와 원정은 간단히 요약해버리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싸운 일 같은 개인적인 사건들에 훨씬 더 관심을 보였다.

이렇게 무력의 내재적인 가치를 역사적 맥락에 우선하는 역사 인식으로 인해 르네상스 회고록은 황제와 자신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동등하게 세우며 명예로운 행동을 일화 중심으로 건조하게 나열한 사실의 기록이 되었고, 17세기 중앙집권적 근대국가가 등장하기 전 역사history와 개인사lifestory 사이의 긴장 관계를 첨예하게 드러내는 기록으로 남았다.
저자

유발하라리

YuvalNoahHarari
이스라엘하이파에서태어나,2002년영국옥스퍼드대학교에서중세전쟁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에서역사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역사와생물학의관계,호모사피엔스와다른동물의본질적차이,역사의진보와방향성,역사속행복의문제등광범위한질문을주제로한연구를하고있다.2009년과2012년에‘인문학분야창의성과독창성에대한플론스키상’을수상했고,2011년군대역사에관한논문으로‘몬카도상’을수상했다.2012년‘영이스라엘아카데미오브사이언스’에선정되었고,2018년다보스에서열린세계경제포럼에서인류의미래에관해기조연설을했다.2017년에는《호모데우스》가독일유력경제지인〈한델스블라트〉가꼽은‘가장통찰력과영향력있는올해의경제도서’에선정되었다.
기로에선21세기사피엔스를위해인류의과거와미래그리고현재를탐색한‘인류3부작’《사피엔스》《호모데우스》《21세기를위한21가지제언》이전세계50여개국에서출간되어1,600만부글로벌베스트셀러가되면서‘21세기사상계의신데렐라’로떠오른유발하라리.《유발하라리의르네상스전쟁회고록》은‘인류3부작’의사상적배경이되는선행연구로,하라리의옥스퍼드대학교박사학위논문이다.이제역사와미래를바라보는새롭고대담한관점을제시하는하라리사상의원류를일별할차례다.

목차

해제_역사속나의의미를찾는여정
머리말

제1부목격자의증언혹은개인의기록
1.회고록주인공의유형|2.진실한목격담|3.개인주의가설

제2부르네상스시대군인회고록속의현실
4.전쟁경험|5.현상과이미지로나타난전쟁|6.추상적인권력관계와실체가있는행동

제3부기억할가치가있는것들
7.기념|8.역사적·심리적인과관계의부재|9.역사와개인사의차이점을지우다

제4부르네상스시대군인회고록의정치학
10.귀족의독립성과인과관계의정치학|11.배제의정치학

맺음말
부록A:르네상스시대의군인회고록이새로운현상이었는가?
부록B:회고록저자들
주|참고문헌|도판출처|감사의말|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인류3부작’(《사피엔스》《호모데우스》《21세기를위한21가지제언》)을탄생시킨유발하라리의지적시원을만나다!
◆르네상스시대군인들의전쟁회고록을통해역사속개인의의미를탐구한옥스퍼드대박사학위논문

역사를독점한왕과국가에맞선개인
우리시대의사상가유발하라리는그들의회고록에서무엇을보았나?

“나는누구이며세상의의미는무엇인가?”유발하라리의사상을관통하는핵심주제다.‘인류3부작’이빅히스토리적관점에서세상의의미를통찰한결과라면,이책에서하라리는나의의미를탐구한다.르네상스시대군인들이왕과국가의정치권력에맞서어떻게자신을역사의주인공으로세우려했을까?논리적인과관계없는무용담의나열에불과한기록에어떤정치적메시지가숨어있을까?‘우리’의역사를뒤로물리고‘나’의역사를쓴다는것에는어떤함의가있을까?
《유발하라리의르네상스전쟁회고록》은《사피엔스》를비롯한‘인류3부작’의사상적배경이되는선행연구(2004년원서출간)로,하라리의옥스퍼드대학교박사학위논문이다.이제역사와미래를바라보는새롭고대담한관점을제시하는하라리사상의원류를일별할차례다.

하라리의독자적역사해석을여는질문
“역사란무엇인가?역사속‘나’의의미는무엇인가?”

‘인류3부작’을통해하라리가던진질문은“우리는어디에서와서어디로가고있는가?”였다.보잘것없는존재였던호모사피엔스가지구를정복한뒤이제스스로신의자리를넘보게되었다는대서사는불가해한세상에나름의의미를부여하는탁월하고대담한이야기로각계각층의폭넓은지지를받았다.요컨대세상의의미를구하기위해‘우리’의역사를쓴셈이다.그렇다면그속의‘나’는누구일까?‘나’의역사는어떻게존재할까?이책은‘우리’에대해질문을던지기전,하라리가역사속‘나’의의미를찾아가는여정이다.
개인의정체성문제를파고들기위해하라리가주목한것이바로르네상스시대군인들이남긴회고록이다.그들의회고록은17세기중앙집권적근대국가가등장하기전역사history와개인사lifestory사이의긴장관계를첨예하게드러낸다.왕과민족을핵심으로한‘역사만들기’를추진하기시작한국가에저항한독립적개인의정치적급진성을선명하게보여준다.주요연구대상으로삼은군인회고록은1450년에서1600년사이34명이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영어문헌이다.

“역사는이세상전체를아우르는명예의전당!”
기존학설을논박해새롭게밝히는르네상스군인들의역사인식

르네상스시대군인들의회고록은오늘날의기준으로보면구색을갖춘글이라고하기어렵다.인과관계로이어진이야기라기보다제각각인에피소드의건조한나열이고,독자를이해시키려하지도않은채독자의기억에남으려하고,역사적사건과자전적인현실이마구잡이로뒤섞여있는,알쏭달쏭한글이다.게다가일상생활은거의대부분무시한채전쟁터의무용담뿐인기록들을어떻게보아야할까?기존이론에는‘진실한목격담’가설(회고록저자가역사적사실의목격자로서진실성을담보)과‘개인주의’가설(회고록저자가근대적개인으로서개체성을창조하거나표현)이있다.
그러나하라리는당대진실성의원천이목격등의경험보다는귀족의명예에더기대었다는점을들어‘진실한목격담’가설을논파한다.‘믿을만하다’는말은명예와동의어였으며,진실은목격자가아니라명예를지닌귀족에게서나왔다는것이다.실은르네상스시대군인은명예를목숨처럼여긴전사귀족warriornoblemen이었다.귀족이아니면역사속에서자리를차지할수도없었고,정체성도빼앗기고말았다.한편,자율적인내면과심리상태를기술하지않은회고록저자들을근대적개인으로볼수없다는이유로‘개인주의’가설또한기각된다.물론그들에게도생각과기분이있었다.하지만그들은개인적인내면을언급할필요를느끼지못했다.당시는모든일이누구나볼수있는외적인현실에서벌어지는세계였다.

“역사가들은왕과제후가아닌병사들에대해서는한마디도하지않는다”
역사는누가어떻게쓰는가

*르네상스시대군인들은왕과국가의정치권력에맞서어떻게자신을역사의주인공으로세우려했을까?

그들은사실을감정이나생각이라는필터를거쳐묘사하지않았다.사실을있는그대로남겨두었다.비교분석을위해하라리가인용하는20세기군인회고록에서갈증은“독물같은저강물도마실것”(151쪽)처럼괴로움을유발하는경험으로묘사되지만,르네상스시대의회고록에서는“갈증으로죽을뻔했다”(152쪽)는사실만이건조하게언급될뿐이다.추상적인경험보다구체적인행동이명예의준거였기때문이다.따라서그들에게전쟁은왕과국익을위한추상적인투쟁이라기보다실체가있는욕망과명예를위해벌이는한판승부였다.
명예의동등함원칙에따라지위고하를막론하고명예로운행동을한사람은누구나동등한처우를받을자격이있었다.하급군인도역사속에서가장위대한귀족이나왕과동등한위치를요구하기까지했다.일반병사로군복무를시작해중급지휘관까지올라간페리드귀용은신성로마제국황제카를5세와자신이역사속에서동등한자리를차지한다고굳게믿었다.그렇기에“나는발랑시엔에한동안남아있었고,황제는브뤼셀로떠났다”(20쪽)처럼황제와자신을역사의주인공으로동등하게세울수있었던것이다.

*논리적인과관계없는무용담의나열에불과한기록에어떤정치적메시지가숨어있을까?

르네상스시대군인들에게역사는명예의전당이었다.역사는기억할만한것을기념하는것이지,지식을전달하거나교훈을주는수단이아니었다.그들에게기억할만한가치가있는것은영웅적인행위,즉무훈이었다.전투의이유나영향보다는개인이전투에서세운무훈이훨씬더중요했는데,용맹한행동들이야말로기념할만한가치가내재한다고믿었기때문이다.독일의직업군인베를리힝겐은자신이참전한주요전투와원정은간단히요약해버리고,자신의명예를위해싸운일같은개인적인사건들에훨씬더관심을보였다(253쪽).
이렇게무력의내재적인가치를역사적맥락에우선하는역사인식으로인해르네상스회고록은명예로운행동을일화중심으로건조하게나열한사실의기록이되었다.자연히하라리가‘왕조-민족의위대한이야기’라고이름붙인근대국가의중앙집권적이데올로기와충돌할수밖에없다.왕조,민족,국가를중앙에둔역사는인과관계에따라서술되어야하기때문이다.인과관계에따라중요한순서대로사건들이재배열되고나면,카를5세는귀용과는비교할수없을만큼중요한인물이된다(316쪽).하지만르네상스시대군인회고록이묘사한역사적현실은그런인과관계와영향력을무시함으로써왕조-민족이데올로기를위협한다.

*‘우리’의역사를뒤로물리고‘나’의역사를쓴다는것에는어떤함의가있을까?

인간의현실중‘역사적인’일부가먼과거에속할때는‘역사’라고불리고,가까운과거나현재나미래에속할때는‘정치’라고불린다.역사적현실의경계선이어디인가하는문제는학문적인질문이라기보다정치적인질문이다.경계선안의사람과사건들에서새로운권력과역할이생성된다.반면역사적현실에서밀려나면정치의세계에서도밀려난다(310~311쪽).
하라리는르네상스시대군인회고록이역사적현실을묘사하는방식을역사와개인사의동일시로고찰한다.일화중심적인역사는기록하나하나가의미를가지며,언제라도추가할수있게결말이열려있다.각자가인과율의억압없이자유로운글을쓸수있다면,삶또한의미를가지며,닫히지않을것이다.‘왕조-민족의위대한이야기’는개인사는분리되어떨어져나간‘우리’의역사다.르네상스시대군인회고록은역사와개인사가일치하는‘나’의역사다.물론당대회고록저자는귀족남성으로정체성이한정되었고,역사의내용은명예로운행동으로국한되었다는한계가있긴하지만,역사와개인사의긴장관계를보여주는잣대로는손색이없다.

‘나’의의미가확장되고있는21세기,
‘우리’의역사와‘나’의역사사이의공백을메워야할때

하라리는맺음말에서현재역사가결말을열어둔일화모음으로회귀하고있다고점친다.르네상스군인회고록이개인사와역사를동일시했던것을넘어서서,이제는개인사가역사보다우위를점하려한다는진단이다.역사가개인사와개인의경험을기반으로해야제대로기능할수있다는주장에근거한것이다(“흑인레즈비언여성만이흑인레즈비언여성의이야기를쓸수있다”,364쪽).‘나’의의미가확장되고있음을본하라리는7년뒤《사피엔스》를출간하며‘우리’의역사를살펴본다.하지만역사의흐름과개인의행복사이에는아직커다란공백이남아있음을확인한다(《사피엔스》19장).
중세전문가인박용진서울대교수(인문학연구원)의해제는지적도전을즐기는독자에게매우유용한가이드가될것이다.해제는하라리가구분하고있는‘역사’와‘개인사’라는용어를이해하기편하도록다음과같이바꿔생각해보자제안한다.‘역사’는‘우리’가기억할만한것들의이야기로,‘개인사’는‘내’가기억할만한것들의이야기로.‘우리’와‘나’의긴장관계가조금더선명하게보인다.하라리가이미《사피엔스》에서밝히고있듯이“우리는이공백을채워나가기시작해야할것이다”.이공백을메우려는노력의첫걸음으로《유발하라리의르네상스전쟁회고록》은훌륭한선택이될것이다.